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문명의 기반이 된 '철'부터 미래를 이끌 '메타물질'까지!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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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화학을 좋아했기에 우리가 소재라고 부르는 원료들에 관심이 많았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것이 원자번호 26인 철(Fe)라고 배웠다. 그런데 가장 안정적인데 왜 산소와 결합해 녹이 슬까? 여러 가지 궁금증도 가졌지만 자연계에 숱하게 존재하는 것을 보면 원자들이 결국은 철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이용하는 자동차부터 습관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문, 일상의 거의 모든 곳에 철이 사용되고 있다. 원래에 자연계에 존재하고 있던 원소였지만 인간에 의해 새롭게 용도가 변경된 일명 신소재가 되었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과 음식들은 무수히 많다. 그리고 저자는 신소재들을 소개하였다. 위대한 발명품, 신소재 모두 연관이 있고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주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세계사를 바꾼 신소재가 12가지 밖에 되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의 혜안으로 12가지를 선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쩌면 새로운 소재의 발견으로 인류의 역사가 바뀌었다기 보나 인간의 지혜를 바탕으로 적절히 잘 활용하였기에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소재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 원소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 모르겠으나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그대로의 가치도 분명 중요하지만 중요성을 알고 이를 적절히 활용한 장인들의 노력 덕분에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세계사를 바꾼 12가지를 소개하면서 검은 황금이라 부르는 석유는 왜 빠졌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저런 소재를 다 따지면 수없이 많고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플라스틱을 신소재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역사적인 실타래가 많이 얽힌 소재들과 우리들이 잘 알지 못하는 역사적 배경들이 숨겨져 있는 소재들을 소개하려고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있지만 그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생소한 소재들을 소개한 것 같다. 복잡한 화학식을 나열하고 원소주기율표를 보여주면서 원자번호와 양성자, 중성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와 화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개를 하며 각기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포용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자칫하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추락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학창시절 어렵게 암기했던 원소주기율표나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연대들에 대해 암기했던 것이 성인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흥미를 위해 서건 상식을 넘어 지식을 쌓기 위해서이건 역사나 과학을 공부하거나 관련된 책을 읽은다. 우리의 선조들이 남긴 유산들은 인류사의 소중한 보물이고 경험과 노하우들의 집약체이다. 당장 책 한 권 읽는다고 인생이 바뀐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무궁무진하게 쏟아지고 삶의 지혜를 터득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방대한 지구와 우주의 나이와 규모를 볼 때 티끌보다 작은 존재로서 찰나를 살아가는 인간이 가장 빠르게 지식을 습득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분야는 역사이다. 단순히 세계사를 바꾼 신소재들이 이렇다 저렇다고 소개하고 어떻게 발견 내지는 발명이 되었는지 소개하는데 그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발견이 되었지만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도 인간의 몫인 것이다. 단지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흔히 꿈의 소재라 부르는 수많은 재료나 소재들을 찾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학자들이 개인사를 포기하고 실험에 매달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일부는 인류의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오래도록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불을 이용하여 토기를 만들었으며 점차 청동, 철을 제련하여 만드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면서 동물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소유욕에 사로잡혀 다른 부족들과 전쟁을 치르면서 점차 무기들을 발전시켜나갔고 전쟁은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거나 뒤바꾼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전쟁을 통해 과학은 발전하였고 어쩌면 신소재의 발견과 발명을 더 부추겼는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가장 인류의 문명을 많이 발전시킨 장본인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만난 신소재들도 그 배경에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목적이 숨겨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신소재의 발명은 우리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을 텐데 나쁘게 악용되지만 않는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를 보았을 때는 그렇지 못하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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