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과학 - 미처 몰랐던 일상 속 52가지 과학이야기
SansaiBooks 지음, 김지예 옮김, 가와무라 야스후미 감수 / 동아엠앤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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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실에서 하얀 실험복을 입고 여러가지 약품으로 화학실험을 하는 장면을 연상하게 된다. 혹은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스티브 호킹 같은 천재들이 어렵고 복잡한 계산을 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렵게 과학은 똑똑한 이과 전공자들이 하는 그들만의 리그이며 비전공자, 일반인들과는 상관없는 장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막상 학교에서 여러 과학 과목을 배울 때도 입시 수험용의 이론을 배울 뿐이라서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학교에서 배웠던 과학 지식은 다 잊어버리게 되고, 설령 그런 이론들을 잊지 않고 있더라도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학교에서 배웠던 과학 지식을 써먹을 일은 거의 없다. 과학은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멀어져가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과학이란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전유물도 아니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까지 생활하는 그 시간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에 과학의 원리와 응용이 담겨 있다.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여겨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과학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히 파고들어 있고, 과학에 관심이 없는 과알못들도 과학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을 이용하며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갔으나 막상 그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정확한 과학적인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것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물음표 과학]은 너무나 당연해서 한번도 궁금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주변의 과학 기술이나 자연 현상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속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왜?'라는 의문을 해소시켜 준다. 복잡한 공식이나 어려운 용어 등으로 가득찬 어렵기만 한 과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과학 개념을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어서 용어를 외울 필요도 없고, 어려운 공식을 이해할 필요도 없이 생활 속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과학의 원리와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과학적 원리를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도 있는 실용주의 과학책이라 하겠다.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는데 우리 주변의 가전제품 속 과학, 집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과학, 집 밖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 하이테크 기술에 숨겨진 과학, 우리 몸과 병의 신기한 과학, 자연과 우주에 관련된 과학이라는 주제로 일상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과학적 호기심이 생길만한 52가지 과학 이야기를 다룬다. 선생님과 아름이라는 초6학년 학생을 내세워서 아름이가 여러 사안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선생님이 그에 대해 답변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선생님과 아름이는 처음 질문을 던지는 부분에만 나오고 이후로는 선생님이 아름이에게, 실제로는 독자를 향해 설명하는 문체로 설명이 어어진다.


하나의 테마는 2장을 넘어가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설명이 길지가 않고 핵심적인 내용만을 쉽게 설명해놓아서 과알못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복잡한 이론이나 공식은 거의 없고, 간혹 조금 전문적인 용어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용어를 알지 못해도 직감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또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그림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서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에게 설명하는 형식이라 그런지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말하듯이 높임말을 사용하여 글을 읽으면 부드럽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그래서 어른들에게 물어볼만한 내용들이다. 전자레인지의 원리나 새는 왜 전선에 앉아도 감전되지 않는지 스마트폰과 터치스크린의 원리 같은 것들에 대한 호기심인데 만약 아이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제대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원리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고는 있어도 정확히 설명을 해줄 정도로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원리와 이론을 심도 깊게 분석한다기보단 아이들이 궁금해 할 때 간략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수준으로만 이해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고, 실제 책도 그 정도의 수준으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로도 얼마 전부터 체지방계로 어떻게 몸속의 지방을 측정하는 건지 계속 궁금해하던 차였다. 요즘 체중 관리를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체중계를 사용하는 시간도 많아졌고, 그때마다 체중계 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 소위 인바디라고 하는 체지방을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었다. 어떤 원리로 체지방을 측정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굳이 찾아보려는 수고를 하지는 않았는데 과학적 호기심이 많이 떨어지는가 보다. 체지방계는 일명 '생체 임피던스법'이란 측정 방법을 사용하는데 전기 저항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약한 전류를 흘러보내고, 전기가 통과하기 어려운 정도를 통해 체질량 지수를 구하게 된다. 근육은 수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전기가 통과하기 쉽고, 지방은 수분이 거의 없어서 전기가 통과하기 어렵다고 한다.


