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의 시대유감 - 나는 고발한다, 당신의 뻔한 생각을
정영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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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정영진이란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무슨 이상한 빅데이터 전문가라고 소개되며 언론에 나왔을 때였는데 이상한 직함하며 모든 게 딱 사기꾼인줄 알았다. 그래서 이 사람에 대해선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이후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굉장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논리정연하게 주장을 펼치는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고 정영진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차근차근 상대를 설득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굉장하다고 느꼈는데 꼭 말을 하고 토론을 하는 기술 뿐만 하니라 어떤 사안에 있어서 핵심이 무엇이고, 어떤 것에 집중을 해야하는지 맥락을 짚어내는 기술도 뛰어나서 게스트가 나와서 어려운 말을 할 때면 중간중간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통해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있게 이끌어내는 기술도 상당한 것 같다. 또 때로는 상대의 개소리를 합리적인 주장으로 깨부수는 걸 보면서 시원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이 사람 참 매력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 사람의 생각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팟캐스트 방송들을 찾아서 듣게 되었다.


[정영진의 시대유감]은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교양 등 지금의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정영진의 냉철하지만 약간은 냉소적이로 딴지가 섞인 시선으로 솔직하게 풀어보는 일종의 정영진식 즉문즉답이라고 하겠다. 요즘엔 이런 하나의 이슈에 대해 작가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는 즉문즉답 형식(?)의 컨텐츠가 참 많은데 대부분 그 기저에는 위로와 공감 따위의 것들을 깔아놓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통해 힐링을 주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한 사람이 있겠지만 그런 컨텐츠는 너무 많고 사실 별로 위로가 되지도 못한다. 때로는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과 까칠한 목소리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항상 공감만을 외치는 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너무 거슬린다. 그런 분위기에 일침을 가하기라도 하듯 정영진은 식상하고 획일화된 사람들의 생각에 딴지를 건다.


책은 세파트로 되어 있는데 각각 모순, 가식, 소신의 명제를 가지고 있다. 명제는 각기 다르지만 뻔한 생각이 아닌 삐딱한 생각이라는 주제의식은 같다. 행복, 죽음 같은 철학적 문제에서부터 치킨 값, 통신 요금, 먹방, 개식용 등의 최근의 사회·문화적 이슈 그리고 정치, 성, 세대론, 계급 등 민감한 주제에까지 과감히 문제제기를 하고 소신있는 발언을 이어간다. 일단 책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이 상당히 민감하고 의견이 찬반 양극단으로 나뉘는 논쟁적인 이슈들이라서 그 자체로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관련된 주제들로 설전이 자주 오가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주장들이 정제되지 않고 불필요한 곁가지와 비방이 많아서 그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데 귿지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런데 책을 통해 잘 정리된 그리고 커뮤에서 흔히 보는 뻔한 내용이 아닌 색다르고 독특한 의견을 듣다보면 찬반 어떤 입장이건 간에 자신의 생각의 폭을 확장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을 때 정영진과 같은 입장이건 반대의 입장이건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중심에 놓고 정영진의 주장과 비교하며 읽어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책을 통틀어 가장 공감하며 마음에 와닿았던 주제는 "세상 한심한 단어 공감 능력"이었다. 공감 능력이라는 게 세상 한심한 말이라는 것에 공감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으로 들리지만 이건 평소에 나 역시 정말 늘 생각하던 의견이었기 때문에 아무튼 그랬다. 요즘은 어딜 가나 공감 타령을 하고 공감을 요구하고 강요하고, 자기 말에 조금이라도 반박하면 소시오패스 취급까지 받는다.