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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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76회 광복절을 맞이했다. 조선이 일본으로부터 벗어난지 76년이나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도 친일파가 건재하고 여전히 그들이 친일매국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에 통탄을 금할길이 없다. 특히 한국의 친일파는 박정희와 전두환이라는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반공국치 사상과 혼합되어 끔찍한 혼종이 만들어졌는데 그런 친일반공매국노들이 기득권의 자리에 앉아 자신들만의 사익과 개인적 영달을 위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마음대로 농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독재자들은 끊임없는 사상교육과 집체교육을 통해 전체주의적 사고를 심어놓아 그것에 전도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친일반공매국노들의 사상을 추종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평소 친일파라고 하면 치를 떨고, 비난을 하고,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정작 친일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완용으로 대변되는 을사오적과 만주 군관학교 출신인 다카키 마사오, 독립군을 때려잡았던 백선엽, 악질고문경찰 노덕술 같은 인물들만을 친일파라는 이름으로 기억할 뿐 그 외 어떤 인물이 어떤 친일 행각을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친일이라는 말은 쉽게 하지만 정확히 어디까지를 친일이라고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못하다. 


당시는 어쨌건 일본 치하였고 개인의 성공이나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일본을 이롭게 하는 행위와 어느정도 겹쳐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무작정 그 당시 공무원이나 경찰 등의 일을 했다고 무조건 친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 그래서 친일파와 친일행적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 깊히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친일파 열전]은 35년간의 일제강점기의 역사중 친일파의 역사만에 촛점을 두고 그 시간들을 돌아보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153명의 친일파를 다루고 있는데 친일파로서의 행각이 극심한 경우와 함께 친일 행각이 덜하더라도 해방 이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별한 경우의 친일파를 포함시켜 놓았다.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자칫 지루하거나 어려워질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게 구성해놓았다. 책은 총 3파트로 되어 있는데 우선 개항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친일파들의 탄생과 행적을 전체적으로 쭉 정리해놓아서 친일파라는 인간들이 한국의 근대사에서 어떤 짓을 더러운 짓거리를 했는지 친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훑고 지나간다. 그리고 귀족, 명망가, 관리, 경찰과 밀정, 군인, 문인, 예술계 인사, 언론 교육계, 종교계 등 다양한 분야로 분류하여 부문별 대표 친일파들을 소개하고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4,300명의 친일매국노들 중 대표적인 153명의 명단과 약력을 공개해놓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그야말로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숨만 나온다. 이런 망할 인간들이 또 어디 있으며, 이들은 왜 해방 후 민족의 이름으로 처벌받지 않았으며, 어째서 그 친일매국노들의 자손들은 친일행각을 통해 얻은 부와 권력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화가 날 뿐이다. 책을 보면 사회 곳곳에서 친일을 하지 않은 부류가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말은 지금도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친일의 후손들이 말 그대로 사회의 모든 곳에 포진해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나라를 팔아먹고 일본에 영혼을 팔아먹은 친일파는 나라 곳곳에 기생충처럼 퍼져있었고 그들이 해방 후에도 친일 행각을 숨기고 여전히 기득권으로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론 이 매국 적폐세력이 너무 광범위하게 사회 곳곳에 뿌리박고 있어서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따위의 극우 인사의 망언이 나오게 되는 배경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친일 인사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서 책에서 접하게 된 의외의 인물들이 친일파였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는데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최남선도 친일로 전향했고, 2·8 독립선언문을 쓴 이광수도 친일로 돌아섰다. 3·1 만세시위를 이끌었던 최린도 친일로 돌아섰고, 독립협회의 회장이기도 했고, 애국가의 작사자라는 말도 있는 윤치호 또 안중근 의사와 의형제를 맺고 국내진공작전에 참가하기도 했던 엄인섭은 일본총영사관의 밀정이 되어 독립운동가의 정도를 일본에 넘겨주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조선의 독립을 위해 힘쓰던 인물들이 하나둘 일본쪽으로 돌아서서 친일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야 친일을 하게 된 변명을 구구절절 말할 수 있겠지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책에는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친일매국노들도 소개되고 있는데 백선엽과 다카키 마사오가 그들이고, 친일 신문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따위가 그것이다. 조선과 동아는 지금도 일본에 대한 친일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웃기게도 조선과 동아는 3·1운동의 결과로 탄생하게 되었는데 민족지의 위상을 얻기 위해 경쟁하던 두 신문(이라 쓰고 계란판이라 읽는다)이 노골적인 친일을 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의 사주 김성수와 조선일보의 방응모의 행적은 어떠한가? 김성수는 초반에는 나름 조선인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 덕에 광화문에 사옥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친일파의 본색을 드러내며 친일 행각을 노골적으로 이어갔다. 조선의 방응모는 동아와이 상업적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일본의 힘을 적극적으로 빌렸다. 