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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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 진급을 앞둔 예비 중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한다. 특히 진상 고객을 상대할 때 그냥 묵묵히 쏟아내는 말들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고 흥분해서 화를 내거나 누군가가 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여준다면 나도 모르게 화를 가라앉히고 차분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말이 사람은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 개라는 것이다. 그만큼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열심히 하라는 것인데 여전히 경청이나 듣기에 대한 책들이 출판되고 있는 것을 보면 쉬운 것은 아닌가 보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이 말을 많이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남의 말은 듣지도 않는 꼰대들을 어릴 적부터 보면서 나는 절대 저렇게 되지 않아야지라고 다짐했는데 과연 나는 제대로 남의 말을 듣고 있는 것인지 점검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술자리에서 다른 테이블은 신나게 떠들고 놀고 있는데 유독 우리 자리만 조용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만 있거나 어서 이 자리를 파하기만을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며 뭔가 분위기를 띄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경우도 많았다. 여태껏 내가 남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잘 들어준다고 생각했는데 큰 것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더 전하려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나도 누군가가 나에게 아는 척을 하고 나도 알고 있는 것을 마치 본인만 알고 있는 것처럼 충고를 하려는 것을 보고 반발 심리를 가진 적이 많았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남들이 좋아할 리 없는데 마치 대화가 끊어지는 것이 나의 잘못인 양 혹은 그렇면 안 될 것 같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억지스레 대화를 이끌어 갔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 나도 질세라 내가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자재해야 하는 버릇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실히 배우게 되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남들도 싫어하는 법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이 단순히 잘 듣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리액션을 하더라도 영혼 없이 웃어준다거나 공감하는 척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을 텐데 적절한 반응을 보일 때 상대방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영업 사원의 경우 예전에는 정신없이 말을 해서 고객의 혼을 쏙 빼놓고 얼떨결에 계약하도록 하는 것이 전략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말을 적게 하고 때로는 말 주변이 없는 영업 사원이 인간적인 면이 있다며 인기를 많이 끌고 판매 실적이 높기도 하다. 말 주변이나 말 센스보다 중요한 게 듣기인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경청해서 듣다가는 소위 하는 말로 기 빨리고 말 것이다. 적절히 상대의 말에 공감하며 듣는 자세가 중요하며 상대방과 동일하게 말을 해야 직성이 풀렸다면 지금이라도 자세를 고치고 잘 듣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비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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