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로 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 중급 4 - 일본의 자연환경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시리즈
최유리 지음, 나인완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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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구로센세 시리즈의 신작이 나왔다. 마구로센세 시리즈는 만화를 통해 일본어를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게 해주는 일본어 학습 교재이다.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마구로 초밥 얼굴을 한 마구로 센세가 일본의 메뉴판 앞에서 주눅들지 않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한다는 컨셉으로 출발해서 미식, 여행, 대중교통 등 일본 여행을 떠나서 겪게 되는 상황 속에서 일본어를 배우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이번 [마구로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 중급 4 일본의 자연환경]에서는 일본의 자연환경이 테마이다. 앞선 3권은 초급이었고 이번부터는 중급으로 한단계 급수가 올라가는데 동사의 ない형과 ない형 활용, 의지·권유형, 가능형, 추측 표현까지 동사 활용을 중점적으로 배우게 된다. 부록으로 JLPT N5 N4 필수 동사가 나오는데 이걸 보면 대략 N4수준에 맞춰진 것 같다.


마구로센세의 가장 큰 특징은 만화로 일본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과 공부를 하면서 일본의 문화나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자연환경 편에서는 유빙을 볼 수 있는 홋카이도부터 겨울축제, 일본 최고의 랜드마크인 후지산, 그리고 천연온천, 원시림, 가을날의 단풍까지 일본의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일본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일본의 자연환경에 대한 내용은 "일본통 되기" 코너에서 다루고 있는데 몰랐던 관광지의 정보나 축제, 문화 그리고 관련 홈페이지 주소 등 여행 정보 위주의 내용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만화는 마구로센세가 일본의 각지역을 돌아다니는 소소한 이야기인데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만화 스토리 속에 나오는 특정 대사를 뒤에 "일본어정복"코너에서 받아서 문법을 설명한다. 어떤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대사나 독백 같은 것을 받아서 설명하는데 말하자면 그 자체가 실제 회화에서 사용되는 형식의 문장인 셈이다. 문법을 설명하기 위해 교과서적인 딱딱한 예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여행을 하는 중에 실제로 할법한 대사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표현으로 문법 공부까지 하게 되는 것이라서 문법과 함께 자연스럽게 회화공부도 하게 된다. 그리고 문법을 설명할 때도 보통 교재처럼 설명을 쭉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마구로센세와 일본어 도우미 유리링의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마치 수업을 받는 것처럼 설명을 하고 있는 점도 내용을 이해하기가 좋다.


일본어정복 코너에서 일본어 문법과 핵심 요소를 배우고 나면 문법정리로 그 챕터에서 배웠던 문법 사항을 표로 정리해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요약해놓았다. 본편에서 아무리 정리를 잘해놓아도 내용이 단편적으로 띄엄띄엄 머리 속에 입력되는데 표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놓으니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도 쉽고 품사별, 동사 그룹별로 서로 비교할 수도 있어서 이해하고 암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런 후에 "연습하기"로 앞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문제를 풀면서 다시 한번 복습을 한다. 연습하기에 나오는 문제는 표로 만들어서 표를 채우는 식으로 문제를 풀게 되는데 해답도 같은 표를 그대로 가져와서 빈칸을 채워놓아서 문제와 답을 비교하는 것도 쉽게 해놓은 것이 좋았다.


쉽게 나오는 일본어 교재는 많이 있지만 마구로센세 시리즈는 나름의 독특한 컨셉이 있어서 확실히 다른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것 같다. 물론 본격적인 문법책은 아니라서 일본 문화나 자연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분량만큼 문법을 다루는 공간은 줄어들게 되서 문법 파트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급 수준의 학습자라면 책 전체에 걸쳐 문법만 꽉꽉 채워져 있는 걸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금세 싫증을 내게 되는데 마구로센세 시리즈는 만화로 워밍업을 하고, 일본의 자연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읽으면서 일본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얻고, 그리고 일본어 문법도 가볍게 배우면서 지루하지 않게 일본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듯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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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쌤이 알려주는 진짜 일본어 대표 문장 390 - 무료 동영상 강의 + 원어민 MP3 음원
무라카미 유카.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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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나 교과서로 일본어를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에 일드나 영화 같은 걸 보면 멘붕에 빠질 때가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드라마에 나오는 표현들은 교과서에서 공부한 것과는 많이 다르고, 공부했던 뜻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물론 듣기가 안 된다거나 어려운 표현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그런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굉장히 쉽고, 기본이 되는 단어와 표현인데 그래서 교재를 보며 공부를 할 때도 꽤 철저하게 읽고 외웠을텐데 막상 실전 회화에서 그런 표현들이 나오면 교과서에서와는 다르게 사용되기 때문에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일드나 영화의 자막을 보면서 문장을 번역하며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간단한 말투인데 스무스하게 해석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다.

