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명연설 : 사회편 세상을 바꾼 명연설
정인성 지음 / 답(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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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인들이 남긴 명언은 수없이 많다. 어쩌다 TV 프로에 나와서 했던 말들 가운데 한두 가지를 추렸을 수도 있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명언으로 재 탄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설은 차원이 다르다.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연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준비해서 연설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연설이 되려면 우선 연사의 경력이나 지위가 상당히 중요하다. 소위 하는 말로 유명인들이라면 50점 먹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그렇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명연설 해봐야 뻔한 건 아닌지. 이미 여러 채널이나 다른 책들을 통해 접했던 그런 연설에 대해 또 적당히 포장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책을 펼치자마자 종식되었다. 명연설의 내용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그런 연설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배경에 주목하였다.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 중 모르는 분들도 있었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경우 워낙 유명하였고 연설 역시 자세히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었다.


  많은 청중을 모아놓고 명연설을 한 경우도 있었고 법정에서 변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억울함이 아닌 흑인이기에 혹은 여성이기에 핍박받고 억압받아야 했던 사회 현실에 대해 당당히 맞서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성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억압 받아야 했던 현실. 혹은 흑인이라서 인종 차별에 대항한 경우도 많았고 미국은 아직도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도 상당히 인종 차별이 심하다고 본다. 어릴 적부터 한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강요받았고 늘어가는 다문화 가족에 대해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미국이나 유럽 보다 우리나라가 인종 차별이나 이민자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원자폭탄을 개발하여 전범국인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만든 기술을 제공한 아인슈타인 박사도 핵 반대를 하며 시위도 하고 연설도 하였다. 평생을 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분이 남긴 연설이라 시사하는 바는 훨씬 크다. 다양한 분야에서 억압받는 소수를 해방시키기 위해 혹은 인류에 닥칠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면서 남긴 연설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연설의 내용이 감동적이나 아니다를 떠나 왜 주목을 받았는지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암살의 위협을 매일같이 느끼면서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넘긴 문장들이기에 우리는 세상을 바꾸었다는 것에 주목하기 보다 왜 바꾸고자 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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