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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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장발장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도덕시간에 생계형 범죄를 어떻게 볼 것인가 따위의 윤리적 논제로 많이 다루어졌었다. 장발장은 굶고 있는 조카들을 위해 빵 하나 훔쳤다가 빵에 가게 되고, 몇번의 탈옥을 시도하다가 형량이 늘어나 19년을 복역한 후 만기출소한다. 하지만 전과자란 이유로 아무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았고, 미리엘 주교만이 장발장을 사람처럼 대하며 주교관에 머물게 한다. 그러나 장발장은 밤에 주교의 은식기를 훔쳐서 도망치다가 헌병의 불심검문에 걸려 다시 주교관으로 끌려와 현장검증을 하게 되는데 주교는 은식기를 훔친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은촛대까지 주는 퍼포먼스로 장발장을 감화시킨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발장 이야기이다.


이 장발장의 이야기는 아동용 동화나 교과서 등으로 많이 접해본 매우 유명한 내용으로 이게 장발장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이 레미제라블이라는 소설의 하나의 챕터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영화 등을 보고서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 챕터의 타이틀은 '장발장'이 아니라 '팡틴'이다. 소설은 팡틴으로 시작하여, 코제트, 마리우스, 장 발장 등으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지만 특별히 그 인물들의 시점으로 진행된다거나, 그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스토리는 아니다. 그리고 소설의 가장 시작은 좀 뜬금없이 미리엘 주교의 소개로 시작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미리엘 주교의 행동이 모두 담고 있고, 주교의 선한 영향력이 이후의 여러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므로 분량은 적지만 주교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미리엘 주교는 자신의 월급을 대부분 빈민 구제를 위해 사용하고 자신은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한다. 사는 곳도 관사가 아니라 작은 집에 기거하고 있어서 장발장은 그 곳이 주교의 집이란 걸 미처 알지 못할 정도였다. 미리엘 주교의 유일한 사치는 왕고모가 물려준 은식기 셋트로 손님이 오면 은촛대에 불을 밝히고 은식기로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다. 장발장이 문을 두드렸을 때에도 미리엘 주교는 이 은식기로 장발장을 대접한다. 장발장은 빵에서 출소한 이후로 전과자임을 나타내는 신분증 때문에 어디에서도 묶을 수 없었고, 어느 식당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풍천노숙을 하며 120리 길을 걸어온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의 문을 두드리고 스스로 전과자임을 밝혔음에도 음식과 잘 곳을 내어주는 주교를 이해하지 못한다.


의심하는 장발장을 맞아준 주교는 장발장의 이름을 알고 있다며 '나의 형제'가 이름이라고 말한다. 종교인이라서 그런지 미리엘 주교도 구라빨이 좋은 편이다. 그리고 헌병에게 끌려온 장발장에게 은촛대까지 내주는 퍼포먼스도 펼치지만 당장 장발장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한다. 장발장은 인생의 가장 좋을 시절은 감옥에서 다 보내고 악밖에 안 남은 인간이다. 전과자인 자신을 보는 세상의 눈은 차갑기만 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주교의 은식기를 훔치는 건 정당화할 수 없다. 이러니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심지어 은촛대까지 얻어서 돌아가면서 동네 꼬꼬마가 흘린 잔돈푼까지 삥을 뜯는다. 이쯤되면 그야말로 쌩양아치라고 해도 된다.


세상에 분노하고 악에 받혀 살아가던 쌩양아치 장발장은 뒤늦게 주교의 사랑에 감복받아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신분세탁을 한다. 법과 제도에 묶여서 전과자라는 감옥에 갇혀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서 탈옥하여 새로운 이름과 직업, 신분으로 다시 태어나기로 한 것이다. 좋게 말하면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또 다시 법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착하게 살기 위해 법을 어기는 아이러니. 다시 태어난 장발장은 마들렌 시장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구 장발장, 신 마들렌은 과거 주교가 자신에게 사랑을 베풀었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아간다. 미리엘 주교가 밝힌 촛불 하나가 또 다른 촛불을 밝히고 그렇게 세상을 밝게 만들어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리엘 주교가 장발장에게 주었던 은촛대는 상징성을 가진다. 이타심과 무조건적인 사랑은 은촛대를 계기로 장발장에게 전해졌고, 장발장은 그 은촛대를 평생 간직하다가 마지막 순간 코제트와 마리우스에게 건낸다. 그렇게 사랑은 다시 돌고 돌아 세상으로 번져가게 된다.


