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로부터 - 과거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래
민이언 지음 / 다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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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 생각나고, 멀어질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누구나 지나간 시간의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서는 자신이 주인공이다. 10년, 20년 전이라고 말로 하면 겨우 두 글자지만 지내보니 꽤 긴 세월이었고 다시 오지 못하기에 그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고 자꾸만 생각이 나는 것 같다. 몇 해전 응답하라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내가 스무살이었던 시절을 추억하며 그 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함에 젖어드는 것. 그것이 추억이 아닐까 한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로부터]는 본격 추억팔이 감성에세이다. 마치 20세기에 헤어진 초등학교 친구들을 21세기가 되어 다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20년 전의 이런저런 추억들을 떠들어대는 듯한 느낌의 감각들. 그 즐거움과 애틋함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그때 그 시절을 정의하는 고유명사들이 쭉 나열되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느낌이 들고, 그 때 그 시간으로 추억여행을 하게 된다. 


물론 아마도 저자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나이대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저자의 20년 전 기억이 나의 20년 전 기억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응답하라 97, 응답하라 94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 3년의 시간차이에도 스무살의 청춘들이 느끼고 공유하는 문화나 정서는 엄청나게 많이 다르고 그들이 거쳐온 시대정신도 완전히 다르다. 심지어 같은 시절을 지내오며, 같은 시간을 보냈더라도 같은 시대정신을 가지고 똑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지난 시절의 추억이 저자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고 소위 말하는 공감하는 기억이 적을 수도 있다. 같은 시절의 다른 기억. 하지만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때가 찬란한 봄날이었다는 마음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이 책은 내가 떠나보낸 나의 봄날에 대한 마음과 지금은 사라진 내가 가졌던 고유명사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돌아보면 어느 것 하나 내 것인 적이 없었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지 못한 텅 빈 시간들


A Better Tomorrow

영웅본색의 영어 타이틀이다. 책의 네번째 쳅터의 타이틀이 늦게 도래한 화양연화인데 나에겐 이 영웅본색이 늦게 도래한 영화였다. 영웅본색 세대이긴 했지만 당시엔 홍콩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웅본색을 보고서도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그냥 당시 흔한 홍콩의 액션 영화의 하나로만 기억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난 영웅본색은 뭔가가 달랐다. 홍콩 영화 사상 최고의 작품이란 평론가와 세간의 평가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다시 만난 영웅본색은 그야말로 심금을 울렸다. 그러나 내가 영웅본색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버린 후였고 그 영화에 열광하며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공중전화 부스에 기대어있는 동시대적 경험을 하지는 못했었다. 저자는 홍콩에 갔을 때 장국영이 생을 마감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가장 먼저 갔다고 한다. 그 후 영웅본색 2에 나온 공중전화 박스를 찾으려 했지만 이미 철거되고 없어진 탓에 아무 공중전화 박스에 가서 분위기를 느끼고자 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윤발이 신문을 읽으며 담배를 피우던 오전 6시 40분의 대만의 시먼딩 교차로 육교에 서보고 싶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곳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걸어나오지 못한 것 같은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을 멈춰 서게 한 듯한 그런 공간들


오이도의 추억

저자는 장례식장에 갔다가 아침에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에서 탔고 눈을 뜨니 종점인 오이도였다고 한다. 덕분에 회사에 한참 늦었다고 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이도에 간 것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오이도에 여러번 갔었다. 업무 때문에 그리고 연애 때문에 오이도에 참 많이도 갔었다. 하필이면 오이도에 사는 사람과 두 번 연속으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서 서울에서 오의도로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그 곳에서 사랑의 기쁨과 실연의 아픔을 맛보기도 하고, 더할나위 없이 행복해 하다가 절망과 좌절을 겪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지하철에 앉아 오는 내내 눈물을 흘렸고 주위 사람들이 흘끔거리며 처다보던 기억까지. 내게 있어 오이도는 한없는 사랑과 끝없는 아픔의 추억이 있는 장소이다.