일반 교재에서는 문법이나 표현을 설명하기 위해 소위 "교과서적인 표현" 즉, 사전적인 의미를 중심으로 설명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문어체와 구어체는 확연히 다르고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만으로는 네이티브 일본인이 평소에 실제로 사용하는 살아있는 일본어를 따라할 수 없다. 혹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한국어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한국인들은 특히 틀리기 쉬운 표현들도 있다. [유카쌤이 알려주는 진짜 일본어 대표 문장 390]은 이렇게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원어민이 사용하는 진짜 일본어를 알려주는 일본어 교재이다. 총 3파트로 되어 있는데 한국인이 틀리기 쉬운 일본어 표현들과 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진짜 일본어 표현들, 네이티브처럼 말할 수 있는 표현들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파트1 한국인이 틀리기 쉬운 일본어 표현들에 나오는 내용들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틀리기 쉽다기 보다는 일본어 교재에 그렇게 나왔기 때문에 그것으로 공부한 사람은 틀릴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가령 이름을 묻는 표현인 名前は何ですか?는 아마 일반적인 교재에서 OOは何ですか의 형식을 설명할 때 예문으로 자주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실제 원어민들이 이름을 물을 때 쓰지 않는 표현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학습자들은 이걸 보면 ですか라는 존경체이므로 레귤러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정확하고 올바른 표현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왜? 일본어 교재에 나왔으니까. 하지만 실제로는 이것보다 더 정중한 표현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문장 자체만으로는 틀린 게 아니지만 실생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또 처음 자신을 소개할 때 はじめまして 私はOOです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아마 거의 모든 교재에 나올텐데 이것도 부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私は를 붙이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단다. すみません、ちょっと。。는 무언가를 거절할 때 쓰는 표현이라고 초급단계에서 배우는 표현인데 이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거절하는 이유가 애매한 느낌이라서 그렇다는데 그래서 실제로는 이유를 대면서 확실하게 거절하는 게 예의바른 거절법이라고 한다. 오이오이 이런 건 배운 적이 없다고. 그럼 すみません、ちょっと는 왜 가르쳐준거냐고! 교재에 나온 표현들은 그 자체로는 틀린 게 아니고, 애초에 문장의 형식이나 구조를 알려주려는 목적과 함께 나오는 예시라서 실제로는 잘 사용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런 현실과 교과서와의 갭을 모르고 책에 나온 표현만으로 대화를 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겠다.

파트2 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진짜 일본어 표현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뜻 이외의 다른 의미를 알려준다. 이 파트에 나오는 표현들도 파트1에서와 같이 교과서에서는 기본이 되는 형식화된 의미만을 다루는데 실제로는 그 기본이 되는 의미 외에도 다양한 뜻으로 활용되고, 심지어 정 반대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확장되는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문장을 해석할 때 그 의미를 정확히 알기 어렵거나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하게 된다. 여기 나오는 표현 자체는 전부 초급 단계에서 배우게 되는 것들이라서 아마 조금만 일어 공부를 했다면 대부분 그 뜻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표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는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고 느껴진다. 가령 すみません의 경우 죄송하다는 뜻으로 용서를 구할 때 사용한다고 알고 있지만 고마움을 표현할 때도 사용하고 사람에게 처음 말을 걸 때 저기요~라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그런데 일드나 애니 등 개인 학습자가 만든 자막을 보면 すみません은 어떤 경우건 죄다 죄송합니다로 해석을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全然도 전혀라는 뜻이지만 완전이라는 긍정의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개인이 만든 자막을 보면 이건 무조건 전혀라고 해석해놓는 걸 볼 수 있다.

자막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말해보면 물론 자막을 만들 정도라는 건 기본적인 일본어 실력은 있는 거지만 그중에는 어색한 번역이 상당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상한 번역은 앞서 말했던 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진짜 일본어 표현들에 나왔던 단어나 표현의 확장된 의미를 폭넓게 사용하지 않는 경우와 다듬어지지 않은 딱딱한 교과서적인 해석인 경우가 그렇다. 다듬어지지 않은 해석이라는 건 설명하기가 조금 애매한데 가령 ~とか의 경우 무조건 라든가를 붙인다던지, ~かな는 ~이려나로 なるほど는 과연. 이렇게 딱 사전적인 형태로 직역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틀린 건 아니겠지만 역시 그런 식으로 번역을 하면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진다. 파트3에서는 사전적인 직역의 틀을 벗어나서 네이티브처럼 말할 수 있는 스무스한 표현을 배워본다. 파트1에서 3까지 어느것 할 것 없이 전부 실용적이고 원어민적인 살아있는 표현을 배울 수 있어서 아주 좋은 공부가 된다.

