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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 바꿀 부의 지도
김국현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3월
평점 :
10년 전만 해도 컴맹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말이 사라지다시피했다. 누구나 내 손에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의 컴퓨터를 하나 이상씩은 들고 다닌다. 윈도우가 등장하면서 MS 덕분에 사람들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스마트폰 덕분에 더 하향 평준화된 것인지 아니면 점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는 시기가 짧아진 것인지 모르겠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들고 다니고 식당에 가면 유모차를 타고 다니는 아기들도 부모들이 밥 먹는 동안 태블릿을 보면서 유아용 동영상을 보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이 없는 세상을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제는 누구나 디지털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데 디지털의 문제점보다 긍정적인 부분과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업무를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접한 내용이라 어렵지는 않지만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무슨 말이야라고 책을 덮어버릴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애당초 책을 읽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관심이 있고 관련 업계에 일을 하고 있기에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 있는데 굳이 몰라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가끔 라디오를 듣다 보면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4차 산업 혁명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코딩을 배워야 하는 것인지? 소프트웨어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고 하는데 나도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게 좋을까라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는데 내가 학창 시절에 의사나 변호사의 연봉이 높은데 나도 의학이나 법학을 공부할까라는 질문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연봉을 많이 받는 데는 그만큼의 이유(희생이나 노력)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적성에 맞는 사람이 해야 지치지 않고 할 수 있고 수억 대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책에서는 그런 직업에 대한 이야기보다 신기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책에서 적나라하게 지적했듯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 대한 대우는 10년 전만 해도 좋지 않았다. 누구나 기피하는 업종이었는데 최근에 갑자기 대우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고 언제 다시 그 위상이 추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책의 부제목이 한 권으로 끝내는 빅테크 수업인데 다행히 '모르는 사람을 위한' 혹은 '누구나'라는 이런 상투적인 문구는 빠져있다. 딥러닝에 대해 이보다 쉽게 설명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어디까지나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나 쉬운 것이지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등에 대해 용어만 대략적으로 아는 수준이라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2~3 페이지로 요약해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알고리즘에 대한 내용까지 나와 있으니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제목에 부의 지도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어 어쩌면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면서 궁금한 내용을 담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냐 역시도 미국과 한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청사진에 대해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인공지능 하면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 차인데 클라우드, IoT, 핀테크 등에 페이지를 빼앗겨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진지하게 다뤄질 내용이라 생각한다. 일론 머스크가 과거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꿈꾸던 것처럼 어쩌면 그 이상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상을 바꾸려고 할지도 모른다. 아직 다음 편에 대한 말은 없지만 [빅테크가 바꿀 부의 지도 2]에서는 그런 부분이 추가적으로 다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IT의 현주소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하였고 또 빅테크 기술까지 쉽게 설명한 것을 보면 상당한 식견과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이런 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기회가 된다면 상당히 영광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