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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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 때는 꿈과 상상력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펼쳐주는 무엇. 이런 식으로 홍보를 많이 했었는데 최근에는 논리, 이해력, 창의, 표현력과 같은 가치로 바뀐 것 같다. 창의력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상상력이나 창의력의 비중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즉,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면 요즘은 단순히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잘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식의 한층 복잡하고, 유기적인 재능으로 개발하게 만드는 식이다. 그래서 예전엔 그저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것에 그쳤지만 지금은 책을 읽고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허튼 생각이란 허무맹랑한 생각이라고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남들과 다른 틀에 박히지 않은,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이기도 하다. 쓸데없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면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생각해낼 수도 있고, 사물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혁신이고 창의인 것이다. 우리는 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항상 답을 맞추는 것에만 집중하는데 답을 맞추는 것을 신경쓰느라 질문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우리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서 배우게 된다. 질문을 읽고 그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보면 답을 찾게 되기도 하고, 질문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며 거대한 철학적 사고의 시간을 만들게 되기도 한다. 질문이란 결국 허튼 생각들이고 그런 생각이 철학이라는 것일테다. 그리고 과학 역시 허튼 생각에서 출발한다. 사과는 왜 바닥으로만 떨어지는가?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을까? 달에는 무엇이 있을까?와 같은 허무맹랑하고 허튼 생각들을 실현시켜나가는 것이 과학이다. 세상은 허튼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되고 움직여 왔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나와 세상에 대한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 어른들의 시각에선 허튼 생각처럼 보이는 질문들도 많이 있고, 그런건 중요한 것이 아냐라고 말하고 싶은 질문들도 있다. 그 질문이 얼마나 허튼 생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답 또한 얼마나 허튼 것인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애초에 답이 없는 질문들이니까 말이다.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그 질문에서 파생된 또다른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의 정체성, 나와 주위 사람들, 관계, 세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허튼 생각을 해보게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철학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키워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책은 비교적 두꺼운 편인데 멋진 삽화들로 채워져 있어서 그리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따로 주제별로 정렬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틀이 없이 이런 저런 질문들이 나열되어 있다. '내가 하늘을 날지 못하도록 땅에 붙잡아 두는 것 대체 뭘까?'처럼 어른들의 시각에선 답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질문들도 있는데 '중력'이라는 과학적인 주관식 답을 찾는 것이 아니므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하면 될 것 같다.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물이나 현상을 창조적이고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하고 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답'이 아니라 '생각'이다. '내가 하늘을 난다면 새들은 나를 친구로 여길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왜 그렇게 걸핏하면 화를 내는 거야?'와 같은 재미있는 질문도 있고, '누가 아주 나이 많아 죽었는데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난다면, 그 사람이 그 나무일까?' '나는 왜 늘 벽에 부딪히지? 혹시, 벽은 내 머릿속에만 있는 걸까?' 와 같은 굉장히 철학적인 물음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정리하여 적어놓고, 시간이 오래 지난 후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적어보면서 그 동안 자신의 생각의 깊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고찰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꼭 아이들만을 위한 책으로 국한시키지 말고, 어른들도 책에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생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본다면 저마다 삶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요즘 많이 유행하는 힐링북이나 감성서적들을 통해 누군가의 생각을 보는 것보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자기 스스로 삶의 의미와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다보면 생각도 깊어지고 감성적으로도 풍요로워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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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페터 쾰러 지음, 박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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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수많은 거짓과 가짜 뉴스가 넘쳐난다. 정보화 사회가 되고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도 가짜 뉴스는 판친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 속에 가짜 뉴스가 홍수처럼 밀려온다. 그 많은 정보 중에서 진위를 판별하여 진짜 가짜를 구분하는 시각과 중립적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목적의 대부분은 정치적 의도이거나 누군가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진실을 숨기려는 시도를 한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거나 진실을 왜곡하고, 진실과 거짓을 뒤섞고 사실관계를 뒤바꿔버림으로써 상대에게 해를 가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고 이익이 돌아오도록 판을 짠다. 또 불안과 공포가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때에도 가짜 뉴스는 싹을 틔운다. 제대로 된 진실이 알려진다면 가짜 뉴스가 퍼질 이유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진실을 숨기고, 사실을 은폐하면 그 자리를 가짜가 대신하게 된다.


