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지킬 박사와 하이드 (양장) - 188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마도경 옮김 / 더스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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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이중성과 다중인격, 선과 악이란 주제를 담은 소설로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지며 이후 수많은 작품에 영감을 주며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한국에선 [지금 이 순간]이란 노래로 유명한 뮤지컬이 너무 큰 영향력을 미쳐서 원작과는 다른 뮤지컬을 오리지널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원작은 뮤지컬과 다르게 지킬이 중년이고, 로맨스는 1도 없으며 결말 또한 원작과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만약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뮤지컬로만 접한 사람이라면 원작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원작은 뮤지컬과는 다르게 인간의 선과 악이란 이중성에 대한 심오하고 진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작가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인데 이 양반은 수많은 작품을 만들었으며 보물섬이라는 또 하나의 걸출한 작품이 작품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와 보물섬은 결이 많이 다른 작품이라서 작품의 스팩트럼이 넓다고 하겠는데 한편으로는 보물섬의 퀵 실버 같은 인물을 보면 선과 악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이중성을 가지는 인물이라는 통일성을 찾을 수도 있다.


작품의 내용은 너무 유명하여 대부분 기둥 줄거리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줄거리보다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해가는 박사의 모습과 선과 악 사이에서 방황하는 심리적 갈등 같은 내면의 묘사를 생각해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 명망있는 명문세가의 엄친아로 태어난 지킬은 명예와 명성으로 가득한 무지개빛 미래가 보장된 금수저이다. 그러나 돈 많고, 권력있는 사람이 흔히 그러하듯 지킬도 향락과 유흥을 즐기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 논어에도 영웅호걸은 주색을 즐긴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학식있는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싶어하고, 목에 힘주는 것을 즐기고, 명예욕이 많은 오만한 욕망을 가진 지킬은 쾌락을 추구하는 기질을 숨기고 사람들 앞에선 가식을 떨고 점잖은 체하며, 남몰래 쾌락을 즐기는 이중생활에 빠져있다. 그리고 지킬은 스스로 정해 높은 가치관의 기준 때문에 그런 행위를 수치스러워했고 병적으로 숨겨왔다. 출세와 사회적 지위를 얻고도 싶고, 유흥과 쾌락도 놓지 못하는 두 가지 욕구 속에서 지킬의 내면은 표면적인 선과 내면적인 악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끊임없이 투쟁을 벌린다.


지킬은 자신의 이런 상충된 내면의 욕망을 가진 두 가지 심리를 분석하다가 인간은 하나가 아니라 선과 악이라는 두 개의 자아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믿게 되고, 선과 악을 각각 따로 떼어내어 선한 나와 악한 내가 나누어진다면 선은 선대로, 악은 악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서로에게 피해 안주고 둘 다 해피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낸다. 그리고 그 두 가지의 자아를 분리하는 약을 만들고 선과 악을 오가게 된다. 하지만 그 약 자체가 사악하거나 신성한 것이 아니라 약은 단지 지킬의 내면에 있는 본성을 열어주는 역할만을 하는 것이다. 약이 지킬을 악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악한 내면이 나올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지킬이 만든 약물은 자아을 분리할 뿐만 아니라 육신의 껍질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었다. 지킬은 육체는 자아를 투영하는 존재로 인식했고 자아의 변화에 따라 형태와 용모도 바뀌도록 약물을 만들었다. 그래서 하이드로 바뀌었을 때는 영혼 속의 저급한 요소들이 외모로 까지 표출되어 저급한 모습이 되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아가 하이드가 된 후에도 지킬의 외모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다면 다시 지킬로 돌아왔을 때 그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하이드라는 익명에 숨어서 악행을 저지르고 다시 지킬로 돌아오는 매커니즘을 만든 것이다. 온라인 상의 악플러들이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으면 잔혹해지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지킬은 하이드를 자신의 자아와는 완전히 다른 타인으로 생각한다. 하이드가 되어서 벌렸던 악행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하이드에 완전히 먹혀버리기 전 마지막 약물로 지킬의 모습과 정신으로 베프 어터슨에게 편지를 쓸 때는 자신은 사라질테고, 남은 하이드는 교수형을 당할지, 자살을 할지 자신은 모르겠고 어찌 되건 상관없으며 그건 남의 일이란 말을 한다. 죄를 지은 것은 하이드일 뿐이지 자신은 조금도 타락하지 않았다고 믿는다. 말하자면 하이드가 지킬의 시뮬라크르가 된다면 하이드는 더 이상 지킬의 의식과는 상관없는 다른 새로운 존재가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킬도 나이고, 하이드 역시 나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듯이 하이드는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지킬의 내면에 있다가 새롭게 드러난 존재일 뿐이다. 만약 지킬과 하이드가 다른 사람이라면 선한 나와 악한 내가 혼재되어 있는 지킬 역시 반은 부정당하는 셈이다. 게다가 박사의 본성은 지킬과 하이드의 공통된 기억을 가지고 있고, 지킬은 하이드의 쾌락과 모험을 계획하고 함께 즐겼다. 같이 즐길 때는 언제고 모른척 하기냐? 즉, 지킬은 하이드 역시 자신임을 알면서도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하이드와 자신을 분리시켜놓고 애써 모른 척 한 것일 수도 있다.


