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정체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31
가야마 리카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젊었을 시절 그러니까 적어도 30대 중반을 넘기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두려운 것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아직 젊으니까 무모하게 도전도 해볼 수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민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다.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상대방은 어떻게 할까 생각도 많이 하고 쓸데없는 상상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하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치가 쌓이면서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되더라는 나름의 답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쓸데없는 고민이나 걱정은 덜하게 되고 알아서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전과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다. 직장에서는 직급이 올라가면서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나의 잘못이 아닌 다른 이들의 잘못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하기도 하면서 과거에는 불필요한 고민들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식들의 문제로 고민하기도 한다. 결혼하기 전에는 어떻게 이성과 교제를 할 것이며 또 결혼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까 고민하다가 자식을 낳아서 어떻게 키울까 등등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내린 결론은 인생에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런 결론도 오랜 세월 인생을 살아오면서 경험이 많이 쌓였기에 여유롭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책에서 말한 대로 결혼을 하고 나면 후회를 하거나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과연 이 사람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는가? 혹은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났어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가졌을까 이다. 항상 나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비교를 하게 되고 동창들의 모임에 가서도 내가 제일 재미없게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가장 행복한 순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어렵고 힘든 얘기를 할 때면 내가 가장 편하거나 혹은 가장 힘들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답일까? 답이 있다면 책에서 장황하게 설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는 답이 없기에 저자도 섣불리 어떻다고 답을 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어느 한순간에 나도 모르게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거스를 수 없는 것은 늙어간다는 것이다. 그렇면서 각종 질병에도 시달리게 되는데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두려움이며 고민거리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역시 누구도 해결해줄 수가 없다. 그 고민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남자들은 대부분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그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다며 보험상품이 틈새를 파고들기도 하지만 역시 우리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사람은 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거나 비슷한 처지에 처한다는 느낌을 가지면 위안을 느낀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은 죽기 마련이며 노화와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이 이런 고민에 위안을 주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병이 들었을 때 혹은 평소 건강을 열심히 챙기면서 민간요법이 효과가 있는지 약물이 효과가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므로 누구에게나 딱 들어맞는 그런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어떤 스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나이가 들어보니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세상 사람들은 의외로 나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유행하는 말 중 하나가 '관종'이라는 것이다. 관심받고 싶어 하는 사람을 비꼬듯이 하는 말인데 누군가 나의 행동이나 복장에 대해 신경 쓸 것이다고 생각하며 머리를 단정하게 한다거나 옷을 밸런스가 맞게 잘 차려입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관종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인간관계나 사회생활면에서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제 30대가 되었으니 혹은 40대가 되었으니 좋은 시절은 다 갔다 하며 한숨을 쉬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이에 맞게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으므로 우리의 인생은 언제가 역동적이며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일이 있을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가득한 우리 인생인데 쓸데없는 고민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겠는가? 편한 마음을 갖고 고민해서 해결될 일이라면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을 해볼 만한데 이제 와서 뒤늦은 후회를 한다거나 불필요한 고민을 한다는 것이 정말 시간 낭비라면 과감하게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