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 한니발부터 닉슨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
장크리스토프 뷔송.에마뉘엘 에슈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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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패자들은 반란을 일의 켰다고 낙인찍히거나 폭군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우리가 읽었던 위인 전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100~2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긴 역사에 비추어보면 거의 100년에 한번 날까 말까 한 인물들이다. 그만큼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지금의 나처럼 평범한 삶을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어려움을 이겨내었기에 그나마 역사의 한 페이지라도 장식하거나 이름이 포함된 문장 한두 줄이라도 실을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인자들 내지는 패자로 몰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역사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기에 후세 역사가의 노력이 없다면 그냥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가장 두려운 것은 역사에 기록되는 것뿐이라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기록이 충분하지 않은 과거의 기록들에 대한 평가는 오죽하겠는가? 역사학자들마다 평가가 다를 것이고 또 해석하기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책에서는 수많은 패배자들 중에서 그래도 비겁하지 않게 혹은 우리가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인물들에 대해 다루었다. 위대한 패배자들이 13명밖에 안 될 리는 없지만 저자는 자신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인물들로 압축했으리라 생각한다. 역사에 대한 책은 시대를 따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있고 인물 위주로 전개해나가는 책도 있다. 당연히 전자가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책은 처음부터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재 평가를 하는 것이므로 배경 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면 다소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13인의 영웅 중에서 몇 명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시대를 풍미하였기에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로마를 벌벌 떨게 만들었고 알프스산맥을 넘는 말도 안 되는 전술로 많은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한니발 장군이지만 반란 한번 일어나지 않도록 통제하는 카리스마를 지녔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망설였거나 너무 많이 계산하였기에 결정적인 판단을 하지 못해서 결국은 파멸하고 말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정도로 신중하였기에 위대한 패배자라도 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본인이 처한 불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운이 따르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거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지만 지나치게 은유적인 표현을 하여 내용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던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했다면 이해가 쉬운데 처음 접하는 인물 편에서는 전후 관계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았다. 이과생이라서 그런지 지나치게 문어적인 표현을 접하다 보니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했다. 내가 아는 인물에 대해서는 상당히 빠져들었던 것을 봐서는 나의 배경 지식이 부족함을 탓해야 할 것이다. 13인에 올랐다는 것은 또 다른 선택을 받은 것인데 책이 어렵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해 다시 공부를 하고 다시 도전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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