지킬은 어느날 지킬의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가 하이드로 깨어나는 경험을 하고는 불안에 빠진다. 점점 하이드의 성향이 강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잘못하다가는 하이드에 완전히 먹혀버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깨닫는다. 약발도 잘 안받기 시작하고, 디폴트 자아가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둘 중 하나의 자아를 선택할 기로에 선 박사는 결국 지킬을 선택한다. 하이드가 될 경우 친구 하나 없이 고독사할 수도 있고, 까딱 잘못하다가는 교수형을 당할 수도 있으므로 금욕의 고통에 몸무림치는 의사가 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결정하고 두 달동안 약을 끊고, 엄격한 생활을 하지만 다시 약에 손을 댄다. 흔히 음주문제가 있는 사람의 주변인들이 그 사람은 술을 안 마시면 참 설실하고, 가정적이고, 순박한 사람인데 술만 마시면 사람이 나빠진다는 식의 말을 하는 것을 가끔 듣는다. 그 본인도 술을 마시면 자신이 개가 되서 행패를 부린다는 사실을 알고 술이 깨면 굉장히 자책을 하는데 그런 사실을 알고도 또 술을 마신다면 그건 이미 착하거나 성실한 사람이라 하기 어렵다. 박사도 스스로 지킬은 선이라고 말을 했음에도 하이드가 되고자 약을 말아서 마신 것은 이미 지킬이 선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킬이 선이고 도덕적 가치와 이상을 추구하는 자아라면 하이드가 되는 약을 마시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


프로이드는 인간의 정신계를 이드, 에고, 슈퍼에고로 구분하였다.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추구하려는 이드, 사회적 이상과 도덕을 추구하려는 슈퍼에고, 에고는 이드와 슈퍼에고를 현실적으로 타협하는 합리적 성향을 의미한다. 이것을 책에 대입해보면 하이드는 이드의 완전체이고, 지킬은 슈퍼에고를 상징하며 박사는 그 둘을 철저히 둘로 갈라놓고 슈퍼에고를 지향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전적으로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며 주위의 상황에 따라 바뀌게 되는게 그 균형을 잡지 못하면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만약 지킬 박사가 평소 욕구와 도덕, 욕망과 이상을 잘 컨트롤하며 마음 속의 이드가 커지지 않게 에고를 잘 운용하여 합리적으로 욕구를 해소했다면 억눌린 하이드의 이드가 터져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해소되지 못한 욕구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 되버린다. 슈퍼에고로 이드를 틀어막다보니 박사는 금지된 것을 소망하게 되고, 이드에 잠식당해버린 것이다. 욕구불만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하이드는 순수한 악으로만 구성된 존재라고 했지만 모든 사람에게 망나니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래뇬 박사에게 약병을 찾으러 갔을 때는 공손한 행동과 어투로 래뇬을 대했고, 국회의원을 죽였을 때에도 다른 사람에게는 해코지 하지 않았다. 원래 정치인이란 예나 지금이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존재 아닌가. 국회의원에게 분노하는 게 이상한가? 아무튼, 하이드가 악이라고는 하지만 의외로 상황판단이 되고, 아무 때나, 아무한테나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다. 하이드는 의외로 분노조절잘해인 것이다. 하이드가 악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도 정말 하이드가 순수 악이라서가 아니라 지킬이라는 도피처가 있기 때문이다. 온갖 추잡한 짓을 하고 나서도 약을 마시면 뿅하고 지킬로 변신하기 때문에 하이드는 이 세상에 없던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완전범죄가 가능하기 때문에 온갖 더러운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사람은 누구나 심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지킬은 선한 사람이고 존경받을만한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박사가 하이드 상태에서 지킬로 돌아가고자하는 이유는 지킬의 존재가 선이고, 예수와 맞먹는 박애정신으로 선을 실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킬 상태로 있는 것이 남들에게 존경받고, 사람들이 우러러보기 때문에 그런 생활을 못버리는 이유다. 오히려 지킬은 가식과 허식이 많은 겉멋에 찌든 사람이라 순수 선이라고 하기 어렵다.