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공감능력이란 사실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내 편을 들어라는 것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책에는 그것을 공감 능력이 아니라 "편들기 능력"이라고 명명하고 있고 이것은 사춘기 이전의 공감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갑질하는 사람들은 이 편들기 능력에 길들여진 사람일 거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몇가지 상황을 더 제시하면서 이 공감 능력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잘못된 것인지를 설명하는데 평소 똑같이 공감 능력을 강요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이렇게 논리적이고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하도록 체계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고 답답해했었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니 속이 뻥 뚫린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주장도 굉장히 흥미롭다. 가령 약자가 착한 사람이라는 오해라거나 성 상품화가 잘못이라거나 잘못된 경어 문화 같은 것을 꼬집는 파트들은 분명 의견은 갈리겠지만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보통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면 속편하다. 소수의 입장에 섰을 경우 다수의 힐난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많은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생각하는 대신 그냥 쉽게 다수의 생각을 따라가게 된다. 자기 생각이 없거나 자기도 다수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스스로 믿는 것이다. 다수의 의견이 그러하니까 그냥 그것을 따르는 것과 자신의 생각이 정말 그렇기 때문에 그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많은 경우 다수의 의견을 거스르지 못하고 기존의 틀에 박힌 뻔한 생각에 자신의 생각을 맞추며 살아간다. 여기에 반박을 하고 감히 불만을 가진다는 것은 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불편한 질문이 던져졌을 때에만 비로서 자신의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진짜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남의 시선이나 권위에서 벗어나서 주도권을 쥐는 삶을 살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의외로 글의 수위가 쎈 편이다. 가령 성이나 젠더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반대편에 있는 소위 페미들의 주장을 가져와서 그것을 통해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를 까는 식이다. 꼭 어떤 특정인의 발언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고 그 집단이나 세력의 보편적 정서를 대변하는 표어나 문구들을 인용하는데 그걸 반박하면서 하는 말들이 단세포적이라거나 한심함을 넘어 절망을 느낀다거나 하는 식으로 꽤 수위가 높다면 높다. 그리고 먹방에 미쳤다거나 기념할 것도 더럽게 없다는 둥 제목도 약간 공격적인 것들이 보이지만 사실 자극적인 문구와는 달리 전체적인 내용은 차분하고 이성적이다. 그러니까 프로 불편러의 대책없는 전방위 모두까기나 억까가 아니라 나름의 주장을 가지고 불편을 질문을 던지며 기존의 의견에 반박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있게 전개해나가는 때로는 인문학적이고 때로는 철학적인 정영진의 생각을 모아두었다고 하겠다. 이렇게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정영진의 사고와 철학의 깊이에 감동하게 된다.


우리 사회는 너무 획일화되고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대중의 생각과 다르면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가지려는 거냐고 설교하고 비판하고 따돌리려는 분위기가 있다. 그러다보니 모두가 똑같은 것을 똑같이 보고 똑같이 느끼도록 강요당하며 거기서 벗어나는 생각을 하는 것을 차단당한다. 그래서 나처럼 반골기질이 있는 사람은 정영진처럼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각에서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주장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물론 단순히 삐딱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합리성과 그런 결과를 도출해가기 까지의 이성적인 판단이 뒤따르고, 충분한 설득력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냉소적인 시선, 획일화된 사고에 와사바리 거는 의견 같은 걸 너무 좋아하지만 그 생각을 체계적이고 설득력있게 정리해서 표현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내가 평소에 하던 그 삐딱한 생각을 잘 정리해서 대신 말을 해주니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 아주 시원하고 큰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런 이유로 책을 읽는 시간이 상당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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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만 봤더니 일본어를 잘하게 된 건에 대하여
