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과학 이야기 - <메종드사이언스>의 인스타툰으로 이해하는 과학 세상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이송교 지음 / 북스고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막연히 과학이라고 하면 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딘가에 있는 과학실에서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가 연구를 하고 복잡한 계산을 하는 그런 것이 연상되는데 의외로 온라인에서 카페나 커뮤니티 활동 중에도 과학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나온다. 과학 그 자체가 주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안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팩트체크를 하는데 과학이 쓰이기도 한다. 그런 잘 모르는 과학 이론이나 개념이 나오면 궁금하기도 하고 소위 지적호기심에 과학 이야기를 찾아보게 된다. 보통은 나무위키를 보게 되는데 구글링하면 그게 가장 상위에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걸 클릭하게 된다. 그런데 너무 딱딱한 문장으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도중에 페이지를 닫는 게 일상이었다. 모처럼 불타올랐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식어버리는 순간이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과학 이야기]는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 이야기를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어 과학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즐거운 과학책이다. 저자는 인스타에 '메종드사이언스'라는 과학툰을 연재하고 있다는데 여기도 그런 과학툰이 등장한다. 물론 만화만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로 된 설명도 많이 들어가 있다. 사실 만화보다 텍스트의 비중이 훨씬 많다. 대신 챕터가 시작할 때 그 챕터에서 다룰 내용의 핵심 내용들을 만화로 정리하여 그려놓아서 간략하게 핵심정리도 되고,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 미리 알고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말하자면 만화로 먼저 요약정리를 하고나서 뒤에 좀 더 세부적인 텍스트로 된 설명이 추가되는 형식인데 무엇보다 이 만화 자체가 설명이 매우 쉽고 깔끔하고, 가독성도 좋아서 짧은 만화임에도 그것만 봐도 대략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벌써 다 알게 된다.


만화를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핵심 요약을 먼저 제시함으로서 만화가 주는 특유의 편안함과 접근성으로 과학은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배제시키고, 부담없이 글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니까 쉽고 간략한 만화로 일단 요약을 해버리니까 이것만 봐도 뭔가 다 알 것 같고, 이해한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텍스트로 된 설명까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쭉 읽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랬다. 그리고 이런 구성을 통해 해당 챕터에서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 할지 큰그림을 그리게 한 후 그에 대한 세부설명을 하면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머리 속에 잘 정리되게 해줬는데 개인적으로 글을 읽을 때 큰그림을 그려놓고 디테일한 내용을 이해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걸 선호하다보니 이런 형식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만화가 부담없이 편하게 글을 읽어나갈 수 있게 밑밥을 깔아줘서 좋았다.


책은 총 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우주, 뇌와 마음, 생명, 기후에 대한 것들이다. 이중 빅뱅과 암흑물질, 다중우주 등을 다루고 있는 우주에 대한 것들이 흥미로웠는데 왜냐면 요즘 미드 빅뱅이론을 정주행 중인데 드라마 속에서 이런 내용들이 수시로 언급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나올 때마다 조금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궁금한 내용을 구글링해서 찾아봤지만 설명이 어려워서 중간에 바로 포기했었다. 사실 이런 내용들을 안다고 우리 인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어려운 내용들을 읽고 이해하고 알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조금만 이해하기 어려워지면 그냥 읽고 이해하기를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나조차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이 매우 쉽고 친절하다. 분명 용어나 과학 개념 같은 건 다른데서도 나오는 똑같이 어려운 것들인데 읽고 있으면 막힘 없이 술술 읽히고 설명하려는 게 이해가 된다. 왜 그런지 이유를 계속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다. 아마 그냥 강의하듯 무장적 개념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고 마치 이야기하듯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설명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약간 주변이야기로 시작하며 관심을 끌고, 서서히 본론으로 들어가며 앞의 서론과 본론이 연착륙하듯 이어지며 물흐르듯 전체 내용이 머리 속에 들어오며 이해되는 식인 것 같다


우주 파트 다음으로는 생명 파트가 재미있었다. 무려 생명공학과 출신이지만 졸업과 동시에 배운 것은 스치듯 안녕을 고하고 지금은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책에 나오는 유전자라던지 염색체 염기 같은 용어들이 거의 초면처럼 다가왔다. 예전에 한번 배워서가 아니라 책이 쉬워서 잘 이해되었다는 것에 좀 좌절감을 갖게 하지만 책을 읽으니 DNA와 유전에 같은 것들에 대한 개념이 머리 속에 잡히는 것 같다. 특히 이 부분은 텍스트가 아닌 만화로 전부 배웠을 만큼 만화가 의외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음에도 가독성도 높다. 차라리 책 전체를 이런 만화로 구성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기후 파트는 현재 전지구적 문제로 대두된 기후 환경 문제를 여러측면에서 고찰하는데 기후 변화가 가져온 문제점이라던가 나도 모르게 기후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 등을 알게 해줘서 당면한 환경ㆍ기후 문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도 읽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 파트는 특히 더 쉬워서 아이들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이라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설명을 그리 길게 끌고가지는 않는다. 만화 부분을 빼고 텍스트 부분만 봐도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아무리 쉬워도 읽어야 하는 양이 많으면 읽다가 지치는데 이 책은 딱 중간에 지루해하지 않고 읽을 정도의 분량이라서 쭉 앉아서 책을 오래 읽지 못하는 사람도 조금씩 나누어서 가볍게 읽다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빅뱅이론, 암흑물지,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다중우주, 수면의 뇌과학, 생명 파트의 주제 같은 것들은 평소 관심을 조금 가지고 있었던터라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기후 파트의 내용들은 뉴스에서 많이 떠들고 있음에도 평소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책을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읽을만하다.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꼈는데 이해하기 쉬운 과학책이라는 그것만으로도 과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법도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