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실험실 - 이스라엘은 어떻게 점령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는가
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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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 년쯤 전에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던 시온의정서라는 문서를 접하고 읽어 보았을 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유대인들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음모를 펼치는지에 아주 그럴싸하게 작성했는데 상당 부분이 공감이 되었던 것이다. 물질 만능주의,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서 모두들 웃게 만드는 예능 프로 등. 이런 것을 보면서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내가 접한 내용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 아니라 저자가 수많은 자료들을 참고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도 받아서 상세히 써 내려간 보고서에 가깝다. 2018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폭격하는 모습을 언덕 위에서 의자에 앉아 불꽃놀이하듯 구경하는 두 남자의 모습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철저히 언론과 SNS를 통제하여 이스라엘의 민간인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에 대해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번에도 팔레스타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고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고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맹비난하지도 않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처럼 경제 봉쇄도 하지 않았다. 하지 않은 것인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중 상당수가 유대인들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들을 이스라엘 인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을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이스라엘에 대해 소개를 하는 책들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실험실]이라는 책은 다른 내용을 다룬다. 흥미를 위해 책을 읽을 생각이라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섭게 전 세계로 무기와 감시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고가의 장비들을 구입하는 입장에서는 무엇을 믿고 결정을 내릴까? 우리가 인터넷으로 가전제품을 주문할 때도 수많은 후기들을 참고하는데 살상 무기나 감시 기술들도 마찬가지도 성능이나 사용 후기, 효과 등에 집중할 것이다. 영토도 작고 사방이 적들로 둘러싸인 나라에서 어떻게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을까? 처음에 나라를 세울 때는 그동안 고리대금업 등으로 모든 돈을 활용했다고 하지만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들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역시 무기에 지출을 해야 하는데 그 많은 비용을 어디서 충당할까?


  그런 불편한 진실에 대해 밝힌 책인데 책의 제목이 말해 주듯이 2000년 동안 살고 있던 터전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조상이 살던 땅이었기에 다시 되찾아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오랜 세월 그곳을 지키고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하루아침에 나가라고 한다는 것을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같은 영토를 두고 서로 내 땅이라 주장하기에 분쟁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한쪽이 없어질 때까지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지금처럼 아슬아슬하게 팔레스타인과 줄타기를 하면서 무기와 감시체계에 대한 실험을 계속하고 전 세계의 원하는 국가들에게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닐까? 팔레스타인이 없어진다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기에 적당히 몰아붙이고 다시 여론에 못 이겨 공격을 중지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음모론인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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