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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 - 소멸하는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것
대니얼 셰럴 지음, 허형은 옮김 / 창비 / 2022년 8월
평점 :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을 많은 동식물들이 공유하면서 살아가는데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생겨나면서부터 지구에 대한 파괴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호모 사피엔스라 불리는 우리 인류가 생겨나면서부터 생긴 문제였을까? 훨씬 이전 중생대 말기에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들을 멸종시키게 하는 거대한 기후 변화 내지는 재앙이 있었으며 그보다 앞서 고생대 말기에 대멸종의 시대를 겪어왔다. 그렇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이하는 것인데 앞선 두 번의 멸종은 운석 충돌과 같은 외부 요인이 문제가 되었지만 지금은 인류의 무분별한 화석 연료의 사용이라는 내부 요인이라는 것이 다를 것이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자원도 점차 고갈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목이 [소멸하는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것] 인지 모르겠다. 물론 인류가 살아진다고 해서 지구상에 모든 동식물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번성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책은 미래 세대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그때까지 인류가 생존해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인류는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 본다. 지구의 온도를 이렇게 올려놔서 자연재해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게 만든 장본인 중 한 명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최소한 우리는 이 정도의 노력을 했다는 것을 남기기 위해 그리고 아직도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경고 일 것이다. 어차피 인간은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고 어차피 한번 살다가는 인생, 그렇게 고민하면서 지구를 지키려고 애쓸 필요 없이 편하게 즐기면서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끔찍하고 두려운 말을 남기는 것이다. 당신은 죽더라도 당신의 자손들은 소멸하는 지구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고 있고 온난화를 넘어서 뜨거워지고 있으니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라는 그런 상투적인 말은 담지 않았다. 이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힘든 것이고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단순히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이 이 정도 수준이니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라는 상황을 전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들은 많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이슈가 상당히 컸는데 사람들이 활동을 줄이니 자연스레 미세먼지 문제도 해결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해법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에 대해 아무리 심각하게 떠들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생길 문제는 아닐 것이라 여기지만 동물은 자신의 자손을 남기고 또 퍼뜨리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이런 욕심이 있다면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를 읽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르며 동식물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라는 자극적인 경고를 하면서 출판 부수를 늘리려는 의도보다 미래에 언젠가 태어날 후손들이 우리 세대들을 원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우리가 어떤 노력을 했으며 문제점은 무엇인지 들려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후손에 대한 변명이라기 보다 문제점과 우리의 노력들에 대한 가감 없는 팩트 체크이며 동식물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려주는 것이다. 빙하 위에서 표류하고 있는 북극곰을 보여주는 대신 눈이 녹아 숨을 곳이 없어진 토끼와 이를 손쉽게 사냥하지만 곧 자신에게도 식량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늑대 이야기. 어쩌면 끔찍하고 두려운 이야기를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전개하였다.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나열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다. 나부터 하나씩 실천해나가야 할 때이다. 이 편지가 후세에 전달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