여름이 되니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런데 모기가 물 때는 무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야 물린 곳이 부풀어 오르면서 가렵기 시작한다. 왜 모기가 물 때는 아프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나 모기에게 뜯기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당연히 그러려니 생각했던 것인데 막상 이런 질문을 들으니 급궁금해진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모기의 침이 매우 가늘기 때문이다. 모기의 침은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가늘다고 하는데 그 가느다란 침은 하나의 관이 아니라 여섯개의 침이 다발로 되어 있는 구조라고 한다. 그리고 모기가 침을 찔러 넣을 때 피가 응고되지 않는 응고억제제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마취물질도 들어있어서 모기에게 물렸을 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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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 - 400만 조회수 유튜버 요알남의 정말 쉬운 요리
강민구 지음 / 황금부엉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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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밖에서 외식을 하거나 배달을 시켜 먹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고, 요즘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하는 시기엔 사람이 많은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한다는 것도 겁난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도시락이나 김밥 같은 즉석식품이 잘 나온다고는 하지만 매번 편의점 도시락만 먹기엔 뭔가 부족해보인다. 결국 언제나 답은 집밥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집밥 좋은 건 누구나 다 알지만 요알못들에겐 요리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귀차니즘 때문에 매일 밥과 찬을 만들어서 먹는다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집에서 먹는 것이라곤 겨우 김과 김치, 스팸 같은 상투적인 밥상이 반복된다. 요알못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맛있는 집밥에 대한 욕구는 오늘도 계속된다.


[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의 맛을 이끌어내는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만만한 레시피 모음집이다. 따라하기 쉬워서 요리를 못하는 요알못들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고, 너무나 간단해서 귀차니스트들도 부담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맛은 보장된 간단하고 건강한 162가지 레시피를 소개한다. 책은 총 4파트로 나뉘는데 간단한 혼밥, 간단한 간식, 간단한 집밥, 간단한 다이어트식으로 구분되어 있다. 혼밥은 일품요리를, 간단한 집밥에서는 찌개류와 볶음, 조림, 무침 같은 반찬류를 만든다. 어느 것이나 간단함을 모토로 하고 있는데 최소한의 식재료와 쉽고 간단한 제조법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를 알려준다.


레시피는 대다수가 한페이지로 끝난다. 재료소개, 양념소개, 만드는 과정과 완성사진까지가 모두 한페이지에 다 담겨지는데 만드는 과정은 3단계로 나누어서 소개되고 있다. 그만큼 간단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과정을 3단계로 줄이기 위해 설명을 뭉틍거려서 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조리 과정의 사진도 3장 정도 뿐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시각적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도 분명 있다. 그러나 책에서 만드는 요리 자체가 그다지 복잡한 과정을 요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정도 수준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을 정도이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의 특징은 기본 1인분을 기준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레시피는 3~4인 구성 가족을 기준으로 계량되어 소개하는 게 보통인데 혼자 만들어 먹으려는 사람들은 매번 정량을 1인 기준으로 바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소개된 재료의 양을 단순히 1/3, 1/4로 나누어서 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요리가 서툰 사람들은 그 별 것 아닌 것이 은근 어렵다. 특히 양념의 경우는 1인분으로 바꾸었을 때 너무 적거나 너무 많다는 생각 때문에 괜히 양을 멋대로 조절하게 된다. 그래서 맛을 망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데 이렇게 레시피가 딱 1인 기준으로 되어 있으니 아주 편하게 레시피대로 만들 수 있는 점도 매우 만족스럽다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간단한 혼밥 한 끼 파트이다. 다른 반찬 없이도 그것만으로 뚝딱 한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소위 일품 요리(혹은 단품요리)가 먹기도 편하고 치우기도 편한 귀차니스트 혼밥러에게는 가장 좋은 메뉴라고 하겠다. 파트 3의 간단한 집밥 한 끼에서 소개하는 밑반찬류는 사실상 잘 안 해먹게 된다. 애초에 귀차니스트들에겐 밥도 하고 밑반찬까지 만드는 그 자체가 너무 귀찮은 일이다. 말하자면 식사를 할 때 밑반찬 하나로만 밥을 먹는 사람은 없다. 최소 1식 3찬 정도 되게 반찬을 깔아놓고 먹으려면 밑반찬을 그만큼 구비해놓고 있어야 하는데 반찬을 깔아놓고 먹을만큼 매번 그렇게 만들어서 보관한다? 무리다. 그런 번거로움 없이 한번에 밥과 찬이 모두 들어간 일품 요리가 그야말로 귀찮은 혼밥러에겐 일품인 것이다.


