반도체 초진화론 - 반도체 민주화 시대의 대응 전략
구로다 다다히로 지음, 박정규 옮김 / 북스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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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처음 들은 것은 초등학교 때 도체, 부도체를 배우면서 처음 접하였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등이고 반도체 설계나 소재, 장비에서는 감히 1등이라 말을 할 수 없다. 또한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TSMC라는 강한 1등이 있고 CPU, GPU까지 영역을 넓혀보면 과연 반도체 강국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도대체 반도체의 종류는 얼마나 많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잠시 접어두고 반도체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말을 한다. 그 말을 돌려서 표현하자면 반도체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사자성어를 써서 일본의 반도체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게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가 의문도 들었다.

과거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적도 즉 용량과 속도였는데 여전히 이 부분은 중요한 내용이지만 전력 사용, 데이터 이동 속도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쉬운 용어 대신 어려운 용어를 가감 없이 사용하였는데 아무래도 상당한 지식을 가진 독자들 만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과학적인 현상까지 이용하여 - 가령 밤하늘에 보이는 달의 자전과 공전이 동기화되어 항상 지구에 같은 면을 향하고 있는 점 - 동기화 현상에 대해 설명하였다. 반도체의 원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할 만하다.

반도체 관련 회사에 일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하루하루가 경쟁의 연속이다.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연구 개발을 계속해야 하고 삼성전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임원 주 6일 근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렇게 빠른 대응을 하기 위해 X-애자일을 사용한다. 애자일 방법론은 많은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주로 활용하는데 말 그대로 민첩하다는 것이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3개월 단위의 빠른 제품 출시를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짧은 주기를 가져가면서 변화를 꽤 한다.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도체의 민주주의라고 표현하는데 말 그대로 무한 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이제 반도체는 단순히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신경망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분야에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한편에서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수혜를 입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실제로 전선에 뛰어든 사람들은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있는 것이지만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다. 한때는 반도체 최강국이었던 일본의 반도체가 몰락하였지만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뽕에 차서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옹호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도 긴장하지 않으면 언제 밀려날지 아니 추락할지 모른다. 그만큼 민주주의는 냉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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