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 모나리자부터 몽유도원도까지 마음을 뒤흔든 세계적 명화를 읽다
전준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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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회화나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관련된 취미를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미술관이나 전시관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쪽 계통의 취미는 기본적인 소양이나 지식이 필요하므로 그런 것이 없는 사람에겐 부담스런 취미로 느껴진다. 어떤 예술이건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즐길수가 있는데 예술분야 중에서도 뮤지컬 같은 음악은 그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그럭저럭 즐길 수가 있지만 미술의 경우는 그것이 좀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미술은 진입장벽이 좀 높다고 느껴진다.


보통 미술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미술에 대해 가지게 되는 평가는 작가나 작품의 유명도에 비례한다. 실제로 그 작품을 보고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미칼렌젤로의 작품이라서, 이것은 고흐의 작품이니까와 같은 식으로 작품을 바라보다보니 유명한 작가의 인기있는 작품은 계속 그 가치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작가나 작품이라면 실제 그 작품이 가지는 가치와는 상관없이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


하지만 저자는 명화를 읽는데 특별한 미술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을 한다. 앞에서 이쪽으로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구구절절 말한 것이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작품을 읽어내기 위해 미술 용어나 기법, 사조 같은 어렵고 복잡한 전문가적인 특별한 미술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굳이 그런 어려운 지식대신 명암, 시선의 방향, 구도, 색채 같은 것의 의미를 찾아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화가가 왜 이렇게 그렸는지 상상해보고, 역사적 배경과 화가의 인생 등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알면 그림을 이해해는데 도움이 된다는 식이다.


즉, 우리가 고등학교 미술 시간 때 배운 구도나 채색 같은 기본적인 미술지식만 가지면 어떤 예술 작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예술 작품이란 서양의 회화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의 회화까지 포함된다. 이 부분이 좀 신박한데 우린 회화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보통 서양회화를 말한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것을 너무 하찮고 작게 생각하는 사대주의일수도 있는데 서양의 회화가 얼마나 멋지고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지를 말하면서 정작 우리 그림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거나 분석할 생각을 하지 않는데 여기서는 이정의 산수도, 안견의 몽유도원도, 신윤복, 정선, 김정희 등 우리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보며 그림을 읽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어서 한국의 회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굉장히 보람되고 유익했다.


그리고 화가의 인생과 역사적 배경으로 그림을 읽어내려는 시도도 좋았다. 화가의 예술작품은 전적으로 그 그림을 그릴 당시의 화가에게 영향을 받는다. 환경이나 심리적인 영향, 화가 개인에게 닥친 여러 사건들이 작품에 그대로 담겨지게 된다. 그런 뒷 이야기를 알고 작품을 접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새로운 관점에서 그림을 읽어낼 수 있어서 이런 관점의 그림 읽기는 재미있고 신선한 시도이다.

고흐는 오베르 들판에서 자신의 배에 권총을 쏴서 자살한다. 고흐는 평생의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죽기 20여일 전 동생 집에 갔던 고흐는 테오와 크게 싸우고, 집으로 와달라는 간곡한 편지를 보내지만 그 역시 무시 당한다. 동생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고흐는 극심한 외로움에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유작으로 남기고 자살을 했다. [까마귀가 나는 밀밭]은 격렬한 움직임과 불길한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검푸른 하늘로 날아올는 까마귀 떼가 불안한 징후를 보이는데 까마귀 떼는 작가의 죽음을 예감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당시 고흐의 감정이 고스란히 그림 속에 담겨있다.