센님(정세영) 지음 / 길벗이지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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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일본어 공부를 꽤 오래했었다. 대학 다닐 때 일본어에 맛이 들어서 열심히 교재를 읽고, 문제풀이를 하며 꽤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공부"를 안 하고 있는데 왜 "공부"라는 단어를 강조하냐면 난 옛날 사람이라서 "공부"라고 하면 교재를 읽고, 문제풀이를 하는 전형적인 입시용 학습법을 "공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법을 익히고, 문제를 풀고 그런 식의 형태가 아니면 왠지 공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무튼 예전에는 열심히 일어공부를 했지만 이후로는 교재를 읽고, 문제풀이를 하는 형식의 공부는 하지 않고 일어 문고본을 읽거나 영상 등을 통해 간접적인 공부를 하고는 있지만 이런 식으로 원서를 읽고 영화를 보는 것으로는 일본어 실력이 늘어나기는 커녕 유지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아무튼 지금은 공부를 안 하지만 일본어에 빠져서 열심히 공부를 했던 시절에도 아주 수준급으로 일본어를 구사하진 못했다. 말했듯이 당시에는 교재를 읽고 문제를 푸는 형식의 공부를 했는데 문법에 치우쳐서 공부를 하다보니 문제는 풀 수 있지만 틀 안에 갇혀서 프리토킹, 히어링은 상대적으로 취약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게시판을 보면 자신은 따로 책을 보고 문제풀이를 하는 공부를 하지 않고도 좋아하는 애니나 일드만 보고도 일본어를 마스터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그런 글을 보면 좀 짜증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나는 "공부"를 했는데도 일본어를 잘 못하는데 왜 저 사람은 "공부"도 안 하고 어떻게 일본어를 마스터했다는 건지 짜증이 나면서도 궁금했었다. [애니만 봤더니 일본어를 잘하게 된 건에 대하여]는 바로 그 짜증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독학으로 일어를 공부해서 3년 만에 능력시험 1급을 따고 지금은 일본에서 한국어 강사로 생활하며 일본어 유튜브도 돌리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뽕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마도 가장 부러운 테크트리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나는 일뽕이 없음에도 저자의 행보가 굉장히 부럽다. 사실 그동안 일어 공부를 위해 일드나 애니 같은 것을 좀 보기도 했는데 이게 생각만큼 크게 공부가 된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실제로도 별로 실효성이 없었다. 그저 일드나 애니만 본다고 공부가 되진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애니를 봐야 일본어를 잘 하게 될까? 저자의 비법을 한번 들어보자.

애니나 일본 만화 좀 본 사람이라면 책의 제목부터가 덕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요즘 일본 애니에서 아주 많이 보이는 스타일의 제목인데 이것만 보더라도 저자가 애니 좀 본 덕후구나 하고 딱 느낌이 온다. 책은 총 8파트로 덕질을 시작으로 저자 본인이 애니를 보며 공부를 한 방식 같은 것을 단계별로 하나씩 설명하고 그러다가 능력시험을 치고 마지막으로는 퇴사하고 일본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는 경험담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기본적으로 저자가 공부를 해왔던 수기 형태의 글이라서 실제로 일본어를 익히려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실용적인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저자가 일어를 익혀가면서 써먹었던 공부법(물론 전통적힌 형태의 "공부"는 아니지만), 실수담, 공부를 위한 환경 만들기,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용한 방식 등 저자가 말해주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독자들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과적으로 일본어와 친해지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저자의 방식이 절대적이고 꼭 그것을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고 그것에서 자신만의 솔루션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애니나 일드에 취미를 붙이기가 힘들었다. 애니라는 그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크게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는 장르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소위 덕질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덕질에 스며들기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스포츠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볼게 없어서 하도 유명하다고 떠들어대던 하이큐!!를 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별루라고 생각이 되다가 점차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 그러니까 어느 한 작품에 스며들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고 일단 한번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인가보다. 재미가 없고 지루해도 그래서 흥미를 잃어도 일단 계속 읽어봐라. 그러면 그러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덕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유명한 원피스를 보려고 펼쳤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1권은 고사하고 1회도 다 끝내지 못하고 던져버린 경험이 있다보니 결국 덕질로 가는 길은 일단 가속이 될 때까지는 지루해도 계속 정주행을 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발동만 걸리면 덕질 프로세스는 자동으로 발동이 된다고 하니 초반에 좀 지루해도 꾹 참고 원피스건 뭐건 한번 읽어봐야겠다

