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인 7색, 배낭 메고 인도차이나 반도 - 사도행전 묵상하며 여행하기 청소년! 7인 7색, 배낭 메고
박진섭 외 지음 / 북트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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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와 가까운 비행기로 5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인도차이나 반도이지만 유럽만큼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다. 베트남하면 1970년대에 공산화 되었고 베트남전에 군인들을 파병하여 전쟁을 하였기에 어릴적에 우리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들만 가득했다. 하지만 수교도 이루어지고 진실을 알게되고 나서는 얼마나 우리는 왜곡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베트남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10여년이 지나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태국과 베트남을 다녀온 다음 접한 여행책. 연극이나 뮤지컬을 볼때 그 줄거리를 알고 봐야 더 재미가 있듯이 여행 안내책자가 아닌 청소년 7명의 여행기를 담은 책이라서 이미 여행을 다녀온 나에게는 더 흥미로웠다. 책에서 소개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중에서 태국과 베트남은 다녀왔기에 대략적인 모습이 내 머리속에 그려졌다. 나도 여행을 다니면서 피곤한 와중에 틈틈히 일기를 적었는데 한참 세월이 지나서 다시 보면 그 시절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을 함께 쓴 청소년 7명도 같은 생각으로 적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책을 읽다가 비슷한 내용이 또 소개되는 것 같아 이게 뭔가 싶었는데 각자가 느낀 소감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작성하였기에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각자 의견이 달랐다.


  내기를 해서 한명이 돈을 내기로 했는데 누가 졌다. 내가 졌다.라는 내용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같은 내용이 정확히 7번 반복되다보니 읽으면서 다음에는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를 써 내려갈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아니면 이과생과 문과생의 차이일까? 꼼꼼하게 그날의 일상에 대해 상세하게 적은 학생이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다니는 우리 아들처럼 그날의 느낀점에 대해 단답형으로 적은 내용도 보인다. 어떤게 좋다 않좋다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가급적 상세히 작성하고 느낀점까지 포함하는 것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서도 또 세월이 지난 다음 글을 읽게된다면 이렇게 상세하기 글을 적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대학생도 아닌 고등학생들이 물론 인솔 교사도 함께 동행하였지만 이렇게 자유 여행을 떠난 다는 것은 여간한 용기가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나도 대학시절 친구들과 베낭메고 자전거타고 제주도 일주를 한 적이 있었다. 농협 은행에서 물 얻어 마시고 커피도 한잔~. 자전거 고장나서 경운기 뒤에 얻어타서 가고 남의 집에 가서 자전거 수리하는 도구 빌리고...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들인데 그 시절에는 기록을 남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누가 시켰는지 아니면 여행 희망자 공모를 하면서 조건을 내 걸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루하루의 일과에 대해 기록한 것을 보면 온갖 기교를 부린 작가들보다 솔직하여 더 와닿았다. 코끼리 쇼와 카렌족 이야기를 보면서 고등학생이 적은 것이 맞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는 듯하다. 사전 지식이 많이 없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적어서 일부 중복되는 내용들이 많지만 동물 복지와 인간의 관광 상품화에 대해서는 누가 보더라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이다.


  대형서점에 가면 모르는 신간들이 쏟아져나오고 인터넷 서점에는 그 보다 훨씬 많은 소위 말하는 듣보잡 책들이 상당히 많다. 책들도 트렌드가 있어 자기 계발서, 여행관련, 재테크 관련 책 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있다고 들었다. 여름 휴가때가 되면 필수 코스인 건처럼 해외 여행을 다니는데 여행가서 남는 것은 사진 뿐이라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오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좋은 카메라를 들고 멋진 풍광을 촬영하기 위해 위태로운 일도 서슴치 않으며 각도를 바꿔가며 한컷한컷 소중하게 찍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사진에 대한 설명이 빠져버리면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멋진 풍광에 대한 사진은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으니 최대한 눈에 많이 담아가고 3차원으로 직접 즐기는 방향을 택한다. 대신 내가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기록을 하고 추억이 담긴 사진을 첨부한다. 마치 내가 읽었던 [청소년! 7인 7색, 베낭 메고 인도차이나 반도]처럼 말이다. 남이 읽어주고 개인 블로그에 올려서 좋아요를 받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흘렀을때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아니면 나 스스로 그 시절의 기억들을 되돌아보면서 혼자 추억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를일이다. 때로는 전문가들의 글솜씨보다 아마추어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고 공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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