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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교의 역사 - 인간이 묻고 신이 답하다
리처드 할러웨이 지음, 이용주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3월
평점 :
우리가 흔히 세계의 3대 종교라 말하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외에 수없이 많은 종교들이 있다. 그런데 3대 종교는 누가 정하였을까? 아마 가장 많은 신도수를 기준으로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 불교가 아닌 힌두교 신자가 많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는데 인도를 다녀온 사람은 쉽게 알 수 있듯이 석가모니도 힌두교에서는 수많은 신들 중에서 하나로 기억이 된다. 사정이 그러니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에서도 굳이 억울할 것은 없을 것이다. 다신교와 일신교가 존재하는데 항상 무신론자라고 떠들어대는 나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을 봐서는 다신론자인가보다. 다신교와 일신교의 차이가 다른 종교를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텐데 이러한 연유로 나는 일신교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 수많은 종교 전쟁의 역사를 보면 모두 자신이 믿는 신 외에는 부정을 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근데 자비롭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강림한 신들이 이렇게 사람들이 종교때문에 싸우는 것을 보면 좋아할까? 어릴적 예수를 믿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지옥갑니다라고 말하는 교인들을 많이 봤는데 자신들이 믿는 종교를 너무 비약한 것은 아닌가 싶다.
어릴적에는 여름 성경학교에 재미삼아 다닌 적도 있고 군대에서는 쵸코파이를 위해 교회에 간적이 많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산에 가게되면 항상 보게되는 절을 찾아간다. 교회는 항상 문이 닫혀있어 열고 들어가야 하지만 절은 따로 대문이 없고 부처님 믿으라고 강요하는 스님도 안계셔서 마음 편하게 들를 수가 있다. 그래서 가끔씩은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의문을 많이 가졌다. 기독교나 이슬람교를 종교가 아니라 학문으로서 접하다보니 자연스레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독교에도 여러 종파가 있고 불교에도 소승불교니 대승불교 혹은 조계종과 천태종으로 나뉘어 지는데 나약한 인간으로서 신이라는 절대적인 존재에 복종하고 싶은데 종파는 그닥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각종 언론에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사이비 종교의 사기 사례들을 보면서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종교란 지배층이 피 지배층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만든 것이란 사실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임금이나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에서 백성들이 절대적으로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지배층은 확연히 구분되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신이라는 존재를 이용하였고 자신들은 인간이 아닌 신이므로 근친 결혼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억지를 부렸을 것이다. 그렇다가 점차 인간 세상이 발전하면서 지배층이 신이라는 개념이 무색해지자 왕권은 신으로 부터 받았다는 둥 어떻게 저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나 싶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종교의 역사에 대해 항상 궁금해졌다. 과연 내가 '나는 신이다' 라고 말했을때 믿어줄 사람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TV에 등장하는 사이비 교주들은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켰을까? 모르긴해도 상당히 자수 성가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불의 종교라고 알려진 조로아스터교 부터 시작해서 가장 많은 신자를 거느린 이슬람교를 비롯해 수없이 사라져간 - 어쩌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지 모르는 - 종교들을 보면서 그 시작은 선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도 집단 생활을 하고 서로 싸움도 하고 서열도 있고 위계 질서도 갖추고 있고 잉여 생산물에 대해 겨울을 나기 위해 비축도 하지만 인간처럼 종교라는 이름으로 다른 종족이나 무리를 지배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왜 인간은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진화를 하면서 미래를 생각해서 잉여 농산물을 저장하기 시작하고 정착을 하면서 더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또 그렇면서 빈부 격차도 생기고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등장하면서 종교도 함께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과거 선사시대 유적을 보면 제사장과 부족장이 등장하고 사후 세계를 위한 고인돌 등을 보면 인류의 역사와 거의 함께 종교도 발전한 것 같다. 종교란 지배층이 피 지배층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은 되었을지 몰라도 종교 때문에 인간 세상이 무법천지가 아니라 어느 정도 질서를 가지고 유지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종교때문에 수없이 많은 분쟁도 일어나는데 모든 인류가 동일한 종교를 믿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다신교를 믿더라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트로이 전쟁을 신들의 전쟁이라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