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궁금한 이야기+
이정화 지음, 이동연 그림 / 서유재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하여 시간 날 때마다 동물에 관한 책을 읽고 또 동물을 관찰하였다. 당시만 해도 동물의 복지니 하는 것은 관심이 없었다. 정확히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불쌍하다거나 사람이 동물을 잡아서 키우는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개념이 없었다. 동물을 좋아하므로 사육사가 되어 동물의 먹이도 주고 조련하고 싶었다. 하지만 서커스의 동물들이 엄청난 학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우리 속에 갇힌 동물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인간들은 단순히 유희로 생각하지만 싸우는 개나 닭들은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을 보며 마치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결투를 벌이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점차 깨닫게 되었다. 철모르는 시절에는 내가 마치 이 세상의 주인 인양 생각을 하며 위인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에 이름 없이 죽어가는 병사들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동물들의 모습 하나하나에 관심이 가고 사소한 생명체도 무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단순히 먹고 먹히는 동물의 세계가 아니라 살아가는 개체로서 하나하나의 생명에 대해 알아나갔다.


  고대부터 전쟁을 위해 말을 이용했는데 코끼리도 함께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 멋지게 전투를 지휘하는 지휘관의 모습만 보다가 전투에 나가기 위해 길들여지는 코끼리의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충성을 다하도록 얼마나 모진 고통을 당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에 인간들에 의해 납치되어 쇠갈고리로 머리에서 피가 날 정도로 맞아가면서 야성을 잃고 조련사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도록 훈련되는 것이다. 코끼리나 말뿐 아니라 개, 곰 심지어는 박쥐까지 동원될 뻔 했다니 놀랄 따름이다. 자신이 몸에 지닌 것이 폭탄인지 알 턱이 없는 동물들이 사지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그동안 자신을 길러주고 보살펴준 주인에 대한 봡일텐데 죽는 순간에는 주인을 원망하였을까?


  나도 어릴 적에 동물들을 키우고 싶어서 마당이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갔을 때 개와 고양이를 비롯하여 토끼와 병아리 등을 키웠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오염이 심하지 않아 토끼 풀을 뜯는 것이 쉬웠고 사료를 구하기가 지금처럼 쉽지 않았었다. 그래서 해마다 겨울이면 토끼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던 동물들이 어느 날 어른들의 술 안주로 변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가족처럼 애착을 가지고 키우고 또 그로 인해 행복했었는데 한 순간에 그런 행복이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한동안 동물들을 키우는 것을 멀리하였다. 아이들 등쌀도 있고 나도 마음이 변하여 열대어를 비롯하여 수생 거북이나 햄스터를 키우는 것에 동의하였다. 지능이 낮은 열대어들도 내가 먹이를 주려고 어항으로 다가가면 물 밖으로 입을 내밀고 거북이는 먹이를 받아먹기도 한다. 말 그대로 우리의 가족이 된 것이다. 표유동물인 햄스터는 훨씬 지능이 높아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말이다.



  제야 관련 업무에 발을 담그면서 임상 실험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전 동물들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데 우리는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릴 적 읽은 책에서 살모사의 독1g으로 비둘기 600마리를 죽일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600마리를 죽인 것은 아니라 극 소수의 독을 투여하였을 때 비둘기가 죽는지를 실험한 것일텐데 해독 약을 개발하고 인간에게 처방하기 위함이 최종 목적이겠지만 그 전에 죽어간 수없이 많은 동물들을 생각한다면 짧은 순간을 살다간 동물들에게 미안하다는 새악이 든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편의를 위해 새로운 제품도 개발을 하고 자동차도 타고 다니고 편안한 집에서 살고 있기에 동물의 희생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만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동물들이 행복하게는 아니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것이 말처럼 쉽다면 벌써 해결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동물들이 편하게 살던 시기에는 고기 반찬을 제대로 먹지 못하였고 바나나 한번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가능해졌지만 우리는 그 반대로 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동물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스트레스를 주는 현실이 과연 옳은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나부터 작은 것이라도 실철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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