베프 어터슨은 물론이고 단짝 래뇬 까지 하이드를 처음 보고 혐오스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어터슨은 혐오스러워하면서도 하이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내뇬도 마찬가지다. 래뇬은 이것을 불쾌한 호기심이라고 말했는데 처음에는 특이하고 개인적인 혐오라고 생각했으나 이후 그 원인이 인간의 깊은 본성과 관련이 있으며, 증오보다 훨씬 차원 높은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간은 자신의 추한 내면과 마주하면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하이드는 인간의 추하고 탐욕스러운 욕구와 욕망의 덩어리이고, 하이드를 마주하는 것은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고개를 돌리지만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욕망에 눈길이 가듯 하이드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하이드(HYDE)는 숨는자(HIDE)라는 의미로 숨어 있는 자아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지킬은 '나'를 뜻하는 프랑스어 je와 죽이다는 영어 kill의 합성어라고 한다. 즉, 나를 죽인다는 의미로 지킬이라는 자아를 죽이고 숨어있는 하이드가 되며, 이는 '나'의 몰락을 의미한다. 지킬의 자아가 죽으면 숨어있던 하이드가 나오고, 나중에는 하이드가 멋대로 몸을 소유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럴수록 지킬은 하이드에게 증오를 느낀다. 원래 지킬은 절대 선의 자아라서 증오라는 감정은 없어야 하지만 하이드가 몸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것을 느끼며 공포와 증오를 느낀다. 하이드도 지킬을 증오한다. 지킬이 죽어서 하이드가 나오듯이, 지킬이 나오기 위해선 하이드가 죽어야 한다. 하이드는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킬이 튀어나오도록 어쩔 수 없이 하이드의 자아를 사라지게 하는 자살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하이드가 하나의 온전한 개인이 아니라 개인에 속한 일부라는 종속적인 위치가 된다. 그리고 하이드는 지킬의 성격을 미워하면서도 두려워했다. 만약 지킬이 실제로 자살을 하게 되면 종속된 하이드도 죽게 되므로 하이드는 그것을 두려워 한 것이다. 이렇게 지킬과 하이드는 두 자아가 서로를 두려워하면서 증오했다.


우리도 자제력을 잃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술을 마시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나중에 그런 자신을 혐오하고, 미워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분노에 휩싸여서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거나, 술을 마시고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해서 주취범죄를 저질렀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 때 술을 마시고 이성을 잃은 상태의 나는 과연 나인지 내가 아닌 것인지, 주취범죄는 심신미약으로 감형되고 있는데 이것이 온당한것인지 아닌지 지킬과 하이드의 개념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약을 마시고 하이드가 된 것처럼 술을 마시고 개가 되어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것을 내가 저지른 행동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지킬과 하이드는 어릴 적 아동 문학으로 읽었었는데 그 때의 기억으로는 지킬 박사가 약을 먹고 나쁜 사람이 되서 나쁜 짓을 하고 다녔다 라는 단순화된 스토리로만 이야기를 접했던 것 같다. 아동용 소설이어서 각색은 되었겠지만 적어도 선과 악이라는 개념,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의미가 없진 않았을텐데 어릴 때라 이중성이나 인간의 인격과 자아라는 깊이 있는 의미는 알지 못했고, 그저 변신에 치중하여 이야기를 소비했었다. 이후 다른 컨텐츠로 이 이야기를 접하거나 2차 창작물로 접하며 이 소설에 대해 가지게 된 개념은 대략적으로 박사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있는데 내면의 절대 선과 절대 악이 대립하다가 악이 커져서 결국 선이 악에게 패하고 먹혔다는 것이다. 혹은 선한 사람이 악인으로 변해가는 과정 같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원작을 다시 읽어보니 꼭 그런식의 흐름은 아닌 것 같다.