일단 각종 덮밥류와 볶음밥류가 많이 선보이고 있고, 그외 비빔밥이나 찐밥도 소개되고 있어서 질리지 않게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아무리 만들기 편하고 맛있는 일품 요리라도 매일 비슷한 것을 먹으면 질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책에는 수많은 메뉴가 소개되고 있어서 하나씩 로테이션으로 만들어 먹어도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 밥 외에도 각종 국수, 짜장, 라면, 김밥과 그라탕까지 소개하고 있어서 입맛 도는 분식 까지 골고루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이중엔 치킨마요덮밥이나 가지덮밥 같은 것은 평소에도 즐겨먹는 메뉴인데 책에 나오는 레시피는 평소 해먹던 것과 다른 방식이라 색다른 맛을 기대하게 한다.


간단한 간식 한 끼는 간식이라기보다는 술안주에 가깝다. 반찬으로 먹을만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바로 맥주나 소주 생각이 날 메뉴들이 더 많다. 물론 아침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토스트나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 등은 브런치 느낌으로 먹기에 좋을 메뉴들이다. 밥이나 국수 말고 다양한 메뉴로 아침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보면 좋겠다. 간단한 집밥 한 끼에 나오는 밑반찬들은 어차피 안 먹을 것들이라며 혹평을 했지만 찌개류는 밥만 있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일종의 일품 요리이고 또 고기찜, 고기볶음 같은 것들은 덮밥처럼 먹을 수 있으므로 여전히 유효하다. 두부스팸구이나 전골처럼 술안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다양하게 활용하면 좋겠다.


요리를 1도 모르는 완전 쌩초보들을 위해 재료를 계량하는 법이나 자주 사용하는 재료와 양념 보관법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백종원이 요리를 알려줄 때도 계량에 신경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듯이 계량은 의외로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요리가 서툰 사람들은 양념의 계량을 잘못해서 요리를 망치는 일이 많은데 책에서 설정해놓은 계량법대로만 따라하면 크게 실패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레시피 중간중간 주의할 점이나 더 맛있게 먹는 법, 대체 가능한 재료 등을 팁으로 알려주고 있어서 그런 내용을 참고해서 만들면 실패는 안 할 것 같다.