물론 일본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면서 일본의 비위를 맞춘건 두말할 것도 없다. 이런 친일 계란판들이 아직까지 일본을 칭송하고 한국 정부와 한국인을 비난하는 꼴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저자의 말처럼 친일파는 여전히 건재하다. 건재한 것을 넘어서 지금 한국의 기득권, 주류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자신들의 자리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이제와서 친일파를 청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이 친일을 했고, 그들의 후손이 지금 어떤 자리에서 여전히 친일 행각을 벌이고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제 두번 다시 나라를 팔아먹고, 동포를 배신한 매국노들을 용서하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친일파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한다. 아이들에게도 한국의 현실과 친일파의 민낯을 알려주기에 적당한 책이다. 잊으면 안 된다.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기득권을 잡은 친일매국노들이 지워버린 친일의 과거를 지금이라도 기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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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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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누가 어떤 친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는데
각 분야별로 대표적인 친일파를 소개하고 있어서 사회 곳곳에서 친일매국을 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네요
이건 교육용으로도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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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
임요희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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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할 때 입다물고 상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대화법이라고들 말하지만 실제로 대화를 하다보면 그렇게 남의 말만 듣고 있을 수는 없다. 대화란 오고 가는 것으로 상대의 말에 대꾸를 하고 내 의견을 말하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아는 주제라면 말을 할 수 있지만 내가 모르는 주제가 나오면 그 때는 싫어도 입다물고 상대의 말을 경청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센스있는 리액션을 하고, 자연스럽게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는 수준 높은 대화를 위해서는 다방면에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 수준의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의 양은 의외로 꽤 많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신조어도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넓은 지식을 습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은 2021년 현시점의 한국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지금의 우리 사회를 가장 압축적으로 대표하는 164가지 키워드를 통해 뉴노멀 시대의 트렌디한 지식을 전달해준다. 여기서 '현시점'과 '한국'이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히는데 그 동안의 지식 백과사전은 외국의 책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많아서 한국의 사정과 한국 사회의 키워드를 제대로 보여주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고, 다른 나라의 키워드를 가져오다보니 가장 최신의 키워드를 통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것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공간과 시간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지금 현재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키워드를 통해 말 그대로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한국과 한국인의 키워드를 담았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책은 사회·신조어, 역사문명, 문화예술과 건강레저, 정치·경제, 철학·과학의 다섯 파트로 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을 골고루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한우물을 깊게 파는 전문성을 중요시 했지만 요즘은 '알쓸신잡'이나 '지대넓얕'으로 대변되듯 전문성보다는 다양성을 중시하는데 이 책은 최근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여 여러 분야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특히 사회·신조어 파트가 가장 눈길이 갔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핫하거나 문제가 되고 있는 또는 많은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와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온라인 상의 신조어를 모아놓아서 최근 한국 사회의 사회상과 분위기를 알 수 있고, 이런 용어들은 대화나 뉴스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단어들이라서 알아두면 시의적절하게 대화에 쓰일만하다.


그런데 책에 소개된 신조어 중에는 뇌피셜이나 빵셔틀, 덕후처럼 등장한지 꽤 오래되서 더 이상 신조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낡은 느낌의 단어들도 있고, 신조어이긴 하지만 이제는 사회전반에 걸쳐 꽤나 많이 사용되며 인지도가 높아서 굳이 책에서 소개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을만한 단어들, 예컨데 퀴어, MZ세대 같은 키워드도 있다. 특이하게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인지 감수성, 메갈리아, 영혼 보내기 같은 최근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페미니즘과 남녀갈등, 여성문제와 관련된 키워드가 많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여성이라 그런 것 같다. 또 확증 편향, 토착왜구, 밴드왜건 효과처럼 정치관련 뉴스에서 많이 보던 단어도 많이 나온다. 요즘 온라인 게시판에서 글 좀 써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단어들이다. 그만큼 지금 실제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인 셈이다.