소년의 여름에 찾아냈다

여기 영원히 부숴지지않는 다이아몬드


칵테일 사랑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이 나온 그 해 여름은 정말 더웠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시원하고 발랄한 레게풍의 음악이 대유행을 했었는데 김건모의 핑계의 대히트로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 룰라의 100일째 만남 그리고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등이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죄다 통큰 데님팬츠나 7부 바지에 조끼와 워커를 코디하고 다녔었다. 지금 보면 참으로 아스트랄하지만 그 땐 그게 멋이었다. 개인적으로 칵테일 사랑은 뜨거웠던 여름과 아스트랄하고 멋진 패션들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저자는 학창시절 외출증을 받아들고 저녁 시간 때 교문 밖으로 나가 잠깜 동안의 자유를 만끽했는데 그 때 칵테일 사랑을 들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잠깐 동안의 자유와 이 노래의 몽환적인 느낌이 어울어져서 깊은 여운을 남긴 모양이다. 사실 내가 칵테일 사랑을 들으면 뜨거운 여름날을 떠올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94년 여름의 뜨거운 여름 태양에 흐물흐물 녹아든 배경 속에 이 곡이 함께 녹아들어 뒤섞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 자유롭고 늘어지는 몽환적인 시간이 칵테일 사랑이란 노래와 정확히 싱크로 되어 그 추억의 배경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는 기억 속에서 햇빛 쏟아지던 날들의 풍경은 왜 그토록 찬란하던지


길 위에서 만난 순간

예전에는 길보드 차트라는 것이 있었다. 지금처럼 mp3가 아닌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 소위 삐짜 불법 복제 테이프를 리어카에 가득 싣고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너무 많았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누구나 그걸 당연하게 사고,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았었다. 수요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보니 웃기게도 리어카에서 

틀어주는 노래로 당시 최신 인기곡들을 가름할 수 있었고, 역으로 리어카에서 노래를 틀어줘서 많이 알려지고 인기를 끌게되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노래에 대한 밑바닥 민심이 그대로 묻어있는 바로미터였다. 물론 저작권이라는 것은 지켜져야 하고 불법으로 지적 재산권을 유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카세트 테이프라는 것이 사라진 지금은 그리운 문화로 기억된다.


책의 소제목들은 영화 제목이나 노래 제목, 노래 가사, 만화책 제목 등을 차용한 것들이 많아서 소제목 자체만으로도 찡해지는 울림이 느껴진다. 그런데 내용들은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느낄 수 있을 만한 내용들보단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 더 많다. 그래서 광범위하게 모든 글에 공감하거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보편적인 추억팔이를 했어도 완벽하게 공감하지 못할 수 있는데 여긴 오히려 개인적인 일, 개인적인 경험, 개인적인 감정을 나열해놓아서 상당부분 나와의 공통분모를 찾기는 어렵다. 책에 나오는 저자의 개인적인 기억만을 따라가기보단 그와 관련해서 나의 개인적인 추억을 떠올려보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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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로부터 - 과거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래
민이언 지음 / 다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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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을 통해 나의 오래전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스무살의 젊은 날, 같은 정서와 시대정신을 가지고 같은 시간을 관통하며 각자의 기억을 쌓아온 사람들간에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것이 정확히 싱크로 됐을 때 그 오래된 기억은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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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세계 - 80가지 식물에 담긴 사람과 자연 이야기
조너선 드로리 지음, 루실 클레르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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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 조너선 드로리가 쓴 [식물의 세계]는 식물도감이 아니라 식물을 주제로 한 인문학 책이다. 식물의 역사나 문화, 과학, 인간과의 관계 등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책을 펴면 우선 일러스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림 자체가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해서 마치 식물도감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단순히 꽃과 열매, 씨앗, 나무의 잎사귀만 그려놓은 것이 아니라 그 식물의 문화적인 측면이나 인간과의 관계를 부각해서 그려놓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림만 보더라도 해당 식물의 생물학적 특징은 물론 인간과의 관계와 사연도 어느정도 알 수 있게 된다. 게중엔 일러스트만 보고는 도저히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는데 본문의 내용을 통해 식물의 새로운 정보와 일러스트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의 80여종의 식물을 지역별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지구상에는 수십만 종의 식물이 살고 있고 식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다보니 역시나 책에 소개된 식물 중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식물도 많이 있는데(사실 모르는 종류가 더 많았다) 이름을 알고 있는 식물조차 꽃이나 열매 등의 생김새는 모르고 있는 것도 있어서 책을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혹은 완전히 생소한 식물이지만 평소 자주 사용하거나 먹고 있는 제품의 원재료가 되는 것도 있었다.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식물의 존재는 멀리 떨어진 대륙의 누군가에게도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생물학적 특징이나 습성을 알아보는 것은 신비로운 자연의 발견이란 측면에서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그런 식물이 인간의 역사나 문화와 얽히면 더욱 재미있어진다. 사람은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일수록 관심을 보이게 되는데 식물이 인간과의 관계를 가지게 되면 좀 더 흥미로운 눈으로 지켜보게 된다. 그래서 책에는 식물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만큼 인간과의 상호작용과 식물을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식물 이야기인 동시에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식물 이야기 같은건 알아봤자 쓸데없다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인류와 문화, 역사,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상식적으로도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이다.