그리고 사용되는 재료와 양념들도 굉장히 흔한 기본적인 식재료 뿐이라 재료가 없어서 못해먹는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물론 특정 요리를 위해선 가령 두부나 돼지고기, 소면 처럼 빠질 수 없는 메인 재료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런 재료들은 냉장고에 처박혀 있을 확률이 매우 높고 그게 아니더라도 마트나 가게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재료가 없거나 구하기 힘들어서 못만드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책의 모토는 간단함이다. 요리가 서툴러서 일반적인 레시피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귀찮아서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면 도전할 생각도 못하는 사람, 바빠서 요리에 오래 시간을 뺏기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맛좋고 건강한 요리법을 알려줘서 집밥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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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유쾌하고 쓸모있는 과학 한 번에 이해하는 단숨 지식 시리즈 1
빅토리아 윌리엄스 지음, 박지웅 옮김 / 하이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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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처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매일 우리가 맞닥뜨리는 세상에는 어디에나 과학이 존재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건 우리 일상에 밀접하고 깊숙하게 들어와 있고 우리가 사는 일상은 과학적 원리와 그 원리를 활용한 발명품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과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전문가들의 연구만을 떠올린다. 어릴 때부터 과학적 사고로 왜라는 질문을 하라고 말하면서도 항상 틀에 박힌 과학 이야기, 교과서적인 이론과 개념만을 가르치다보니 과학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질뿐 일상 속에서 과학을 찾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게 된다. 결국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머리 아프게 배웠던 과학이론들은 졸업과 동시에 다 잊혀버리고 사실상 과학은 전혀 쓸모가 없는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우리는 그저 과학이라고 한마디로 말하지만 실제로 과학은 그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과학이라는 영역에 포함되는 분야는 굉장히 많다. 그래서 각자가 생각하는 과학이라는 이미지도 다 다를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모처럼 관심을 가지고 관련 책을 읽어보려고 해도 전부 자신이 한정하고 있는 분야 내의 정보만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학이란 그렇게 좁은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생각해야 할 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단순한 이론에서 벗어나서 좀 더 쉽고 실용적인 내용을 접하면서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적 사고를 늘이게 하는 것과 어느 하나의 분야에 함몰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지식을 두루 취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꽤 유쾌하고 쓸모 있는 과학]은 복잡하고 어렵기만 한 교과서적인 과학 이론이 아니라 생활 지식으로서의 과학을 다루고 있다.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주변의 현상에 대한 증명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과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과알못들도 과학적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다. 또 물질과 재료, 파동, 우주, 지구과학, 힘과 운동, 에너지와 전기, 상태 변화, 생물과 생태계, 유전자와 진화, 인체 등 총 10가지 테마의 과학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게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과학적 지식을 취할 수 있다.


내용을 길게 끌고 가지 않고 모든 주제는 한 페이지로 설명을 끝마치고 있는데 그만큼 핵심적인 내용들만 간추려서 정리를 해놓았고, 복잡한 설명이나 어려운 내용이 없다보니 어렵지 않게 읽을 수가 있고, 최소한의 하지만 가장 기본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말하자면 적어도 이 정도쯤은 알아야 한다라는 내용들만 골라서 보여주는 것이다. 텍스트는 줄이고 대신 그림, 사진, 삽화 등 시각적인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을 해 놓았다. 시각적인 데이터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텍스트가 적어도 내용을 이해하기 용이하고 오래 기억된다.


각 내용마다 그 주제와 관련된 토막 상식을 한두가지씩 집어넣어서 흥미과 상식을 함께 키울 수 있게 해놓았으며, 하나의 챕터가 끝나면 그 챕터에 나왔던 내용들을 정리하는 쪽지 시험을 통해 다시 한번 내용 중에 나왔던 중요한 키워드를 확인하고 방금 읽었던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게 해놓았다. 아무래도 그냥 글만 읽는 것보다 쪽지 시험이 있으면 조금은 긴장하고 꼼꼼하게 읽게 되므로 쪽지 시험은 간단한 복습도 되고, 글을 읽을 때 텐션을 높혀주는 역할도 한다. 하나의 테마가 끝나면 그 장에 나왔던 내용을 퀴즈로 풀어보는 코너와 간략하게 요약해놓은 간단 요약 코너가 있어서 재미있게 두번 세번 복습을 하며 책에 나온 정보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게 된다. 이후 다시 책을 읽지 않더라도 간단 요약만 봐도 이전에 책을 읽었던 내용이 떠오르며 복습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일단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배웠다는 기억은 있지만 정확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학교에서 배웠던 과학 시간의 수업내용은 시험목적을 위한 암기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비교적 쉬운 내용들이라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다 잊어버린 성인들은 물론 과알못의 청소년들도 과학상식 입문서로 읽기에 적당한 것 같다. 사실 책의 내용들은 정말 초보적 또는 기초적인 내용들 뿐인데 그것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것에서 스스로의 과학적 수준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약간 뜨끔했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기초상식을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하며 유쾌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매우 쓸모있기는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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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세계사 365 -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심용환 지음 / 빅피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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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역사란 과거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교훈을 얻고, 여러 사건들의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 그 흐름 속에서 현재를 고찰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학문이 아니라 그저 연표외우기와 사건들의 순서를 딸딸 외우는 것에 불과한 교과 과정의 하나의 암기과목에 불과하다. 여러 사건들의 역사적 의미 같은 건 생각지도 않고 그저 시험을 위해 필요한 내용만을 외우기에 급급하다보니 역사란 것이 재미없고 지루하고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되어졌다. 억지로 외운 내용들은 졸업과 동시에 모두 잊어버리게 되어서 실제로 머리 속에 남는 것도 없고, 그것에서 뭔가 교훈을 얻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이후로는 가끔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도 연표외우기의 악몽이 떠올라서 선듯 공부를 할 생각을 못 하게 된다.


