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수학 - 수학이 판결을 뒤바꾼 세기의 재판 10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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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워왔던 수학은 정확한 명제로 언제나 명쾌하게 답이 떨어지고 참과 거짓을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학문이었다. 논리적으로 값을 측정할 수 있고 검증가능한 모순 없는 학문, 그것이 수학이라고 생각해왔다. 적어도 교과서 내에서의 수학은 이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학이 법정에 서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학의 확률과 통계는 누군가의 범죄사실을 밝히기 위해, 혹은 누군가의 무고함을 주장하기 위해 법정에서 가끔 활용되어 왔다. 평소 우리가 가진 수학에 대한 이미지대로라면 수학이 올바른 판결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수학적 오류가 잘못된 판결로 결백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 사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할 궁리를 한다는 미국 통계학자 캐럴 라이트의 말처럼 숫자는 틀리지 않고, 수학 그 자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와 수학을 잘못 다루면 오류가 생기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단순한 실수일수도 있고, 안좋은 의도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왜곡시킬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법정에서 일어난다면 재판의 결과가 완전히 잘못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재판에서 수학이 좀처럼 활용되지 않는 것일수도 있다. 저자는 재판에서 수학적 분석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럴려면 수학적 오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실제 일어났던 오류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책에는 수학이 재판 전면에 등장한 케이스 중 계산 착오, 계산 결과의 오해, 필요한 계산을 간과하는 등의 단순한 수학적 오류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줘서 부당한 판결을 받게 된 10가지 실제 사례들을 살펴본다. 하지만 저자는 수학 때문에 판결이 완전히 잘못된 재판을 살펴보고는 있지만 이 사례들이 수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법정에서 수학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수학 자체의 오류, 불확실성 때문이 아니라 숫자 그 자체보다 수학을 오용한 탓에 확률의 이름으로 불의가 저질러진 경우가 많다는 것을 말하려 한다.


재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수학적 오류는 확률적 오류인 것 같다. 믿기 힘든 우연이 연달아 일어날 확률은 실제로 발생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져오고, 거짓말이라는 확증편향에 빠지게 된다. 네덜란드의 아동병원에서 한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때 두 명의 간호사가 아이를 간호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의 간호사가 지난 2년 동안 병원내 아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근무를 했다는 이유로 해당 간호사에 의한 살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차트를 확인해보니 그 간호사가 휴무일 때는 사고가 한건도 없었고, 근무를 섰을 때 8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피셔의 정확 검정'이라는 표준적인 통계 검사 방법으로 검사를 해보았더니 3억 4200만분의 1이라는 확률이 나왔고 이는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었다. 즉,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확률이므로 의도적인 타살이라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것은 통계 분석 기법이 제대로 적용되어 올바르게 계산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론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게다가 애초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조차 오류가 발견되었다. 주어진 백데이터 자체가 잘못되었는데다가 계산까지 엉망으로 했으니 당연히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었다.


또 하나의 케이스로 첫째 아이가 한 살을넘기지 못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1년 뒤 둘째를 낳았는데 둘째 역시 한살을 넘기지 못하고 역시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부부는 두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검찰은 소아과 전문의에게 가서 자문을 구했고 그는 통계학적으로 한 가정에서 아이가 돌연사할 확률은 8,543분의 1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 집에서 두 아이가 연달아 사망할 확률은 그 값의 제곱인 7,300만분의 1이라는 의미라고 말하고는 부부가 아이들을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계산은 유아 돌연사가 무작위로 발생한다는 잘못된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단순히 첫째 아이가 돌연사할 확률과 둘째가 돌연사할 확률을 단순 곱셈 한 것인데 만약 유전적 이유라면 훨씬 높은 확률로 발생할 것이고, 알지 못하는 환경적인 요인이 있다면 역시 확률은 크게 올라갈 것이다. 실제로 한 아이가 돌연사했을 경우 그 동생이 같은 이유로 돌연사 할 확률은 10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아이의 사망 원인은 황색 포도상구균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사건 초기에 이미 아이의 X선 촬영에서 코와 목, 폐, 복부에서 대량의 박테리아가 발견되었지만 이는 무시되었다.