식물들은 대륙별로 식물을 구분하였는데 영국출신인 작가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 간의 세계일주'의 경로를 따라 영국에서 출발하여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북아메리카의 순으로 대륙을 횡단한다. 식물의 원산지와 한국명, 영어명, 학명이 제시되고 식물의 특징이 간략하게 서술된 후 작가의 관심인 인간과의 관계로 바로 넘어간다. 식물학이나 생태학적인 전문적 학술 내용 같은 것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려운 내용은 없다. 본문도 그리 길지 않아서 한두장 내외로 정리되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며, 꼭 순서대로 읽지 않고 중간에 손 닿는 곳을 펼쳐서 편하게 읽기 좋다.


향쑥은 흔히 한국의 쑥처럼 길에서 자라는 풀인 것 같은데 이것으로 한 스위스의 의사가 압생트 추출물을 만들어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녹색의 술인 그 압생트가 맞다. 이 술이 처음 만들어졌을 땐 환각까지 일으켰는데 그래서인지 오스카 와일드, 피카소, 보드레르, 랭보 같은 예술가들이 즐겼다고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본초강목에 나오는 구절에 영감을 받아서 중국에 자생하는 개똥쑥을 연구하여 '아르테미시닌'이라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만들어냈다.


민감초는 민감한 풀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감초의 일종이었다. 민감초는 메소포타미아, 중국, 고대 이집트, 인도, 그리스 로마의 모든 고대 의학 자료에서 언급된다고 하는데 전통적으로 기침과 감기를 다스리고, 천식과 소화불량을 완화하며, 변비약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여 고대인들이 민감초에 대한 공통된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감초는 담배, 껌, 구강청결제, 수제 흑맥주 등에 맛과 향을 내는데 사용된다. 또 감초 사탕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입에 단 것은 몸에는 해롭다는 진리처럼 감초도 많이 섭취하면 여러가지 생리적 부작용을 유발시킨다고 한다.


커피나무의 열매는 우리에게 익숙한 볶아놓은 커피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수박과 살구 맛이 나는 마치 체리를 연상시키는 빨간 열매 상태로 나무에 달려있다. 우리가 과육만 먹고 씨는 버리는 그런 일반적인 과일의 모습이다. 그런데 1천여 전 어느 고마운 사람이 커피나무의 열매에서 무향의 원두를 분리해서 볶고 가루를 낸 다음 뜨거운 물에 타서 마셔본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결과 전 세계인이 즐기는 커피가 탄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커피가 이슬람과 오스만 제국에 먼저 퍼졌는데 종교적인 이유로 바티칸 사람들은 커피를 금지했다가 교황 크레멘스 8세는 커피에게 세례를 베풀었다고 한다. 이 좋은 걸 이도교 너희놈들만 마시냐? 우리도 마실거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한 것 같다. 맛있는 것 앞에선 신이고 종교적 신념이고 없다.