우선 앞서도 말했듯이 지킬이 절대선의 존재가 아니다. 그리고 하이드 역시 악은 악이지만 절대 악은 아니다. 지킬의 내면은 쾌락을 탐닉하는 하이드의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박사는 그런 하이드의 마음을 숨기고 지킬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물론 그 이유는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유지하려는 세속적인 이유이다. 정말 그것이 옳고 인간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기꺼이 행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박사는 지킬로 사는 것을 답답해하고 속박당한 것처럼 힘들어한다. 그럼에도 할 수 없이 억지로 그런 삶을 살아가는 거다. 즉 박사는 원래가 하이드였는데 지킬이란 페르소나로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절대 선이었던 지킬이 타락하여 절대 악인 하이드로 변해가는 과정이 아니라 하이드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하이드의 자아실현을 그린 이야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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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 - 육지, 바다, 하늘을 지배한 힘의 연대기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박연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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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패권 쟁탈의 연대기였다. 인류는 세계의 패권을 놓고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서로 견제하며 경쟁을 벌여왔다. 패권 쟁탈전을 겨루다 국가에서 국가로, 제국에서 제국으로, 대륙에서 대륙으로 패권을 잡은 대상은 변해가고 세계는 그에 따라 팽창하고, 역사가 새로 씌여졌다. 이 책은 5,000년의 세계사를 수업시간에 배웠던 시간 순서에 따른 역사가 아니라 장소와 영역에 중점을 둔 패권을 쥐었던 나라들과 그 나라를 중심으로 형성된 세계의 특징으로 세계의 역사를 알아보는 독특한 시각의 세계사책이다. 패권국과 다른 주변국과의 관계, 패권국과 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여러 지역 세계의 특징과 상호 교류, 흥망성쇠, 각 세계의 연결고리를 통해 패권의 흐름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패권 쟁탈의 세계사는 전쟁사와는 그 의미가 약간 다르다. 처음엔 패권 쟁탈을 전쟁이란 개념으로 이해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패권 쟁탈이란 단순히 전쟁 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기술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경쟁하고 싸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시점으로 세계의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중이고 한국과 일본도 경제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총과 칼로 싸우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경제로 패권을 다투는 케이스는 최근들어 많이 보이는 경향이다. 앞으로는 핵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경제의 세계화에 따른 상호의존관계가 강화되어서 대국 간에 전쟁이란 단순한 형태로 패권다툼이 일어나긴 사실상 어려워졌다. 앞으로는 지금 미중이 보이는 것처럼 무역전쟁과 같은 복잡한 과정을 통해 패권의 주인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여전히 전쟁과 같은 파괴적 방식으로 패권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세계 패권의 주요 무대는 육지에서 바다로, 다시 바다에서 하늘로 이동해왔다. 지난 5,000년 동안 세계사는 크게 세 가지 공간으로 흐름이 이동했는데 유라시아에서 오래 지속된 육지의 역사, 다섯 대륙이 대양으로 연결된 바다의 역사, 항공망과 인터넷 가상공간으로 이루어진 하늘의 역사 순서로 변화했다. 각 시대별로 육지, 바다, 하늘을 지배한 나라는 패권을 장악했고, 세계를 일체화하는 데 앞장서는 패권국이 됐다. 저자는 각각의 공간에서 패권을 주도한 대표적인 세력으로 육지의 몽골 제국, 바다의 대영제국, 하늘의 미국을 꼽는다.