[1페이지 세계사 365]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1페이지씩 서로 다른 테마의 365개의 역사 교양 지식을 하나씩 쌓아올리며 역사 지식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컨셉의 책이다. 인류의 역사의 시간만큼 세계사가 다루는 영역은 크고 방대하기 때문에 그것을 전부 한번에 보고 익히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학교 수업처럼 비슷한 내용의 반복되는 역사 이야기나 암기에 치우친 학습법은 지루해지기 쉬워서 금방 흥미를 잃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동양사, 인물, 서양사, 예술사, 문명사, 빅히스토리, 도시사와 기술사 라는 7가지 요일별 테마를 정해놓고 매일 다른 역사 지식을 하나씩 섭렵하게 되므로 항상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지루하지 않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 사람들은 긴 서술형의 글을 읽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글은 물론 영상까지도 짧은 짤로 만들어서 빠르고 간단히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 책의 내용도 마치 짤이나 숏폼 콘텐츠의 느낌이 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길지 않고 간단해서 읽기에 부담이 없고, 암기가 필요한 내용도 없어서 기존의 암기 위주의 역사 공부 스타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요일별로 하나의 테마를 적용하여 하나씩 역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굳이 책에서 정한 순서에 구애받지 말고 손가는 대로 읽어도 된다. 관심있는 요일의 테마만 묶어서 읽어도 좋고, 어차피 개별적으로 독립적인 내용이므로 시간이 날 때마다 그냥 아무곳이나 펼쳐서 읽으면 될 것 같다.


책은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현대사까지 전 시간대를 아우르고 있고, 동서양의 세계사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인물, 장소, 그리고 흥미로운 문화와 종교, 예술 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아내어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세계사의 여러 지식들을 섭렵할 수 있다. 기존의 세계사는 서양의 유럽사를 중심으로 기술했던반면 이 책에서는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동양사의 비중을 늘려서 한국의 관점에서 동서양의 역사를 균형감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도 기존의 역사책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일단 테마 자체도 다양한데 테마별로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굉장히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정신병원, 성형수술, 전시 성폭력, 여아 살해, 성매매 같은 일반적인 역사책에서는 그다지 다루어지지 않는 주제들도 있고, 참호전, 유격전, 덩케르크, 삼국지와 수호지 같은 전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이나 에도 막부, 가마쿠라 막부, 신해혁명, 체 게바라, 길가메시 서사시 같은 굉장히 친숙하고 많이 들어는 봤지만 의외로 잘 알지 못하는 내용들도 있어서 제목을 보면 궁금하다는 생각과 함께 눈길을 잡아끄는 주제들이 잔뜩 포함되어 있다.