그런데 가짜 뉴스가 판치게 된 건 인터넷이 생기면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훨씬 이전부터 이런 가짜 뉴스와 왜곡되고 조작된 정보를 퍼트리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최초의 가짜 뉴스는 3000년 전인 기원전 1274년 람세스가 히타이트와 벌인 전쟁사를 기록한 돌기둥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집트는 히타이트와의 전쟁에서 교착상태로 있다가 불가침 조약을 맺고 무승부로 끝을 맺었지만 자신들의 승리라고 일방적인 주장을 한 것이다. 오히려 다른 왕국들이 이집트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이집트의 패배에 가까운 결과지만 멋대로 승리의 역사로 기록을 해버린 것이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이토록 오래되었던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조금만 따져봐도 사실이 아닌 지식이 많다. 심지어 지금 현재에도 대놓고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하며 만들어진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른 국가의 예를 들 것도 없이 당장 우리만 해도 한국의 근현대사는 거짓과 왜곡, 가짜와 조작, 날조, 선동의 역사였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내전, 남북대립이란 특수한 역사적 상황과 두 번의 군부 쿠테타와 긴 독재시절로 인해 한국의 사회와 정치는 어지러웠고 혼란스러웠으며 그로 인해 온갖 가짜 뉴스와 거짓이 만들어지고 국민들을 기망했다. 심지어 국가 권력기관이 한 개인을 범죄자로 몰아 억울한 옥살이를 시키고, 고문하고, 죽이기 까지 했으니 한국의 가짜 뉴스의 역사는 혼란한 시대상과 맞물려 한층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정부의 비정상적인 행위는 최근에까지 이어져서 국정원의 간첩 위조사건이나 천안함 침몰 사건과 세월호 사건관련 해서 대대적인 가짜 뉴스가 유포되었었고, 최근 발생한 가장 심각한 조작, 왜곡, 거짓, 가짜 뉴스는 조국 사건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온라인 상에는 유투버에 의해 가짜 뉴스가 생산 유포되고 있고, 주류 미디어 언론들도 가짜 뉴스를 마구 퍼트리고 있다. 책에는 가짜 뉴스와 관련하여 트럼프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트럼프의 취임식 날 고작 2~30만의 사람들이 참석했고 이는 전임 대통령 오바마의 180만명에 비해 턱없이 못미치는 수였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은 역대 취임식 중 최고로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보고했다. 언론들은 항공사진을 근거로 그 발언이 거짓임을 밝혔지만 대변인은 그런 사실을 보도한 언론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협박을 하였다. 트럼프도 대변인의 말을 받아 해당 언론사를 비난했다. 이후 백악관은 이 사실을 두고 거짓말을 모호하게 발언하며 넘어가는 향상을 보였다. 트럼프와 백악관의 공적 발언은 과장되거나 거짓말이 많았고, 선거 유세 기간 중엔 70%가 거짓말이라는 통계도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는 충분히 알지 못한채 발언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인용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 정보를 퍼뜨린 일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그런 발언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거나 본인의 인기를 강조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적어도 미국에선 언론이 트럼프의 이런 가짜 뉴스를 검증하고, 확인하고, 팩트체크를 한다. 그래서 트럼프의 발언 중 잘못된 것이 있으면 그것이 허언임을 보도하는데 트럼프는 자기 발언이 허위임을 밝혀낸 언론에 반박하는 대신 가짜 뉴스 미디어라고 비난하는 입장을 취한다. 진실 공방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없고, 반박할 의향도 없기 때문에 허위를 발혀내는 언론의 신뢰성을 깨뜨리는 데 주력한다. 반대로 한국의 뉴스 미디어들은 진실을 파헤치고, 검증하고, 공정하게 보도해야 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삼아야 함에도 그들 자신이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조작하고 있다. 