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좋은 사람
이다 치아키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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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히 말하는 집돌이 집순이에 해당되는 사람이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말도 있는데 정말 밖에 나가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집에 있는 것이 편하고 좋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뭔가를 하는 것은 에너지를 빨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막상 나가서 놀면 또 잘 놀지만 역시 집에 오면 굉장한 안도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친구 중에는 주말에 무조건 밖에 나가서 일단 사람들을 만나고 놀러가고, 외식을 해줘야 에너지가 충전된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 같은 방콕족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충전시간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집에서 뭔가를 하게 되는 일도 자연히 많아지는데 말하자면 취미가 없어서 밖에 안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집에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빈둥거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도 보이겠지만 휴식을 취하고 힐링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른 법이다.


[집이 좋은 사람]은 집이 좋고 할일도 많다는 말에 공감하는 다섯명의 여성에 대한 그림 에세이다.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총 다섯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사사, 가에, 나나코, 미도리, 아키라. 이렇게 총 다섯명이 각자의 집에서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며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살아가는 짧은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묶어놓았다. 우선 작가인 이다 치아키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책표지나 삽화를 주로 그리는 인기작가라고 한다. 집과 일상, 생활, 가구, 잡화, 소녀 등을 모티브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데 따뜻하고 섬세한 묘사가 특징이다. 그림체가 깔끔하고, 배색이 따뜻하고 정감이 있어서 감성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호불호 없이 누구라도 좋아할만한 그림이라서 보고 있으면 특유의 포근함과 따뜻함에 괜시기 기분이 좋아진다.


먹을 것을 좋아하는 사사 편에서는 휴일 아침에 모처럼 일찍 눈을 떠서 토스트를 굽고 커피를 내려서 먹고서 다시 침대로 들어가는 이야기가, 가에 편에서는 귀찮은 몸을 이끌고 목욕하고, 머리 말리고, 밀키트를 요리해서 따뜻한 코타츠에 들어가서 먹는 이야기가, 섬세한 스타일의 나나코 편에서는 비오는 날 편안한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향초를 켠후 폭신한 의자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마녀가 나오는 영화를 보는 이야기가, 집에서 일을 하는 작가인 미도리 편에서는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다가 잠시 쉬며 진한 코코아를 타서 베란다로 나가 한밤의 싸늘한 공기를 느끼며 코코아를 들이킨 후 다시 돌아와서 작업을 하는 이야기가, 처음으로 자취 생활을 시작하는 아키라 편에서는 이사온 첫날 짐을 풀고, 정리를 하고 새 집의 낯섬과 혼자 살기의 두근거림에 익숙해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각 인물마다 앞서 소개한 내용에 하나씩의 에피소드가 더해져서 총 두가지의 이야기들이 그려지는데 정말 소소하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라서 일상성이 있어서 좋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소중한 순간순간을 보내며 그 시간 속에서 행복함을 쌓아가는 그야말로 집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집에서 찾을 수 있는 특별하면서도 행복한 많은 일들을 통해 다섯 소녀들은 집에서 얼마나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며 그 순간이 행복한지를 말하는데 책을 읽는 집순이·집돌이들도 다섯명의 소녀들의 일상에 격하게 공감하면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책의 다섯 소녀들에게 투영하며 똑같이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솔직히 집에 있는 게 너무 좋지만 가끔씩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시간을 허투루 쓰고 허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질 때도 간혹 있었는데 책을 보며 '그래, 역시 이게 행복이지' 하는 공감의 마음으로 평온함을 되찾게 되었다.


