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영어 5 문장
엄현수 지음 / nobook(노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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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영어 공부법은 문법보다는 회화 위주로 문자와 표현을 학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로 회화를 할 수 있게 실용적인 구문을 익히고, 단어를 외우고, 네이티브가 자주 쓰는 표현을 익히는 등 '말' 위주로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공부법은 체계적이지 않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물론 회화식의 공부법이 실제로 영어를 익히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런 방식이 많이 통용되는 것이겠지만 내가 문법세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회화 표현만 암기하는 건 그냥 그 문장을 그대로 외우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문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규칙을 정확하게 이해한 후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암기한 표현만을 반복하게 될 뿐이라 그것을 응용해서 말하는 건 힘들다.


기본적인 영어의 구조와 형태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냥 무작정 네이티브가 많이 사용한다는 필수 표현만 외워봤자 응용을 하지 못한다면 정확히 그 표현에 싱크로되는 상황에서만 그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하나의 표현을 다양한 형태로 응용을 하려면 기본적인 영어의 규칙은 알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문장을 이해하고 말을 해야만 한다. 무조건 문장 하나 외워서 생각없이 그것을 반복한다고 영어를 말할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요는 영어의 뼈대가 되는 기본적인 구조와 구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장의 규칙을 알고 말을 해야 영어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회화책들은 독자들이 기본적인 영어의 구조와 구성은 알고 있을 것이라는 대전제 하에서 쓰여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포자들은 그런 기초적인 영어의 구성과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한다. 그런데 보통 회화책들은 그런 문법적인 측면을 등한시하거나 문법을 다루는 비중이 낮아서 무작정 숙어 표현을 그냥 외우고, 몇몇 패턴으로 문장을 만드는 기술만을 가르쳐 주는 경향이 있다. 그런 식의 회화위주의 공부법은 특정 표현들은 능숙하게 말할 수 있게는 되지만 문장이 어떻게 이루어져있고, 어떻게 변형을 하면 된다는 식의 이해가 전혀 없어서 매우 제한적으로 말을 하게 된다.


그러면 중고등학교 때 문법 위주의 수업을 해서 영어 실력이 늘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땐 말 그대로 영어를 포기했었기 때문에 공부 자체를 안 했으므로 문법 위주의 공부법이건 뭐건 그런걸 따지는 건 무의미하겠다. 문법 위주의 공부법으로 공부를 했는데 효율이 떨어져서 영어 실력이 오르지 않은 것과 아예 영어를 포기하고 공부를 안 해서 영어를 못하게 된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하나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 말이 어떤 구조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알고 있어야한다. 우리는 문법 중심의 학교 수업이 실용성이 없다며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는데 문법이란 뼈대가 튼튼하게 잡혀 있어야 회화공부를 했을 때 실력이 쭉쭉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문법은 재미없고 어렵고 지루하다. 그런 이유로 중고교 때 영포자가 되었던 것인데 보통의 영포자들은 그런 과정을 건너뛰고 당장 몇마디 말을 할 수 있는 회화로 시작하다보니 공부가 잘 될리가 없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문법을 통해 영어의 구조와 구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것을 학교에서 배우듯이 지루하고 재미없게 공부할 것인가, 효율적으로 쉽게 할 것인가 하는 차이는 분명 있다. [하루 영어 5 문장]은 매일 5문장으로 영어의 구조와 구성을 익힐 수 있는 쉬운 문법교재이다. 문법이라고하면 일단 거부감부터 들 수도 있겠지만 문법에서 회화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스타일의 구성이라 너무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의 기본 개념은 심플하다. 외국어를 원어민처럼 말하기 위해서는 문장의 구조를 파악해야 하고, 영어의 다섯가지 기본 문장 구조를 익혀보자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 다섯가지 문장 구조를 배웠을 때는 무작정 외웠는데 저자는 여기서 문장은 주어와 동사로 시작한다는 것과 동사 이후에 구조가 변형되는 것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영어의 기초를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이라는 뜻. 이런 문법이나 규칙은 회화공부를 하면서 계속 많은 문장을 접하고, 말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구조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렇게 되기 까진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아예 구조에 대해 이해를 하고 회화로 넘어가면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영어를 익힐 수 있게 된다.