뭉크는 병약하게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죽음과 병에 대한 공포로 시달렸고, 서른 두살이 될 때까지 어머니, 누나, 아버지, 남동생의 죽음을 차례로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 죽음은 뭉크의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모티브가 되어버렸다. 뭉크는 영혼에 집착했는데 영혼에 다가서는 문을 죽음으로 보았고, 죽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해주는 삶의 징후를 질병, 고통, 광기, 불안 같은 것에서 찾으려 했다고 한다. 이런 마음은 어릴적부터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온 뭉크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심리상태인지도 모르겠다. 뭉크의 대표작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일그러진 절규이다. 이 그림에는 일상 생활의 긴장과 스트레스, 불안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가족의 연이은 죽음으로 정신분열증의 두려움에 떨었던 서른 살이 되던 해에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뭉크 그 자신이 일상의 불안과 스트레스, 불안에 극도로 시달리는 중이라 그런 불안한 심리가 그림에 담긴 것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무릉도원의 꿈을 꾸고 그 내용을 안견에게 설명하여 3일만에 완성한 그림이다. 즉, 꿈을 그린 그림으로 현실을 뛰어넘는 현실 밖의 세계이다. 서양회화에서는 이런 현실을 뛰어넘는 세상을 그린 그림을 초현실주의 회화라고 한다. 말하자면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K초현실주의 회화인 것이다. 그림의 왼쪽 4분의 1은 현실 세계이고, 나머지는 비현실의 세계라고 한다. 현실 세계는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고, 비현실 세계는 과장과 왜곡으로 환상적 분위기를 내고 있다. 현실 세계 파트는 정상적인 눈높이에서 본 풍경이고, 비현실 세계 파트는 밑에서 위를 쳐다보는 방향으로 그렸는데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몽유도원도는 동양 회화의 전개방식과는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서양 회화의 전개방식이다. 그림을 보기는 했지만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여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간다는 것도 지금 이야기를 듣고야 알았고, 시점이 다른 것도 그림을 볼때는 몰라썬 내용이다. 이런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니 왜 좌우에 이런 차이가 있는지 생각을 하며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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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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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느닷없이 트롯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거의 2~30년 전에 유행하던 장르였고, 최근에는 나이가 많은 장년층에게만 소비되던 음악이었는데 지금은 트로트를 듣지 않던 2030층도 열광하며 거의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트롯 열풍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아마 음악이 어렵지 않다는데 있을 것 같다. 음악적으로 어렵지 않아서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고, 멜로디나 가사가 우리 정서와 잘 맞아서 때론 흥겹고 때론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다. 쉬운 음악이라는 것이 트롯의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하겠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다가도 막상 한두번 들어보면 쉽고, 감성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와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장르가 클래식이 아닐까 한다. 일단 클래식이라고 하면 상당히 어렵고, 지루하고, 고루하고, 재미없다는 느낌부터 떠오른다. 용어들도 어렵고, 사용되는 악기들도 대중음악에서 흔히 듣던 악기기 아니라서 어딘지 어색하다. 자극적인 빨간맛에 길들여진 사람에게 슴슴한 평양랭면을 먹으라는 식이다. 그리고 클래식은 그 역사가 오래되고 양식도 다양해서 각각의 이론적 지식이 없으면 뭐가 뭔지 구분하기도 힘들다. 클래식은 트로트나 락음악처럼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신나게 들을 수 있는 장르는 분명 아니다. 클래식은 음악이란 느낌보다는 예술이란 느낌이 강해서 아무래도 거리감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이런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도 금새 포기하게 된다.


국내에서 유명한 클래식 음악은 곡의 배경보다는 작품 자체에 의미가 부여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이나 작곡가와 관련된 재미있는 뒷이야기는 거세되고 조성과 형식 등 이론적인 음악 개념에 함몰되어 음악을 읽으려는 시도가 대부분이다. 이 말은 음악 그 자체를 즐기기보단 이론으로써 음악을 이해하고 분석하려 한다는 의미다. 많이 들어본 유명한 곡이라 친숙한 마음에 그 음악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정작 어려운 전문 용어와 이론적 개념으로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초짜들에게는 난해하게 들릴 해설을 해서 가뜩이나 어려운 클래식을 대중에게서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한국에서 소위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의 고상하고 잘난척하는 엄숙주의와 형식주의가 만든 문화행태이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비판하며 어렵고 난해한 음악 이론을 적용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로 클래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매일 하나의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컨셉으로 총 90곡의 음악을 골랐으며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각각의 음악에는 그 음악이나 작곡가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캐치프레이즈 같은 소제목이 달려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타이틀이라서 타이틀만으로 그 음악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를 가져온다.