책의 구성도 단순·명료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표현을 딱 제시하고 어떻게 쓰면 되는지, 지금까지 쓰던 것이 왜, 어떻게 틀렸는지 알려준 후 다음 장에서 몇개의 실용 문장으로 예를 들어 알려준다. 일단 앞서 말한대로 책에 나오는 표현이나 단어들은 기본적으로 초급 수준에서 배우는 것들이라 어지간한 일본어 학습자라면 아마 다 알고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어 자체를 외울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 단어의 올바른 쓰임, 확장된 의미, 그 속에 숨어있는 늬앙스, 스무스한 번역을 익히면서 실력을 바로 다질 수 있겠다. 기초 수준의 단어, 표현이라는 것은 그만큼 실제로 많이 사용된다는 의미이므로 여기 있는 것들을 확실하게 알아둔다면 의외로 일본어 실력 특히 번역이나 해석 쪽으로 실력이 확 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파트3의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한 표현의 설명이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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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인류 보고서 - 리얼 하드코어 오피스 생존기
김퇴사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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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 후면 일을 그만 둔다. 함께 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말자는 심정이다.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고 사표를 냈을 때는 속이 시원했다. 이 더러운 놈의 회사 탈출은 지능순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지만 막상 일을 두만두려니 달달했던 월급루팡의 시간들이 벌써 아쉽다. 사표를 내고 나서 퇴사하는 디데이를 향해 하루씩 달력의 날짜를 지워가던 그 때 바로 이 책 [퇴사인류 보고서]를 만났다.


[퇴사인류 보고서]는 김퇴사란 필명의 작가가 본인의 sns에 연재한 소위 오피스툰으로 1천만 뷰를 기록한 화제의 웹툰이란다. sns를 하지 않는 나 같은 사람도 온라인 커뮤에서 오며가며 이 웹툰을 봤을 정도니 화제가 되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이번에 출간 된 책에는 sns에 올렸던 그림에 미공개 원고까지 추가하여 총 192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책의 컨셉이랄까 웹툰의 형식이 조금은 독특한데 일단 그림체부터가 여타 웹툰의 형식과는 다르다. 특이하게도 미국식 빈티지 그래픽노블을 연상시키는데 "행복한 눈물"로 유명한 로이 릭턴스타인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5~60년대 미국의 빈티지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생각하면 되겠다. 그림은 간결하고, 색깔도 검정과 노랑 두가지만으로 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깔끔해보이고, 가독성이 높다.


웹툰의 형식은 약간 '제목학원' 느낌으로 원그림의 상황과는 반대되거나 전혀 맥락이 다른 엉뚱한 드립, 혹은 예상치 못한 대사를 치면서 반전의 웃음을 주는 개그 프로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종의 시바이 같은 건데 인물들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개소리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런 반전이랄까 개그가 은근 재미있다. 처음 온라인상에서 이 웹툰을 봤을 땐 원래 오리지날 이미지가 있고 그걸 가져와서 제목학원처럼 적당한 드립을 써넣은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처음부터 그림까지도 다 직접 그린 것 같다.


책의 제목은 "퇴사인류"지만 의외로 내용은 퇴사를 하지 말자는 느낌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퇴사욕구를 가지고 있을텐데 마음처럼 쉽게 퇴사를 하지는 못한다. 매일 직장상사의 면상에 사직서를 집어던지고 뒤돌아서 도도하고 당당하게 사무실을 걸어나가는 꿈을 꾸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꿈일뿐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퇴사 욕구는 하루에도 몇번씩 치밀어오르는데 그런 욕구를 웹툰이란 형식으로 표현해내었다. 대신 욕해주고, 화도 내주고, 공감하고, 위로도 하면서 퇴사 욕구를 잠재워주는 것이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 한컷으로 된 한컷카툰이라서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된다. 하나의 장면, 하나의 대사 안에 기승전결이 다 담겨 있어서 아이디어도 좋고, 박진감도 넘친다. 이 카툰은 직장인이라면 회사생활을 하다가 한번쯤 경험하고 느껴봤을법한 내용으로 꽉 차 있다. 이런 걸 보면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나만 유난히 힘든게 아니라 원래가 노예생활은 누구나 똑같이 힘들고 더러운 것이구나 하고 이상한 지점에서 공감과 위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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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
이하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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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 세계의 문화 트랜드의 중심이 한국으로 넘어왔지만 2~30년 전만 해도 일본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일본에서 유행하던 것들이 니뽄삘, 니뽄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으로 넘어와서 유행하고, J-pop이나 일드 같을 걸 즐기는 것이 힙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한국의 대중 문화에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일본의 문화는 예전처럼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소구되어지지도 않고, 잘라파고스라고까지 말을 할 정도로 틀안에 갇혀서 세계적 트렌드에 맞추어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한마디로 한물 간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한류의 영향으로 문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고는 하나 아직도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이 한국으로 유입되어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어서 (예컨데 소금빵 열풍 같은) 분명 과거만큼은 아니고 비록 한물 가긴 했지만 여전히 일본의 문화나 트렌드 이슈, 동향은 참고할만 하다. 흔히 일본은 사회 구조 상 우리 한국보다 10년~20년 앞서가고 있다고 말을 하는데 그런 점에서 현재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알면 사회ㆍ문화적인 변화와 앞으로 한국에서 유행이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도 있는 이슈와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꼭 사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요즘 일본에 많이들 가는데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안다면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좀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되지 싶다.