J-pop으로 공부하기에 대한 팁도 나오는데 역시 그냥 듣는 것만으로는 귀가 트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노래로 공부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어떤 식으로 노래를 들으면 공부가 될지 나름의 방법을 제시한다. J-pop을 통해 배우기 좋은 건 발음이라고 한다. 어휘나 표현은 문학적이라서 실제 회화적인 표현과는 다르기 때문에 노래는 일상 회화가 아닌 일본의 감성과 발음을 배우는데 적합하다는 것. 그러면서 감성적인 노래, 신나는 노래, 운동할 때 듣기 좋은 노래 등 저자가 추천하는 리스트가 소개되어 있는데 세대가 달라서 그런지 하나도 모르겠다. 하긴 내가 J-pop을 한창 듣던 건 벌써 한참 오래된 일이니까.. 아무튼 일어 공부를 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귀가 트여야 하는 건데 이때는 노래건 애니건 듣기 교재건 뭐가 됐건 무조건 많이 들으라고 밑줄까지 쳐가면서 조언한다. 저자는 이 단계까지 온 다음에야 문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히라가나부터 외우고 문법을 하고 회화로 넘어가는 기존의 순서와는 정반대인데 어쩌면 정해진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하게 공부를 한 것이 일본어를 잘하게 된 비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어느 것을 먼저 하건 어느 순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반드시 그냥 외워야만 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 중 처음으로 암기해야 하는 것은 히라가나·카타가나이다. 이건 답이 없다. 그냥 외울 수 밖에 없고 외워야만 한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무조건 외워야 하는 것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쉽고 편하게 외울 수 있게 다양한 암기법과 공부법을 소개해놓고 있다. 이쯤되면 저자는 그냥 애니만 보고 일본어를 잘하게 된 게 아니라 나름 일본어를 잘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연구하고 다양하게 시도하며 엄청 열심히 공부를 한 거라고 봐야한다. 아무튼 저자는 애니나 J-pop 등을 보고 들으며 듣기 훈련을 하고 또 끊임없이 일본어로 혼잣말을 하며 말하기 훈련을 하면서 일본어를 익혀나갔다고 한다. 기존의 문법을 딸딸 외우고, 문제풀이를 하던 전통적인 주입식 암기형 공부법이 아니라서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일본어 공부가 가능했던 것 같다. 심지어 애니를 보면서도 이것도 공부다, 일본어를 배우기 위한다는 생각으로 애니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덕질을 위해 애니를 본다는 마음으로 봤다고 하는데 학습 또는 공부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서 애니를 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일본어 공부를 위해 드라마를 볼까? 라고 생각하고 드라마 보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좋아하던 드라마도 그게 공부라는 이름으로 보게 되니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었다. 저자와 같은 마음가짐이 참으로 중요할 것 같다.

그 후에는 일본어를 장착하고 나서 떠나는 일본여행, JLPT 능력시험 도전기,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히며 일본어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게 되고 워킹 홀리데이까지 떠나게 된 인생 경험 등이 소개되는데 일본어를 잘하기 위해서 꼭 이 부분까지는 따라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떤 한가지의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정도의 열정과 노력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덕질로 일본어를 익히라는 것의 핵심은 결국 끊임없이 계속해서 일본어를 접해라는 뜻인 것 같다. 공부라는 형식은 쉽게 지루해지고 어느 순간 벽에 막혀버리게 된다. 하지만 애니나 일드 같은 것을 보고 즐기며 덕질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거기서 조금만 보는 방법을 달리하면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익히게 된다는 매커니즘인 것 같다. 사실 애니나 일드로 공부를 해볼 생각은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되었는데 저자가 알려주는 여러 방식을 참고해서 다시 한번 일본어를 마스터할 수 있게 공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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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레시피 - 뻔한 식사가 지겨울 때 만나는 특별한 한 끼의 즐거움