두 사건 모두 재판 과정에서 잘못 계산된 확률의 수치가 매스컴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사람들에 의해 여론재판이 벌어졌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확률적으로 표시되는 숫자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 사람들은 숫자에 맹신한다. 그것이 올바르게 계산된 것인지 어떤지 알지 못하고 단순히 '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온 숫자만 듣고 확률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사건이란 인식을 가지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확증편향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숫자의 힘이다. 숫자의 힘이 잘못된 방식으로 작용하면 한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이것은 숫자를 활용하는 사람의 잘못이지 수학 그 자체의 잘못은 아니다. 수학의 오류들을 줄여나가면 법정에서도 수학이 판결에 올바른 영향을 미치는 명확한 증거로 쓰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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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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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끗차이라는 말이 있다. 근소한 차이나 간격이 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외국어를 공부할 때도 이 말이 적용된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지만 영어 또한 단어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번역을 했을 때는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지는 단어이거나, 비슷한 뜻의 유의어라도 각각의 어감과 뉘앙스가 다 달라서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그 문장의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의도와 다르게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하는 말이나 예의에 어긋나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표현은 그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네이티브가 아니면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하게 다가온다.


이것은 우리말의 단어가 가지는 뉘앙스와 영어 단어의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에겐 긍정적이거나 별다른 의미가 아니지만 영어에선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우리는 부정적인 어감이 있어서 사용하는 것을 꺼리지만 정작 영어에선 그런 뉘앙스가 아닌 경우이다. 혹은 문화적 차이로 그 단어의 늬앙스를 잘못 이해하거나, 단순히 문장을 텍스트로만 공부하고 의미적으로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감정과 뉘앙스가 거세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이다.


의외로 이런 식의 오용이나 오역은 굉장히 많이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의어 사용에서 단어가 가지는 어감과 뉘앙스를 제대로 모른체 잘못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정작 본인은 그것이 틀렸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단어 중 어떤 것은 원어민들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뿐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실제로 우리도 한국어를 말할 때 관습적이고 직관적으로 말을 할 뿐 뉘앙스 차이를 물어보면 설명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뉘앙스의 차이는 원어민이 아니면 구별해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말은 이런 작은 뉘앙스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 영어 실력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고, 상대가 말하는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뉘앙스를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하지만 보통은 단어를 공부할 때 말 그대로 사전적 의미로만 이해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이런 식의 단어의 뉘앙스까지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그런 것까지 알려주는 교재도 드물다. 이 책은 비슷한 단어라서 뉘앙스 차이를 모른채 번역된 의미만을 외운 단어들 중, 회화와 작문에서 가장 잘못 쓰거나 혼동하여 쓰기 쉬운 것 164개 유닛의 확실한 뉘앙스를 알려준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챕터1에서는 각각 같아 보이지만 그 의미는 명확하게 달라서 절대 호환해서 사용하면 안 되는 뉘앙스를 알려주고 챕터2와 3은 바꾸어 써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원어민만 이해하는 그 미묘하고 디테일한 차이를 알아봄으로써 좀 더 원어민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표현을 알려주며, 챕터4에서는 격식체와 비격식체를 알아본다. 흔히 영어는 존댓말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존댓말의 개념이 아닌 격식을 가진 말인지 친구들간에 말하는 격식없이 하는 말인지의 차이이다. 각 단어들의 뉘앙스를 설명해놓고, 예시를 통해 서로의 의미를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잘못 사용된 문장이나, 제대로 사용된 문장을 보여주며 뉘앙스 차이를 파악할 수 있게 이해를 돕는다.