장발장은 주교가 준 은식기를 발판으로 신분 세탁을 하여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누구나 두번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아 출신의 직공 팡틴은 자신의 외모를 질투한 여직공에 의해 직장에서 짤리자 딸 코제트의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몸을 파는 거리의 매춘부 신세로 전락한다. 뒤늦게 장발장의 도움을 받지만 팡틴은 장발장에게 자신의 딸 코제트를 부탁하고 눈을 감는다. 그야말로 고통과 슬픔만이 가득찬 인생이었다. 팡틴의 딸 코제트의 삶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팡틴은 아버지가 없는 사생아로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 딸 코제트를 여관을 하는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맡기고 돌아오지 않았다. 팡틴은 이 부부에게 양육비를 계속 보냈지만 여관집 부부는 5살의 어린 팡틴에게 온갖 잡일을 시키며 가혹하게 부려먹는다. 책의 표지에도 나오는 자신의 키보다 몇배나 더 큰 빗자루로 청소를 하고 있는 코제트의 모습은 이 꼬꼬마가 얼마나 혹독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코제트는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매일같이 힘들게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레 미제라블은 비참한 사람들이란 의미로 소설 속의 주요 인물들인 장발장과 팡틴, 코제트의 인생은 비참하기 짝이 없다. 장발장이 19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다가 풀려났을 때에도 자유가 아니라 또다른 감옥에 갇혀있는 것 같았고, 팡틴과 코제트 역시 희망없는 지옥에 갇혀서 바닥까지 떨어져 비참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들의 모습은 당시 프랑스의 하층민 계층의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 극심한 굶주림과 신분제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못살겠다 갈아보자란 기치로 수많은 팡틴과 코제트는 시민 혁명을 일으키게 된다. 장발장은 주교의 도움으로 새로운 인생을 걷게 되지만 프랑스의 시민들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레미제라블은 영화와 뮤지컬이 워낙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소설보다 영화나 뮤지컬로 접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영화에 삽입된 노래가 매우 유명하고 크게 히트를 해서 그 음악을 들으면 그 노래가 나오던 영화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데 소설을 읽다가도 영화 속에서 그 노래들이 나오는 장면과 겹치는 부분에서는 책을 읽으면서도 머리 속으로는 그 음악의 멜로디를 마치 배경음악처럼 떠올리며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비참한 소시민들의 삶과 혁명이라는 소설 속의 두 가지 큰 축이 우리의 역사에 오버랩되며 조금 더 생동감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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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 인간의 욕망이 갖는 부의 양면성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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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를 처음 접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서 였다.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 속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극찬했고 그로 인해 위대한 개츠비를 읽게 된 사람이 꽤 많았다고 전해진다. 개인적으로도 노르웨이 숲에서 출발하여 개츠비에 도착한 경우인데 가장 사랑하는 소설 노르웨이 숲을 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의 극찬을 받은 소설이니 무조건 좋아야한다는 선입견으로 게츠비를 영접했으니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었다. 하루키 옹이 빈말을 했을리는 없었을테니 말이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이 소설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첫 직장에 들어가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 기념으로 개츠비를 샀고, 한동안 사람들에게 개츠비 소설을 사서 선물로 마구 뿌리고 다녔었다. 그때 첫월급으로 샀던 기념비적인 그 책도 어디로가 사라져버리고 개츠비를 마지막으로 읽었던 것도 벌써 꽤 되었다.