[2024/2025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에서는 현재 일본의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를 분석해놓은 리포트이다. 문화를 선도해가는 MZ들 사이에서 지금 유행하는 트렌드와 문화들,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 인물, 사회 현상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와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보통 일본에 대해 말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대중 문화를 주제로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대중 문화를 포함한 MZ들의 트렌드나 문화 등을 폭넓게 담고 있어서 조금 신선하게 느껴진다. 보통 대중 문화 이외의 문화들은 잘 다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잘 몰랐던 일본의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이 좋았다.


총 45가지의 유행하는 것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각각의 이슈들은 두어장으로 짧게 소개되고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다.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앞서 말했듯이 대중 문화나 식문화 같은 특정 분야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테마를 다루고 있어서 현재 일본 사회를 관통하는 MZ들의 문화를 폭넓게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단순히 유행하는 그 문화나 이슈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런 문화나 트렌드가 자리잡고 유행하게 된 사회ㆍ문화적 맥락을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생각과 사회적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는 점도 유익했다.


평소 일본의 문화와 사회에 관심이 좀 있는 편인데도 책에 나오는 아이템 중에는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사실 나이를 먹고 나니 한국의 MZ들의 트렌드도 모르게 되었는데 멀리 바다 건너 일본 MZ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이 뭔지 어떻게 알겠나 싶기도 하다. 그 중에서 10엔빵이나 뉴진스, 앤드바이롬앤 같은 한국에서 건너나 일본의 MZ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과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오타니 쇼헤이의 인기나 사카모토 류이치의 사망소식 같은 건 한국에서도 꽤 화제가 되었는데 여전히 문화 예술, 스포츠 쪽에서는 일본이 강세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본 적은 없지만 최애의 아이라는 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엄청나게 많이 회자되던데 일본 현지에서도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또 최근 일드를 보다보면 유독 BL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많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걸 보면서 그냥 어디 인기 없는 방송국에서 소수취향을 위한 인기 없는 매니악한 드라마가 방영되었나보다..라는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을 보니 BL이 대대적인 히트를 하고 끊임없이 제작되며 하나의 장르로까지 자리잡았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주제이고, 아마 공중파에서는 절대 방송 못할텐데 일본은 확실히 뭔가 묘한 곳이긴 하다.


일단 책이 꽤 재미있다. 평소 일본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MZ의 소비트렌드나 문화 등을 살펴보며 한국의 MZ와는 어떤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그들의 생각이나 인식, 가치관, 사고방식 등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물론 꼭 뭔가를 알아보고, 일본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어쩌고 하지 않더라도 단순히 일본에 놀러 갔을 때 지금 일본 MZ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나도 같이 즐겨보고 체험하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북처럼 활용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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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의 공식집 - 중1에서 고3까지 영문법을 한 번에 정리한 고집북스 포기하지마 3
박아민 지음 / 고집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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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영어 공부를 하라고 하면 일단 책을 펴고 영단어부터 외웠다. 문법은 어렵고 이해도 쉽지 않아서 손이 잘 가지 않았고, 어쨌건 영단어는 외우면 뭔가 머리 속에 몇개는 외웠던 실적이 남기 때문에 공부를 했다는 느낌적 느낌이 있어서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거의 영어 단어만 깔작거렸던 것 같다. 문법 공부는 하지 않다보니 당연하게도 기초 영문법조차 잘 모르고, 기초를 모르다 보니 영어책을 더욱 멀리하게 되는 그런 악순환 속에서 결국 영포자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뒤늦게 영어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 일단 문법에 익숙해지는 것이 참 힘들다. 지금껏 여러번 이런저런 문법책을 봤지만 기본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문법 공부를 하려니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게만 느껴졌다. 왜 그런지 문법을 설명하는 그 설명 자체가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다. 즉, 한국말이 어려워서 설명을 읽어봐도 이해가 잘 안되었다. 이렇다보니 겨우 한장씩 진도를 빼는 것도 버거워서 복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복습을 안 하니 자꾸 잊어버리게 되었다.