주제별 키워드에서 소개된 단어들도 최근 많이 언급된 키워드들이지만 비교적 잘 알려진,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을만한 키워드도 있고, 듣기는 많이 들어봤고 대략적인 의미는 알지만 그에 대해 설명을 하거나 구체적으로 대화가 시작되면 그것을 주제로 분명하게 말을 못하는 어설프게 알고 있는 키워드도 있으며, 완전히 생소한 키워드도 있다. 때로는 생소한데다가 왜 이 키워드가 선택이 된 것인지 배경도 모르고 있는 것도 있어서 책을 통해 한국에서 그 키워드가 언급되었던 사건이나 상황을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단은 책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과 배경, 내용을 이해하고나서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뒷배경이나 좀더 디테일한 상황을 살펴보며 살을 붙혀나가며 정보를 취합하는 형식으로 책을 읽으면 될 것 같다.


이런 식의 키워드를 소개하는 책에서는 어떤 키워드를 선정했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거나,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키워드, 그리고 온라인에서 젊은사람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 등 실제 현실의 대화 속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키워드를 담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의 목적은 실제로 대화를 할 때 써먹을 수 있게 이 정도 지식은 알고있자 라는 컨셉이므로 선정된 키워드는 당연히 화제성과 중요도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하며 지금도 실제 대화 중에 많이 언급되고 있어야만 하는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선정된 키워드들은 과연 그런 동시대적 현상과 경험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어떤 키워드는 너무 쉽거나 낡았고, 또 다른 키워드는 평소 대화에서 쓸일이 없는 것들이며 나머지 키워드 정도만이 평소 알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나, 요즘 많이 언급되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채 넘겨버렸던 것이다.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알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3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이 책이 균형잡혀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평소 대화를 하거나 게시판에 글을 쓸 때 세상의 모든 주제, 모든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모든 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좁은 시각에서 내가 평소 보고 싶었던 주제, 알고 싶었던 이슈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관심 영역의 키워드는 쉽게 느껴지고, 그 외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의 키워드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키워드와 전혀 모르는 키워드, 관심이 가는 키워드와 그렇지 않은 것들이 뒤섞여 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의 시각의 편협함을 말해주는 것이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이해하고, 지식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다양한 키워드들의 선택도 잘 되어있다고 하겠다. 단순히 단어적 설명이나 개념만을 해설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왜 그 키워드가 화제가 되었고,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그 키워드가 가지는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으므로 관련 대화를 할 때 좀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각 키워드들의 설명은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깊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그리 길지 않게 대부분 한장 정도의 수준에서 마무리를 하고 있어서 개념과 배경만 간략하게 알고 넘어가는 수준이라 조금 어려운 주제의 키워드들도 크게 막힘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간중간 해당 키워드를 조금 더 설명해 줄 수 있는 문헌도 함께 읽어볼 수 있게 소개하고 있다. 여성인 저자의 성향 때문인지 여성향의 단어와 여성관련 키워드가 많은데 남성들에게는 지금 한국 여성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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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심리 도감 - 색이 지닌 힘으로 사람의 심리를 간파한다
포포 포로덕션 지음, 김기태 옮김 / 성안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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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육점의 전등은 붉은색이고, 병원 특히 정신병원의 벽은 하얀색이고, 면접을 볼 땐 차분하게 보이는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으라고 말한다. 우리의 일상을 꾸미는 색채는 단순히 심미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실제 색채가 가진 효능을 기초로 정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 효능을 알건 모르건 그 색이 가지는 심리적 효과를 반영하여 색채가 정해지고 있는 것이다. 색채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색이 사람의 심리와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패턴을 보이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 색채 심리학인데 구체적으로 색이 사람의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감정일 때 특정 색상을 선택하는지 등의 법칙을 찾아내는 것이다.


[색채 심리 도감]은 색채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색채 심리학의 기초와 색의 다양한 가능성, 색채 심리학의 효과, 색의 기초지식, 문화, 유래, 기능성, 색의 이미지, 그리고 색채 심리학을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응용법까지 그야말로 색채 심리를 종합적으로 다룬 색채 심리 도감이다. 색은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감각과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신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심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신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조금은 새롭게 느껴진다. 감정과 감각/판단, 신체에 미치는 색이 영향을 알고 있으면 효과적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색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책에는 색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 세 가지로 구분하여 꽤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다. 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파트는 해당 컬러의 중요한 효과와 활용 예, 사용할 때의 팁 같은 것들이 상세히 나오고 있다. 그 외에도 배색과색의 의미, 대표적인 색과 그 색의 수치, 색의 종류 등 그야말로 색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다 제공된다. 물론 전문 디자이너도 아닌데 색의 미묘함을 드러내는 색이 수치나 색의 이름 같은 것까지 다 알 필요는 없고 색의 효능과 활용법 정도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활용법은 간략하지만 일러스트를 통해 조금 재미있게 알아보고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책이 재미있고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단순히 색의 의미나 성질, 효과, 종류를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색의 성질과 효과를 가지고 실제로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릇의 색과 음식의 색으로 식욕을 더 당기게 한다던지, 마케팅에서 구매를 결정하게 만드는 색의 역할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또 사진을 찍을 때 배경색에 따라 인물의 이미지가 달라진다던지 수면을 유도하는 색으로 침실의 조명을 바꾸는 법도 알려준다. 색이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있지만 보통은 어떤 색이 어떤 영향을 준다라는 식의 단편적인 정보전달에 그쳐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애매한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것들을 명확하게 알려줘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이다.