유라시아에는 환경적 요인으로 넓은 건조지대가 만들어졌고, 세계사는 대부분 오랜 시간동안 이곳을 무대로 이루어졌다. 유라시아에 동서로 길게 형성된 건조지대는 건조함이라는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굶주림에 시달렸고, 물과 식량을 둘러싼 다툼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유라시아의 패권은 페르시아 제국, 이슬람 제국, 몽골 제국으로 흐름이 이동하였다. 페르시아 제국은 전쟁으로 통해 패권을 거머쥐었으나 이슬람 제국은 상업으로 육지 세계를 통합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 유라시아의 패권은 강력한 기마 군단으로 유라시아를 통일한 몽골족이었고, 이들을 이끈 것이 바로 징기스칸이었다. 몽골의 패권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이슬람과 러시아에 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15세기 중반 대항해시대가 열리고, 바다가 새로운 패권 무대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이런 의식의 변혁이 진정한 의미의 공간혁명이라 칭한다. 유럽인의 이민을 통한 식민지 확대와 해상무역으로 대항해시대는 절정을 맞게 된다. 19세기가 되자 본격적으로 바다를 중심으로 육지 세계를 재편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바다가 육지를 제패하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는 대형 철제 선박의 대량 생산과 육지를 잇는 증기선 항로의 보급 및 전신으로 인한 정보 전달 속도의 향상으로 가능해졌다. 영국은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의 통해 이러한 흐름을 형성하고 세계화를 이루며 바다 세계의 일체화가 실현되었다.


19세기에 일어난 도시화로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이민도 늘었다.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대규모의 사람들이 이주했고,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경제는 급성장한다. 20세기가 되자 유럽에서 발생한 1차 세계대전과 세계적으로 전개된 2차 세계대전으로 유라시아의 여러 제국이 멸망하고 유럽도 몰락한다. 신흥세력인 독일과 소련도 전쟁으로 황폐해지고, 19세기의 패권국가 영제국도 몰락하게 된다. 이로써 패권은 신대륙의 미국으로 옮겨간다. 전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는 미국이 패권을 강화하는 구실이 된다. 미국은 세계의 패권을 바다에서 하늘고, 유라시아에서 신대륙으로 이동시켰다. 책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전세계적인 가상전자공간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패권시대를 하늘 패권 2기로 분류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진행중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IT산업의 대혁명기를 앞두고, 중국은 국가 정책으로 막대한 자금을 IT산업에 집중하고 5G 전환을 통해 단숨에 하늘 세계에서 패권을 잡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저자는 패권을 장악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다수에게 지지를 받고 전쟁을 막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책임을 다하는 역할과 같다고 말한다. 자국의 세력 강화만을 목표로 한다면 패권을 얻을 수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몽 발언과 일치한다. 중국이 꾸는 꿈이 중국만의 꿈이 아닌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도 그 꿈을 함께 할 것이고, 비로서 실현 가능해질 것이다. 즉, 패권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강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는 의미이다. 세계를 천하로 인식하는 중국식 내셔널리즘도, 미국 제일주의도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고 기여하는 점이 없다면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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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회사 예절 21세기 사원 매너 - 눈치 보긴 싫지만 센스는 있고 싶어
신혜련 지음, 김태균 그림 / 더난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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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또래 집단과 어울리며 생활하다가 회사라는 2차 사회집단의 구성원이 되면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회사라는 곳은 다양한 나이대와 직급체계로 나누어져 있고, 기업과 기업간에도 갑과 을로 구분되는 상하관계의 수직적 구조라서 자신의 위치와 신분에 맞게 행동하고 말할 필요가 있다. 21세기에 들어 인권과 평등의식이 강해지고, 군대식의 기업 문화가 일본의 잔재라는 이미지 때문에 회사 내의 맹목적인 상하관계가 조금씩 사라지고는 있지만 사회와 달리 회사는 자본과 효율성의 논리가 우선되고 사람 자체의 권리보다는 이윤추구가 핵심이 되다 보니 조직운영에 있어 여전히 지시와 통제, 상하관계가 우선시 되고 있다.