특히 동양사 중에서도 일본에 대한 내용이 많이 보이는데 생각해보면 학교 세계사 시간 때 중국사는 꽤 많이 배웠지만 일본사는 거의 배운 기억이 없다. 아무래도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일본의 역사까지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일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이 없었는데 여기에 일본의 역사가 상당히 다루어져서 시대별로 중요한 내용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서 유용했고 기존의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서 벗어나있던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인도, 말라카 같은 소외되었던(?) 나라들에 대해서도 짧게 나마 알게 되어 좋았다.


하나의 내용은 모두 한페이지 안에 끝날 정도로 간략하게 핵심내용을 정리해놓아서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너무 축약해서 디테일한 세부적인 내용은 놓칠 수도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우선은 역알못들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두면 유용한 핵심적인 내용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매 요일마다 테마가 바뀌다보니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세계사 이야기를 읽을 수 있지만 하나로 쭉 이어지는 큰 흐름이나 맥락을 잡기에는 조금 불리할 수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의 연대기적 흐름이나 역사의 연속성을 배우기 보단 개별적인 사건과 아이템을 알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것으로 세계사에 대해 척척박사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적어도 그동안 역사라는 것에 괜한 거부감이나 암기에 대한 부담감을 가진 사람들이 역사라는 것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 책은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역사가 결코 재미없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만 바뀌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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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리커버 에디션)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토머스 해리스의 소설 양들의 침묵은 소설보다 영화로 더 많이 알려졌을 것이다. 91년에 영화가 만들어졌으니 벌써 30년이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다룬 영화 중에서 최고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극중 한니발 렉터 박사를 연기한 안소니 홉킨스의 강렬했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 영화는 당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 여우주연, 각색상의 주요 5개 부문 수상을 했는데 남우주연상의 안소니 홉킨스는 영화 속에서 단지 15분 정도밖에 등장하지 않는데 상을 받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을 정도다. 고작 15분 정도 등장하지만 그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상 깊고 임팩트가 느껴진다.


88년에 출간된 동명의 원작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영화와는 약간 다른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원작에 상당히 충실해서 영화로도 소설의 느낌을 느낄 수 있다고는하지만 그럼에도 원작은 어떤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각색상을 받을 정도로 각색이 잘 되어있어서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완벽에 가까운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되다보니 굳이 소설을 읽을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는 아무래도 소설에서는 영화로 전부 보여주지 못하는 캐릭터의 구축이나 캐릭터들 간의 관계 설정의 묘사가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있어서 영화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영화와는 약간은 다른 좀 더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무의철학에서 영화 [양들의 침묵] 30주년을 기념하여 리커버 에디션이 새롭게 출간되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영화가 만들어진지 30년, 원작이 나온지 33년만에 비로서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표지에는 스토리 상의 중요한 소재이자 캐릭터의 상징처럼 사용되는 나방이 날개를 활짝 펼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나방의 등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원작 영화 포스터에는 이 해골이 살바도르 달리의 일곱명의 나체의 여자가 만든 해골 그림으로 되어 있다. 달리의 해골 그림은 작중에서 버팔로 빌이 캔자스 시티에서 7명의 여성을 납치하여 살해 후 살가죽을 벗긴 스토리와도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그 자체로도 상징성이 있는 것인데 책의 표지에서는 그냥 단순한 해골로 그려져 있어서 뭔가 아쉽게 느껴진다.


