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단편 만화 - 심심한 일상에 냥아치가 던지는 귀여움 스트라이크
남씨 지음 / 서사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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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사랑이다. 고양이에게는 개와는 다른 느낌의 고양이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그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집사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애견인이 월등히 많았지만 언젠가부터 애묘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 같다. 이상하게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길에서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만 봐도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신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고양이를 사랑하고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유튜브에서 고양이만 보여주는 영상도 많아졌고, 고양이와 관련된 책도 많이 나오고 있다. 직접 고양이를 키우고 못 하더라도 그런 매체를 통해 고양이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힐링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고양이 단편 만화]도 고양이가 주는 사랑스러움과 힐링을 느낄 수 있는 만화책이다. 고양이가 주는 그 출구 없는 매력과 알 수 없는 즐거움과 기분좋운 힐링감을 이 책을 통해서도 어김없이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책의 제목대로 고양이를 주제로 한 단편 만화다. 4컷 형식이나 한컷 짜리 만화 등 다양한 형식의 만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아주 섬세하다거나 그리 이쁘게 잘 그렸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그림체이지만 이상하게도 어딘지 정이 가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보고 있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만약 디테일하고 세련되게 그려진 그림이라면 이런 기분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말하자면 도시와 같은 세련됨은 없지만 시골 마을의 투박하고도 정겨운 느낌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은 고양이를 의인화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놓고 진행되만 마지막에는 결국 고양이의 습성을 드러내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형식인데 결국 박스에 들어가거나, 결국 냥냥펀치를 날리거나, 결국 실타래를 마구 휘저어놓는다거나, 결국 물건이나 소파를 망친다는 식의 엔딩이다. 즉, 고양이의 습성이나 행동양식을 이해하고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게 있는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냥이의 습성 정도를 다루고 있으므로 냥이를 키우지 않아도 상식 수준에서 알 수 있다. 예컨데 앞서서 나열한 것들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내용이라서 고양이를 키우면서 경험해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요즘은 어느 온라인 게시판이건 고양이 관련 게시글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는데 그런 내용들을 책으로 옮겼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고양이 관련 글들은 귀여움을 극대화하거나 고양이의 엉뚱함이나 4차원적인 습성을 잘 보여주는데 딱 그런 것들을 만화로 꾸며놓은 것이라서 은근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런 냥이의 습성을 잘 캐취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간 저자의 아이디어도 좋다. 가령 고양이 마트에는 고양이가 장보기 도우미 서비스를 해주는데 카트에 시크하게 앉아있던 고양이가 선반 위의 물건을 마구 끌어내려서 카트에 담는다. 그리고는 이달의 우수사원이 된다거나 아기 고양이가 고양이 엄마에게 양말을 찾아달라고 하자 양말을 찾기 위해 서랍을 열고는 그 안에 쏙 들어가버린다는 식이다.


이런 식의 잔잔한 에피소드가 수십편이 있는데 책을 읽을 땐 잠깐 웃으며 넘어가겠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생각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양이와 오래 생활하며 평소 냥이가 어떻게 행동을 하고, 어떤 특정 상황이 벌어질 때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를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런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울 것이고, 또 고양이의 습성을 안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하나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서 만화적으로 녹여내는지도 중요하므로 새삼 작가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어쨌건 고양이의 습성이라는 건 정해져있으므로 만화를 보다보면 어느 정도는 대충 어떤 결론이 나올지 상상이 가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곳에서조차 한번 더 비틀거나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어서 재미를 준다.


생각보다 꽤 웃기고 재미가 있다. 그냥 일상툰 같은 잔잔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용인 것은 맞지만 의외로 웃기고, 재미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대략 전체적인 흐름은 상상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그걸 만화적으로 잘 구성하고 기승전묘를 잘 짜놓아서 생각지도 못하게 재미를 느끼게 된다. 고양이 생선가게 편에서 생선을 파는 고양이에게 고등어를 사려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고등어를 감싸고 손님을 노려본다. 여기까지면 뭐 그렇구나 하겠는데 다음 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상을 쓰며 노려보는 고양이의 클로즈업이 등장하며 빵 터진다. 아이디어도 좋은데 만화적 구성 또한 상당히 좋다.


각 에피소드마다 해시태그로 만화를 관통하는 키워드와 그 만화의 주제로 삼은 냥이의 습성을 적어놓았는데 그 해시태그도 상당히 재치넘치는 글들로 되어 있어서 귀엽고 재미있다. 또 중간중간 고양이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투 컷 짜리 만화가 있는데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 생각하는 이상과 실제 고양이를 키웠을 때의 현실을 비교하는 건데 이것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 책 생각보다 괜찮다. 생각보다 귀엽고, 생각보다 재미있고, 생각보다 웃긴다. 솔직히 이런 류의 컨셉 만화는 별다른 스토리도 아이디어도 없이 내용이 부실해서 읽고 나면 허무하고 돈과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게 참 많은데 이 책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공감되는 곳도 많고, 심쿵하는 곳도 많아서 마치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귀여운 고양이 짤이나 동영상을 보며 느끼게 되는 즐거움과 기분좋음을 책을 보는 내내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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