이런 뉘앙스의 차이를 가지는 표현들은 흔히 어려운 단어들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see, look, seem / hear, listen, sound 같은 너무나 많이 쓰이는 단어들도 각기 뉘앙스의 차이를 가지고 있어서 의미를 알지 못하면 잘못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find, look for, seek 등은 보통 비슷한 뜻으로 해석되는 단어들이라서 한국어로는 늘 똑같이 해석하다보니 그 차이를 몰랐는데 반대로 영어로 말을 할 때는 각각의 뉘앙스 차이를 모른다면 틀린 표현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드라마 등을 보다보면 '매우'라는 말을 할 때 상황에 따라 pretty, really, very, extremely 등의 여러 표현을 사용하는데 특별히 그 의미에 깊게 신경을 안쓰고 퉁쳐서 '매우'라고만 이해했는데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런 뉘앙스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어떤 단어를 썼느냐에 따라 그 의미를 좀 더 디테일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단어 하나에 따라 감정의 정도, 사람과의 친밀도, 상황의 설명 등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 문장의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심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뉘앙스의 차이를 안다면 원어민과 대화할 때 상대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영어로 말을 할 때 잘못된 표현으로 실수를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겠다. 또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자막으로 번역되어 표현되는 의미 이상의 의미를 이해할 수도 있고, 자막에 담긴 의미 이상의 정보를 캐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어의 뉘앙스를 이해하는 것은 고급 영어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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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숨어 있는 생명의 기원
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정진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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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칭하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 무엇보다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45억년 지구의 역사중 인류의 시간은 0.004%뿐으로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 살아온 시간은 극히 찰라에 지나지 않는다. 무려 35억년 전 광합성을 하는 최초의 생명체가 출현하고, 20억년 전에 단세포 생물보다 발전한 진핵생물이 출현했다. 10억년 전에는 다세포 생물이 출현해서 지구 생명체가 풍부해졌으며, 3억 7000만년 전에는 바다에 살던 어류가 육지로 올라왔고, 3억 2000만년 전에는 파충류가 등장했다. 그 후 포유류와 조류가 잇달아 출현했으며 공룡이 멸종한 뒤 6000만년 전이 되어서야 비로서 최초의 영장류가 나타났다. 그로부터 또 오랜 시간이 지난 후 20만년 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해 지구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무수히 많은 종의 생명체가 타고 있는 지구라는 열차의 꼬리칸에 가장 늦게 탑승한 승객인 셈이다.


지구는 수십억 년 동안 수많은 생명체가 함께 진화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룬 생태계이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상에서 인류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 다른 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비교적 최근이 되어서야 그나마 자연과 생태계라는 지구의 환경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간에 의해 지구의 생명체가 멸종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인류는 지구의 주인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함께 공존하여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류 이외의 생명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가이아란 자연계나 진화 과정을 일컫는 말로 지구의 생물권, 대기권, 대양, 토양 등을 모두 포함하여 하나의 복합적인 실체로 정의한 것이다. 초기 지구에 원시 생명체가 나타나고, 대기가 공기로 변하고, 물이 생겨나고, 식물이 자라나기 좋은 토양이 형성되고, 이런 자연의 변화에 따라 생명체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하며 점점 진화해나가다가 고등생물이 나타나는 일련의 과정을 지구적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다. 지구는 그저 암석덩어리가 아니라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 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로 생각하는 것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인류도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나쳐가는 하나에 생명체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은 미생물, 원생생물, 진균류, 지의류, 절지동물, 식물, 척추동물, 양서류, 공룡, 익룡, 악어, 조류, 포유류, 유인원과 호모 사피엔스, 진화학적으로 우리와 사촌뻘인 네안데르탈인, 개척되지 않은 산족 까지 지구상에 존재하고 존재했었던 모든 생명체들의 기원과 진화과정, 생물학적 특성과 생리 작용, 생활습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명체는 수많은 변형 후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지만 원시생명체부터 현재의 포유류나 인간 같은 고등동물들도 모두 동일한 생물학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을 톺아보며 이해하면 생명과 진화라는 커다란 움직임을 알게 되고, 인간의 위치와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는 책의 특징을 모든 종의 생명체를 의인화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간은 인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종을 인간보다 못한 열등하고 하찮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생물에 대해서는 하찮고, 열등한 생명체로 치부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다른 생명체를 지칭할 때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을 가장 꼭대기에 두고 나머지 생명체들을 낮게 불렀다. 하지만 가이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나 미생물이나 모두 동등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he나 she 또는 who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점이 아닌 초록빛 지구별의 관점에서는 미생물이고, 포유류고 인간이고 모두 생때 같은 내 새끼 아니겠는가. 하지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특성상 저자가 의도한 이런 의인화는 그렇게까지 잘 표현되지는 않았는데 이런 것들을 감안하고 읽으면 좋겠다. 이런 표현 하나하나가 저자가 생명체와 인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구상에 수많은 종의 수많은 생명체가 번창하여 살고 있지만 40억 년을 거스러 올라가면 최초의 단 하나의 세포가 있다. 모든 것은 거기서 출발한다. 우리는 모두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우리는 인간이 아닌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뜻한다. 그 세포는 초창기의 세포와 매우 비슷하고, 우리는 그것을 생명의 구성 요소라고 한다. 이 세포는 혜성이나 유성에서 왔다는 의견도 있고, 지구가 형성되었을 때 우주먼지 속에 존재했던 강한 저항력을 가진 유기체의 형태로 전 우주에 존재했었다는 주장도 있다. 즉, 우주에 유기체로 존재하다가 지구가 만들어지고 환경이 조성되자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그 중 현재 주류로 취급되는 주장은 초기 분자에서 형성되었을 거라는 가설이다.