헨델, 비발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쇼팽, 멘델스존 등의 비교적 유명한 작곡가도 있고 베버, 베를리오즈, 텔레만, 트르티니, 뒤카, 패츠트, 구바이둘리나 등의 개인적으로 조금은 생소한 작곡가도 소개하고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클래식 음악 연대와 책에 소개한 클래식 작품 목록 표기법 그리고 클래식 음악 용어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별히 몰라도 책을 읽는데 크게 지장은 없지만 상식적인 측면에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클래식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흔히 관련자들이 클래식 작품에 대해 해설할 때 말하던 그런 내용들은 거의 없다.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음악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론 클래식과는 거리가 먼 신변잡기나 그 음악이 쓰였던 영화 이야기나 곡의 타이틀과 관련된 시시콜콜한 이야기, 그 음악을 차용한 음악 이야기, 음악가의 에피소드, 음악가가 살았던 시대분위기, 가사에 숨어있는 내용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클래식 초심자인 우리는 클래식을 학문적이고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익히려고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기 위해 듣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에 얽힌 수많은 에피소드는 그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고 큰 재미를 준다.


단순히 에피소드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을 듣기 위한 감상팁도 전수하고 있어서 어떤 부분을 신경쓰고, 어떤 곳에 주의해서 들으면 좋을지도 소개하고 있으며, 그 음악이 담고 있는 의미와 음악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음악적으로도 그 음악을 잘 캐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또 QR코드를 통해 출판사 홈페이지에 각각의 음악을 유튜브로 볼 수 있게 데이터베이스화 해놓아서 따로 찾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하는 음반도 소개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은 연주하는 연주자에 따라 원곡을 다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에 같은 음악이라도 연주하는 음악가, 오케스트라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같은 가요라도 노래를 하는 가수에 따라 노래가 다르게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이다. 초심자는 그런 차이를 잘 못느끼겠지만 저자가 추천하는 음반으로 그 음악을 들으며 스탠다드 같은 기준점 같은 것을 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코로나 전까지는 직접 공연장에서 연주가들이 연주를 하고, 가수들이 노래를 하는 장면을 보며 관객은 음악가와 교감하며 생동감 넘치는 살아있는 음악을 경험했지만 언택트 시대에는 보고 경험하는 체험으로서의 음악감상은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대신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외적으로 숨어있는 이야기를 통해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스토리가 담긴 클래식은 비대면 시대에 걸맞는 음악 감상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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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시작하는 어션영어의 진짜 기초영어 - 알파벳부터 파닉스, 단어, 문법, 패턴, 회화까지 한 권에 어션영어의 진짜 기초영어
어션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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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하고, 영어 교재나 교육 콘텐츠가 다양하게 나와있고, 발 닿는 곳마다 영어학원이 있다. 한국만큼 영어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곳도 없을 것이다. 취업 때에도 토익 고득점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말하는 사람도 예전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야말로 영어공화국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사회분위기가 영어에 미쳐있다 하더라도 못하는 사람은 여전히 못하고, 영어 알러지가 있는 수많은 영포자들이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영포자들이 나이먹고 새삼 영어 공부를 시작해보려 해도 한번 포기했던 영어를 다시 잘하게 되기란 쉽지가 않다. 우선 적당한 교재를 찾는 것에선부터 큰 어려움이 있다. 영포자라고 해도 어느 지점에서 포기했느냐에 따라 최종 영어 실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우나 대부분 초기에 영어를 버렸기 때문에 영어의 기초가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일반적인 성인 대상의 기초 교재는 그 정도의 기초 파트는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영포자를 위한 교재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시되지만 사실상 어느 정도의 기초는 있다는 전제하에서 설명이 시작되는 것 같다. 말하자면 말만 초보를 위한다고 하지만 정말 완벽한 쌩초보를 위한 교재가 아닌 것이었다.


이건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 스스로의 실력이 초등학생만도 못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 정도 수준의 교재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게 맞다. 하지만 성인 대상의 교재를 집어든다. 몸만 성인이지 영어실력은 초등학생만 못하면서 굳이 성인용 교재를 찾는다.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초등학생 수준의 쌩짜배기 초보 영어를 가르쳐주는 교재가 있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그런 것은 좀처럼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상황이 꼬여버린다. 수준보다 어려운 영어 책으로 공부를 하려니 이해는 안되고, 따라가기는 힘들고. 그래서 며칠 하다가 다시 속편한 영포자의 길로 돌아가게 된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아예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나간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 책은 정.말.로. 말 그대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진짜 기초 영어책이다. 알파벳부터 파닉스, 단어, 문법, 패턴 등을 한걸음 한걸음 따박따박 배워나간다. 알파벳부터 가르쳐주는 영어교재가 있었던가? 적어도 내가 본 바로는 이게 처음이다. 물론 알파벳 정도는 너무 심하다. 그 정도는 알고 있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알파벳 파트는 뛰어넘고 다음 파트부터 공부하면 된다.