연꽃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는 식물이자 인도의 국화이기도 하다. 진흙에서 꽃이 핀다는 상징성 때문에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종교적 의미를 가진다. 힌두교의 창조신 브라마와 라크슈미, 불교의 석가모니의 탄생도 연꽃과 관련이 있고, 티베트 불교의 흔한 만트라인 '옴마니반메훔'은 '오,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뜻이라고 한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완전무결하여 연잎의 중심에 맺힌 물방울은 보석처럼 빛을 내는데 이로 인해 빛과 지혜를 향한 영적 여정을 상징하는데 옴마니반메훔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 종교적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응용이 되는데 연잎에 있는 수많은 돌기 때문에 표면장력이 생겨서 비가 와도 물에 젖지 않는데 이런 연꽃 효과에 착안하여 여러 방수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연뿌리는 정말 맛없는 도시락 반찬이기도 하다.


김이 책에 소개되었을 때 순간 당황했다. 김이 식물이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김은 해조류이고 말그대로 물속에 서식하는 식물이었다. 김을 먹으면서도 식물을 먹는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말린 김을 만드는 전통은 일본의 제지업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곤죽이 되게 갈아서 얇게 펴서 말리고 굽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는 홍조식물인 김의 붉은 색소가 파괴되고 그 아래 있던 녹색 엽록체가 드러나서 어두운 녹색이 된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김은 야생에서 채취하거나 완전양식이 아닌 방식으로 수확했었고 그래서 생산량을 예측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영국의 여류 과학자가 김양식법을 개발했다고 하는데 김을 가장 많이 먹는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영국에서 김양식법이 개발되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건조한 지역에 사는 5백가지 용설란종 중 하나인 테킬라용설란은 멕시코 테킬라 마을의 햇빛이 잘드는 언덕에서 자란다. 용설란은 꽃이 피기까지 수십 년 이상이나 걸리기 때문에 백 년 식물이라고 불린다. 평생 딱 한 번 꽃을 피우고 특징없는 녹색의 열매를 맺은 후 죽는데 재배되는 용설란은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인간에게 수액을 뺏기고 있고, 최근에는 무성생식으로 용설란을 번식시키는 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용설란 수액으로 풀케라는 고급술을 만드는데 경범죄와 폭력, 매춘 등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시키는 바람에 멕시코 정부는 이 술을 강력 규제했고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가 최근들어 다시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용설란의 수액으로 만든 풀케는 보존 문제 때문에 장거리 운송이 어려워서 다육질의 심으로 만든 메스칼을 만들었고 메스칼의 한 종류인 데킬라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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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대비행동매뉴얼 - 민간인을 위한
(주)S&T OUTCOMES.가와구치 타쿠 지음, 이범천 외 옮김 / 성안당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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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정전국가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전쟁이 끝난 상황이 아니고 일단 멈춤 상황이라 언제 전쟁이 다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국지전이나 테러의 위험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그 외의 보이지 않는 위험에도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전쟁이라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본적이 많이 없을 것 같다. 애초에 전쟁이 안 날거라는 생각이 깔려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북의 여러 도발이 있을 때에도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 전쟁이 발생할거란 인식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전쟁을 무서워하고 항상 경계하면서도 또 굉장히 흥미를 보인다. 전쟁영화가 수없이 많들어지고, 사실적인 화면의 1인칭 슈팅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전쟁을 엔터테이먼트적으로만 소비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전쟁이 발생했을 때의 상황과 전쟁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들도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전쟁대비행동매뉴얼]은 전쟁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전쟁의 양상은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그 속에서 어떻게 위기관리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서바이벌 지식을 알려준다. 꼭 전쟁 상황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발생 가능한 일반 재난 상황에서의 위기관리방법과 서바이벌 지식도 많이 다루고 있으므로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쟁이 발생하고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 즉 개전 전의 징후와 소규모 게릴라 공격과 테러, 그리고 본격적인 개전과 점령상황 같은 전쟁의 향상을 소개하고 두번째로 전장에서 살아남는 기술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전쟁대비 행동 매뉴얼이라고 해서 후반부의 서바이벌 기술 등에 중점을 뒀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쟁에 방점이 찍히는 것 같다. 예컨데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같은 일반적인 서바이벌 책 등은 많이 출간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것과 차별화를 해서 전쟁이라는 상황과 그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무슨말인가 하면 군대에 가본 사람이 거의 없는 일본의 민간인들에게 전쟁 상황을 산정하여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것인데 책에 나오는 상당수의 내용은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라면 기본상식처럼 인식하고 있을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군대에 가서 훈련소에서 배웠던 내용들이라서 생소하다거나 놀랍다거나 완전히 모르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제에 때라서는 책에 서술된 내용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게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는 내용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싫건 좋건 군대에 끌려가서 청춘을 바친 댓가로 그런 지식들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새롭고 유용한 정보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어쨌건 훈련소에서 배운 내용들은 군인 신분으로서 그에 맞는 정보를 배웠던 것이고 이 책은 민간인의 행동 요령을 다루고 있으므로 군대에서 배운 것과는 약간은 결이 다른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군에서는 배우지 않았을 실용적인 내용들도 있는 것이다.