FBI수습요원인 스탈링은 잭 크로포드 부장으로부터 한니발 렉터 박사의 면담과 검사를 지시받는다. 구금 중인 연쇄 살인범들을 대상으로 면담과 검사를 시행하여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한 심리적 프로파일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중 한니발 렉터만이 FBI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어서 스탈링을 보내는 것이다. 연쇄 살인범 버팔로 빌 사건 때문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명목상의 이유지만 스탈링이 실력자이자 관련 상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인듯 하고, 잭 크로포드가 스탈링을 신뢰하는 듯한 인상도 보인다. 즉, 부장 찬스를 통해 경험치 획득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렉터 박사가 면담에 응하면 면담을 하고, 응하지 않으면 그냥 오라는 식으로 가벼운 튜토리얼로 시작했지만 의외로 렉터는 스탈링에게 관심을 보이고, 렉터가 면담에 응하자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의 심리상태나 그외 살인에 관련된 정보 등을 얻기 위해 연쇄살인범의 입장에서 버팔로 빌을 분석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잘 안다고 같은 연쇄살인범이자 뛰어난 지능의 소유자인 렉터 박사의 조언이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도중에 상원의원이 딸이 납치되자 렉터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잭 크로포드 부장과 상원의원은 렉터에서 여러 딜을 해오는데 렉터는 버팔로 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스탈링의 개인사를 이야기 해줄 것을 조건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렉터는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고 그것을 이용하는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서 렉터를 처음 접견하기 전부터 위험한 인물이니 절대 개인적인 대화는 금하라는 경고를 수도 없이 듣는다. 그렇지만 렉터에게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트라우마를 꺼내서 렉터에게 들려두는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나마도 교도소장의 견제로 계속 일은 틀어지는데. 렉터의 조언과 잭 크포로드의 도움으로 버팔로 빌에게 한발씩 다가가는 스탈링. 과연 스탈링은 버팔로 빌의 정체를 알아내고 납치당한 상원의원의 딸을 무사히 구출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영화도 그렇지만 원작 역시 전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특히 상원의원의 딸이 납치당하고 상해당하기 전에 구출해야 한다는 시간 제한이 생기면서 서스펜스는 높아지고 이야기는 급박하게 흘러간다. 영화는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지 원작 소설은 설명과 묘사가 들어가며 템포가 늦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와 비슷한 속도로 전개되어서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미 중반 쯤 되면 버팔로 빌에 대한 정보가 나오며 진범이 누구인지 대충 특정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나 소설의 구조와 비교하면 진행이 빠르고 하이라이트가 일찍 찾아오는 편이다. 말하자면 범인에 대한 궁금증을 후반부까지 끌고가며 긴장감을 쌓아가야 하는데 너무 빨리 절정이 찾아오니 긴장감이 풀릴 수도 있는 스토리라인인 셈이다. 그럼에도 계속 갈등 구조를 가져가며 끝까지 긴장감을 구축하는 것이 스토리가 탄탄하다고 하겠다.


양들의 침묵은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없는 스탈링은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스탈링은 렉터 박사와 잭 크로포드라는 두 명의 아버지의 대리인을 통해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를 거치며 성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FBI수습요원인 스탈링은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수업을 듣고, 체력테스트를 해야 하며 남는 짧은 개인시간을 쪼개서 밝은 쪽의 아버지인 크로포드 부장의 미션을 수행해야 하고, 어두운 쪽의 아버지인 렉터 박사가 내는 미션도 수행해야 한다. 크로포드 부장은 무뚝뚝한 아버지의 상이고, 렉터 박사는 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속마음과 고민 상담까지 해주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러나 두 아버지 모두 스탈링을 걱정하고 여러 조언들을 해주고 도움을 준다.


크로포드 부장은 딱딱해 보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스탈링을 신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필요할 때마다 스탈링에게 조언을 하고 어려움에 처하면 쉴드를 쳐준다. 스탈링도 크로포드를 신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신뢰인지 사랑인지 부녀관계의 애정인지는 모호하다. 렉터 박사도 역시 스탈링을 걱정하고 그녀에게 마음을 쓴다. 스탈링이 처음 렉터를 만나러 오는 중에 렉터 옆 감방에 있던 죄소자가 스탈링에게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스탈링을 희롱한다. 그러자 렉터는 그 죄소자를 말로 자살하게 만들어버린다. 또 나중에 감옥에서 탈출한 이후에는 스탈링을 견제하며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만든 교도소장을 먹어치운다. 물론 교도소장에게는 개인적인 원한도 있겠지만 스탈링을 힘들게 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렉터는 딸의 역할인 스타링을 건드리는 인간들은 모두 처절하게 복수를 해준다.