그동안 위대한 개츠비는 굉장히 애뜻한 사랑이야기라고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난 개츠비는 결코 그런 선하기만 한 순수한 사랑꾼은 아니었다. 개츠비는 금주령이 내려진 1920년대 미국에서 밀주를 유통시키는 등 불법 행위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졸부다. 그렇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벌려 수백명의 사람을 불러들여 호화로운 상류층의 삶을 즐기고 있다. 파티에 참석한 상류층 사람들은 금주법이 시행되는 중이었지만 샴페인을 마시며 음주파티를 즐긴다. 이건 마치 코로나로 영업제한이 시행되고 있는 중에 강남 유흥주점에서 숨어서 접대부를 불러놓고 양주를 마시는 한량들처럼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돈 많으면 법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양이다.


개츠비가 매일밤 잔치를 여는 것은 옆집에 사는 데이지가 보고 싶어서 파티를 열면 호화로운 상류층 파티를 좋아하는 데이지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데이지는 탐의 아내였는데 말하자면 개츠비는 다른 남자의 아내를 넘보는 불한당이었던 것이다. 남의 아내를 대놓고 만나거나 들이댈 수는 없으니 파티를 구실삼아 잔치를 열면 데이지가 잔치에 참석해 올지도 모르고 그렇게라도 한번 데이지를 보고 싶은 마음에 매일 밤 그렇게 돈을 써재꼈던 것. 돈이 많으니 들이대는 것도 통크게 들이댄다. 그리고 책의 화자인 닉에게 호의를 배풀고, 친해지고자 한 것도 닉이 데이지의 사촌이고, 평소 데이지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을 알고 접근한 것이었다. 돈 많은 사람이 이유없이 친한척 하는 것은 다 무슨 사정이 있다. 부자는 이유없이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사실 개츠비가 이렇게까지 데이지에 집착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데이지는 한때 개츠비와 썸을 타던 사이였는데 개츠비는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한 흙수저였고 데이지는 명문가 금수저여서 그 둘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개츠비는 자신이 흙수저라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불법적인 일까지 해가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그렇게 개처럼 벌어서 갑부가 된 개츠비는 알마니 수트에 외제차를 타고 금의환향, 데이지 집 근처 강북 한강변의 대저택을 인수하여 거기서 파티를 벌렸던 것이다. 파티에 데이지가 와주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헤어진 여자를 잊지 못하고 성공해서 다시 여자 앞에 짠하고 나타나는 것은 첫사랑에 실패한 모든 남자들의 꿈이자 판타지이다.


이것은 비단 남자들만의 판타지가 아니라 여자들에게도 판타지이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도 여전히 여자를 잊지 못해 나중에 성공해서 멋지게 여자 앞에 다시 나타난 남자. 그렇게 돈을 벌고 성공을 한 것도 여자 앞에 당당히 나서기 위해서고 그렇게 평생을 나만 바라보는 남자가 있다는 것은 여자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자들에게도 그런 남자는 판타지이다. 데이지는 개츠비가 아니라 개츠비의 비싼 셔츠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다시 돌아온이 아니라 성공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다. 거지꼴을 한 이몽룡이 장원급제를 해서 어사가 되어 돌아온 것이 아니라 정말로 거지가 되서 온 것이라면 춘향이는 예전과 똑같이 이몽룡을 사랑했을까? 사랑이란 화학적 반응에 상대의 재산, 옷차림, 지위 따위가 영향을 주지 않을까?