물론 수직구조에 반발심을 가지고 그것을 바꾸고 싶어하는 것는 것은 21세기의 사원들이고, 20세기 회사는 여전히 그런 조직 문화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여기서 충돌이 발생한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기업 문화까지 일순간에 바뀌지는 못한다. 그것이 비효율적이거나 때론 부당하다 하더라도 21세기 사원들은 그것을 지켜야하기도 하고, 반대로 20세기 회사는 너무 과거의 관행과 관습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과거의 관습을 어느정도 따르면서도 새로운 기업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그 두 가지의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20세기 회사 예절을 무턱대고 고리타분하다거나 거추장스러운 비효율적인 관행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비지니스 매너라는 것은 꼭 비효율적인 수직적 상하관계의 명령체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효율적인 업무를 하기 위한 하나의 약속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비지니스 매너는 사람간의 예절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약속인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답답하고 익숙하진 않아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하고, 따질 건 따져야 한다. 20세기 회사예절에는 시대착오적인 항목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최소한의 예의범절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과거의 기업 문화는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흔히 일 잘하는 사람은 직장 매너도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회사도 결국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고, 일도 좋은 인간관계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예의, 센스, 매너를 잘 지키는 사람이 일도 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나 사회생활을 했어도 그런 기업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비지니스 매너가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몰라서 실례를 저지르거나, 상대방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도 하고, 눈치 없다는 말을 듣게 되기도 한다. 회사에 들어간 이상 기본적인 매너는 숙지하고, 상호간에 예의를 지키는 것은 필요하다. 그런데 사회생황을 하다보면 의외로 애매하고 복잡한 상황이 많이 펼쳐지고, 그럴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알려주는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다보니 제대로 된 매너를 배우기가 어렵다.


책에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비지니스 매너를 알려주고 있다. 회사생활을 할때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마인드매너부터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복장과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이미지 매너, 인사의 중요성과 인사를 주고 받을 때의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인사 매너, 사람을 대할 때 신경써야 할 수행 및 안내 매너, 대화, 전화, 메일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때 지켜야 할 대화매너들, 직장생활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인 직장매너, 많이 가게 되지만 모르면 당황하게 되는 경조사, 병문안 매너, 많진 않겠지만 관련자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글로벌 매너의 총 8가지로 구분하여 다양한 형태의 비지니스 매너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우선 신입사원이 곤란한 상황을 겪는 재미있는 상황극을 보여주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고쳐야 할지 개략적으로 설명한다음 관련된 내용을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형태로 구성되어져 있다. 중간중간 귀여운 삽화가 들어가 있어서 이해를 돕고, 알아야 할 내용들을 목록처럼 정리하여 한눈에 들어오게 나열해놓았다. 또 올바른 예, 잘못된 예를 구분하여 보여줌으로서 지켜야 할 것뿐만 아니라, 조심해야 할 내용까지 체크하도록 만들어놓았다.