그림체가 굉장히 섬세해서 인물들의 감정과 기분이 잘 전달되는데 그래서 집에서의 편안함과 즐거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실제로 내가 맛있는 커피를 한잔 마신 다음 폭신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편안함을 느끼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특히 가구나 생활 잡화 등이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되는데 전부 일상성이 있고 내용 속에 잘 녹아들어서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가령 일본 망화 중에도 배경 등이 섬세하게 잘 그려진 작품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그냥 잘 그렸네, 공을 들였네 라는 식의 생각은 들지만 결국에는 배경보다 캐릭터에 눈길이 가는데 이 책은 집의 배경 그 자체가 또 다른 주인공이라서 가구의 배치부터 색감, 자잘한 장식품들, 생활감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집이라는 공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집에서도 홈트 같은 액티브한 활동을 하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집돌이·집순이에게 집이라고 하면 조용하고 정적인 휴식과 힐링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책에 나오는 다섯명의 에피소드들도 힐링계 이야기라서 그걸 보고 있으면 역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림체부터 그 내용까지 편안함과 포근함이 풍겨오는 기분 좋음에 마음이 힐링된다. 집에 있는 게 좋고, 집에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 사람들이라면 극공감할만한 너무 예쁜 그림 에세이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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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식당이 알려주는 최고의 고기 요리 - 80년 된 정육식당 주인장의 고기가 맛있어지는 비법
정육식당이 알려주는 고기 요리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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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누가 유명한 곳에 가서 아주 비싼 한우를 사줬는데 질기기만 하고 별로였다. 집 앞 상가건물에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는 돼기고기집이 있는데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냄새가 너무 좋아서 언젠가 먹으러 갔었는데 별로였다. 작년에 제주도에 갔을 때 유명한 맛집이라는 비싼 오겹살집에 갔는데 별로였다. 아무리 맛있다는 곳에 가서 고기를 먹어도 맛이 없었다. 마트나 정육점에서 나름 비싸게 산 고기를 집에서 먹어도 그다지 맛이 없었다. 고기를 살 때 주인장에게 좋은 걸로 달라거나 부드러운 쪽으로 달라고 말을 해도 결과는 똑같았다. 이쯤되면 입맛이 유별난 것이든지 요즘 고기들은 다 맛이 없든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아마 그동안 고기가 맛이 었없던 것은 내가 잘 못 굽고, 맛있게 조리하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다는 결과값에 도달했다.


[정육식당이 알려주는 최고의 고기 요리]는 80년 된 정육식당 주인이 고기를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와 비법 그리고 비밀 레시피를 알려주는 고기가 맛있어지는 책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고기를 질기지 않고 맛있게 굽고 조리하는데도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아무리 비싼 고기라도 나처럼 굽는 것이 서툴면 결국 질겨지고 맛도 없어진다. 꼭 굽는 것만 고기의 맛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책에 나온 내용을 정리해보면 고기는 구이, 조림, 찜, 튀김 등 조리법에 따라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최적의 고기 부위와 두께가 전부 다르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다진 고기 등 고기 종류에 따라서도 모두 다르다고 한다. 즉, 재료 준비에서부터 요리에 딱 적합한 고기의 부위와 사이즈를 준비해야 하고, 손질하고, 요리하는 과정에까지 신경을 쓴다면 비싼 고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총 5파트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다진고기, 일품요리 & 사이드 요리로 구분하여 각각 레시피를 중심으로 고기에 대해 설명을 한다. 각 파트별로 레시피 소개에 들어가기 전에 각각 책에서 사용한 고기의 부위와 특징을 설명해놓고 있는데 고기에 대한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고기 전반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이 파트가 고기를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었다. 어떤 요리를 할 때 어떤 부위를 써야하고, 그 부위는 어떤 특징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점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전혀 그런 걸 모르다보니 요리에 맞지 않는 고기를 사용할 때도 있다. 이런 식이다보니 요리를 해도 맛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어떤 부위를 사야할지 몰라서 대충 삼겹살이나 목살을 사서 구워먹고 남은 걸로 찌개를 끓인다거나 볶아먹거나 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고기를 부위별로 용도와 특징을 알게 된것부터가 개인적으로는 큰 발전이다.


심지어 돼지고기의 경우는 같은 등심이라도 위치에 따라 질긴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부드러운 부분과 딱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요리법에 맞춰서 사용해야 한다는데 단단한 목쪽은 사각으로 썩어서 조림으로 사용하고 부드러운 등쪽은 두껍게 썰어서 돈까스용으로 쓰고, 중간 부분은 얇게 썰어서 구이나 볶음용으로 사용해야 한단다. 이런 건 생판 처음 듣는다. 돈까스는 보통 등심으로 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은데 등심 중에서도 부드러운 쪽을 사용해야 한다는 건 몰랐다. 이렇게 고기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적다보니 이런 내용이 좀 많았으면 하고 기대를 했는데 아쉽게도 이런 식의 고기 자체에 대한 이론과 설명은 적은 편이다. 고기에 대한 이론적 정보보다는 고기를 활용하여 고기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것이 책의 메인 테마이다.