영어는 반복이다.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영어는 특히 반복해서 보고 계속 외우지 않으면 금새 잊어버리고 만다. 학교 다닐 때 영어 단어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단어를 외우곤 했는데 그렇게 계속 반복해서 외우다보니 안 좋은 머리로도 단어를 조금은 외웠다. 하지만 문법은 그렇게 단어장을 들고다니며 외우듯이는 공부를 하기 힘들다. 일단 문법책은 거의가 구술형태로 설명을 하고 있어서 그런 서술형식은 암기를 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책 자체도 커서 책을 들고다니며 뭔가를 공부하고 외운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영포의 공식집]은 기존의 문법책의 형식을 완전히 깨고 특이하게도 문법을 공식집처럼 만들어서 영문법을 설명하고 있다. 어려운 문법도 단어장을 꺼내보듯 계속 보고 또 본다면 자연스럽게 머리에 들어올 것은 당연한 건데 왜 지금까지 이런 발상을 하지 않았던 건지 모르겠다. 일단 책의 사이즈가 상당히 작다. 고등학교 때 가지고 다니던 단어장 수준의 크기인데 휴대하기도 편한 크기지만 꼭 들고다니면서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책이 막 크고 두껍지 않다보니 뭔가 만만하고 쉽게 느껴져서 거부감이 줄어드는 효과도 분명 있다.


책의 사이즈가 작다는 것은 안에 들어있는 내용도 압축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책이 작아도 내용 자체가 부실한 건 아니라는 뜻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서술 형태의 긴 설명은 그 자체로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콤팩트한 책 사이즈에 맞게 설명을 최소화해놓았다. 구구절절한 설명은 보기부터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고, 실제로도 설명을 읽고 그 설명문을 이해하는 것부터 어려운데 핵심만 뽑아서 공식처럼 문법을 제시하고 간략하게 설명을 해놓아서 복잡한 설명의 늪을 헤쳐나가지 않아도 문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설명을 작게 압축하면 아무래도 설명이 부실해질 수도 있고, 내용전달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그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표나 도형, 그림 같은 것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술적인 설명은 덜어내고 인포그래픽의 느낌이 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보니 그래서 다른 영어책에 비해 빈 여백도 많고, 가독성도 높고,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도 긴 설명 없이도 한눈에 들어온다. 또 상당히 컬러풀하게 되어 있어서 핵심 내용이나 강조하려는 부분은 바로 눈에 띄게 되어 있어서 공부할 때 집중도 되고, 쉽게 떠먹여주다보니 잘 넘어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꽤 잘 읽히는 편이다.


책에는 총 114가지의 유형별 문법 공식이 담겨 있는데 중1에서 고3 수준의 영문법, 즉 아주 기본이 되는 적어도 이 정도는 꼭 알아야 한다는 수준의 영문법이라서 우선은 이 책을 마스터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기초 영문법을 공부한 후 추가적으로 고급 영문법을 공부해나가면 되겠다. 워밍업 '이것부터 알고 가자' 파트에서는 기본 문법을 설명하기 전에 품사 약자와 문장 성분에 대한 설명, 8품사와 구와 절 파악하기, 문장 성분에 대한 분석 등 문법을 이해하기 위한 문법, 배경 문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서 꼼꼼하게 읽고 알아두면 좋겠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영어 공부를 할 때마다 이 워밍업 부분부터 항상 막혀서 어려워했는데 이 책으로 좀 쉽게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공식을 외우듯이 문법을 암기하고, 관련 유형의 문제도 나와 있어서 암기한 내용을 문제 형식으로 복습해보면서 실제로 문법을 문장에 적용해서 사용해보고 문법과 유형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할 수 있다. 한챕터의 내용은 상당히 짧고 가볍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단어장을 꺼내서 읽듯이 계속 하나씩 읽다보면 은근 문법에 익숙해지고 실력이 조금씩 쌓이게 될 것 같다. 꼭 영포자들뿐만 아니라 영어를 곧잘 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잘 정리된 문법 공식집이 있으면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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