김다정 지음 / 한빛라이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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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 틱톡 등 sns에서 유행하는 먹거리들이 있다. 작년에만 해도 점보라면, 요아정, 탕후루, 두바이 초콜렛 등 달마다 유행하는 음식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소위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들이 새로운 영상을 찍기 위해 날마다 이런 것만 연구하는 것 같다. 너무 유행이 빠르고 순식간에 지나가서 나처럼 sns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은 그런게 있는지조차도 모르지만 MZ 사이에선 트랜드처럼 확 떠올라서 방송을 보고 자신들도 따라서 찾고 먹어보고 난리도 아닌 것 같다. 이런 핫한 음식들 중엔 탕후루나 요아정, 하이볼처럼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만들어서 먹는 요리 형식의 음식들도 많은데 주로 어느 방송에 나왔거나 유명인이 만들어서 유명해진 레시피가 많은 듯 싶다. 이 역시 해당 방송을 안 보고, sns를 하지 않으면 그런 게 유행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탕후루나 두바이 초콜렛 같은 것들은 그걸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다니고 줄을 서고 오픈런을 해야 해서 별로 관심이 안 가지만 직접 만들어서 먹는 음식류는 어떤 맛이길래 그렇게 난리를 치고 유행을 하는지 궁금해서 한번쯤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레시피]는 말 그대로 요즘 SNS에서 화제가 되는 음식의 레시피를 모아놓은 레시피북이다..고 생각하게 된다. 당연히 책 타이틀만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고 책 표지에도 "SNS 화제의 최신 인기 요리 99가지"라고 떡하니 써있어서 이걸 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금 SNS상에서 유행 중인 음식들을 모아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근데 정말 여기 나오는 음식들이 SNS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게 맞나? 프롤로그를 보면 모두가 아는 흔한 요리 대신, 저자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꾹꾹 눌러 답은 요리로 가득 채웠다고 소개한다. 엥? 이게 무슨 소리지? 잘 살펴보니 이 책은 지금 SNS상에서 사람들 사이에 널리 유행하는 그런 음식들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아마도 그냥 유튜버인 저자가 자기 유튜브 채널에 올렸던 요리 레시피 중 인기 있는 것들을 모아놓은 것인듯 싶다. 혹시나 온라인 상에서 유행 중인 레시피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리뉴얼해서 만들었나 싶어서 몇몇 요리를 검색해보니 아예 그런 건 유행한 적도 없고 애초에 이 책에만 나오는 것도 있었다. 그럼 SNS 화제의 최신 인기 요리라는 건 무슨 뜻인가? 결국 자기 채널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뜻인 것 같다. 이런데도 요즘 레시피란 타이틀을 달고 표지에 SNS 화제의 최신 인기 요리라는 문구를 써놓아도 되는 걸까? 정말 혹시나 싶어서 유튜브 채널명이 "요즘"인가 싶어서 검색까지 해봤다. 유튜버 "'요즘'의 레시피"라는 뜻으로도 썼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속은 기분이고 이건 독자를 기망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책의 타이틀이나 책의 컨셉을 규정하는 표지의 설명 문구는 해당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책의 타이틀과 표지의 설명을 책의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혹은 오해할 수 있게 해놓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다시 설명해보자. 이 책은 요즘 SNS상에서 유행 중인 핫한 음식 같은 것이 아니라 저자의 유튜브 채널에서 인기가 있었던 음식들을 모아놓은 그런 레시피북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물론 게중에는 지금 요즘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핫한 "요즘 레시피"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저자의 창작 요리들 모음집이다. 자기 유튜브 채널에서 "화제가 된 인기 요리"를 99가지 소개하고 있는데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식의 말장난으로 독자를 속여먹는 듯한 행동은 지양되어야 한다. 아무튼 책에는 여타의 요리 유튜버들처럼 실험적이고 도전적이고 이색적인 음식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기존의 음식들에서 조리법이나 재료들을 조금씩 변형해서 새롭게 창조한 퓨전요리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들로 정통 오리지날은 아니지만 형식과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재료와 조리법 등을 획기적으로 변경하여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음식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가령 청국장과 파스타, 페퍼로니와 감자전, 카레와 수제비처럼 전혀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조합의 아이디어가 꽤나 좋고 두부초밥이나 낫토김밥처럼 재료만 바꾸었을 뿐인데 꽤나 새롭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도 상당히 창의적이라 연구를 많이 했구나 싶다. 그리고 맛이 궁금하거나 특이하고 재미있어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레시피도 꽤 있다.


