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술
쑬딴 지음 / 쑬딴스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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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젊었던 시절에는 철 없이 술을 마시곤 했었다. 근사한 취미 생활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도전을 하기에는 너무 게을러서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 한잔하는 게 낙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누구나 그게 하나의 낙이었기에 부모님이나 선배들로부터 배운 게 술 마시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게 마치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여기던 시절이었다. 술을 못 마시면 큰 하자라도 있는 것처럼 억지로 못 마시는 술을 오기로 마시던 시절이었다. 저자도 나와 같은 학번이니 그런 분위기에 취해서 더욱 술을 많이 마셨는지 모르겠다. 물론 가끔은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해외 출장도 자주 다니고 가족들과 1년에 한 번 이상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세계 각지의 술을 마실 기회가 많았었다. 물론 요즘은 편의점에만 가도 세계 각국의 술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정말 그 지역에서 사랑받는 맥주를 만나서 현지에서 직접 마셔봐야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여행의 묘미도 느껴볼 수 있다.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식도락이니. 그런데 저자는 내가 볼 때는 좀 과했다는 생각은 든다. 세계 각국의 술의 특징은 무엇이며 술집에서의 분위기는 어떤지가 궁금했었는데 코로나 맥주를 30병 넘게 마시고 필름이 끊긴 이야기라거나 술에 취해서 경찰까지 불러야 했던 사정을 보며 젊었던 시절의 객기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나도 너무 나이 들어버린 것일까?


  달리기를 취미로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지인들과 술 마시며 어울리던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지금은 저녁 9시만 되면 식당 문을 닫고 사적 모임도 인원 제한이 되어 사람들 만나서 떠들면서 술 한잔 마시던 일도 그리운 과거의 일이 되었다. 여행을 떠나 현지 술을 마셔보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이 되었는데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던 일상이 이제 아득한 그리움이 되어 버렸기에 책에서 소개한 외국에서 술 마시고 필름 끊긴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린다. 그렇지만 술 소비는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집에서 혼술을 많이 하기 때문이란다. 나 역시도 집에서 혼술을 자주 하는 편인데 주량은 많이 줄었지만 맛을 음미하게 되었고 이것저것 종류별로 마셔보고 나름대로의 기준도 세웠다.


  술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기에 지나치지만 않다면 나는 권장하는 편이다. 물론 음주 운전은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이번에 책에서 말한 것처럼 술을 양껏 퍼마셔서 고생한 이야기 말고 적당히 술을 마시고 술의 역사와 종류 혹은 다른 에피소드에 대해 들려주었으면 하는 마지막 바램이 있다. 술에 대한 속담도 많고 탈무드에 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온다. 술에 관한 많은 명언들도 있는데 저자의 경험담과 더불어 소개를 해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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