보통 분홍색, 핑크는 여성이 좋아하는 색이라는 편견 때문에 남성들은 핑크를 멀리하는데 분홍색은 신체를 젊게 한다고 한다. 핑크를 보기만 해도 마구 젊어진다거나 하는 마법같은 효과는 아니지만 분홍색 옷을 입고 주위 환경이 분홍색인 곳에서 생활하면 외모가 젊어지고 성격도 밝아진다고 한다. 아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하는데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싫어하는 색으로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일을 하는 커리어 우먼은 분홍색을 부드러움과 약점이라고 생각해서 여성스러운 분홍을 꺼린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앞서 말한 분홍색은 여성의 색이라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색에 대한 성고정관념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스포츠에서도 색채가 큰 역할을 하는데 유니폼 색에 따라 승리할 확률이 달라진다고 한다. 빨간색과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비교해보니 빨간색을 입은 선수들이 승리한 비율이 더 높게 나온다고 한다. 언젠가 월드컵에서 한국이 전통의 빨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을 때는 승리했다가 하얀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패배했다는 기록을 본 기억이 있는데 실제로 빨간색 유니폼은 교감신경이 우세하고 공격적인 상태를 만들기 때문에 더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는 내가 빨간색을 입는 것과 내가 입은 빨간색을 상대방이 보는 것. 즉 유니폼을 입는 것과 보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에 대한 결과는 확실하게 나온 것 같지 않다.


또 재미있는 것 중에는 영화 속에서 색이 어떻게 쓰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려주는 영화 속 색채 심리가 있다. 헐리우드에서는 영화를 연출할 때 극에 맞게 관객의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 컬러 그레이딩이라는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고 한다. 컬러 그레이딩이란 동영상, 이미지 등의 색을 전자적, 사진화학적, 디지털적으로 변경하거나 강화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색을 덧칠해서 더욱 진하게 하거나, 더욱 어둡게 하는 등의 기술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 기술을 통해 인물의 심리 묘사를 한다던가, 인물의 성격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는데 영화를 볼 때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감독의 의도를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색채 심리라고 해서 단순히 '이 색은 이런 효과를 가지고, 이 색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면 어떤 심리상태이다'와 같은 식의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색과 관련된 심리분석글에 나오는 수준의 내용이 아니라 색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어서 꽤나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색을 활용해서 자신에게 맞은 컬러의 옷을 고르고, 코디하는 법이라던지, 그날의 기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컬러를 찾고, 감정과 감각을 움직일 수 있는 컬러를 알려준다거나 하는 컬러 활용법도 굉장히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색에 대한 정보도 얻고, 활용도 할 수 있는 꽤나 실용적인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그래서 군데군데 일본 느낌의 일러스트가 많이 나오고 욱일기를 상징하는 상징물도 자주 등장해서 조금 거슬린다. 또 일본의 전통 배색이나 일본식 색채 같은 것을 소개하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같은 내용으로 한국적인 색채를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것을 제외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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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단편 만화 - 심심한 일상에 냥아치가 던지는 귀여움 스트라이크
남씨 지음 / 서사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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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사랑이다. 고양이에게는 개와는 다른 느낌의 고양이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그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집사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애견인이 월등히 많았지만 언젠가부터 애묘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 같다. 이상하게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길에서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만 봐도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신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고양이를 사랑하고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유튜브에서 고양이만 보여주는 영상도 많아졌고, 고양이와 관련된 책도 많이 나오고 있다. 직접 고양이를 키우고 못 하더라도 그런 매체를 통해 고양이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힐링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고양이 단편 만화]도 고양이가 주는 사랑스러움과 힐링을 느낄 수 있는 만화책이다. 고양이가 주는 그 출구 없는 매력과 알 수 없는 즐거움과 기분좋운 힐링감을 이 책을 통해서도 어김없이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책의 제목대로 고양이를 주제로 한 단편 만화다. 4컷 형식이나 한컷 짜리 만화 등 다양한 형식의 만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아주 섬세하다거나 그리 이쁘게 잘 그렸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그림체이지만 이상하게도 어딘지 정이 가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보고 있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만약 디테일하고 세련되게 그려진 그림이라면 이런 기분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말하자면 도시와 같은 세련됨은 없지만 시골 마을의 투박하고도 정겨운 느낌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은 고양이를 의인화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놓고 진행되만 마지막에는 결국 고양이의 습성을 드러내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형식인데 결국 박스에 들어가거나, 결국 냥냥펀치를 날리거나, 결국 실타래를 마구 휘저어놓는다거나, 결국 물건이나 소파를 망친다는 식의 엔딩이다. 즉, 고양이의 습성이나 행동양식을 이해하고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게 있는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냥이의 습성 정도를 다루고 있으므로 냥이를 키우지 않아도 상식 수준에서 알 수 있다. 예컨데 앞서서 나열한 것들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내용이라서 고양이를 키우면서 경험해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요즘은 어느 온라인 게시판이건 고양이 관련 게시글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는데 그런 내용들을 책으로 옮겼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고양이 관련 글들은 귀여움을 극대화하거나 고양이의 엉뚱함이나 4차원적인 습성을 잘 보여주는데 딱 그런 것들을 만화로 꾸며놓은 것이라서 은근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런 냥이의 습성을 잘 캐취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간 저자의 아이디어도 좋다. 가령 고양이 마트에는 고양이가 장보기 도우미 서비스를 해주는데 카트에 시크하게 앉아있던 고양이가 선반 위의 물건을 마구 끌어내려서 카트에 담는다. 그리고는 이달의 우수사원이 된다거나 아기 고양이가 고양이 엄마에게 양말을 찾아달라고 하자 양말을 찾기 위해 서랍을 열고는 그 안에 쏙 들어가버린다는 식이다.


