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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가와카미 가즈토.미카미 가쓰라.가와시마 다카요시 지음, 서수지 옮김, 마쓰다 유카 만화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새에 대한 말을 떠올린다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거나 아침 일찍 우리의 잠을 깨워주는 부지런한 존재 등이다. 학창 시절 책에 등장하던 종달새가 그렇고 거의 매일 먹는 계란을 제공하는 닭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바닷가에 가면 새우깡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갈매기까지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다. 땅 위를 걸어 다니는 포유류들은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 말고는 야생 포유류는 상당히 만나기 어렵다. 산에서 다람쥐라도 만나게 된다면 굉장히 운이 좋은 것이다. 여기저기 개발을 하고 숲이 많이 파괴되어 서식지를 잃은 새들이 도심으로 많이 몰리고 있어서인지 어쩌면 과거보다 새를 만나기 쉬운 것 같다. 비둘기들은 아예 사람을 보고 도망을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알려진 까치도 이제 반갑지가 않을 정도이다. 이러한 새들에 어떤 일이 있었으며 또 우리가 모르는 새에 대한 이야기 어떤 것이 있을까?
내가 본 새 중에서 가장 작다고 해도 무방할 참새의 경우 귀여운 외모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벼가 익을 무렵 농장물을 먹는 유해 조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여름에 벌레들을 잡아먹어주는 이로운 새이다. 가을에 과수원에서 맛있는 과일들만 골라서 파먹는 까치들도 때로는 얄밉기도 하지만 벌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토록 우리를 위해서 많은 벌레들을 잡아먹어주는데 가을에 곡식이나 과일 조금 축낸다고 그토록 싫어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만화가 그려져 있어 아이들이랑 같이 읽으면서 몰랐던 새들의 일상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만화만 읽고 오른쪽에 있는 글을 읽지 않으면 책을 10분의 1만 읽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만화는 어쩌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오기 위한 수단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만화가 아니라 본문에 있었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새의 입장에서 새를 바라보는 이야기 전개라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갔다. 새들도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였는데 인간과 같은 영장류의 경우 손을 사용하도록 진화하였는데 앞발이 날개가 되어 자연스럽게 부리와 다리가 발달하였다. 부리가 사람의 손과 같은 역할을 하고 발도 사람처럼 걷는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움켜쥐거나 나무 위에서 몸을 지탱해 주는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발과 부리만 봐도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있는데 진화의 산물인 것이다. 어떻게 새가 진화하였는지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흥미로운 새의 숨겨진 이야기 재치 있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저자의 창의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의 입장에서 새를 바라보는 독특한 발상. 같은 새들끼리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냉정한 약육강식의 세계. 그런 야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도심에서 집을 짓고 사는 새들의 모습을 이제 차에 똥을 싸는 나쁜 존재로 보지말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보는 시각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