세포가 생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세포벽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세포의 RNA가 어떤 작용에 의해 세포벽을 만들어 냈다고 추측하는데 세포벽은 생명체라고 불릴 수 있는 분자의 가닥이 생겨난 한참 후에 생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세포벽이 초기 분자에서 우연히 형성된 세포를 보호하고 산산조각 나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미생물은 그들의 식량인 자당을 만드는 과정 중에 산소를 배출하게 되고, 그 덕분에 우리가 그 산소를 이용하게 되었다. 미생물은 세계를 뒤덮은 진화의 가장 중요한 엔진 중 하나를 발명한 발명가라고 한다. 산소를 만들어낸 미생물만큼 위대한 발명가가 또 있을까?


우리 지구별에 선을 보인 순서대로 생명체를 하나씩 소개하며 각 종간의 관계와 진화의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단 하나의 세포에서 출발하여 수많은 진화를 거쳐 인류가 탄생하기 까지의 긴 여정을 통해 생명의 기원과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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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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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는 첫작품인 개미 때부터 좋아하던 작가다. 기발한 상상력과 기존의 사고를 뒤집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색다르게 이끌어가고, 흥미롭고 색다른 주제로 호기심을 자극하여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며, 뛰어난 이야기꾼이라 흡입력있게 글을 쓴다. 그래서 순수하게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면 베르베르의 소설은 나무랄 때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작품인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가장 좋아하는데 사후 세계와 환생, 신에 대한 이야기를 동양적인 관점과 서양의 시각을 믹스해서 탈종교적인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환생과 영계라는 것은 분명 동양적인 사상에 기인하는 것들이다.


이렇게 베르베르 소설은 전통적인 기독교 사상에, 동양적인 철학과 고대의 종교와 신화 등도 차용하여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내었다. 이 점이 베르베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어느 특정 종교의 우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모든 종교의 뿌리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전제가 된 것 같다. 어쩌면 한가지의 사상에 전도되지 않기 때문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신작 <심판>은 폐암으로 죽은 주인공이 천국의 재판정으로 가서 변호사를 대동하고 대천사 가브리엘에게 재판을 받는 것이 기둥 줄거리이다. 말하자면 베르베르 버전의 신과 함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만, 동양의 정서로는 6도윤회 사상에 입각해서 선업을 쌓고 착하게 살았다면 천상(천국)으로 가고, 선행포인트에 따라 인간, 수라계에서 환생하거나 축생, 아귀계나 지옥에 떨어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베르베르가 만들어놓은 심판의 세계에서는 천계의 재판정에서 유죄가 내려질 경우 피고는 다시 환생을 하는 벌을 받는다. 즉, 우리의 현실이 벌을 받는 형벌장인 셈이다.