각 고기별로 10에서 15개 정도 되는 레시피를 수록해놓고 있는데 대부분은 순서별로 조리 과정이 다 보여지고, 몇 개는 사진없이 텍스트로만 설명을 해놓았다. 아마 텍스트로만 레시피를 소개한 것은 상대적으로 조금 과정이 쉬워서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일반적인 레시피북처럼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차례로 소개되어 있는데 만드는 방법에는 중간중간 포인트라는 것이 주석처럼 딸려있고 조리 과정에서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으면 요리초보들은 놓치기 쉬운 부분, 예컨데 불조정이나, 어느 정도로 얼마동안 구워야 하는지, 고기를 써는 타이밍, 그 조리 과정을 시행하는 이유 같은 것들을 알려준다. 요리가 서툰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추가적인 엑스트라 설명이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왜 그런 작업을 하는지를 알려줘서 무작정 기계적으로 그 과정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맞게 과정을 꼼꼼하게 수행하고, 작업을 할 때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고 요리를 해야하는지를 알게 해주기 때문에 그런 포인트를 짚어주는 점은 좋았다.


몰랐는데 저자가 일본 사람이었다. 정육식당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한국 사람이 쓴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쩐지 레시피에 일본식 요리가 많이 나온다 했다. 개인적으로 일식도 좋아하기 때문에 일식을 배울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말이 일식이지 일본에서 많이 먹는 서양식 요리도 상당히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꼭 일본식이라고 한정할 필요는 없다. 평소 좋아해서 집에서 가끔(자주) 해먹는 돈까스나 양념치킨, 소고기 덮밥, 카르보나라 같은 레시피가 나와 있어서 이걸 참고해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요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닭날개 가라아게, 햄버그 스테이크 특히 차슈 같은 것은 제대로 배워서 해보고 싶다. 야메로 일본 라멘을 만들어서 가끔 먹는데 면과 국물, 숙주 정도만 넣어서 먹었다. 근데 책에 소개된 차슈 레시피대로 만들어서 라멘에 넣어 먹으면 음청 맛있겠다. 차슈 만드는 게 가장 기대된다. 의외로 고기 맛을 향상시키는데 아주 어렵거나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서 요리가 서툰 나같은 사람도 설명만 잘 읽으면 충분히 집에서 따라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라서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좋아하는데 다양한 닭고기 레시피가 나와 있어서 만족스럽다. 닭은 돼지고기처럼 대충 부위에 상관없이 찌지고 볶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한정적이었는데 다양한 레시피가 나와있어서 참조할만하다. 반대로 일본 사람이 쓴 책이라서 한국식 고기 요리는 없다는 점은 아쉽다. 아무리 일식이나 양식을 좋아하지만 역시 한식이 땡길 나이라서 그런지 한식이 없는게 아쉽지만 어쩔 수는 없다. 또 한가지 아쉬운 걸을 꼽으라면 조리 과정에서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 레시피가 없다는 점이다. 전부 굽거나 튀기거나 조림을 하는 본격 요리법을 기본으로하는 조리법인데 조금 간편하게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레시피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뭐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면 '맛'이 없어져서 활용을 안 할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양한 고기 요리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알토란 같은 비법과 고기를 다루는 깨알 같은 노하우가 수록되어 있어서 고기를 조금 더 맛있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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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과학 이야기 - <메종드사이언스>의 인스타툰으로 이해하는 과학 세상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이송교 지음 / 북스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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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과학이라고 하면 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딘가에 있는 과학실에서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가 연구를 하고 복잡한 계산을 하는 그런 것이 연상되는데 의외로 온라인에서 카페나 커뮤니티 활동 중에도 과학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나온다. 과학 그 자체가 주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안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팩트체크를 하는데 과학이 쓰이기도 한다. 그런 잘 모르는 과학 이론이나 개념이 나오면 궁금하기도 하고 소위 지적호기심에 과학 이야기를 찾아보게 된다. 보통은 나무위키를 보게 되는데 구글링하면 그게 가장 상위에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걸 클릭하게 된다. 그런데 너무 딱딱한 문장으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도중에 페이지를 닫는 게 일상이었다. 모처럼 불타올랐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식어버리는 순간이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과학 이야기]는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 이야기를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어 과학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즐거운 과학책이다. 저자는 인스타에 '메종드사이언스'라는 과학툰을 연재하고 있다는데 여기도 그런 과학툰이 등장한다. 물론 만화만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로 된 설명도 많이 들어가 있다. 사실 만화보다 텍스트의 비중이 훨씬 많다. 대신 챕터가 시작할 때 그 챕터에서 다룰 내용의 핵심 내용들을 만화로 정리하여 그려놓아서 간략하게 핵심정리도 되고,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 미리 알고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말하자면 만화로 먼저 요약정리를 하고나서 뒤에 좀 더 세부적인 텍스트로 된 설명이 추가되는 형식인데 무엇보다 이 만화 자체가 설명이 매우 쉽고 깔끔하고, 가독성도 좋아서 짧은 만화임에도 그것만 봐도 대략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벌써 다 알게 된다.