데이지는 속물적이다. 남편인 탐이 바람을 피우고 있고, 그 사실을 주위 사람들이 다 아는데도 데이지는 일부로 그것을 모른척하며 현실에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자신은 남편의 재산으로 안락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간다. 어차피 사랑없는 결혼생활이라 그냥 돈이나 쓰며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는다. 그런데 그런 데이지가 돈이 많아진 개츠비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데이지가 개츠비의 재력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도 탐 역시 굉장한 갑부였기 때문이다. 데이지의 남편 탐은 금수저에 일류대 출신의 몸도 좋은 엄친아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는 데이지에게는 탐은 트로피 남편으로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만약 데이지가 현재 찢어지게 가난해서 단칸방에서 피자 박스나 접고, 인형 눈깔을 붙이며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였다면 개츠비가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냐? 라고 물었을 때 바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이 공주처럼 살고 있고, 오히려 남편 탐의 재산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깨끗한 돈인데 반해 개츠비는 더러운 재산이다. 이왕이면 깨끗한 게 좋지 않을까? 


개츠비는 그야말로 풍족했던 미국의 버블이었던 광란의 1920년를 살았던 상류층들의 추악한 본질을 잘 보여준다. 개츠비는 불법적인 사업으로 돈을 번 범법자이고, 데이지는 돈 때문에 결혼을 하고 사랑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간다. 톰은 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고, 톰의 친구는 자신의 아내와 바람 난 개츠비(사실은 톰이지만)를 죽이고 자살한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21세기 한국의 상황과 자꾸 대비되었는데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한 상류층의 호화로운 삶, 재산싸움, 불륜, 음모, 살인 이런 것들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연상시켰다. 개츠비는 결국 1920년대 판 미국의 막장 드라마였던 것이다.


예전에 개츠비를 읽었을 때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이번에는 책을 읽는 동안 줄곧 머리 속에서 한가지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도대체 개츠비가 왜 위대하다는 것인가? 무엇이, 왜 위대하다는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생겼다. 책을 다 읽어도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전히 모호하다. 앞서 말한대로 개츠비는 금주법 시대에 밀주를 불법으로 유통하는 밀수업자에 조폭 연루설까지 도는 뒤가 구린 인물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조폭과 연루되어 불법적인 일로 검은 돈을 버는 사짜들이 많은데 이런 인물을 위대하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지고지순한 사랑 하나 남는다. 단순히 사랑 때문에 위대하다고 말을 하는 것인가?


개츠비는 어쨌거나 성공한 인생이다. 돈도 많이 벌고, 5년전 헤어졌던 여자 앞에 외제차 끌고 떵떵거리며 나타난다는 판타지를 실현한 인물이다. 그러나 다시 만난 데이지는 과거의 기억속 모습이 아니었고 개츠비는 순간 실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현실은 언제나 환상을 넘지 못하는 법이다. 개츠비가 사랑한 건 데이지가 아니라 그 당시 이루어지지 못하고 헤어져야만 했던 그 상황속의 데이지였고 그 시간들이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루어지지 못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환상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마치 자신이 비운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개츠비는 그럼에도 데이지에게 마음을 주고, 데이지 대신 자신이 뺑소니를 쳤다고 죄를 덮어쓰기까지 한다. 그리고는 상간녀의 남편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그런데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는다. 개츠비의 아버지와 닉과 경찰과 기자들만이 찾아왔을 뿐 그의 파티에 참석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돈을 써도 정작 정승집 개가 죽으면 사람이 찾아오지만 정승이 죽으면 아무도 안 온다는 우리 속담이 딱 들어맞는다. 심지어 데이지도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자기 대신 뺑소니의 죄를 뒤집어쓰고 죽었는데 데이지는 장례식에 참석하기는 커녕 남편과 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방을 싸고 있다. 건축학개론의 첫사랑 수지처럼 데이지도 천하의 쌍년이라고 불러야 하는걸까?


