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정치인들을 보면서 참 말을 잘한다라고 생각하시던 적이 있었다. 본인들도 자신이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듣고 있다 보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고 말이 끝난 다음에 정신이 멍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아무도 주의 깊게 듣지 않는 말을 혼자서만 떠들어대는 사람을 보면서 말을 잘한다 혹은 남을 잘 설득시킨다고 오해하던 시절이었다. 강연을 하는 경우에도 혼자서 유창하게 떠들면 다들 공감하던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정보의 홍수를 넘어서 누구나 유튜브 등을 통해 1인 창작물을 올릴 수 있다 보니 단순히 내가 아는 지식을 잘 전달하는 정도로 스타 강사가 되는 시절이 지났다. 요즘은 청중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데 상담이나 대화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공감 능력이라 부르는데 내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면 꼰대의 잔소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말 센스 하는 말을 최근 들어 듣기 시작했는데 말을 잘한다는 것은 쉬지 않고 유창하게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분위기에 맞게 센스 있게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데 무조건 센스가 있는 어투나 말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취사선택해야 하는데 속상한 일이 있어서 하소연하는 사람에게 잘잘못을 따진다거나 네가 이 부분은 잘못했다고 질책부터 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험을 망치고 왔을 때 '넌 왜 그 모양이냐' '그렇게 공부 좀 하라니까'같은 말을 부모님으로부터 듣고 살아왔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오히려 부모 자식 간의 거리만 멀어지게 하는 것인데 이런 사람을 보고 말 센스가 없다고 하거나 전혀 호감이 가지 않는 말을 한다고 표현한다. 사실 꼰대와 꼰대 아닌 사람을 나누는 기준도 이런 말이 센스가 있고 없고일 텐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런 말이 센스는 얼마든지 기를 수 있다고 본다. 유창하게 말을 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받아치는 것은 어느 정도 타고나기도 해야 하겠지만 대화를 할 때 말을 센스 있게 하는 스킬은 상대적으로 획득하기 쉬운 것이라 본다. 시험을 치고 온 아니에 게 '시험 잘 쳤냐'라는 말 대신 '시험 친다고 고생했다'라는 말 한마디, '밥 먹었냐' 대신 '밥은 뭐랑 먹었니?'라고 물어보는 센스가 상대에게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 우리 때와는 소통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끔은 어른인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배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어른들도 어린이들을 존중해 주는 태도에서 유래한 것인지 몰라도 서로 조금씩 배려하고 공감하는 것은 이런 말이 센스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말이 센스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이다. '역지사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이 오늘날 말이 센스로 재해석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