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사춘기가 어렵다 - 가족심리상담 전문가가 들려주는 내 아이의 진짜 속마음
이미형.김성준 지음 / 오후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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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아빠와 함께 한 평생을 보낼것 같은 딸과 아들이 어느새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또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그저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놀아주고 달래주면 그만이었다. 주말이라도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 힘들고 육아에 전념해야했지만 아이들이 아빠만 믿고 따랐기에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낙으로 여기고 행복한 시간이 계속 되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계속 흘러갔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보다 빨리 성장을 하고 머리도 커져간다. 어쩌면 아이들이 준비가 안된 상태로 사춘기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사춘기 자녀를 맞이할 준비가 안된 상태로 아빠가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 무뚝뚝한 아버지, 식사 시간에 TV만 보고 밥을 빨리 안 먹는다고 TV 꺼버리고 밥 빨리 안먹는다고 잔소리 하시는 할머니, 성적이 떨어졌다고 떨어진 점수만큼 몽둥이로 맞으며 공부를 했던 학생들이 자라서 이제 성인이 되었다. 나는 성인이 되어서는 저렇게 하지 않아야지라는 다짐을 하면서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녀들이 내가 고생했던 것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녀들이 어릴적부터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왔지만  육아에 지쳐서 일명 번아웃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자녀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게 되었고 부모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나의 역할은 이제 끝난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번아웃이라기보다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부모로부터 다정한 말을 듣지도 못했고 눈만 뜨면 학생은 공부하라고 강조하는 부모밑에서 자라왔기에 자녀들도 당연히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남들 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먼저 경험한 선배들도 아이들을 학원 뺑뺑이 돌리는 것을 보며 불안한 마음에 따라하기도 한다.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달래며 학원에 학습지를 강요하는 아내를 보며 자녀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한다. 회사에서 바쁘다는 이유도 육아에는 거의 신경쓰지 못하고 아이들이 어릴적처럼 주말에 한두시간씩 놀아주면 되는 줄 알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스마트폰과 SNS에 빠진 자녀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책을 읽기 전의 나의 모습이었다. 아이들에게 핸드폰 그만 봐라, 눈 나빠진다 라고 잔소리 하면서도 화장실에서도 또는 양치질을 하면서도 쉴새 없이 핸드폰을 쳐다본다. 그렇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으면서도 어느새 잊어버린 것 같다. 자녀들과 소통하고 더 가까워지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쉬고 싶지만 자녀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육아 방식이 잘못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책을 절반도 읽기 전이었다.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기가 소통의 기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공감하는 점이 많았다.


  지난 주말에 가족들이 맨발 마라톤에 참가하여 10Km 넘게 걸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걸으면서 나도 책에서 본 내용을 생각하니 그동안 내가 참 잘 몰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걸을때는 발 뒤꿈치를 먼저 닿아야 한다는 안내 표지판이 있다. 아이들이 걷는 모습으 보며 나도 모르게 잔소리를 할 뻔 했다. 맨발 걷기의 효능에 대한 안내를 보고도 습관처럼 '저 내용 읽어보자'라고 또 강요할 뻔 했다. 그렇고보니 나는 아이들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잔소리와 조언을 했던 것이었다. '아빠가 어릴적에는 4Km 정도는 우습게 알고 걸어다녔다'라는 과거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이정도는 힘든게 아니라고 말을 하는 부모들을 뒤로하며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걸었다. 좋아하지도 않아서 보지 않았던 영화 어벤져스의 영웅 이야기에 대해서도 아들에게 물어보고 학교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렇면서 아이들과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힘들다라는 말 하지 않았고 숲을 보면서 재미있다라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동안 함께 산에 오르면 힘들다라는 말부터 하던 아이들이 달라진 것일까? 아니면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인 내가 달라진 것일까? 책에서 말한대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충고인지 잔소리인지는 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이거 읽어봐라'라고 강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의 뜻대로 걷고 싶으면 걷고 쉬고 싶으면 쉬었다. 아이들이 원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육아 관련 서적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육아에는 정석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성격도 다른데 어떻게 공통적인 해결책이 존재하겠는가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어쩌면 그 틀안에 나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는지도 모를일이다. 책을 읽으며 계속 드는 생각이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책은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나는 어른이 되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라고 하면서도 남들처럼 그래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자녀들과 시간을 많이 가져왔으니 자녀들도 나만을 믿어 줄거야라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에서 설명한대로 100% 따라할 수도 없고 나에게 정답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부모로서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자격 요건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렇게 따라하다보니 자녀가 인정을 하고 소통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빠만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들도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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