물론 너무 이론적으로만 접근을 하면 영어공부가 아니라 문법만을 외우다가 끝나게 되므로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을텐데 여기서는 배운 문법으로 직접 문장을 만들어보며 회화와 작문 까지 공부하게 되므로 문법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며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문법이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회화를 할 때 문장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처럼 활용하는 것이라서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회화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말하고자 하는 문장을 정확하게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문법적인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이렇게 쉽게 문법을 잘 정리해 주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은 영어를 익히기 위해 네이티브가 많이 쓰는 표현 같은 것들을 마구 외웠는데 그냥 통채로 무작정 외우려고 하다보니 잘 외워지지도 않고, 그렇게 외운 표현들은 금새 잊어버리게 되었는데 이 책으로 영어의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고 나니 긴 문장을 구조적으로 끊어서 생각하게 되고, 단순한 패턴이 아닌 형식이 눈에 들어오다보니 외우는 것도 훨씬 쉽게 외울 수 있다. 특히 초보자들은 이런 문법을 싫어하는데 초보자들도 쉽게 익힐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영포자들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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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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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위인전의 형태로 많이 전해진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위인들의 이야기는 과장되거나 왜곡되는 일도 많이 있다. 우선 한 인물의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사람의 어두운 면은 무시하거나 감추기도 하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승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해서 인물의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종교인이나 정치인이 자신들의 권위를 지키고자 자신들의 악행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우리가 영웅이나 위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엔 후세의 사람들이 그들의 업적이나 행동을 정당화하고 심하게 미화해서 전해지고 있는 일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위인이라는 이름의 껍질을 벗기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알던 아름답고 위대한 인물이 아니라 추악하고 위험한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 근대사에서도 이런 엽기인물이 많이 있다. 폭군이고 독재자에 살인마였지만 당시에는 그를 떠받들고 추앙하는 세력이 있었고, 지금도 그들을 신격화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독재자를 미화하고, 영웅시하여 위인을 만들어버린 것인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온갖 추악하고 더러운 악행을 수없이 찾을 수 있다. 흔히 한 인물을 평가할 때는 공과를 구분해서 따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의도적으로 그 사람의 공만을 부풀리고 과를 숨겨왔던 일이 많았다. 이건 한국이 근대사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 공통된 일인데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는 널리 알려진 30여명의 역사적 인물들의 가면을 벗기고, 그 속에 숨겨진 진짜 얼굴을 들여다본다. 


책에는 간디나 나이팅게일, 퀴리부인, 나폴레옹 같은 아동용 위인전으로 많이 접해왔던 인물들도 있고, 건륭제, 샤 자한, 헨리8세 같은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인물인지, 업적이 무엇이고,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의 이야기도 나온다. 또 위인이 아니라 악인으로 유명한 히틀러나 잭 더 리퍼 같은 악마의 본성을 가진 인물들도 다루고 있다. 그리고 특정한 하나의 인물이 아니라 마녀사냥이나 정조대 처럼 어떤 시기의 다수의 보편적인 사람들이 보인 광기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이러한 내용을 총 6 챕터로 나누어서 겉은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속은 추하고 복잡한 인간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살펴보며 인간 본성을 이야기 한다.


이 중 역시 가장 쇼킹한 것은 우리가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보여주는 첫번째 챕터 '우리가 미처 몰랐던 ‘두 얼굴의 위인’ 이야기' 파트이다. 위인전을 통해 그들의 업적과 선한 마음을 배웠고, 그들이 보여준 행동을 추앙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정 반대의 추악한 인물이었다니 그야말로 충격이다.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나이팅게일은 실제로는 죽음의 천사였다고 한다. 목숨을 구한 환자보다 죽어버린 환자가 더 많았다는데 그중엔 제때에 제대로 된 처치만 받았으면 살 수 있었던 환자가 많았다고 한다. 나이팅게일이 초보적인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해서 가벼운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까지 사망했다는 당시의 조사 결과가 있다고 하는데 그럼 나이팅게일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


