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책의 부류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자기 계발서인지 아니면 에세이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이유가 문체가 대화하는 것 같지만 마치 사물에 생명력을 부여한 듯 살아움직이는 듯했다. 의인화라고만 표현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어떻게 이런 기발한 표현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령 "자존감은 기다렸다는 듯 하강 나선을 타고 신나게 미끄러진다"라는 표현은 나도 언젠가 한 번은 써먹고 싶은 표현이기도 하다. 19가지 에세이를 소개하는데 신나고 유쾌한 경험이라기 보다 가슴 아프고 마음이 먹먹해지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분노를 하게 만들고 치를 떨게 하는 사건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책으로 거침없이 써 내려간 것을 보면 그런 트라우마로부터 당당히 벗어났다는 자신감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순탄한 삶을 살아온 것이 아니기에 책에 나온 에세이들이 마치 나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는데 아마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들의 상당수는 그런 어려운 가정 환경을 겪었을 것이다. 고도성장기였기에 빈부격차는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고 시대도 바뀌면서 방과 후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과 학비도 제때 내지 못해 선생님께 혼나야 했던 아이들이 함께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어서 가정 내 불화도 심했는지 모르겠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위인전은 후세에 이름을 남긴 0.01%도 안되는 인물의 이이기이며 훌륭한 자기 계발서는 성공한 1%의 자아도취 내지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조언이다. 과연 책에서 나온 대로만 해서 성공한 것인지 운칠기삼이라는 말처럼 노력 뒤에 숨은 재능이나 천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전쟁에서의 승리는 훌륭한 장수 한 사람만이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며 살아온 평범한 우리들도 충분히 인정받고 축복을 받아야 한다. 그런 위로의 마음을 담은 책이다. 직장 생활을 시작했으면 임원을 달아야 성공한 것이라 볼 수 있지만 모두가 임원을 꿈꾸고 있을 때 열심히 현업에서 뛰고 있는 우리들은 성공하지 못한 인생을 사는 것일까?


  책에 쓰인 19가지 에피소드 중에서 공감할 내용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일까? 아니면 이런 고생을 해보지 않은 행운아일까? 다행히 힘든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겪었지만 남들이 대기업이라 부르는 직장에 다니면서 최소한 밥벌이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으나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나도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 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지고 보면 그 시절의 선생님들도 문제가 많았다. 같은 반 급우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학비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는 손을 들어보라고 하고 학생의 재력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차별을 하는 것은 자질이 없거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로 선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학생들 위에 군림했던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점차 바로 잡혀간다는 생각도 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이 쌓여서인지 심리 치유 에세이나 실용서들을 보면서 행복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는지 몰라도 예전처럼 나는 불행한 사람이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그 배경에선 남들도 나처럼 힘든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어서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