책은 식사, 대접, 안주, 해장, 반찬, 간식의 총 6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비쥬얼적으로도 괜찮고 대부분이 독특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약간 백종원식 야메 레시피 같은 느낌이라서 항목의 구분과는 상관없이 전부 손님 접대용이나 파티용 음식으로 꽤 좋아 보인다. 평범한 메뉴보다는 이렇게 특이하고 독특한 메뉴를 내놓으면 센스있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을 듯. 모든 레시피는 딱 한장으로 끝낸다. 왼쪽에는 완성된 음식 이미지가 실려있고, 오른 쪽에는 단계별 사진과 조리 과정이 수록되어 있다. 일단 재료 손질하는 부분은 빠져있고, 만드는 과정만 사진으로 나오는데 과정의 사진은 대부분 3~5컷 정도로 되어있다. 아무리 재료 손질 부분은 빠졌다고는 하지만 조리 과정이 짧으면 3컷 길어도 6컷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과정이 쉽고 간단하다는 뜻이다. 요리 과정이 간단하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아무리 맛있어도 과정이 어렵고 레시피가 복잡하면 따라하기도 어렵고, 힘들게 따라해도 맛을 내기도 어려울 수 있고, 또 복잡하면 아무리 맛있게 보여도 잘 안 만들게 된다. 그런데 레시피가 간단해서 쉽고 간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뚝딱 만들 수 있다면 부담없이 도전하고 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처럼 간단한 레시피라는 것은 상당한 강점이다. 각 레시피마다 난이도가 별점으로 매겨져 있는데 우선은 난이도가 낮은 레시피부터 한번 해보면 좋겠다.


앞에서 백종원식 레시피 같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처럼 레시피 계량도 백종원식 레시피처럼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계량하도록 해놓았다. 요린이들은 정확히 계량하는 것도 귀찮게 느껴지고 또 자취하는 집에는 계량도구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계량을 맞춰놓은 건 아주 좋다. 그리고 요린이를 위해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기초 조리법과 꼭 알아두어야 하는 재료에 대한 정보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레시피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파스타면과 국수면에 대해서도 짧게 설명을 해놓았는데 이런 작지만 깨알 같은 설명들은 요리가 서툰 나같은 똥손들에겐 매우 유익하다. 그래서 각 레시피마다 재료 소개와 조리 과정 소개 외에 요리 과정에 도움이 되는 팁도 따로 수록해서 참고할 수 있게 배치한 것도 매우 도움이 된다. 이런 포인트를 짚어주는 팁이 어찌보면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 한방이 되기 때문에 따라서 요리를 할 때 잘 읽어봐야겠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재료들이 평범하다는 것이다. 무슨 소린고 하니 대부분 냉장고에 있을 법한 기본 재료들을 활용하고 있어서 음식 하나 만들려고 괜히 특이하고 비싼 재료를 새로 굳이 사야할 필요가 없고, 냉장고 파먹기 식으로 있는 재료에 맞게 음식을 골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처치 곤란한 오래된 식재료를 해결해서 좋고, 늘 먹던 지겨운 집밥을 벗어나서 흔한 식재료로 색다른 맛을 만들어서 먹는다는 것도 꽤나 매력적이다. 아마 매일 요리를 하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큰 메리트인지 알 것이다. 책의 타이틀에 속은 느낌이 들었지만 책 자체의 레시피는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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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는 척하기 -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박정석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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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이 말이 꼭 맞는 것 같다. 나름 일본어 공부를 꽤 오래 했고, 일본 영화나 일드도 좀 보는 편이라 일본이란 나라가 그다지 낯설지는 않지만 정작 일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하고 먼나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일본 여행을 많이 가고, 일본의 문화를 많이 소비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일본의 역사, 사회, 문화, 정서 등 다방면으로 깊이 있게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이란 나라를 알기 위해 뭔가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학문적인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본격적으로 공부씩이나 하면서까지 알고 싶진 않고 우리가 원한는 것은 가볍게 일본이란 나라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뒀다가 어디가서 아는 척 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원하는 것이다.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일본 아는 척하기]는 가벼운 잡학으로 일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서 어렵지 않게 일본에 대한 잡다한 상식과 지식을 쌓아서 어디 가서 일본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아는 척하며 지적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실용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다. 