만화를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핵심 요약을 먼저 제시함으로서 만화가 주는 특유의 편안함과 접근성으로 과학은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배제시키고, 부담없이 글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니까 쉽고 간략한 만화로 일단 요약을 해버리니까 이것만 봐도 뭔가 다 알 것 같고, 이해한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텍스트로 된 설명까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쭉 읽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랬다. 그리고 이런 구성을 통해 해당 챕터에서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 할지 큰그림을 그리게 한 후 그에 대한 세부설명을 하면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머리 속에 잘 정리되게 해줬는데 개인적으로 글을 읽을 때 큰그림을 그려놓고 디테일한 내용을 이해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걸 선호하다보니 이런 형식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만화가 부담없이 편하게 글을 읽어나갈 수 있게 밑밥을 깔아줘서 좋았다.


책은 총 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우주, 뇌와 마음, 생명, 기후에 대한 것들이다. 이중 빅뱅과 암흑물질, 다중우주 등을 다루고 있는 우주에 대한 것들이 흥미로웠는데 왜냐면 요즘 미드 빅뱅이론을 정주행 중인데 드라마 속에서 이런 내용들이 수시로 언급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나올 때마다 조금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궁금한 내용을 구글링해서 찾아봤지만 설명이 어려워서 중간에 바로 포기했었다. 사실 이런 내용들을 안다고 우리 인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어려운 내용들을 읽고 이해하고 알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조금만 이해하기 어려워지면 그냥 읽고 이해하기를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나조차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이 매우 쉽고 친절하다. 분명 용어나 과학 개념 같은 건 다른데서도 나오는 똑같이 어려운 것들인데 읽고 있으면 막힘 없이 술술 읽히고 설명하려는 게 이해가 된다. 왜 그런지 이유를 계속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다. 아마 그냥 강의하듯 무장적 개념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고 마치 이야기하듯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설명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약간 주변이야기로 시작하며 관심을 끌고, 서서히 본론으로 들어가며 앞의 서론과 본론이 연착륙하듯 이어지며 물흐르듯 전체 내용이 머리 속에 들어오며 이해되는 식인 것 같다