이 작품의 설정은 초기 작품인 타나타노트와 천사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소위 타나토노트 3부작에서의 컨셉과 맞닿아 있는 내용들이 보이는데 현생의 인생은 전생의 '내'가 미리 선업포인트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선 선업포인트라는 개념은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내가 나의 다음 인생의 전체적인 틀을 짜놓고 그것이 나의 카르마로 작용하게 된다는 설정은 동일하다. 나의 성격, 직업운, 연애운, 부모운, 장점과 단점, 질병까지 현생의 내 상태는 모두 전생의 내가 선택한 '옵션'이라는 거다. 그러니 자신의 인생이 엉망이라고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원망하려면 자신을 원망해야 하는 것이다. 타나토노트 3부작에 저 내용이 나왔을 때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라 깊게 각인되었었는데 다시 그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주인공은 재판장 가브리엘에게 자신이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좋은 직업인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윤회의 업보에서 빠져나와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다. 하지만 자신만만하던 것과는 달리 주인공은 여러모로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다시 태어나는 벌을 받게 된다. 책의 내용 중 한가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부분은 주인공이 누가 보기에도 뚱뚱하고 추해보이는 여자와 결혼한 것을 두고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검사는 판사 출신의 잘나가는 주인공이 뚱뚱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며, 일생을 통해 어떠한 것도 이루지 못한 <멍청이>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은 아내를 만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권태기가 왔는데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차라리 바람이라도 피워서 아내에게 자극을 줬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울리지 않는 상대에게 충실한 것은 상대의 삶을 망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망치는 일이라고 말한다. 바람을 피워서라도 아내를 자극해서 부부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인데 이게 맞는 말일까? 이거야말로 바람 피는 남자 혹은 여자가 자기변명을 위해 내뱉는 비루는 변명 아닌가? 섹스를 하라고 있는 성기를 왜 사용하지 않고 왜 기본적인 쾌락을 스스로 차단했느냐고 검사가 주인공을 나무라는데 그럼 반대로 섹스하기가 너무 싫으니 차라리 밖에 나가서 딴 여자랑 잠자리를 하고 오라고 말하는 여자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바람을 피워서라도 아내를 자극하라고 했는데, 아내가 차라리 바람을 피라고 종용하는 것은?


잘난 남자는 예쁜 여자와 결혼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과연 그것이 자연의 섭리인가? 잘 생각해보면 맞는 것도 같다. 동물 세계에서 암수가 짝을 지을 때는 항상 강하고 쎈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게 된다. 숫놈끼리 싸워서 이긴 최종승자가 암컷을 거느리거나,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을 하기도 한다. 공작의 화려한 꼬리장식, 사자의 멋진 갈기, 큰 뿔이나있는 영양. 가장 멋진 녀석이 짝짖기에 성공한다. 인간으로 따지면 원빈이 이나영과 결혼하고, 장동건이 고소영과 결혼하는 식이다. 열성인자를 가진 <멍청이>와 짝짖기를 하는 것보다 가장 강하고 힘있고 멋진 녀석이 멋진 암컷과 짝짖기를 하는 편이 우성 인자를 가진 개체를 생산했을 때 종족보존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어쩌면 잘난 남자가 잘난 여자와 맺어지는 것은 자연이 섭리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자연의 오랜 섭리를 깨트린 것이고 말이다. 말하자면 이런 맥락인 것 같은데 이것이 '잘못'이라고 한다면 못난 남자, 못난 여자는 연애도 결혼도 못한다는 소리다.