바로 얼마전 채널A기자는 한 진보 논객을 정치적으로 죽이기 위해 조작과 날조, 협박, 회유를 서슴없이 행하였고, 검찰 수사까지 막아서고 있다. 게다가 다른 언론들은 단합하여 검찰 수사를 언론 탄압이라며 비난하는 형국이다. 적어도 미국의 언론들은 가짜 뉴스를 찾아내고, 검증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한국의 언론들은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으니 이같은 언론 지형에서는 한국의 언론을 과연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사회적 주류세력이 이와 같은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것일까? 람세스나 트럼프, 한국의 보수 언론들은 모두 주류 세력이었다.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는 주류들이 왜 금방 들통날 거짓과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것일까? 물론 들킬 줄 모르고 정치적 공작을 하기도 했겠지만 뻔히 드러나는 거짓 뉴스를 자꾸 생산해내는 이유는 결국 여론몰이가 아닐까 한다. 거짓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작된 가짜 뉴스가 퍼지면 그로 인해 사회는 혼탁해지고, 숨기고 싶은 진실은 수면 아래로 가려지고, 왜곡되거나 과장, 축소된 보도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세를 움직일 수 있으며, 왜곡된 사실과 허위 사실들은 일정 부분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되므로 그것이 거짓이건 진실이것 관계없이 계속 가짜 뉴스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가짜 뉴스를 밝히려는 진실공방에 이미 진실은 어떻게 되건 상관 없는 일이 되버리고, 진실을 사라지고, 거짓과 가짜가 만들어낸 프레임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책에는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가장 기이하고 유명했던 가짜 뉴스들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지식들을 파헤쳐 오류로 가득한 우리의 지식이 오늘날 어떤 영향력과 의미를 지니는지 논한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지금 현재 한국의 언론 지형과 맞물려 생각해보게 되고, 한국의 언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가령 빠른 것보다 안전이 우선이라 최신 뉴스 경쟁에서도 언론은 반드시 검토 단계를 거쳐야 하며, 단독 보도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공신력 없는 매체가 전하는 자극적인 뉴스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휘둘리는지, 또 집단 지성이라 불리는 대중이 얼마나 선동당하기 쉽고, 잘 속는지, 뉴스에 나온 내용은 검증없이 얼마나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는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주류 언론의 보도라할지라도 뉴스를 소비할 때는 무조건 그 내용을 믿으면 안되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주류 언론의 영향력은 그런 비판의식을 거세해버리고 무조건적으로 자신들의 말을 믿게 만들어버린다. 바로 얼마전 국내 언론들은 일제히 김정은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고 기정사실화 했었다. 특이동향이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거짓이라고 비난하며 심지어 정부가 발표한 내용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까지 하였다. 그로 인해 며칠동안 한국은 굉장히 시끄러웠다. 며칠 후 김정은은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자신들의 보도가 잘못되었다고 반성하는 언론은 단 한곳도 없었다. 이미 한국의 주류 언론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온론을 맹신하고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선 안된다. 이런 시국이야 말로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하다.