우주 파트 다음으로는 생명 파트가 재미있었다. 무려 생명공학과 출신이지만 졸업과 동시에 배운 것은 스치듯 안녕을 고하고 지금은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책에 나오는 유전자라던지 염색체 염기 같은 용어들이 거의 초면처럼 다가왔다. 예전에 한번 배워서가 아니라 책이 쉬워서 잘 이해되었다는 것에 좀 좌절감을 갖게 하지만 책을 읽으니 DNA와 유전에 같은 것들에 대한 개념이 머리 속에 잡히는 것 같다. 특히 이 부분은 텍스트가 아닌 만화로 전부 배웠을 만큼 만화가 의외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음에도 가독성도 높다. 차라리 책 전체를 이런 만화로 구성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기후 파트는 현재 전지구적 문제로 대두된 기후 환경 문제를 여러측면에서 고찰하는데 기후 변화가 가져온 문제점이라던가 나도 모르게 기후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 등을 알게 해줘서 당면한 환경ㆍ기후 문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도 읽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 파트는 특히 더 쉬워서 아이들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이라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설명을 그리 길게 끌고가지는 않는다. 만화 부분을 빼고 텍스트 부분만 봐도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아무리 쉬워도 읽어야 하는 양이 많으면 읽다가 지치는데 이 책은 딱 중간에 지루해하지 않고 읽을 정도의 분량이라서 쭉 앉아서 책을 오래 읽지 못하는 사람도 조금씩 나누어서 가볍게 읽다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빅뱅이론, 암흑물지,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다중우주, 수면의 뇌과학, 생명 파트의 주제 같은 것들은 평소 관심을 조금 가지고 있었던터라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기후 파트의 내용들은 뉴스에서 많이 떠들고 있음에도 평소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책을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읽을만하다.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꼈는데 이해하기 쉬운 과학책이라는 그것만으로도 과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법도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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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통 시 -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 서울 시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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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통 시] 정말 오랜만에 하상욱 시인의 시집이 새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서울 시'가 나온지 거의 10년 만이다. 처음 하상욱의 시가 나왔을 때 꽤나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하상욱의 시가 올라오고, 작가 본인도 여러 방송에 나와 강연 같은 걸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때 나도 그 시집을 구입했었는데 아마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본 시집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상욱의 시는 사실 시라기 보다는 말장난에 가깝다. 그리고 시집이 아니라 sns에 올리는 형식이 더 어울리는 형태의 문장인데 그래서 하상욱 류의 시를 sns시라고 따로 분류해서 부르기도 하는 것 같다. 하상욱은 아마 sns 시인 중의 원조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만큼 가장 유명하기도 하다. 그리고 하상욱 작가의 시가 개인적인 취향에 가장 잘 맞기도 해서 상당히 좋아한다.


시의 구성과 형식에서 벗어나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는 것이 sns시라고 정의할 수 있을텐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마도 "공감"이 아닐까 한다. 보통 일반적인 시는 함축성, 암시성, 애매성 등의 구조적인 특성을 가지는데 소위 말하는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의미로 인해 시가 가지는 의미를 파악하는데 조금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sns시는 그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쉽고 직관적이다. 그래서 시를 읽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거나 다르게 해석되는 일이 적고 시에 쓰이는 언어들도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말들이고 주제 또한 생활밀착형인 주제가 많다. 그래서 전달력이 높고 시를 읽는 즉시 공감하게 되고 바로 감정적으로 즉각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는 의외로 큰웃음 빅재미을 준다. 말장난이라는 게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라 공감과 페이소스를 뜻하는 것으로 어쩌면 문학이나 문화의 본질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특히 하상욱 작가의 글은 이런 sns시의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른 작가들은 약간 젠체하는 게 있는데 일단 하상욱 작가의 글에는 그런게 없어서 담백하고 너무 좋다. 다른 작가의 글은 괜히 감성이라는 걸 내세워서 유려하고 일부러 더 감각적인 문장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이는데 흔히 약간 비하의 뜻으로 말하는 sns감성글 같은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 한마디로 너무 신파적이라는 것. 하지만 하상욱 작가의 글은 일부러 억지 감동을 주려거나 감각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신파를 집어넣을 여지가 없고, 애초에 글의 주제도 위로라는 부분보다는 공감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괜히 '힘내세요', '혼자가 아니에요' 따위의 어줍잖은 위로의 내용이 아니라 그저 일상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평범하디 평범한 일들을 약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농담을 던지듯 툭 한마디 하는 식이다. 그래서 격하게 공감을 하면서 기막힌 반전에 웃음꽃이 절로 피어난다.


기막힌 반전의 매력. 처음에 시를 읽으면 일반적인 상황설정이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애초에 그렇게 일반적인 상황을 떠올리라고 글을 써놓았다. 그런데 시의 제목을 확인하면 금방 떠올렸던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전혀 다른, 하지만 그 제목과 너무 꼭 맞아떨어지는 새로운 상황이 펼쳐진다. 오히려 그 제목의 단어를 그렇게 잘 표현한 문장이 또 없을만큼 핵심을 찌르는 반전이 있다. 그게 하상욱 시의 맛이다. 한장한장 읽다보면 '미친!!'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떻게 이런 기막힌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거나 접해봤을법한 상황이라서 바로 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공감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뒤집고 돌려서 생각하게 하는 반전으로 공감에 힘을 싣는다. 똑같은 상황을 그리더라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보다 한번 꼬아서 말을 하니 공감이 배가 된다. '맞아맞아'라며 맞장구를 치게 되고, 폭소를 하게 만든다. 그런데 마냥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끔씩 진하게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시들도 있어서 한번씩 감동도 짠하게 밀려온다. 주로 부모님이나 인생과 관련된 시가 그런 것들이다.