좋은 직업인이었냐는 질문에 주인공은 물론 스스로 좋은 직업인이었다고 강변한다. 주인공은 살아있을 때 판사였고, 굉장히 많은 재판을 맡아 처리했었다. 하지만 너무나 빠르게 일처리를 했었고, 그 과정에서 인정을 보일 수도 있는 케이스의 피고에게 중형을 내리기도 하고, 정치적 외압에 의해 중범죄자를 풀어주기도 했었다. 빠르고 타성에 젖어 판결을 내리던 주인공은 빠르게 일처리를 하려는 의사에게 수술을 맡겼다가 결국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판사로서 타인의 잘잘못을 따지던 입장에서 피고가 되어 잘잘못을 판정받는 입장이 된다. 사고의 전복.


기존 질서의 전복이 베르베르 소설의 특징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가치전복된 가장 의외의 장면은 것은 검사가 말하는 주인공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아내나 방임했던 아들과 딸, 잘못된 판결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아니라 주인공 자신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현생의 나의 인생에는 전생의 내가 만들어놓은 목표치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현생의 나에겐 전생의 내가 미처 도달하지 못한,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루어야 하는 일종의 목표가 있었던 것이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어려운 일을 넘긴다는 말이 유행했는데 마치 그것처럼 현생의 꿈을 다음생의 나에게 전승하는 것이다. 이것이 카르마로 현재의 나의 인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전생의 내가 만든 카르마는 현생의 인생에 25%의 영향력을 가지고 내 인생을 개척하는 자유의지는 50%의 영향력을 가진다. 말하자면 현생의 삶은 전생의 내가 원하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데 전생의 내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살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배신한 것이자 한편으로는 자신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전생에 내가 어떤 삶을 원했건 현생의 내 삶은 현생의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라고 50%나 되는 자유의지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전생에 내가 25%의 확률로 짜놓은 완벽한 인생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나는 유죄인 것이다. 내 자유의지는 나의 의지를 역행하는 것이고,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은 내가 살고자 했던 삶과 다르면 아무리 성공해도 그건 실패가 된다. 아니면 현생의 의지로 성공을 한다해도 그 성공은 맥시멈 50%이지만 전생에 만들어 놓은 계획대로 자유의지를 사용했다면 25%의 카르마까지 더해져서 맥시멈 75%의 성공을 취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다. 전생의 꿈은 현생에서도 꿈이나 이상으로 드러나는데 그 꿈을 쫓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거나 한다면 그건 스스로의 꿈을 배신 하는 행위라는 뜻도 되겠다. 결국 베르베르가 하고자 하는 말은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아무리 힘들어도 꿈을 쫓아라. 그것이 너의 영혼을 구원하리라. 대략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같다.


전체적으로는 연극적인 분위기로 구성되어졌다. 기존의 소설들이 마치 영화적인 구성을 연상시켰다면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마치 연극 공연을 하듯 희곡적인 느낌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그래서 작 중에 천사들이 주인공의 재판을 관람하는 설정이 나오는데 독자가 마치 천사가 되어 그 재판을 관람하는 느낌으로 이야기에 들어가서 함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환생이라는 베르베르스러운 주제로 자신의 인생과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있는 소설로  전작들보다는 무겁지 않고, 복잡한 내용도 없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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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베이비돌 리페인팅 -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내다
정소민(코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베이비돌은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베이비돌은 미미나 쥬쥬 같은 얼굴이 조막만하고 팔다리가 쭉쭉 뻗은 팔등신의 인형과는 달리 큰 얼굴과 큰 눈, 볼록한 볼, 앙증맞은 팔다리를 가진 마치 아기 같은 모습을 한 귀여운 인형이다. 정확히 베이비돌이 디즈니 캐릭터로 만든 인형만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베이비돌이라고 하면 주로 디즈니의 캐릭터를 아기처럼 만든 디즈니 프린세스 베이비돌을 지칭하는 것 같다. 어디건 '디즈니'가 붙으면 가격이 사악해지므로 아이들도 좋아하고, 키덜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돈잡아먹는 취미생활이란 뜻이 된다.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진 인형이라고는 해도 공장에서 찍어낸 양산 인형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예쁘기는 하지만 어딘지 부족하고, 다 똑같아 보이는 개성없는 인형들. 이런 베이비돌을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살려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베이비돌을 만드는 베이비돌 리페인팅이 새로운 취미 생활로 뜨는 모양이다. 인형 리페인팅이란 원래의 인형 얼굴을 지우고 그 위에 나만의 취향에 맞는 얼굴을 그려넣는 것이다. 단순히 메이크업을 시킨다거나 머리를 빗겨주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