돈을 버는 것, 사랑을 쟁취하는 것, 멋쮜게 인생을 즐기는 것. 이런 것들이 아메리카 드림이라면 개츠비의 죽음은 결국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것이 얼마나 추악하고 속물적인 것인지 그리고 그 아메리카 드림은 비극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펜트하우스 같은 막장의 1920년대를 나름 순수하고 사랑 하나 보고 인생을 살아간 사랑꾼이었던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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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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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76회 광복절을 맞이했다. 조선이 일본으로부터 벗어난지 76년이나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도 친일파가 건재하고 여전히 그들이 친일매국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에 통탄을 금할길이 없다. 특히 한국의 친일파는 박정희와 전두환이라는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반공국치 사상과 혼합되어 끔찍한 혼종이 만들어졌는데 그런 친일반공매국노들이 기득권의 자리에 앉아 자신들만의 사익과 개인적 영달을 위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마음대로 농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독재자들은 끊임없는 사상교육과 집체교육을 통해 전체주의적 사고를 심어놓아 그것에 전도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친일반공매국노들의 사상을 추종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평소 친일파라고 하면 치를 떨고, 비난을 하고,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정작 친일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완용으로 대변되는 을사오적과 만주 군관학교 출신인 다카키 마사오, 독립군을 때려잡았던 백선엽, 악질고문경찰 노덕술 같은 인물들만을 친일파라는 이름으로 기억할 뿐 그 외 어떤 인물이 어떤 친일 행각을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친일이라는 말은 쉽게 하지만 정확히 어디까지를 친일이라고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못하다. 