가짜와 거짓, 조작은 비단 정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도 말했듯이 역사 속에서도 무수한 날조의 이야기가 있고, 실체없는 지식이나 문화창작 분야에서도 가짜와 거짓은 많이 보인다. 또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수많은 거짓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까에 대해 살펴보면 다빈치의 스케치 모음집에 자전거 도면이 있고, 뮌헨의 미술관에는 도면을 참조해서 만든 실물 자전거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 스케치는 1974년에 발견되었는데 1960년 다빈친의 모슨 설계도와 메모 뭉치를 검토할 당시에는 그 스케치가 없었다고 한다. 물리역사학자 한스 에르하르트 레싱은 누군가 스케치를 추가했음에 틀림없다는 확신을 했고, 이탈리아의 한 과학사가는 그러한 주장을 입증하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결국 다빈치가 자전거를 발명했다는 이야기는 허구로 밝혀졌다.


책을 통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가짜를 진실로 알고 있었는지 알게 되고, 얼마나 순진하고 쉽게 속아왔는지 깨닫게 된다. 온갖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눈을 기르고, 거짓을 구별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에 속고, 거짓에 당하며, 의도된 선동에 의해 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는 노력은 멈추어선 안된다. 특히 지금의 한국과 같은 언론 지형에선 깨어있지 않으면 가짜 뉴스에 속아 선동당하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편견은 진실을 가린다. 편견을 깨고 공정한 시각으로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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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투를 정리해드립니다 - 긴장해서 횡설수설하는
박지훈 지음 / 이너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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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반대로 말을 잘못하면 손해를 보고, 상대방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말의 힘이란 대단하다. 말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므로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간관계도 달라지게 된다. 어쨌건 인간관계란 여러가지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중 말, 말투가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언변이 좋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고, 호감을 주지만 말주변이 없고, 말투가 나쁜 사람은 그만큼 나쁜 인상을 주고,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또 최근에는 학교나 직장에서 PT 등을 해야하는 기회도 점차 많아지고 있어서 말하는 능력 그 자체가 그 사람의 능력과 가치를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말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고,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도 필요한 능력이라 하겠다.


말이라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한다는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받아들이며,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해주는 고도화된 소통 기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은 크나큰 문제다. 개인에 따라 말하는 방식과 스타일이 전부 다르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고, 빙빙 돌려 말하거나, 솔직담백하게 말하기도 하고,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선 자신이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말을 못한다고 체념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한 후에 전략적으로 말하는 법을 터득해가면 횡설수설하는 말투를 고칠수가 있다. 말을 하는 것도 전략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이 필요하므로 책을 통해 대화를 잘하는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방법을 배운다면 위치와 상황에 맞게 말하는 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말투 가이드는 몇 가지 속성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대화를 잘 하려면 그 대화의 목적과 속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게 말을 해야한다. 대화의 속성을 파악하고 요점만 심플하게 말하거나,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등의 대화법의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상대방의 작은 변화를 눈치채고 기분 좋은 칭찬을 한다거나,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의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좋은 대화를 위한 방법에 속한다. 대화란 단순히 언어의 나열과 정보 전달이 아니라 그 사람과의 소통이므로 대화를 잘하기 위해선 결국 상대와의 릴레이션쉽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의 품격을 높이는 언어를 사용하고, 시선을 맞추는 등의 에티튜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대화를 위해선 말의 기술적인 측면, 상대를 대하는 대인관계로서의 측면,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 등의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서 대화를 해야 한다.


특히 목소리의 톤이나 어투 등 말의 기술적인 부분은 혼자서 연습을 하면 실력이 향상되겠지만 상대의 공감을 얻기 위한 노력이나,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 호감을 사기 위한 노력들은 혼자 연습을 한다고 향상되기 어려운 부분이라서 평소 생활 속에서 상대방과의 좋은 관계 맺기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기 때문에 일상에서부터 진심을 다해 상대를 대하고 평소의 에티튜드를 잘 유지하는 것이 결국 좋은 대화의 기본 바탕이 된다고 하겠다.


또 책에는 성곡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9가지 대화습관을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말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그외의 대인관계에 있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중요하게 꼽고 있다. 나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상대의 말을 먼저 들어야 한다거나 적극적인 태도로 능동적으로 다가가고, 신뢰를 얻어내는 등의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대화를 만드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에게 투자하고 나만의 능력을 계발하는 것도 말을 잘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아무래도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고 자신감이 넘친다면 지식이나 상식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면도 좋아질 것이고,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긍정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게 되므로 하드웨어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스티브 잡스처럼 PT하는 방법이란 코너가 있다. 대중 앞에서 PT를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학교의 발표수업이나 회사에서 PT를 해야 하는 것 때문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PT라고 하면 애플 신제품을 공개하는 발표회에서 많은 청중을 압도하며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스티브 잡스가 바로 연상될 정도로 스티브 잡스는 PT의 모범이라 할만하다. 책에는 멋지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PT에서의 말하는 법은 일상의 언어, 면대면의 대화법과는 다르다. 앞서도 말했듯이 대화의 목적과 속성, 의도에 따라 다른 대화법을 구사해야 한다.


