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제3도시란 무슨 의미일까? 책의 배경이 개성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크게 궁금해하지는 않았는데 제목이 왜 제3도시인지는제3도시인지는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남한도 북한도 아닌 그렇다고 공동경비구역도 아닌 개성공단. 파주에서 3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외국보다 더 가기 어려운 곳이다. 북한에게 주요 외화 벌이 수단이 된다는 정도만 알지만 진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수많은 영화의 단골 소재이고 올해 초에 끝난 유명한 TV 드라마에서도 북한을 배경으로 하였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지만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같은 민족이면서도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왕래가 적은 곳이기에 많은 오해를 불러 일의 키기도 한다. 그나마 TV 드라마를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북한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안다고 볼 수는 없다. 개성공단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갖거나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어릴 적부터 빨갱이니 남북통일에 대해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지만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통일이 필요할까 내지는 무조건 적인 체제 비판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많은 극우 단체들이 태극기 집회를 하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고 북한에 대북 전단을 살포해서 괜한 분란을 일의 키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아슬아슬하게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지만 그런 식으로 힘들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다르기에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시각도 역시 필요하다 필요 없다 말들이 많은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잠시 묻히고 있지만 또 언제 뉴스거리가 될지 모른다. 다시 민감한 내용일 수도 있는 주제를 가지고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많은 관찰과 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소설 특유의 긴장감도 있지만 내가 몰랐던 북한과 개성공단의 실체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개성공단은 물론이며 북한을 다녀와본 적이 없기에 실제 삶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책에서 말한 내용이 100% 사실이라면 북한의 사정은 생각보다 심한 것 같기도 하고 남북한이 별반 다를 바 없는 것도 같다.


  소설에서는 항상 복선이 존재하는데 저자는 여러 차례 그런 복선들을 깔아두었고 중요한 단서는 밝히지 않았다가 점차 하나씩 밝혀가는 방법을 사용한다. 독자는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빠져들게 되고 '그래서 범인은 도대체 누구라는 거야?'에 대한 해답을 쉽게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본 경험상 항상 범인은 쉽게 밝혀지지 않는 법이다. 책의 남은 분량을 보면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은 경험상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건이 어떻게 얽히고설킨 것일까? 남북한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극좌와 극우의 대립, 나라를 위한 애국심과 개인의 육망을 채우기 위한 이기심 사이에서 등장인물들은 갈등을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의 중심에 선 주인공.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쉽게 알 수 있기에 운명에 대해서는 쉽게 예상이 된다. 보통의 소설들은 여러 사건들에 대해 동시에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데 철저히 강민규라는 주인공 한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럼에도 긴장감을 늦출 수는 없었다. 단순히 소설을 넘어서 남북한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만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읽은 사람들끼리 충분히 토론할 여지를 남겼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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