당시는 어쨌건 일본 치하였고 개인의 성공이나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일본을 이롭게 하는 행위와 어느정도 겹쳐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무작정 그 당시 공무원이나 경찰 등의 일을 했다고 무조건 친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 그래서 친일파와 친일행적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 깊히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친일파 열전]은 35년간의 일제강점기의 역사중 친일파의 역사만에 촛점을 두고 그 시간들을 돌아보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153명의 친일파를 다루고 있는데 친일파로서의 행각이 극심한 경우와 함께 친일 행각이 덜하더라도 해방 이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별한 경우의 친일파를 포함시켜 놓았다.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자칫 지루하거나 어려워질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게 구성해놓았다. 책은 총 3파트로 되어 있는데 우선 개항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친일파들의 탄생과 행적을 전체적으로 쭉 정리해놓아서 친일파라는 인간들이 한국의 근대사에서 어떤 짓을 더러운 짓거리를 했는지 친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훑고 지나간다. 그리고 귀족, 명망가, 관리, 경찰과 밀정, 군인, 문인, 예술계 인사, 언론 교육계, 종교계 등 다양한 분야로 분류하여 부문별 대표 친일파들을 소개하고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4,300명의 친일매국노들 중 대표적인 153명의 명단과 약력을 공개해놓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그야말로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숨만 나온다. 이런 망할 인간들이 또 어디 있으며, 이들은 왜 해방 후 민족의 이름으로 처벌받지 않았으며, 어째서 그 친일매국노들의 자손들은 친일행각을 통해 얻은 부와 권력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화가 날 뿐이다. 책을 보면 사회 곳곳에서 친일을 하지 않은 부류가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말은 지금도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친일의 후손들이 말 그대로 사회의 모든 곳에 포진해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나라를 팔아먹고 일본에 영혼을 팔아먹은 친일파는 나라 곳곳에 기생충처럼 퍼져있었고 그들이 해방 후에도 친일 행각을 숨기고 여전히 기득권으로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론 이 매국 적폐세력이 너무 광범위하게 사회 곳곳에 뿌리박고 있어서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따위의 극우 인사의 망언이 나오게 되는 배경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친일 인사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서 책에서 접하게 된 의외의 인물들이 친일파였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는데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최남선도 친일로 전향했고, 2·8 독립선언문을 쓴 이광수도 친일로 돌아섰다. 3·1 만세시위를 이끌었던 최린도 친일로 돌아섰고, 독립협회의 회장이기도 했고, 애국가의 작사자라는 말도 있는 윤치호 또 안중근 의사와 의형제를 맺고 국내진공작전에 참가하기도 했던 엄인섭은 일본총영사관의 밀정이 되어 독립운동가의 정도를 일본에 넘겨주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조선의 독립을 위해 힘쓰던 인물들이 하나둘 일본쪽으로 돌아서서 친일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야 친일을 하게 된 변명을 구구절절 말할 수 있겠지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책에는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친일매국노들도 소개되고 있는데 백선엽과 다카키 마사오가 그들이고, 친일 신문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따위가 그것이다. 조선과 동아는 지금도 일본에 대한 친일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웃기게도 조선과 동아는 3·1운동의 결과로 탄생하게 되었는데 민족지의 위상을 얻기 위해 경쟁하던 두 신문(이라 쓰고 계란판이라 읽는다)이 노골적인 친일을 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의 사주 김성수와 조선일보의 방응모의 행적은 어떠한가? 김성수는 초반에는 나름 조선인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 덕에 광화문에 사옥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친일파의 본색을 드러내며 친일 행각을 노골적으로 이어갔다. 조선의 방응모는 동아와이 상업적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일본의 힘을 적극적으로 빌렸다. 물론 일본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면서 일본의 비위를 맞춘건 두말할 것도 없다. 이런 친일 계란판들이 아직까지 일본을 칭송하고 한국 정부와 한국인을 비난하는 꼴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저자의 말처럼 친일파는 여전히 건재하다. 건재한 것을 넘어서 지금 한국의 기득권, 주류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자신들의 자리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이제와서 친일파를 청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이 친일을 했고, 그들의 후손이 지금 어떤 자리에서 여전히 친일 행각을 벌이고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제 두번 다시 나라를 팔아먹고, 동포를 배신한 매국노들을 용서하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친일파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한다. 아이들에게도 한국의 현실과 친일파의 민낯을 알려주기에 적당한 책이다. 잊으면 안 된다.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기득권을 잡은 친일매국노들이 지워버린 친일의 과거를 지금이라도 기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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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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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누가 어떤 친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는데
각 분야별로 대표적인 친일파를 소개하고 있어서 사회 곳곳에서 친일매국을 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네요
이건 교육용으로도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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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
임요희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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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할 때 입다물고 상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대화법이라고들 말하지만 실제로 대화를 하다보면 그렇게 남의 말만 듣고 있을 수는 없다. 대화란 오고 가는 것으로 상대의 말에 대꾸를 하고 내 의견을 말하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아는 주제라면 말을 할 수 있지만 내가 모르는 주제가 나오면 그 때는 싫어도 입다물고 상대의 말을 경청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센스있는 리액션을 하고, 자연스럽게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는 수준 높은 대화를 위해서는 다방면에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 수준의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의 양은 의외로 꽤 많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신조어도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넓은 지식을 습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은 2021년 현시점의 한국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지금의 우리 사회를 가장 압축적으로 대표하는 164가지 키워드를 통해 뉴노멀 시대의 트렌디한 지식을 전달해준다. 여기서 '현시점'과 '한국'이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히는데 그 동안의 지식 백과사전은 외국의 책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많아서 한국의 사정과 한국 사회의 키워드를 제대로 보여주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고, 다른 나라의 키워드를 가져오다보니 가장 최신의 키워드를 통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것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공간과 시간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지금 현재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키워드를 통해 말 그대로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한국과 한국인의 키워드를 담았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책은 사회·신조어, 역사문명, 문화예술과 건강레저, 정치·경제, 철학·과학의 다섯 파트로 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을 골고루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한우물을 깊게 파는 전문성을 중요시 했지만 요즘은 '알쓸신잡'이나 '지대넓얕'으로 대변되듯 전문성보다는 다양성을 중시하는데 이 책은 최근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여 여러 분야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특히 사회·신조어 파트가 가장 눈길이 갔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핫하거나 문제가 되고 있는 또는 많은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와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온라인 상의 신조어를 모아놓아서 최근 한국 사회의 사회상과 분위기를 알 수 있고, 이런 용어들은 대화나 뉴스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단어들이라서 알아두면 시의적절하게 대화에 쓰일만하다.


