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소설 삼국지연의.서유기 편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나미 리쓰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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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를 3번 읽은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말라고 하였던가? 삼국지에 대한 말들은 상당히 많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에 선생님으로부터 삼국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별로 다른 내용의 삼국지를 각각 읽어보았는데 전체적인 줄거리는 동일한데 묘사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다. 칼을 춤추며 말을 타고 달려 나왔다거나 둘이 붙어서 싸우는데 마치 한 쪽은 용, 한 쪽은 호랑이 같다는 이런 표현 방식만 다르고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백만 대군을 물리쳤다거나 하는 내용은 동일했다. 물론 당시의 중국 인구를 고려해보았을 때 백만 대군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수치인지는 한참 뒤에 더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대량 살상 무기가 발명되기 전이었는데 백만 대군이 전멸할 정도의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삼국지를 읽다 보면 유비와 제갈공명의 승리에는 통쾌해하지만 조조의 승리에는 안타까워했던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독자들의 의견이라기 보다 책을 쓴 저자의 생각에 빠져들어 책을 읽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간웅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조조가 처세술에 능하다고 다시금 칭송을 받고 있다.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 책들도 많다. 삼국지에 과학을 붙이기도 하고 리더십을 붙이기도 한다. 수백 년을 내려온 고전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인물들과 사건에 대한 의견이 각각 다르며 연의와 정사에 소개된 내용도 모두 다르다. 죽은 관우의 화신이 육손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조조의 병의 원인이 되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삼국지를 여러 번 읽다 보니 내용을 거의 외우다시피 했는데도 책을 읽다 보니 모르는 내용이 제법 있었다. 삼국지의 내용을 요약한다기 보다 작가의 생각을 - 주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사건 전개에 따라 적어내려간 것이 아니라 작가가 이야기를 전개하고 싶은 대로 시대를 초월하며 관련된 내용을 기술하였다. 삼국지를 완전히 파악하지 않고서는 적을 수 없을 것이다. 삼국지를 읽을 때마다 나름 느끼는 생각이 나도 달랐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헷갈려서 종이에 적거나 인물 소개한 페이지를 수시로 펼쳐가며 책을 읽었지만 두 번째부터는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면서 나름 어느 정도의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적었을 것이고 소설이면서도 작가의 의견이 들어간 특이한 소설이다. 이런 삼국지를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또한 작가의 표현 방식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읽다 보면 나와 같은 생각 혹은 다른 생각을 갖게 되고 다시 삼국지를 펼쳐들게 만들었다. 삼국지를 다 읽고 나서 다시 책을 펼쳐들게 될 것이다.


  서유기의 경우 책보다 TV 만화로 여러 번 방영된 적이 있다. 그리고 삼국지에서 주인공처럼 다뤄지는 촉나라의 세 영웅 유비, 관우, 장비가 서유기에서도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왠지 장비가 저팔계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일까? 작가가 말하는 대로 서유기는 이야기가 이어지면서도 한편 한편 사건이 해결되는 만화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매력을 지녔다. 우리가 어릴 적 보았던 만화가 연속극처럼 매일매일 하나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유행이었기에 그토록 인기가 많았던 것일까? 서유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소설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주변에 드문 것 같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지만. 삼국지가 주는 통쾌함과 지략이 빠져있고 그저 말도 안 되는 유괴와 싸우는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삼국지는 비록 허구가 가미되었다고는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는 반면 수호지는 온전히 작가의 상상력에 기인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두 소설이 공통점을 지닌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소설을 모두 읽어 보면 이유를 더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의견과 저자의 의견을 다시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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