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이승환 지음, 최병철 감수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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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출신이지만 나도 수학은 상당히 싫어하였다. 수학을 싫어하다 보니 숫자에 대해서도 둔감한 편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공부를 하면서 숫자의 단위에 강해졌다. 영어는 우리말처럼 일, , 삼 이런 것이 아니라 원, , 쓰리 이런 식으로 음절도 길고 130에 대해 발음하려면 one hundred thirty 이런 식으로 상당히 말하기 길어진다. 그렇지만 숫자에 가장 강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콤마 단위로 끓어 읽을 수 있는 것이다. 1,000 = thousand, 1,000,000 = million, 1,000,000,000 = billion,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큰 숫자 단위를 읽는 것에 상당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어려운 미분, 적분은 일상생활에 거의 쓰일 일이 없고 더하기, 빼기가 가장 많이 활용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른바 회계라는 것이 그닥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법인 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전표 처리를 하는 일이 허다하다. 직급이 과장이나 되는데 전표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냐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학창시절 듣보잡이었던 회계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신입 사원 시절 1년 정도 원가 시스템에 대해 담당한 적이 있어 싫으나 좋으나 원가와 회계에 대해 공부를 하여야 했다.

원가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기본 원리만 이해하고 나니 그 다음은 어렵지 않았다. 숫자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고 주로 구성 요소라거나 용어에 대한 설명이 많았었다. 그런데 회계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었다. 실무자들도 상당히 헷갈릴 만큼 어렵다고 하였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필수 과목이 되어가기에 학창시절 어렵게 배우던 수학처럼 억지로라도 공부해야 했다. 무슨 공부던지 재미가 있거나 목표가 있어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법이다. 아마도 이런 목표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주식 투자가 아닐까 싶다. 월급 외에 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든 힘든 직장 생활에 삶의 활력이 되고자 함이든 주식 투자는 직장 생활의 꽃이라고 본다. 이런 꽃을 활짝 피기 위해서는 운도 따라야 하지만 지식과 실력도 필요 로한다. 막상 투자를 하였는데 감자를 한다거나 상장 폐지가 될 수도 있다. 소문만 믿고 투자하고 가장 중요한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은 재무제표를 봐도 알아야 이해를 할 텐데 숫자로만 가득한 표를 보고 무엇을 파악할 수 있겠냐며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이라면 주식 투자는 절대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할 수도 있지만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할 필요도 있다.

한때 OO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OO안에 말만 넣으면 무엇이든 말이 되니까 참 쉬웠다. 수학, 영어, 주식 심지어 회계도 들어갈 수 있다. 사실 왕도가 있다면 누가 어렵게 공부를 하겠는가? 왕도만 따라가면 될 것이다. 20년쯤 전에는 21일만 하면, 30일만 하면 OOO만큼 한다라는 말도 유행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이제는 이런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면 세상에 부자 안될 사람 없고 컴퓨터 못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그런 책들의 맹점은 바로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혹은 갑자기 초급 과정에서 고급 과정으로 뛰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책 제목이 차라리 솔직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려운 내용은 빼고 재무제표 읽기에 집중한 것이다. 어려운 회계 계정과목에 대해서도 접고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에 대해서만 간략히 설명하고 읽는 방법과 핵심에 대해서만 요약한 것이다. 하지만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책 한 권만 읽었다고 재무제표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하면 안 된다. 내가 아는 한 세상에 그런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는 해외 나가서 TV만 봤는데 영어가 늘었다, 하루에 10분씩 전화 영어만 했는데 영어가 유창해졌다는 것처럼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을 마치 진실인양 믿어 버리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책 한 권 읽으면서 저자가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재무제표에 대해 달인이 될 수는 없다. 책에서는 최소한의 가이드만 해줄 뿐이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온전히 독자들의 몫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책 한 권이 모든 답을 줄 수 있다는 접근을 하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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