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과학쇼 - 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Helen Arney.스티브 몰드 지음, 이경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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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연과학을 전공하였기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쓴 책에 나오는 과학 용어들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게 이해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과학에 대해 쉽게 접할 수가 있기에 과학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매일 아침 해가 뜨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모든 현상들에 대해 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들이다. 우리 일상생활뿐 아니라 우리 신체의 현상 등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들은 상당히 많다. 책의 초반에 나왔던 발을 돌리면서 손으로 6을 그리는 것은 가족들 모두 한 번씩 시도해보았다. 그리고는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몸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왜 마음먹은 대로 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설명을 원했는데 그냥 우리 몸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뇌에 관한 이야기에서 우리가 초등학교 때 처음 알았던 우리의 뇌가 속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착시 현상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알면서도 속을 수밖에 없는 현상들. 그리고 대략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2D 안경. 알고 나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다.


  외국인이 쓴 책을 번역해서 인지 의미 전달이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다. 실험을 해보라고 말을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된다거나 혹은 시도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일부러 어렵게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무슨 말인지 몰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아야 했다. 2D 안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가 되나 마지막에 안경 렌즈를 빼서 테스트해보라는 것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어떠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인지는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학이지만 뭔가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싶었던 것일까? 개미가 진딧물을 양식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딧물이 자신을 보호해줄 개미를 지배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인간과 젖소와의 관계에 비유한 것은 새로운 발상이다. 젖소가 살기에는 부적합한 경작지를 인간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적합한 목초지로 만들어가는 과정. 누가 누구를 선택한 것이었을까? 그리고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였는데 인간이 젖소를 개량시켜나간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적응해나간 것일까?


  책의 내용은 재미가 있는 부분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할 만큼 흥미로웠지만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간혹 헷갈리고는 했다. 어차피 책의 제목이 과학쇼이므로 말 그래도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독자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다면 이해는 된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듣고 해석하기에 따라 말도 안 되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주제를 잘 선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그 주제에 대해 풀어나가는 방법에 따라 방향도 완전히 달라진다. 어떻게 우주가 탄생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빅뱅이 있었다고 하지만 또 어떤 책에서는 모든 물질을 다 쓰고 나면 우주도 언젠가는 소멸된다고 한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것이 무한정으로 반복된다고 한다. 그 주기가 수백억 년이 되겠지만. 현재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 정도 된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수치로 보면 138억이라는 숫자는 그다지 큰 숫자는 아니다. 138억이라는 돈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지만 기껏해야 100년을 살다가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숫자가 아닐까. 그런데 이런 숫자 뒤에 0이 수없이 붙고 다시 또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역시 과학이든 철학이든 마무리하기에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최고인 것 같다. 독자들이 스스로 명상에 빠지는 시간을 갖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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