알파벳과 파닉스를 중심으로 단어와 문법 용어들에 익숙해지게 해주는 왕초보 과정, be동사와 일반동사를 가지로 '나'에 대해 말해보는 초보 과정,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대해서도 말해보는 기초 과정,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대화문을 익히는 실전 회화 과정의 총 네 가지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해놓고 자신의 현재 실력에 맞게 영어의 기초를 차근차근 쌓을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서는 '너무 쉽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이미 다 아는 것도 다시 한번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쭉 읽어나가며 영어에 대한 틀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알파벳과 파닉스가 나오는 부분은 사실 가볍게 읽어보는 것조차 지겹게 느껴질 수가 있다. 그래서 조금 보다가 문법으로 바로 넘어갔는데 문법 파트도 처음에는 좀 너무 쉽다고 느낄 정도여서 조금은 지루하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아는 것이지만 다시 한번 땅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슥슥 읽어나갔고, 모르는 단어를 외우는 위주로 진도를 나갔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속도가 느려지고, 간간히 헷갈리거나 모르고 있던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물론 어전히 전체적으로는 기초 영문법이고 쉬운 내용이지만 그만큼 나의 영어실력이라는 것이 미천하기 때문에 이렇게 쉬운 내용에서도 벌써 렉이 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문법은 예전 학교에서 배우던 형식이다. 최근의 영어 교육이 말하기, 회화에 치중된 느낌이라면 과거에는 철저히 영어 문장을 분석하고 풀이하는 문법 위주였는데 이 책은 문법적인 강의가 강조된 올드 패션 느낌이다. 물론 문법 위주의 강의라고 해서 회화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고, 고루하고 딱딱하고 지루한 수험용 문법이란 뜻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법이란 영어의 구성, 형식에 대한 것을 뜻한다. 영어 문장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졌는지,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문장을 해체하여 분석하고, 틀을 세우기 위해 문법을 알아보는 것이라서 문법이라는 뼈대가 탄탄하게 세워진다면 회화는 저절로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비교적 쉽게 이해가 되고, 또 알고 있는 내용도 있어서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지만 시제가 과거와 미래로 오가면서 점점 어려워진다. 하지만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놓는다면 뒷부분의 어려운 문법도 그렇게 힘들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설명자체가 세세하고 꼼꼼하게 되어 있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문법의 설명이 끝나면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필수 단어와 표현들로 문법을 익히고 복습하므로 자연스럽게 생활회화를 익힐 수 있다.


또 책에는 유튜브로 동영상 강의와 mp3 파일을 제공하고 있어서 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내용을 유튜브 강의를 통해 보다 편하고 친절하게 배워볼 수 있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책만으로 공부하는 것과 강사의 설명을 듣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큰 차이가 있다. 영상을 통해 차근차근 꼼꼼하게 설명을 해줘서 이해하는 것도 훨씬 쉽고,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그동안 큰 마음 먹고 영어를 시작했다가 높은 진입 장벽에 가로막혀 계속 좌절하고 다시 영포자의 길로 돌아간 사람이라면 반듯이 봐야할 필견의 책으로 그 어디에도 없던 왕초보를 위한 기초 중의 기초 영어교재이다. 그동안 영어공부에 계속 실패했던 것은 기초가 없기 때문인데 부족했던,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던 기초를 쉽고 꼼꼼하고 친절하게 배울 수 있는 영어의 정석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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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400단어 기초일본어
Mr. Sun 어학연구소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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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는 결국 단어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단어를 많이 알면 그만큼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많아지기 때문에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특히 일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영어는 한국어와는 어순이나 형식 등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단어만 안다고 정확한 문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단어를 암기하는 만큼 복잡한 형식의 문법도 암기해야만 한다. 하지만 일본어는 우리말과 어순과 구조가 굉장히 유사해서 단순히 한국말을 그에 해당하는 일본 단어로 옮기기만 해도 문장이 완성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익힐 수 있다. 이 말은 단어만 많이 알면 비교적 쉽게 말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일어는 처음에는 쉽다가도 점점 어려워진다고는 하지만 어쨌건 우리말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은 일어를 배우는데 굉장히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우선 기본 문법과 함께 단어만 죽자고 외우면 어지간한 기본 회화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단어를 어떤 식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외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 처음 일어를 공부할 때 교재에 나오는 단어들은 책상(つくえ), 연필(えんぴつ), 만년필(まんねんひつ) 따위의 일상생활에서 그다지 말할 일이 없는 단어들이 많았다. 책상 정도는 기본 단어겠지만 요즘 만년필을 쓰는 사람이 누가 있나? 볼펜도 아니고 만년필이라니..