저자는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나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한다. 이것은 꼭 대화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인관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고, 자신을 믿고,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찾아내서 발전시켜나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대화를 하게 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심했던 사람이 갑자기 대범해져서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게 되진 못하겠지만 달변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생각하는 진정성을 담아서 말을 한다면 표현은 서툴지만 진정성이 담긴 믿을만한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이것 역시 말을 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말하는 방식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므로 꼭 달변가를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에 맞게 진정성이 담긴 대화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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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 법정 스님 법문집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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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 사람이 법정 스님에게 책을 내밀며 책에 가슴에 새길 좋은 말씀을 하나 써 달라고 청하니 법정스님이 책 귀퉁이에 말 그대로 '좋은 말씀' 이라고 쓰셨다고 한다. 책을 보면 큰 스님이 법문을 하실 때에도 좋은 말씀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그래서 책의 제목도 좋은 말씀이 된 것 같다.


법정 스님이 성불하신지도 10년이나 되었다. 이제는 큰 스님의 새로운 말씀을 듣지는 못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큰 스님이 하셨던 좋은 말씀을 새로이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매우 의미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미출간 된 법문까지 수록이 되어 있어서 큰 스님의 말씀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그런데 큰 스님이 입적하실 적에 '내 이름으로 출판된 책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큰 스님의 이름을 걸고 책을 내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스님의 좋은 말씀을 전하고자 하는 그 뜻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큰 스님의 마지막 당부를 져버리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으나 현재에도 인기있는 유명한 셀럽 스님들이 있지만 이상하게 그들에게는 정이 가지 않는다. 그들이 아무리 팟캐스트나 책을 통해 법문을 설파하고, 멘토로서의 조언을 해준다 하더라도 법정 스님이나 성철 스님 같은 분들의 말에는 못미치는 느낌이다. 세월이 주는 무게감과 큰 스님들의 행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들 큰 스님들의 말씀은 더욱 가치있고 한마디 한마디가 무겁게 다가온다.

법정스님은 단순히 불교적 교리만을 설파하신 분이 아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정신으로 유명하지만 그것과 함께 책 표지에도 나오듯이 '받는 쪽보다 주는 쪽이 더 충만해지는 것, 이것이 나눔의 비밀'이라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신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나눔이란 단순히 기부와 같은 형태가 아니라 더 나은 사회와 많은 사람들의 충만해지는 삶을 위해 사회운동과 환경운동으로 나눔을 실천하셨다. 자신의 아이가 커서 좋은 환경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려서부터 공부시키고, 투자를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아이를 위해 아이가 살아갈 사회를 더 올바르고 좋게 만드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인즉, 큰 스님은 후자에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셨다. 법문 곳곳에서 지구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자연과 환경에 대해 우려하고, 경각심을 가지도록 계속 말씀하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 절 밖에로 잘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큰 스님이 이명박의 4대강에 반대하여 반대서명을 하시기 위해 내려오신 일화는 유명하다.


책은 그 동안의 법회와 대중 강연 중에서 미출간된 법문 31편을 수록하고 있다. 지금도 큰 스님의 강연을 유튜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책에 나오는 내용들 중 어떤 것들은 동영상에서 들어본 기억이 있는 것들이었다. 책에 수록된 법문에서 큰 스님은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그 중 상당수가 사랑하고, 비우고, 나누라는 것이었다. 사랑과 무소유와 나눔의 정신이다. 행복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이것이 큰 스님의 무소유의 정신이다. 무소유라고 하면 무조건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 거지처럼 사는 것이라는 오해를 하는데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 무소유이다. 그리고 나눔은 주변의 작은 것에도 관심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라 가르치셨다. 집착 없이 버리고, 아낌없이 베푸는 것이 큰 스님의 가르침이었다.