전쟁 전의 징후를 감지하는 것부터 재난 발생 시 준비해야 할 물품들, 행동 요령 등도 상세히 기술되어 있고, 오히려 전쟁보다 발생할 위험이 더 높은 테러에 대한 대처방법도 잘 알려준다. 테러는 꼭 적국에 의한 전쟁에 선행되는 무력도발이 아니더라도 테러리스트나 종교단체 등 다양한 이유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 하다못해 테러가 아니라 강도를 만났을 때에도 비슷한 경험으로 봐야 할텐데 책에는 그런 것에 대응하는 자세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발생했던 여러 테러사건을 통해 대책도 알아보며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전쟁이 발생하면 개전 초반의 대응이 가장 중요한데 이때의 대처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을 통해 전쟁이 발생되고, 초반의 미사일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등을 기억해두자. 이것은 꼭 전쟁이 아니라 다른 재해나 재난 시에도 통용되는 내용들이므로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적군에 의해 점령되었을 때의 대처법도 신선하다.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미사일 타격이 있고, 지상군이 상륙하게 되는데 적군에 의해 점령당했을 때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에 따른 행동 요령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이런 것은 평소 잘 보지 못한 내용들인지라 자연히 눈길이 간다. 가령 구타 당할 때의 자세라거나 항복할 때의 요령, 점령하에서의 생존, 적군 이외의 국내 범죄좌를 예방하는 법 등의 내용들이 그것이다. 전장에서 살아남는 기술 편에서는 주로 군대에 배웠을 법한 내용들이 나온다. 총기류에 대한 정보, 총기를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 전장에서의 행동요령, 이동 기술, 은폐 기술 등 군대에서 배우고 경헝했을 야전에서의 행동 지침들이라서 많이 익숙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여성들이나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유용한 정보일 것이고, 군대에서 배웠던 내용이라 하더라도 한번쯤 다시 내용을 읽고 되새기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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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연대기 - 세상을 바꾼 작고도 거대한 화학의 역사 EBS CLASS ⓔ
장홍제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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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라고 하면 학교 화학시간 때 배웠던 내용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대개 주기율표나 원자, 분자 관련된 것들 또는 산성 알카리성 실험하는 내용 같은 것들이다. 말하자면 학교에서 배우는 정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화학의 영역의 전부이다. 하지만 책을 보면 화학이란 분야는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하고 수많은 변주가 이루어져서 분석화학, 무기화학, 물리화학, 유기화학, 의약화학, 양자화학, 섬유화학, 생화학, 나노화학 등 계속 새로운 기술, 새로운 영역과 결합하여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학은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화학이란 실체가 있는 물건을 다루는 학문으로 우리 주위의 실체가 있는 모든 물건이 화학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기술의 발전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고, 우리의 생활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를 소재라고 하는데 첨단기술로 복잡한 신소재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결국 모든 소재들의 기본적인 요소는 원소, 원자이다. 여기에서 모든 것이 출발하는데 여기서부터 벌써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화학 연대기]에서는 화학이라는 학문의 탄생에서부터 화학의 기초가 되는 원소설과 원자설에 대한 개념, 근대 화학으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가 된 연금술, 그리고 이후 화학이 발전해온 발자취를 순차적으로 따라가며 화학의 변화와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화학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보통 학교에서 화학을 배울 땐 아무 체계없이 중요한 이슈들만 떼어내어 배우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각각의 영역과 개념, 기술들 사이에 놓여있는 상호영향관계라던가 인과관계, 그리고 그 역사적 의미 등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지 못하고 오직 그 이론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됨으로써 화학에 대한 지식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는데 화학이 발전해 온 순서대로 그 역사를 따라오며 이해하다보니 개념이나 기술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당위성 들이 좀 더 쉽게 이해가 되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에도 좋다.