이 책은 20세기 회사와 21세기 직원을 위한 비지니스 매너를 다루고 있다. 직원등 중엔 20세기 문화에 익숙한 사람도 있고, 21세기에 나고 자란 현대적인 사원도 있다. 양쪽의 가치관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예절과 매너도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책의 내용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거부감이 들수도 있고, 20세기 기업 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겐 모자라게 보이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는 이상적인 20.5세기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신입사원에게만 기존의 회사 예절을 알려주고 그대로 따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아마도 관리자급에 해당될 20세기의 직원들도 이 책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개선을 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회사 내에서의 비지니스 매너를 다루고 있지만, 일반 사회에서의 매너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꼭 회사 매너라고 한정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책을 통해 사회생활을 해나갈 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매너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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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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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렵다. 단언컨데 수학은 어려운 학문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힘들게 버티지만 중학교로 넘어가면서부터 급속하게 어려워지고 곳곳에서 수포자가 속출한다. 사람들은 높은 수학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면서 도대체 미적분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디에 쓰이는지,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지 근원적인 의문을 가지게 된다. 사회 나가면 미적분과 함수 따위는 아무 쓸모가 없다. 더하기 빼기만 할 줄 알면 되지 미적분이나 어려운 고차방정식 같은건 실생활에서 살면서 한 번도 써본적이 없으니 이런 의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계산을 할라치면 휴대폰의 계산기부터 꺼내들기 때문에 실제로 암산조차 잘 하지 않는다. 그러니 꼭 수학에 한이 많은 수포자가 아니더라도 도대체 수학이 우리 생활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는건 어쩌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솔직히 한국에서 수학은 대입 시험을 위한 입시학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수학은 수를 다루는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문제풀이만을 하는 과목으로 전락했고, 그러다보니 수학의 개념이나 원리를 배우기보단 문제를 풀고 답을 찾는 기술만을 배우게 되는게 현실이다. 이런 교육과정 속에서 수학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이 생기고 회의감이 드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간혹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준다는 아사모사한 말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서는 수학은 우리 일상에 녹아 있고,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숫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학은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일상에 널리 퍼져 있다. 우리가 생활하고 마주치는 모든 곳에서 수학적인 사고와 계산을 만나게 된다. 단지 그것이 수학이란 인지를 하고 있지 못할 뿐이지 주위를 보면 실생활과 관련된 많은 곳에서 수학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당장 통장잔고나 월급 관련, 은행이자, 대출금리 등 이 모든 것이 수학이다. 수학을 모르고서는 살아가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학교에서 배우는 어려운 공식을 수학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정작 우리 일상의 수학을 특별히 수학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일상 속에서 수학은 돈의 흐름을 알려주고, 시장이 움직이는 원리와 내 자산과 부채를 파악하고, 경제 흐름을 읽고 투자여부를 선택하게 하는 등 미래를 예측하고 인생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런 수학적 사고에는 미적분이나 고차함수 같은 수학 공식은 전혀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수학의 기초 중에서도 아주 간단한 숫자만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빈번하게 만나게 되는 많은 분야의 수학에 대해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수학을 알고 있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숫자로 장난치는 광고나 경제뉴스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고, 앞으로의 경기를 파악하고, 투자에 성공할 수도 있다. 수학을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와서 나의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보자.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1장에서는 자산과 부채 관리에 관련된 회계에 대해 알아본다. 개인과 기업, 국가 차원에서 재무 상태와 회계에 대한 수학적 지식을 전수한다. 이를 통해 돈의 흐름과 경제의 기본 상식을 배울 수 있다. 2장에서는 경제에 관련된 수학을 알려준다. 수요와 공급, 인플레 등 경제 뉴스를 통해 시장의 구조와 경제가 움직이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3장에서는 데이터를 다루는 법을 알려준다. 통계나 데이터를 잘 이용하는 사람을 일처리도 잘 하는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숫자 활용법을 배워본다. 4장에서는 숫자로 미래를 전망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여러가지 통계 데이터나 확률로 앞으로의 일을 전망하는 기술을 배운다. 마지막 5장에서는 지금까지 배웠던 내용들로 수학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을 어떻게 읽어낼 수 있는지 다양한 분야의 예시를 통해 알아본다.


개인적으로는 1장과 2장이 현실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우선 돈을 모으기 위해선 개인의 자금상황과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필요한 기술이 바로 회계이다. 회계를 공부하는 것은 돈과 권력이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를 꿰뚫는 힘을 키우는 일이다. 하지만 회계를 배우더라도 실무적으로 재무제표를 읽어내고 돈의 흐름을 보기란 어렵다. 1장에서는 돈의 흐름을 알고, 자산과 부채를 한눈에 파악하는 비결을 알려준다.


시장경제에 대한 개념을 알려주는 2장에서는 막연히 경기가 나쁘다, 물가가 오른다 같은 구호적인 말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변하고,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을 경제적인 시각으로 풀어본다. 이런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이해하면 뉴스에 나오는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은 뭔지, 정부에서 시행하는 증세, 재정 긴축, 금융 긴축이란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앞으로의 경제가 어떻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4장의 확률도 눈여겨 볼만하다. 위험의 가능성, 성공 가능성, 실패 가능성, 리스크가 크다 등 우리는 가능성이나 리스크란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이 정확히 어느 정도의 가능성인지, 어느 정도의 리스크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막연히 가능성이 있다거나 리스크가 있다는 수사적 표현을 할 뿐이다. 그런 불확실성을 명확한 수치로 만들어 주는 것이 확률이다. 통계란 과거의 경향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확률을 잘 이해하고 일상에서 제대로 적응하면 미래의 불확실함을 줄이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 확률 파트는 경제나 회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확률게임을 다루고 있어서 수학의 넓은 활용도를 실감하게 된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던 수학을 우리 일상에서 찾아보고, 세상을 숫자로 바라보고 이해하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으로 우리의 일상은 물론 회사, 국가적 문제까지 수학적으로 바라보고, 수학적 사고를 통해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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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 상식사전 - 이해한 만큼 보이는
아키모토 유지 지음, 나지윤 옮김 / 길벗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들어 미술관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한국에서 세계적 작가의 미술전을 하는 일도 잦아졌다. 미술과 회화 감상이 보편화되고 일반적인 취미가 되었지만 서양미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서양미술에 관심이 있고, 고흐 같은 작가를 좋아하긴 하지만 서양미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잘 알지 못한다기보단 전혀 모른다고 해야할 수준에 가깝다. 아주 유명한 작가와 대표작 정도를 아는 것에 그칠 뿐 회화의 사조나 표현법, 역사적 가치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림을 볼 때에도 그저 멋있다거나 색이 화려하다, 표현이 좋다는 식의 인상비평만 하는 수준이지 정말 뭐가 어떻게 좋은지는 그림을 봐도 사실 잘 모른다.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좋아보인다라거나 유명한 작품이니까 라는 식의 세간의 평가에 기대어 평론가들의 말을 마치 내 의견인양 떠들며 아는 척 할 뿐이다.