평화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부에서 싹이 틉니다
밖에서 오지 않습니다
우리 가슴속에 이웃에 대한 사랑이 싹트면
그 마음이 메아리 되어 나와 이웃과 우리를 평화롭게 해줍니다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법계가 청정한 법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아름답고 의미심장한 종교적이거나 철학적인 말이 아니다. 사랑이란 아름다운 말로써 관념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종교가 자비의 실현이라는데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메말라 있는 것인가? 관념으로써의 사랑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우리는 부모 형제, 이웃, 공기, 물과 흙, 바람, 자연으로부터 무한한 은혜를 입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은혜를 감사하는 마음없이 무상으로 받기만하고 있다. 그것은 은혜를 저버리는 일이다. 우리가 입은 은혜는 반드시 되돌려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자손들이 다시 그 은혜를 입으며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하셨다. 사회가 정화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기 정화부터 해야 한다고 하셨다. 스스로 참회하고 자기 정화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늘어 갈 때 사회도 새롭게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 하셨다. 자기 정화를 이룬 후에는 매 순간, 매 시간 자비심을 이웃에 실천해 가야 한다고 하셨다.


남을 도우면 도움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 다 같이 충만해집니다
받는 쪽보다는 주는 쪽이 더욱 충만해집니다
이것이 나눔의 비밀입니다.


맑은 가난을 살라. 이 강연에서 큰 스님은 '맑은 가난'이란 개념을 이야기 하신다. 그 당시 한국은 경제 불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는데, 불황의 원인이 소비 위축에 의한 내수 경기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수가 살고 경기가 좋아져서 호황이 된다면 과연 우리 삶이 행복해질까? 라는 질문을 하신다. 고도성장의 좋은 시절에는 흥청망청하며 살았는데 우리가 흥청망청할 동안 생태적 파국은 심해졌다. 고도성장 속에서 대량 생상, 대량 소비, 대량 폐기로 인해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의 환경은 오염되고,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 되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이 경기불황을 가져온다면 경제가 좋아지면 심각한 지구의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고 하셨다. 우리에게 생태 윤리가 필요하다고 설파하시며 지구로부터 받은 자원을 소중히 하는 것이 지구 환경을 돌보는 일이라고 말하신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더 크고 많은 욕망을 가진다. 그런 욕망이 우리에게서 행복을 앗아간다. 사람이 아쉬움과 궁핍을 모르면 불행해진다. 아쉬움과 궁핍을 통해서 귀하고 고마운 줄 알라고 말하신다. 그리고 가난을 나누어 갖는 맑은 가난의 의미를 깨달으라고 하신다. 남을 돕고 이웃과 나누어야 하고, 남을 돕지 못하겠으면 해를 끼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굶주리는 이웃을 보살피는 일, 이것이 진정한 재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일이 재입니다