또 일본 여행의 수요가 많은 요즘 아는 만큼 보인다는 구호처럼 여행을 떠나기 전 일본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떠난다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일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잡학이라는 형식을 취한 또 한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일본과는 과거의 역사적 문제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 공부한다고 하면 심리적으로 조금은 껄끄럽고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일본을 조금 깊게 파헤치면 반드시 한일관계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이념적인 무거운 주제는 잠시 접어두고 가벼운 잡학으로 일본을 알아가자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책은 총 6장으로 1장에서는 왜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지와 한일관계에 대한 저자의 짧은 단상을 서술해놓았다. 과거 역사문제가 청산되진 않았지만 지금의 한국은 문화적으로 일본을 뛰어넣었고 세계를 주도해가는 입장에서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뀐만큼 미래지향적으로 이웃나라 일본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뭐 그런 내용들이다. 그리고 2장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의 잡학사전이 시작되는데 각 챕터별로 일본에 대한 문화 역사 사회 정서 등의 잡학, 양국의 혐한과 반일정서, 일본 내의 한국인 같은 다양한 내용이 소개된다. 근데 가만 보면 1, 3, 5장은 한국이나 한국인과 관련된 내용들로 이루어졌고 2, 4, 6장은 일본에 대한 내용으로만 구성되어진 걸 알 수 있다. 역시 한일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일본에 대해 이야기 할 땐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나보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한국, 한일관계는 슬픈 과거의 회고가 아니라 과거에서 파생된 현재의 변화된 상황과 관계이고, 반일과 혐한이라는 이념을 벗어나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배울 점은 배우자는 뭐 그런 입장인 것 같다. 그래서 한일관계와 일본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나오는 듯 싶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평가는 개인마다 다 다르고 각자의 생각이 있을테니 저자의 생각과 입장을 여기서 옳다 그르다 말하는 것은 불가할 것 같고, 실제로도 책에서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부분은 한일관계에 대한 이야기보다 몰랐던 일본에 대한 재미있는 잡학을 늘어놓은 챕터들이었다. 일본인의 정서적인 바탕이 되는 정과 칼의 문화, 신불습합과 다종교 신앙관. 그리고 일왕의 존재, 벚꽃과 국화, 사무라이 할복 같은 다양한 흥미로운 주제들은 일본인의 사상과 정서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저자가 하나의 문화라고 소개한 "스미마셍"이라는 독특한 언어적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와 일본에서 금지되는 행동과 언어 등에 대한 내용이 가장 재미있었다. 이 두 파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일본인들이 매너와 배려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인데 그 배려라는 것이 한국인의 정과는 결이 많이 달라서 당황스럽게도 느껴진다. 역시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생각된다. 내용들은 두어장으로 짧은 편이라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데 읽다보면 재미있어서 좀 더 길게 이야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저자가 일본에서 직접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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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편의점 마스터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시리즈
나인완 지음, 강한나 감수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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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일본에 놀러가면 한두번은 꼭 편의점에 들리게 된다. 일정 중에 가볍게 한끼 먹거나 숙소에 가서 먹을 것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기도 하지만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맛있다고 알려진 먹거리를 사기 위해 일부러 들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다양한 갖가지 먹거리들이 마치 보물창고처럼 가득 쌓여있어서 어릴적 문방구에 가서 구경하는 기분으로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한가지 문제는 일본어를 알지 못하면 그게 어떤 맛이고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또 어떻게 먹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편의점 브랜드에 따라 출시되는 제품도 다르고, 일본 편의점은 PB제품이 많아서 원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서 어느 브랜드의 편의점에 가야하는지, 그 편의점에 가면 어떤 걸 먹어봐야하는지 이런 정보들이 없으면 막상 편의점에 가도 유행하는 인기 상품을 놓칠 수도 있다. 또 기간 한정 제품과 지역 한정 상품도 많은데 그런 것에 대한 정보도 미리 알고 있으면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마구로센세의 일본어 편의점 마스터]에는 슬기로운 일본 편의점 투어를 위한 모든 정보를 담아놓았다. 물론 이런 정보를 모르고 가더라도 눈치껏 대충 알아먹을 수는 있겠지만 조금 더 디테일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깨알같은 정보를 알고 가는 편이 좋다는 취지로 읽어보면 좋겠다. 