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 - 안전거리와 디테일이 행복한 삶의 열쇠다
장샤오헝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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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모니터에 잠시 업무에 관련이 없는 화면을 띄우고 있다가 직장에서 꼰대의 대명사로 불리는 부장님이 뒤에서 슬쩍 나타나면 얼른 다른 화면을 다시 띄우곤 했다. 지금은 그런 문화가 많이 사라지기는 했는데 남의 모니터를 몰래 훔쳐보고 화면 보호기를 실행하지 않은 컴퓨터 자판을 마음대로 두들겨서 작성 중인 문서를 본인의 의도대로 수정하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른바 지켜야 할 선을 무시해버리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꼰대라고 부르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당연시되면서 이런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알게 모르게 나도 이제 꼰대 소리 들을 나이가 되었는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회사에서는 나이가 많은 축에는 속하지 않는다. 내가 그토록 싫었던 꼰대 소리를 듣기 싫어서 적당히 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런 선을 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볼 때 지키기 어려운가 보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남들의 개인 사생활이나 가정집을 보여주는데 남을 훔쳐보고 싶어 하는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경험이 많아지다 보니 남들 사생활에 간섭하고 잔소리하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게 마련일 텐데 '나이가 들면 입을 닫고 지갑을 열어라'라는 말이 쉽다면 굳이 책이 출판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선을 지킨다는 것이 직장 생활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이에도 엄연히 지켜야 할 선이 있으며 당연한 얘기이지만 부부관계와 연인 사이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족 간에 선을 지키는 것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내가 듣기 싫어할 것 같은 말을 하지 않고 자녀들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 본다. 아이들 방에 노크도 없이 불쑥 문을 열고 들어간다거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행동만 하지 않아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선을 지킨다는 것이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것도 포함되겠지만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 않은 것도 포함된다고 본다. 과거에는 한 집에 여러 식구들이 살다 보니 개인 사생활을 보장받기 힘들었고 어른들 눈치를 보면서 생활해야 하고 실수라도 하게 되면 조신하지 못하다고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 시절에는 그게 당연한 미덕이었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지만 이제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보다는 행복한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내가 선을 넘지 않는다고 해서 남들이 알아서 나의 영역을 지켜주는 것은 아니다. 호의가 지나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참을 인자 세 번이면 호구된다는 것이다. 적당히 손해를 감수하는 것도 미덕이지만 손해만 보다가는 영원히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책에서 앞뒤가 조금 안 맞을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요지는 선을 지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의미로 중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즉 손해를 보는 것도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를 보고 남들에게 부탁을 하거나 도와주는 것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도움을 받는 사람은 오히려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언제까지 손해만 보다가는 호구가 되고 나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뭐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선을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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