당신의 참다운 나이는 몇 살인가? 불교계에선 육신의 나이보다 부처님에게 귀의한 법의 나이대로 서열을 따진다고 한다. 어려도 법랍이 높을 수가 있고, 나이가 많아도 법랍은 낮을 수가 있다. 그런데 법의 나이란 횟수만 채운다고 한살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인욕정진, 참기 어려운 것을 참으면서 밤잠 안 자고 꾸준히 정진할 때 법의 나이가 쌓인다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중생을 이롭게 하고, 거두고, 고통을 대신 받고, 보살의 할 일을 버리지 않는 것이 법다운 공양이라고 했는데 이 말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법다운 공양을 하면 그거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하신다. 불공의 진정한 가르침을 알고, 이웃에게 부처님께 하듯 공양하라는 가르침이다. 공양은 음식물만이 아니다. 몸과 말과 생각. 이 청정한 삼업으로 공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양은 마음가는대로 따라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마음은 내키지 않는데 억지로 마지못해 주는 것은 공양이 아니다. 아까워하면서 주는 것은 공양이 아니고, 마음이 선뜻 일면 몸이 따라가는데 이와 같은 일상적인 행위가 살아있는 기도고 정진이라 하셨다.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하는 마음에서 오고,
세상의 모든 불행은 이기심에서 온다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하는 마음에서 온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과연 내가 이렇게 마음먹고 이렇게 행독하는 것이 보살다운 행위인지, 거사다운 행위인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 것이 남을 위한 일이라면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기이고, 나 자신만을 위하는 일이라면 결코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길이 아니란 것이다. 정진하는 사람들은 본래청정을 믿으라 하셨다. 본래청정, 우리는 원래 청정한 존재라는 것이다. 청정한 존재지만 가만 두면 거울에 때가 끼듯이 사람의 마음 또한 청정하지만 정진하지 않으면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 속에서 사는 우리들의 마음에 먼지와 때가 묻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항상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한다는 것은 마음을 활짝 여는 일이다. 시시콜콜한 세속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본질적인 삶을 찾고, 우리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어떤 것이 가치있는 일인지, 어떤 것이 보람있는 삶인지를 계속 살펴보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정진을 하는 사람은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나므로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순간을 살기 때문에, 늘 지금이기 때문에. 항상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에게 깨우침을 주는 좋은 말씀이다.


큰 스님은 법문을 말하실 때 다른 종교에서의 교리를 인용하기도 하고, 카뮈와 같은 문학 작품을 말하기도 하셨다. 큰 스님의 지혜의 깊이가 깊고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을 가지신 큰 어른신이고, 참 종교인이셨다. 법문에서 끊임없이 강조하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비우고, 나누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스스로 정진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깨우침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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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 카오스부터 행동경제학까지, 고품격 심리학!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 관련 팟캐스트 방송을 듣다가 경제를 행동심리학 중 행동경제학으로 설명하는 것을 듣고 행동심리학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은 교양시간에 배우기도 했지만 그저 사람의 심리를 연구하는 학문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습니다. 심리학은 그 말처럼 심리를 다룬다는 선입견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행동심리학이란 용어는 약간은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행동은 심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행동은 심리의 발현이라는 것이니 행동심리학이란 학문도 자연스러운 것인데 왜 이질적으로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는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봐야하듯이 보이지 않는 사람의 심리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행동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행동심리학은 이론적인 내용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실제로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의 보편적인 심리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굉장히 실용적이고 사람의 심리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고품격의 학문처럼 느껴집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들었던 궁금증은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이 다 다른 각양각색의 심리를 가진 사람들로 모여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전부 다른 사람의 심리를 하나의 이론으로 '사람은 이렇다'라고 명제화시킬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이런 성향이 있다던가, 이런 경우엔 이렇게 반응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모든 사람의 성향을 획일화 시킬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높은 비율로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당장 나부터도 반골기질이 있고, 남들과 똑같아지는 획일화, 보편화, 일반화 되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책에 나오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보이는 경향성을 가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개성을 추구하고, 개인화된 성향을 보이는 사람이라고 해도 인간이라는 동물적 큰 틀 안에서 높은 비율과 광범위한 범위에서 결국 비슷한 유전적 동질성이나 비슷한 경향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이란 학문이 존재하는 것이겠지만.