이번 [서울 보통 시]는 전작 '서울 시'와 똑같은 형식과 구성으로 완벽한 속편이라고 하겠다. 심지어 '작가 소 개'와 '작가의 말' '목차'의 이미지까지 똑같다. 그렇다면 책의 제목이 왜 보통 시인가? 부제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라는 문구가 책의 표지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부산 사람으로서 서울 사람이라는 말이 조금 그렇지만) 아마도 추측하건데 표준어를 정의할 때의 '서울'이라는 느낌으로 사용하려 한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책이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제목이라고도 하겠다.


이 시집의 시들은 한장 한장이 바로 스포일러가 된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책을 리뷰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시집의 마직막에 [서울 시 1권부터 2권까지의 모든 페이지를 캡쳐해서 올리신 어느 블로거님의 반전 맺음말 "불펀금지"]라는 시가 나오는데 이 시 하나로 책의 내용을 언급하는 게 얼마나 좋지 못한 생각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시집을 평가하는 건 하상욱의 시가 얼마나 재미있고 공감되었는지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말장난을 너무 좋아해서 하상욱의 시를 더 좋아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아마도 하상욱의 '서울 보통 시'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건 무조건 추천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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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앳 홈 - 혼술·홈파티를 위한 칵테일 레시피 85
리니비니 지음 / 리스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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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약해서 잘 마시지 못 하고, 소주는 특유의 쓴맛이 입에 맞지 않아서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회식 때나 친구들과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조금 곤욕이었는데 그 때 알게 된 것이 바로 칵테일이었다. 누군가가 술을 못 마시는 나에게 칵테일을 추천해줬고 마실 때 소주처럼 인공적인 쓴맛이 아닌 달달하고 입에 척 감기는 맛있는 칵테일의 맛은 술이 약한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칵테일은 한잔만 앞에 두고 홀짝거려도 되니까 소주처럼 많이 마시지 않아도 되어서 부담도 없다. 여차하면 무알콜 칵테일로 분위기만 맞출 수도 있어서 여러모로 유용하다. 암튼 그래서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칵테일을 자주 마시는데 이렇게 좋은 칵테일도 꼭 한가지 단점이 있는데 셀프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직접 만들지는 못하다보니 집에서 홈파티를 하거나 가끔 혼술이 땡기는 날에는 마시고 싶어도 마시지 못 했고 그게 조금 아쉬웠다. 요즘은 집에 홈바를 만들어두고 칵테일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런 취미도 꽤 멋져 보인다.


[칵테일 앳 홈]은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칵테일 레시피북이다. 요즘 유행하는 85종의 칵테일을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수록하여 놓았는데 보기에도 쉬워보여서 이정도면 한번 따라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레시피북 중에는 책에 나오는 완성품이 보기에는 맛있어보이고 그럴싸해보이지만 막상 제조 과정이 복잡해서 따라하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손도 많이 가고 과정도 복잡해서 손재주가 없는 나같은 사람은 따라하기에 엄두가 안 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칵테일 레시피는 상당히 쉽고 간단하다. 막연히 칵테일은 섞는 기술이라던지 그런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니 그냥 소맥 말듯이 칵테일의 베이스가 되는 술과 여러 부재료를 섞어 주는 것만으로도 멋진 칵테일이 완성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마치 믹스 커피를 타는 수고와 그 정도의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 수가 있겠다. 일단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개인적으로 손재주가 없는 똥손이라서 뭘 하건 망치는데 여기 나오는 레시피는 정말 섞고 말고 젓고만 하면 되는 정도라서 아무런 부담이 도전해볼 수 있겠다.