옛날에 만들어진 교재를 관습적으로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른만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예문과 구성도 전부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일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상당수는 일본에 여행을 가거나 일본 사람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연필, 만년필 같은 교과서에서만 만나는 단어가 아니라 지금 일본인들이 실제 일상에서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배워야만 한다. 비즈니스나 학문적인 용도가 아닌 이상 필요이상으로 어려운 단어를 외울 필요도 없다. 사용빈도가 높아도 일상생활이 아닌 뉴스에서나 많이 나오는 그런 말은 당장은 불필요한 것이다. 초심자들은 우선은 사용빈도가 높으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핵심 단어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단어를 배우는 방식에 있어서도 무작정 단어장을 열어놓고 무조건 외우는 식의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으로는 단어를 외우기가 힘들다. 그런 방식은 어렵게 외워놓아도 금새 잊어버리기 일쑤다. 예로부터 단어는 단독으로 외우지 말고 문장을 통째로 외우라고 했다. 문장으로 단어를 외우면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뉘앙스까지 함께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머리속에 깊이 남게 된다. 단어를 단독으로 외운다면 하나의 문장을 말하기 위해 필요한 단어들을 하나씩 끌어와서 조합해야 하므로 시간도 걸리고, 잊어버리도 쉽다. 하지만 문장을 외워 놓으면 실제 대화를 할 때도 바로 그 문장을 말하면 되므로 보다 편하고 빠르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여러모로 문장 속에서 단어가 활용되는 형태를 함께 익히는 것이 좋다.


[일단 1400단어 기초 일본어]는 위에 나열한 모든 조건을 한번에 충족시키는 단어 교재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한 가족이 세계여행을 떠가는 스토리이다. 한국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와 뉴질랜드 등 베트남, 러시아로 건너가서 매너를 갖춰서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여러 관광명소들을 둘러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 곳 문화를 체험하는 형식이다. 여행을 떠나서 겪게되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책에서 다루는 단어들도 우리가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 때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표현들이다. 공항과 식당, 숙박지 등에서의 사용되는 표현, 길을 묻거나, 쇼핑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도 다양하게 배울 수 있다.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으며 일단어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다른 교재와는 달리 모든 대사가 일어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한국말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중간중간 필수 단어들만 일어로 쓰여져 있다. 초급 단계에서 모든 문장이 일어로 되어 있으면 거부감부터 들고, 하나하나 읽기에도 부담스러운데 기본 문장은 한글이고 중요한 단어 하나만 일어로 되어 있어서 크게 어려움없이 읽어갈 수 있으며 이런 식으로 문장 속에서 일본어 단어가 사용되는 형태를 보며 외울 수 있어서 오래 기억될 수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일어는 우리말과 형식과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단어 암기법이라 하겠다.