사실 이런 내용들은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봐도 어느정도 찾아볼 수 있겠지만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는 그 블로그 주인의 성향에 따른 한정된 정보만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가령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라면에 대한 정보만을 많이 담아놓았을 것이고, 또 그 중에서도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매운맛 제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할 것이기 때문에 편의점 제품 전반에 대해 폭넓은 정보를 알려면 그만큼 수고스럽게 여기저기 블로그를 찾아봐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맛이나 취향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폭풍검색을 해야하고, 그런 검색조차 하지 않고 현지 편의점에 갔다면 발품을 팔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 선제적으로 이 책을 한뻔 쏴악 봐주면 즐거운 편의점 투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과자, 삼각김밥 · 도시락, 아이스크림 · 음료, 빵 · 디저트, 컵라면 · 국 · 핫스낵, 술의 총 6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일본 편의점 제품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일단 저렇게 구분해서 소개를 하고는 있지만 출시되는 제품의 수가 워낙 많아서 그걸 전부 책에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품목별로 잘나가는 제품 중심으로 몇개씩 소개를 해놓았고, 품목에 따라서는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랭킹순으로 베스트 제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본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품군에 대한 소개라고 생각하면 더 좋을 것 같다. 편의점별, 브랜드별로 나오는 제품들을 쫘악 파악하고, 주재료와 맛 그리고 명칭 등을 정리해 놓은 것이 말하자면 일본 편의점에는 이런 것도 파는구나 하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될듯 하다. 확실히 일본이 편의점 천국이라고 불리는만큼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즉석식품, 신선식품군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한국에도 신선식품, 즉석식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책을 보니 역시 일본이 그쪽으로는 발달해있는 것 같다. 종류가 많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것까지 파는구나 하고 새삼 놀라고 되고, 일본에 가게 되면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제품도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의 컨셉은 마구로센세가 여친과 일본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일본 편의점 제품에 대해 알아보고 함께 사서 먹는다는 비교적 단순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하나의 챕터가 끝나면 그 챕터에 나왔던 상품들의 이름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쭉 적어놓은 단어장이 나오는데 한국어 음독이 적혀있어서 일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보고 참고할 수 있겠다. 또 마구로센세의 강력 추천 상품도 소개되고 있는데 상품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일본어 이름과 제조자, 판매하는 편의점 같은 정보가 나온다. 잘 모르겠으면 적어도 이 마구로센세의 강력 추천 제품만이라도 한번 찾아서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각 제품들은 일러스트로 그려놓아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이 보는 맛도 있다. 그리고 제품을 구매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일본어도 배울 수 있는데 가령 도시락을 구매할 때 데워달라고 한다던가 하는 식의 아주 간단한 회화도 배울 수 있다. 근데 편의점에 가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면 이런 회화문 정도는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일어를 공부했다고 해도 실제 편의점에서 주고받는 상황별 회화를 모를 수도 있으므로 실전용 편의점 회화는 의외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사실 일본 편의점 먹거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해서 만약 직접 현지에 가게 된다고 해도 고르는데만 하세월이 걸릴텐데 이렇게 대략적으로 편의점 먹거리 종류를 크게 훑어보니 몰랐던 상품군의 먹거리들도 알게 되고, 먹거리 전반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서 꽤 유용한 것 같다. 그리고 일본 술이 한국에서 유행하면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는데 술을 하나의 챕터로 뽑아서 소개해 놓은 것도 좋았다.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은 그저 삿포로 맥주나 아사히 맥주만 있는 줄 아는데 이렇게 보니 맥주도 종류가 꽤 많고,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도 알 수 있어서 선택에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창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하이볼에 대해서도 정리가 잘 되어 있는데 여러가지 하이볼의 설명을 참고해서 현지에서 다양한 맛을 골라서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외에도 사케와 컵술, 과실주에 대한 정보도 있는데 컵술을 마시는 사람도 많다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라면을 좋아해서 컵라면에 대한 정보도 마음에 들었다. 책에도 씌여있지만 컵라면이 가장 고르기 어려운 편의점 음식인데 우리 입맛에 잘 맞지 않는 것들도 꽤 있어서 컵라면을 살 때는 책을 보고 참고하면 실패도 줄이고, 새로운 맛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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