소설이 출간된 80년대는 보이지 않는 남녀간의 차별이 존재하던 시기였고 더구나 FBI는 남성중심의 조직이다. 교도소장은 대놓고 스탈링이 여자라고 무시하고, 심지어 감방의 죄소자들조차 스탈링에게 성추행을 한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와 조직 내에서 체력적·신체적으로 우위에 있는 남성 수사관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스탈링은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억압된 시대의 억압된 조직에서 어릴 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스탈링은 렉터 박사를 만나 자신의 억압된 내면과 마주하고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을 찾게 된다. 반면 크로프트는 스탈링이 목표로 하는 FBI요원이 될 수 있는 직업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두 아버지의 도움으로 스탈링은 버팔로 빌을 죽이고, 납치된 상원의원을 딸을 구하고, 아카데미도 무사히 졸업하는 일련의 성인식을 거치고 성인이 된다.


버팔로 빌 역시 어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버팔로 빌에게는 크로포드나 렉터 박사와 같은 멘토가 없다. 자신을 이끌어 줄 아버지가 없는 버팔로 빌은 스탈링처럼 통과의례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버팔로 빌은 여자들을 납치해서 살해하고 목구멍 안에 나방 번데기를 넣는다. 번데기는 변화를 뜻한다. 벌레가 고치로 변하고, 고치는 다시 나비나 나방으로 변하듯이 버팔로 빌은 그것처럼 탈피를 꿈꾼다. 성전환을 하고싶은 버팔로 빌은 성전환 수술을 시도했지만 세 곳의 병원에서 퇴짜를 맞게 되고 몸집이 큰 여자들을 납치하여 그 여자들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 것으로 변화를 대신하려 한다. 아버지가 없는 버팔로 빌은 자신의 방식으로 통과의례를 치르려 하지만 그것은 실패한 성인식이고, 어른이 되지 못한 버팔로 빌에게 찾아올 것은 죽음 뿐이다.


스탈링은 어릴적 도축업장을 하는 친척집에 보내졌다가 이른 새벽 양들의 울음에 잠이 깨어 양들이 도축당하는 장면을 보고 그것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목자였던 스탈링은 어린 양을 구하지 못했고 거기서 오는 죄책감과 순서를 기다리며 차례로 죽어가는 약한 양의 모습에서 고아라는 약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느낀 공포가 상원의원 딸이라는 희생양을 구하려는 마음으로 강하게 발현되는 것 같다. 상원의원의 딸을 구하면 어릴 때 구하지 못한 양들도 모두 무사해지고 어두운 새벽에 양들의 울음소리에 깨는 일은 없게 될 것이라는 믿음. 스탈링은 상원의원의 딸을 구하기는 했으나 그 과정에서 버팔로 빌을 살해하고 만다. 스탈링이 남성중심의 조직에 여자라는 신분으로 어려움을 겪듯이 버팔로 빌 역시 스스로 성전환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세상은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고 남성중심의 세상에 안착하지 못한 상태다. 버팔로 빌도 스탈링처럼 고통을 받고 있는 양이었을 수도 있다. 다만 자신을 인도해주는 목자가 없어서 늑대의 탈을 덮어쓰게 된 것일뿐. 그렇다면 스탈링은 상원의원의 딸이라는 양은 구했지만 버팔로 빌이라는 양은 구하지 못한 셈이다. 스탈링은 양을 모두 구하지 못했고, 소설에서는 단잠을 자는 스탈링의 모습으로 끝을 맺지만 어쩌면 스탈링에게 울리던 양들은 울음을 멈추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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