서양미술은 영화나 연극 같은 다른 예술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물론 영화도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그 역사부터 카메라 기법이나 기술적인 측면까지 복잡하겠지만 그런 것을 몰라도 비교적 쉽게 그 속에 담긴 함의나 은유를 읽어내며 즐길 수가 있지만 서양미술은 그렇지 못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이해한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분야가 서양미술이 아닐까 한다.



서양미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미술 사조의 흐름 속에서 그려졌는가 하는 미술사와 어떤 시대적 맥락 속에서 그려졌는가 하는 세계사를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그림을 잘 이해하는 수준 높은 감상자는 작품의 미술사조와 시대의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한다. 미술사와 시대 배경의 맥락을 알아야 그림의 변화와 그 혁신의 의미를 알 수 있고, 그래야 비로서 그 그림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양미술에 대해 알고 싶어서 미술사와 세계사를 공부 하려고 해도 서양미술은 그 역사가 오래되고, 광대해서 혼자 서양미술을 공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미술사와 세계사를 결합하여 르네상스 이후부터 20세기 팝아트까지 22점의 작품을 통해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보여주며 서양미술의 각 사조별로 그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을 가지고 기법이나 색채, 대상 등의 회화 요소와 관련된 미술 사조의 특징과 표현법을 알아보고, 더불어 그 작품을 제작할 당시의 정치, 경제, 사상 등 시대와 사회적 맥락을 이해함으로서 회화를 읽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단순히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작품 하나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그 작품이 속하는 미술사조의 표현법과 사회적 시대상을 알려줌으로써 어떤 그림이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선 책 첫머리에 서양미술 사조별 특징과 대표작 연표가 나오는데 서양미술의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이해하고 가는 것이 그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흔히 무슨무슨 주의라고 말해지는 미술의 사조는 그 그림의 특징에 따라 나뉜다. 그러니 그 그림이 어떤 주의의 그림이냐를 안다면 그 사조의 표현방식과 시기에 따른 형식적인 특징 등을 자연히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배경지식은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사조가 다른 표현방식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새로운 사조가 탄생하는 이유를 아는 것도 미술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사조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안다면 화가가 그림에 담아내려 했던 포인트를 더 잘 짚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그림 사조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그런 표현법이 탄생한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설명함으로서 사조의 특징과 테마, 기법, 세계관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시킨다. 그리고 사조별로 의미있는 걸작들을 골라 그림을 보며 표현법을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그림에 담긴 작가의 특징과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기법, 그림에 담긴 구도, 화풍 등을 짚어가며 그 당시 그림들의 특징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상을 알아보며 그림과 표현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며 그림을 감상하는 눈을 한층 깊게 만들어간다.



책의 말미엔 지식과 교양을 키우는 미술 감상법에 대해 적어놓았는데 작품을 볼 때 당시 사회 배경을 대략적으로라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혁명과 전쟁이 서양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전쟁과 혁명 같은 기존 체제를 전복시키는 사회변혁이 일어나면 예술에서도 창조와 파괴가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읽을 수 있는데 그 작품이 만들어지던 시기의 사회 분위기를 알면 예술작품에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책에 써놓은 것처럼 그 당시의 시대에 대한 역사를 미리 공부해두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서양의 윤리관과 세계관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철학도 예술에 영향을 주는 분야라서 직접적인 종교화가 아니어도 종교적 의미를 담은 작품이 많다. 그래서 서양인의 의식이 담긴 기독교 사상과 철학사상의 흐름을 파악해둔다면 한층 더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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