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 (리커버) -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 100년 전통 수업
류리나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적 외판원이라고 불렀던 일명 엽업 사원들은 흔히들 달변가라고 불렀다. 요즘은 많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간혹 물건을 파는데 정말 숨도 안 쉬고 속사포처럼 말을 뱉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저렇게 유창하게 말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100명 중에서 귀 기울이는 사람이 10명도 채 되지 않는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말을 하는 녹음기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다음으로 말 잘하는 사람은 정치인들인데 흔히 하는 말로 밥 먹고 잔머리 굴리고 말싸움하는 것만 배웠으니 당연하다고 할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소통이다. 남을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굽히지 않고 쏟아내니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역시 말을 잘 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책에서 말하는 말하기란 남들과 소통하며 행동의 변화를 일의 키는 그런 말하기를 의미한다. 즉 잘 듣고 제대로 말하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내 이야기만 하는 연설의 경우도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는 어조로 말을 해야지 혼자만 잘난 척하며 말을 하면 다들 따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말하기 수업 뭐 뻔하지 않겠어?' 남의 말 잘 듣고 조리 있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는 것 뭐 그런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는 도중에 몇 번씩 뼈를 때리는 듯한 문구가 나왔다. 과연 나는 말을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잘 알지만 극복하려고 노력을 하였을까? 여러 가지 질문들과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보면서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터득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이미 직장생활에서 승진에 대해서 욕심도 없는데 말하기를 배워서 뭣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처럼 내가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착각을 버리지 않은 자는 책을 읽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워낙 잘났으니 굳이 책에서 알려주는 말하기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이 뼈를 때리고 가슴에 와닿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에게 진정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많다. 와닿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지겹게 책을 읽을 필요 없이 가볍게 넘어가도 좋을 법하다. 말 한마디로 천녕 빚 갚는다는 말도 있고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도 있다. 오랜 속담이지만 현재도 통용된다는 것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는 것이다. 말투는 갈고닦을수록 좋아진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말을 많이 한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침묵을 지키고 필요할 때 적절한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소통의 달인인 것이다. 제대로 말하기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듣는 것까지 포함하는 이유는 몸짓과 표정으로도 훨씬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또 상대방이 나의 말을 잘 듣도록 하기 위한 윤활유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무작정 내 말만 잘해서 상대방을 이해시키거나 설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사실.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능력을 타고날지 몰라도 공감하고 경청하는 능력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말하기 수업이 왜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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