그런데 책에 소개된 신조어 중에는 뇌피셜이나 빵셔틀, 덕후처럼 등장한지 꽤 오래되서 더 이상 신조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낡은 느낌의 단어들도 있고, 신조어이긴 하지만 이제는 사회전반에 걸쳐 꽤나 많이 사용되며 인지도가 높아서 굳이 책에서 소개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을만한 단어들, 예컨데 퀴어, MZ세대 같은 키워드도 있다. 특이하게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인지 감수성, 메갈리아, 영혼 보내기 같은 최근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페미니즘과 남녀갈등, 여성문제와 관련된 키워드가 많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여성이라 그런 것 같다. 또 확증 편향, 토착왜구, 밴드왜건 효과처럼 정치관련 뉴스에서 많이 보던 단어도 많이 나온다. 요즘 온라인 게시판에서 글 좀 써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단어들이다. 그만큼 지금 실제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인 셈이다.


주제별 키워드에서 소개된 단어들도 최근 많이 언급된 키워드들이지만 비교적 잘 알려진,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을만한 키워드도 있고, 듣기는 많이 들어봤고 대략적인 의미는 알지만 그에 대해 설명을 하거나 구체적으로 대화가 시작되면 그것을 주제로 분명하게 말을 못하는 어설프게 알고 있는 키워드도 있으며, 완전히 생소한 키워드도 있다. 때로는 생소한데다가 왜 이 키워드가 선택이 된 것인지 배경도 모르고 있는 것도 있어서 책을 통해 한국에서 그 키워드가 언급되었던 사건이나 상황을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단은 책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과 배경, 내용을 이해하고나서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뒷배경이나 좀더 디테일한 상황을 살펴보며 살을 붙혀나가며 정보를 취합하는 형식으로 책을 읽으면 될 것 같다.


이런 식의 키워드를 소개하는 책에서는 어떤 키워드를 선정했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거나,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키워드, 그리고 온라인에서 젊은사람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 등 실제 현실의 대화 속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키워드를 담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의 목적은 실제로 대화를 할 때 써먹을 수 있게 이 정도 지식은 알고있자 라는 컨셉이므로 선정된 키워드는 당연히 화제성과 중요도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하며 지금도 실제 대화 중에 많이 언급되고 있어야만 하는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선정된 키워드들은 과연 그런 동시대적 현상과 경험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어떤 키워드는 너무 쉽거나 낡았고, 또 다른 키워드는 평소 대화에서 쓸일이 없는 것들이며 나머지 키워드 정도만이 평소 알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나, 요즘 많이 언급되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채 넘겨버렸던 것이다.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알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3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이 책이 균형잡혀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평소 대화를 하거나 게시판에 글을 쓸 때 세상의 모든 주제, 모든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모든 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좁은 시각에서 내가 평소 보고 싶었던 주제, 알고 싶었던 이슈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관심 영역의 키워드는 쉽게 느껴지고, 그 외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의 키워드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키워드와 전혀 모르는 키워드, 관심이 가는 키워드와 그렇지 않은 것들이 뒤섞여 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의 시각의 편협함을 말해주는 것이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이해하고, 지식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다양한 키워드들의 선택도 잘 되어있다고 하겠다. 단순히 단어적 설명이나 개념만을 해설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왜 그 키워드가 화제가 되었고,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그 키워드가 가지는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으므로 관련 대화를 할 때 좀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각 키워드들의 설명은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깊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그리 길지 않게 대부분 한장 정도의 수준에서 마무리를 하고 있어서 개념과 배경만 간략하게 알고 넘어가는 수준이라 조금 어려운 주제의 키워드들도 크게 막힘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간중간 해당 키워드를 조금 더 설명해 줄 수 있는 문헌도 함께 읽어볼 수 있게 소개하고 있다. 여성인 저자의 성향 때문인지 여성향의 단어와 여성관련 키워드가 많은데 남성들에게는 지금 한국 여성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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