책에서는 다양한 심리현상을 다루는 심리학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하나의 주제에 관해 몇 가지 실험이나 예시로 그 이론과 심리를 파헤칩니다. 특히 경제와 관련된 행동경제학, 결정 장애, 기회비용과 매몰비용, 개념적 소비 등은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던 자신의 잠재의식이 얼마나 가치를 판매하려는 사람에게 휘둘리는지, 피동적으로 소비되고 있는지 알게 해줍니다. 역으로 이런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다면 영업이나 장사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또 통계의 함정, 인간의 판단, 확증 편향과 기억, 마인드 버그와 편견, 관점의 차이, 편 가르기 같은 이슈들에서는 온라인 상에서 넘쳐나는 정보들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혹은 우리는 얼마나 공정하고 올바른 입장에서 정보들을 취사선택하고, 얼마나 바르고 제대로 된 가치판단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가령 통계의 함정 편에서 예시로 등장한 이혼률 통계의 모순은 그것을 다루는 우리 언론들이 얼마나 정보를 자기 입맛에 맞게 조작하고, 퍼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아무런 의심없이 그대로 믿어버리는지 세삼 느끼게 합니다. 책에서는 그것을 숫자 장난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런 식의 숫자 장난, 조작질이 현재의 언론지형에선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장난에 속고 있음에도 그리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확증 편향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오류인데 무의식적인 선택 편향인 확증 편향을 프레임 효과라고도 부릅니다. 저자는 이 확증 편향이 인간이 변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자기중심적이며 얼마나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라고 합니다. 확증 편향은 우리의 무의식 깊은 곳에 숨어서 우리를 지배합니다. 일상생활에서부터 삶의 가치관이나 종교, 정치적 판단과 선택에 까지 깊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확증 편항의 성향을 가지는 것을 이용해서 특정 언론이나 특정 정치세력들은 노골적으로 프레임 효과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책에도 이런 정치적 확증 편향의 위험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런식의 프레임 효과는 색깔론이나 지역감정, 이념갈등 등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정쟁과 편가르기만을 유발하여 정말로 꼭 필요한 생산적인 토론은 사라지게 됩니다. 덕분에 온라인 상에선 온갖 진흙탕 개싸움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증오와 불신을 부추기는 확증 편향의 프레임 짜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좀 더 현명하고, 객관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이슈는 프로이트와 성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프로이트는 성과 정신분석을 연결지어서 연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간의 행동이란 생물학정 충동과 본능을 만족시키려고 하는 욕망에 의해 야기되고, 그런 행동을 일으키는 에너지를 리비도라고 했습니다. 프로이트 심리학의 키워드는 성에너지인 리비도였습니다. 성적 충동과 욕망이 인간을 이해하는 첫 번째란 것입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의 의식은 '이드, 에고, 슈퍼에고'라는 3단계의 층으로 구성되어져 있다고 합니다. 이드는 리비도의 원천이고 이 단계에서는 원시적이고 육체적인 욕구만이 존재합니다. 아이들이 떼를 쓰고 요구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에고는 겉으로 드러나고 현실 속에서 반응을 보이는 나의 자아를 뜻합니다. 일종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어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드를 억누르고 사회 속에서 살기 위해 현실적으로 반응하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고도 에고가 형성되지 못하면 자기중심적이 되고, 남에 대한 배려가 없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아이와 같은 사람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초자아인 슈퍼에고는 자아보다 상위에 있는 개념으로 부모, 도덕, 교육, 사회를 통해 깨달은 이상과 가치를 의미합니다. 이드나 에고를 억제하는 존재가 슈퍼에고입니다. 이드가 강하면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고, 슈퍼에고가 강하면 자기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슈퍼에고가 강한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지나치게 억제하려 들기 때문에 금욕주의자, 성직자, 철인에서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싸이코의 무대가 되는 베이츠 모텔은 지하실이 있는 2층 건물인데 이것이 이드와 에고, 슈퍼에고를 의미한다는 설명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땐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는데 책을 통해 이드, 에고, 슈퍼에고에 대해 이해하고 나니 영화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어졌는지 알 것 같습니다.


책은 굉장히 쉽고 재미있습니다. 이론적인 심리학 개론이 아니라 우리의 흔한 일상에 접점이 있는 실용적인 심리학을 다루고 있어서 무심코 흘려넘겼던 많은 행동들에서 인간의 심층심리를 엿볼 수 있고, 우리가 행하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깊은 심리적인 이유가 들어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행동의 근원을 이해하고, 인간의 행동과 거기 숨은 속뜻을 파악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실용적이고 생각할 것도 많고, 상식도 높혀주는 실용심리학 추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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