책은 총 두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파트1에서는 칵테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와 기본 기법, 칵테일의 베이스와 부재료 그리고 칵테일 글라스 등 칵테일의 기본기에 대해 설명하고 파트2에서는 베이스별 칵테일 레시피가 정리되어 있다. 진, 보드카, 테킬라, 위스키, 브랜디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과 리큐르 그리고 무알콜 칵테일로 구분해놓고 있다. 책의 구성은 간단한데 하나의 레시피는 완성된 실제 사진과 재료의 종류와 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일러스트샷이 주어지고, 해당 칵테일의 유래나 배경, 특징 등을 아주 짧게 소개하는 간략 프로필과 도수와 맛, 만드는 기법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배치하여 보여준다. 이 일러스트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칵테일의 구성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해줘서 이해하기 좋았다. 그리고 재료와 만드는 법이 나오는데 모든 레시피는 거의 두단계나 세단계 정도로 완성할 수 있을만큼 간단하다. 세번째 단계는 대부분 데코를 하는 과정이라서 실제로는 거의 두단계라고 할 수 있으니 생각보다 상당히 매우 간단하다고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테킬라 베이스의 칵테일을 좋아하는데 "테킬라 베이스"라고 거창하게 말을 했지만 사실 마가리타, 테킬라 선라이즈, 롱아일랜드 아이스티 밖에는 모른다. 책에는 이외에도 롱비치 아이스티, 도쿄 아이스티, 텍사스 티라는 것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전부 롱아일랜드 아이스티의 응용 레시피이다. 롱티는 수많은 변형 레시피가 있다고 하는데 베이스가 되는 술 중 좋아하지 않는 것을 빼거나 다른 것으로 바꿔도 되고, 레몬주스 대신 사워믹스로 대체하는 등 취향에 맞게 변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칵테일은 이런 식으로 변주가 가능해서 뭘 해도 다 정답이 되는 점이 좋다. 여러가지를 시도하면서 나에게 꼭 맞는 레시피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예전에 이런 칵테일 레시피북을 봤을 때는 역시 최애인 테킬라 베이스 칵테일이나 마티니와 진토닉, 핑크레이디처럼 익숙한 칵테일이 속해 있는 진 베이스 칵테일을 눈여겨 봤는데 이번에는 요즘 대세인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에 눈길이 갔다. 보통 위스키는 탄산수를 넣은 하이볼 형태로 만들어서 마시는데 책에는 레몬주스, 라임주스, 아이스티, 홍차 등을 넣은 하이볼 레시피도 소개되고 있다. 하이볼은 탄산수를 넣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이렇게 다양한 부재료를 넣은 하이볼이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임의대로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변주를 줘서 다양하고 색다른 맛으로 즐겨봐도 좋을 것 같다.


다음으로 리큐르 베이스를 꼼꼼하게 읽었는데 이 리큐르 베이스에 나오는 칵테일들은 바의 메뉴에서 한번쯤 봤을만한, 그리고 호기심에 한번쯤 주문해서 마셔본 경험이 있는 유명한 것들이 포진해있어서 반갑다. 물론 다른 베이스의 칵테일도 전부 유명한 것들이지만.. 아무튼 책에 소개된 칵테일 중 솔티 도그, 블러디 메리, 다이키리, 피나콜라다, 진토닉 같은 하루키 소설에 나왔던 칵테일을 먼저 만들어보고 싶다. 소설을 보면서 이런 칵테일의 이름이 나오면 나도 따라서 마셔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데 이런 것들을 직접 만들어서 마시면서 칵테일이 등장하는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 굉장히 멋질 것 같다. 다행히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상당히 쉬워서 역시 나 같은 똥손도 혼자서도 따라서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기대가 된다.


칵테일을 만들려면 도구도 필요하고, 기술도 필요해서 집에서 혼자 만들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레시피 대로라면 생각 밖으로 평소 어떤 맛인지 궁금하던 여러 칵테일들을 쉽게 따라서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처음으로 칵테일을 만들어보려면 세이커라던지 몇몇 도구는 기본적으로 구비해야 하고, 베이스가 되는 술도 준비를 해야 해서 초기 비용은 약간 들어갈 것 같다. 심지어 위스키 베이스의 칵테일이라도 어떤 칵테일을 만드냐에 따라 베이스 위스키가 달라지므로 책에 나오는 85가지 칵테일을 모두 마스터 해보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걸 배워놓으면 홈파티 때나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대접하면서 분위기도 낼 수 있고, 혼자 취미삼아 칵테일을 말아서 홈술하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꽤 즐거울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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