다루고 있는 단어들도 명사, 형용사, 동사, 형용동사 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어느 한쪽에 치중되지 않게 중요한 필수 단어 1400단어를 배울 수 있다. 글을 계속 읽다 보면 문장 속에 녹아들어 있는 단어를 저절로 암기하게 되는데 이렇게 기억한 단어는 쉽게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 일본어로 된 문장 안에서 단어를 보는 것과 익숙한 한국어 문장 속에서 일단어를 읽고 파악하는 것은 확실히 받아들이는 감각이 다르다. 훨씬 빠르고 편하게 단어가 흡수되는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행지가 외국이라는 점이다. 이탈리아, 뉴질랜드, 베트남, 러시아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일상을 보고 느끼는 로드무비형식인데 이왕 여행을 할 거라면 당연히 일본으로 가는 게 맞지 않았을까? 어느 나라의 언어를 공부할 때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언어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 가치관 들이 들어가 있으므로 그들의 문화를 알고 그것을 이해한다면 언어를 배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 나라만의 문화에만 있는 단어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일본으로 여행을 가서 일본 내에서 겪게 되는 사건과 그들의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배우는 형식이었다면 더욱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으로는 이제 막 일어를 시작하는 초급 수준의 학습자에게 가장 기초가 되는 필수 중요 단어를 암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문장 속에서 단어의 의미와 뉘앙스를 함께 이해할 수 있고, 중요 단어에 집중해서 학습할 수 있어서 쉽게 배우고, 오래 기억되는 방식인 것 같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저절로 엄선된 1400단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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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라인 드로잉 - 단계별로 그리는 동물, 곤충 새, 물고기와 그밖에 귀여운 애완동물들 150+
페기 딘 지음, 박선주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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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보통 사람을 가장 먼저 그리게 되는 것 같다. 사람 얼굴과 바디를 스케치하고 그 다음으로 꽃이나 나무 같은 것을 그리게 된다. 그리고는 사물이나 동물을 그리게 되는데 사람과 꽃은 캐리커처처럼 특징을 잡아 단순하게 그리기가 쉽고, 사물도 비교적 쉽게 특징을 잡을 수 있지만 동물은 특징을 잡아서 그리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돼지나 토끼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 몇몇 동물들을 제외하면 동물은 드로잉하기가 좀 까다로운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 오히려 다른 카테고리의 그림을 그릴 때가 더욱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물이 아닌 생명체는 분명 그림으로 그려내기가 쉽지 않다.


[동물 라인 드로잉]은 야생동물, 물고기, 새, 곤충, 개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 그리고 공룡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동물을 그린 라인 드로잉북이다. 라인 드로잉, 수채화 일러스트,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약 중인 플랫폼 아티스트인 페기 딘의 작품으로 저자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에 이은 두 번째 드로잉북이다. 저자는 보태니컬 라인 드로잉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보태니컬 드로잉이란 식물의 특징을 살펴서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을 말한다. 식물의 특징을 잘 캐치해서 정교하고 감성적인 그림을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미술적인 감각은 물론 특징을 잡아내는 관찰력도 필요하다.


작가의 이런 관찰력은 동물의 특징을 잡아내는데도 유용해서 150종이 넘는 동물들을 쉽고 간편하게 드로잉하고 있다. 간단한 선 안에 동물의 모습과 특징을 다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드로잉 만으로 하나의 동물을 표현한다는 것은 좀 까다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하나의 일러스트를 총 5단계만에 완성할 정도로 굉장히 쉽고 간단한 터치로 동물들을 그려낸다. 복잡하지 않고 간략하게 선을 슥슥 그리는 것 만으로 멋진 일러스트가 완성된다. 복잡한 그림이 아니라 가벼운 라인 드로잉이라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부담없이 따라하며 그림 실력을 쌓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책에는 일체의 설명이 거세되고 정확히 5단계의 그림 가이드만 있다. 따로 설명이 없어도 될만큼 그림 가이드만으로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그래픽 디자인에도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완성된 동물들의 이미지는 마치 벡터 그래픽 같은 느낌도 받게 된다.


라인 드로잉이 매력적인 것은 우선 준비물이 거의 필요없다는 점이다. 요즘 유행하는 컬러링북 같은 것은 각양각색의 색연필이 필요하고, 다른 미술들도 도구나 전용 준비물이 많이 필요한데 라인 드로잉은 오직 종이와 펜만 있으면 충분하다.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이 라인 드로잉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라인 드로잉은 그 자체로도 멋진 예술품이 되지만 다른 형식의 예술과 융합하기 좋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채색을 할 수도 있고, 캘리그라피에 응용하거나 레터링이나 그래픽 디자인에도 적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에 나오는 형식을 따라서 라인 드로잉을 하다보면 라인 드로잉의 기본 테크닉을 배울 수도 있고, 동물들의 특징을 잡아내는 눈도 좋아질 것 같다. 동물을 표현하는 방법과 그림의 구도나 동물들의 자세, 각각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 등 일종의 보태니컬 감각을 키울 수 있고, 그런 후에는 책에 나오지 않는 다른 동물들도 자신만의 5단계 일러스트 드로잉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라인 드로잉은 코로나 시대의 집콕 취미생활로 매우 추천할만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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