화학이란 학문 자체가 쉽지만은 않다보니 솔직히 책도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전문적인 화학 이론이나 과학적 개념보다는 인문학적인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의외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반부는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도 나오고, 적지만 상식적으로 알만한 내용들이 조금은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본격적인 연구내용이나 신개념, 첨단기술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조금은 생소한 것도 있고 어렵고 복잡한 것도 나온다. 특히 양자화학 파트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진다. 반면 평소 많이 접하지 못했던 연금술 파트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연금술은 철하적 전통과 실용적 지식이 융합된 과정에서 두 가지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했다. 금을 합성하고, 의료적인 약을 만드는 것과 육체로부터 영혼을 추구하는 일이었다. 연금술이 이런 서로 다른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물질의 근원을 네 가지 원소의 정신저 가치로 구분했기 때문이었다. 


흔히 연금술이라고 하면 죽은 생명을 살려내고, 금을 만드는 물질적이고 탐욕적이며 미신적인 학문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물질에 대한 고대인의 관점과 근현대 화학을 연결하는 중요한 학문이라고 한다. 연금술은 어느 한 지역에서만의 유행이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이집트를 중심으로 기원전 200년 무렵에 등장한 연금술을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이라고 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체계적이었다고 한다. 금을 만들어내는 미신적 기법은 결국 물질 근원의 변환이 핵심이었다. 그래서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은 금 합성과약 제조를 연구하는 근간이 되었고, 그로 인해 용해, 융해, 혼합, 증류와 같은 다양한 화학적 기술이 꽃을 피웠다. 


그러나 금을 합성하는데 성공한 사람은 없었고 연금술은 변질되기 시작한다.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의 성격이 변한 것은 단순히 금을 합성해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에서다. 그 무렵 거대한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는데 클레오파트라가 몰락하면서 이집트 통치권이 로마 제국으로 복속되었고, 예수가 출현하여 로마 제국의 변방인 팔레스타인 지역에 가르침을 전파한 것이다. 이 로마시대부터는 종교나 철학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대신 실용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이 발달하게 되었는데 의학은 연금술과 그 뿌리가 같다. 또 로마 시대 때의 가장 중요한 편찰물인 최초의 백과사전인 '박물지'도 만들어지면서 지식과 학문이 달달할 수 있있던 여건은 갖추어졌지만 기독교과 결합한 로마의 지배 계급은 연금술을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이로 인해 헬레니즘과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은 로마 제국 시대에 완전하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탄소 원자 한 개의 직경은 약 0.134나노미터다. 머리카락 한 가닥의 직경이 50~100마이크로미터임을 감안하면 원자는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물질일 것이다. 그렇게 작은 탄소 원자들이 화학결합을 통해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하고, 석탄 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화학자들의 관심은 거대한 물질을 이루는 본질적이면서도 특이한 영역으로 옮겨갔는데 여기서 나노화학이 시작된다.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에서 유래했는데 육안으로는 관찰할 수 없지만 화학적 측면에서 가장 의미있는 세계이다. 화학적으로 더는 나뉘지 않는 물질의 기본 구성 단위가 원자인데 원자의 결합과 물질의 형성을 근간으로 삼는 화학에서 최소 단위는 원자 크기 밑으로 내려갈 수 없다. 즉, 화학적으로 물질과 반응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가 나노인데 전자현미경의 발명으로 나노화학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나노화학은 전체적인 화학, 과학 분야와 완벽하게 융합된 상태로 의약화학, 에너지와 같은 첨단응용 화학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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