인형 리페인팅은 다양한 종류의 인형을 가지고 행해지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베이비돌은 다른 인형보다 얼굴이 크고 면적이 넓기 때문에 얼굴을 그리넣고, 표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기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베이비돌 리페인팅이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인형 몰드, 눈동자 색깔, 눈썹 모양, 입술 모양까지 모든 것을 직접 고르고, 한땀한땀 정성을 들이고 모든 과정이 내 손을 거쳐 완성되므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커스텀제작이라는 의미와 함께 구석구석 애정이 담긴 인형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책에는 베이비돌 리페인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을 위해 리페인팅에 필요한 도구와 준비물, 리페인팅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 인형의 콘셉트 잡는 법 등 기초적인 내용부터 기본 메이크업, 다양한 표정 만들기, 눈동자에 포인트 주기, 홀리데이 메이크업, 마무리 작업의 순서로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어서 하나씩 따라해보면 어렵지 않게 리페인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요한 재료에는 아크릴 물감이나 색연필, 연필, 파스텔 등 다양한 채색도구가 등장한다. 단순히 물감으로만 슥슥 칠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표정과 기법으로 특색있는 스타일의 얼굴을 만들어주는 생각보다 섬세하고, 전문적인 작업이었다.


인형 얼굴을 페인팅하는 것은 2D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3D의 입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일반 평면 그림과는 조금 다르다. 그리고 그냥 머리속으로 대충 모습을 그려보고 머리속 이미지대로 채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싶은 메이크업이나 표전, 분위기 등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찾아서 그 예시 사진을 모델로 해서 페인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얼굴 윤곽, 얼굴, 곡선, 눈빛, 홍조의 위치 등 많은 것들이 인형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실제 커버하려는 사람의 얼굴과 비교해가면서 눈매나 눈동자 색, 눈썹 모양 등 디테일한 포인트를 잡아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페인팅 만으로 표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윙크하는 눈, 눈 웃음, 새침한 눈, 슬픈 눈 등 눈 만으로도 다양하게 표정을 만들 수 있다. 어쩌면 그만큼 눈이 표정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눈이 큰 베이비돌이 리페인팅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눈 얘기만 하다보니 다른 곳은 건드리지 않고 눈만 바꾼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눈 모양의 변화에 따라 눈썹과 입술도 조화를 맞추어 변화를 주게 된다. 실제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베이비돌 리페인팅의 마무리는 헤어식모이다. 헤완얼이라고 결국 얼굴을 완성하는 것은 헤어니까 말이다. 베이비돌을 보며 항상 느끼는 것이 머리 숱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 얼굴은 예쁘게 되어 있는데 그에 반해 머리카락을 정말 성의없이 얼기설기 박혀 있고 머리를 심어놓은 것도 일괄적이지 않아서 대칭도 안맞아서 항상 없어보이고 부족해보였다. 그런데 직접 머리를 심어서 헤어스타일까지 커스텀으로 제작할 수 있다니 한층 완성도가 높고 예쁜 베이비돌을 만들 수 있겠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베이비돌 리페인팅 노트가 있어서 인형을 리페인팅 하기 전에 메이크업 연습을 해볼 수도 있다. 책에는 리페인팅하는 것만 다루고 있지만 헤어, 의상까지 바꾸어서 아예 새로운 인형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니 관심이 있다면 다음 단계까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얼굴 리페인팅 만으로도 큰 차이를 가져오고, 다이나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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