이런 식의 잔잔한 에피소드가 수십편이 있는데 책을 읽을 땐 잠깐 웃으며 넘어가겠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생각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양이와 오래 생활하며 평소 냥이가 어떻게 행동을 하고, 어떤 특정 상황이 벌어질 때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를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런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울 것이고, 또 고양이의 습성을 안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하나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서 만화적으로 녹여내는지도 중요하므로 새삼 작가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어쨌건 고양이의 습성이라는 건 정해져있으므로 만화를 보다보면 어느 정도는 대충 어떤 결론이 나올지 상상이 가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곳에서조차 한번 더 비틀거나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어서 재미를 준다.


생각보다 꽤 웃기고 재미가 있다. 그냥 일상툰 같은 잔잔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용인 것은 맞지만 의외로 웃기고, 재미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대략 전체적인 흐름은 상상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그걸 만화적으로 잘 구성하고 기승전묘를 잘 짜놓아서 생각지도 못하게 재미를 느끼게 된다. 고양이 생선가게 편에서 생선을 파는 고양이에게 고등어를 사려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고등어를 감싸고 손님을 노려본다. 여기까지면 뭐 그렇구나 하겠는데 다음 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상을 쓰며 노려보는 고양이의 클로즈업이 등장하며 빵 터진다. 아이디어도 좋은데 만화적 구성 또한 상당히 좋다.


각 에피소드마다 해시태그로 만화를 관통하는 키워드와 그 만화의 주제로 삼은 냥이의 습성을 적어놓았는데 그 해시태그도 상당히 재치넘치는 글들로 되어 있어서 귀엽고 재미있다. 또 중간중간 고양이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투 컷 짜리 만화가 있는데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 생각하는 이상과 실제 고양이를 키웠을 때의 현실을 비교하는 건데 이것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 책 생각보다 괜찮다. 생각보다 귀엽고, 생각보다 재미있고, 생각보다 웃긴다. 솔직히 이런 류의 컨셉 만화는 별다른 스토리도 아이디어도 없이 내용이 부실해서 읽고 나면 허무하고 돈과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게 참 많은데 이 책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공감되는 곳도 많고, 심쿵하는 곳도 많아서 마치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귀여운 고양이 짤이나 동영상을 보며 느끼게 되는 즐거움과 기분좋음을 책을 보는 내내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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