당시에는 병원은 하층민을 위한 시설이었다고 한다. 부자들은 의사를 집으로 부르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환자들이 모이는 병원은 지금과는 인식이 달랐다. 그래서 간호사는 누구나 기피하는 천한 직업으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부유한 집안의 많이 배운 지식인인 나이팅 게일은 그런 천한 직업인 간호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떤 인류애나 박애정신 같은 것 때문에 그 일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유명해지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 같다. 있는 집 자식이 그런 천한 일을 자청해서 하며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모든 수술에 입회하기로 하자 나이팅게일은 군인들 사이에서 아이돌 같은 존재가 되었다. 브레이브 게일. 그런데 웃기게도 자신의 실수로 수많은 병사들이 죽었는데 그것을 세상에 직접 공표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주장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간호사 양성소를 설립하고, 간호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니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인물은 간디이다. 위대한 사상가이자 정치인인 마하트마 간디는 비폭력중의의 상징이다. 제국주의의 영국에 맞서 억압받는 인도의 자유와 평등을 주장했는데 마하트마는 본명이 아니라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존경의 뜻을 담아 지어운 이름으로 위대한 영혼이란 의미의 산스트크리트어라고 한다. 이쯤되면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양반은 영국으로부터의 인도인의 자유와 평등을 그렇게 외쳐놓고 정작 인도의 전통적 신분제도는 옹호하고 고집했다고 한다. 물론 인도에서 세습신분과 직업문화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서 카스트의 해체는 인도사회와 전통문화의 해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우려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약간 이중적으로 보일 여지는 있다. 간디가 이런 우려를 한 것은 그 자신이 지독한 보수적인 사상가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한다.


또 주위 사람에겐 카스트에 포함되지 못하는 불가촉천민과의 결혼을 권장하면서 자신의 아들이 신분이 낮은 이슬람교 여성과 결혼하려고 하자 완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간로남불 되겠다. 지금의 한국이었다면 장관직도 못해먹을 양반이었다. 이는 간디가 너무 보수적이라 전통적 가치관을 중시해서 생긴 일이라는데 그럼 다른 사람한테도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간디는 성자가 되고자 절대금욕을 유지하려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고 한다. 13살에 결혼한 간디는 37살에 금욕주의를 공개선언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간디의 금욕은 매번 실패했는데 금욕주의를 깨고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명단을 보면 개인비서의 여동생, 어린 소녀, 지지자, 친척의 아내 등 온갖 여자한테 다 껄떡대고 다녔다고 한다. 금욕주의를 주장해놓고 정작 성의 노예가 된 간디. 이랬으니 현자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림형제의 동화에 피리부는 사나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피리부는 사나이를 따라 동네 아이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대충 그런 내용인데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야기가 실화라고 한다. 13세기 말 독일의 하멜른에서 실제 일어난 일로 130명의 아이들이 한날 한시에 사라졌다고 한다. 페스트로 아이들이 급사했다거나 이주정책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는 설, 소년 십자군으로 차출되어 끌려갔다는 설 등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소년 십자군 설이 그럴듯해보인다. 그런데 이 외에도 한가지 가설이 더 있는데 독일 출신의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2세는 지적 호기심이 왕성했는데 갓 태어난 아기에게 아무 말도 걸지 않으면 아기는 무슨 말을 할까?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해와서 인체실험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가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는데 실험에 참여한 아기는 모두 죽었기 때문에 진실은 영원히 드러나지 않게 된 것이란다. 이게 사실이라면 프리드리히는 정말 엽기적인 인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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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의 과학 -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본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가노 요시노리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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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총기 소지가 허용된 나라가 아님에도 총이 익숙하다. 우리가 자주 보는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로 총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총을 쏘는 fps 게임을 즐기며, 남자들은 군대에서 총기류에 대해 배우고 직접 총을 다루며 사격까지 하기 때문에 의외로 총을 다룰 수 있는 사람도 많고, 총이 꽤나 익숙할 것이다. 총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분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데 밀덕들처럼 아주 깊고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영화나 게임 등에 등장하는 오락거리의 소재로 접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총은 단순한 인마살상용의 도구나 오락거리로만 볼 것은 아니다. 총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끌었고 또 사회 구조도 바꾸어 놓았다. 총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게 크다. 그런데 우리는 총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 한다.


만약 총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인류의 문명은 아직 중세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총이 발명된 이후로 각 나라들은 총과 화약을 만드는데 집중했고, 그 결과 총이 발명된 이후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는 급격히 빨라졌다고 한다. 말하자면 총은 근대 문명의 기원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고성능의 총을 만들기 위해 중력가속도나 공기저항 같은 것에도 신경을 쓰고, 탄도 측정 같은 지식도 필요해졌으며 그 외의 여러 다양한 분야의 학문 연구를 촉진하고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근대 문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총의 과학]은 최초의 화약 무기에서 현대의 총에 이르기 까지 총의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총의 500년 역사의 기술과 총의 매커니즘을 알아보는 총의 구조와 역사를 아우르는 밀리터리 교양서이다.


책은 총 9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총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서부터 총의 역사와 종류, 탄약, 탄도 그리고 총기 종류별 발사 구조와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군대에서 총에 대해서 배우고 총을 쏘아봤다고는 해도 이렇게 총의 역사와 종류별 총기의 매커니즘을 디테일하게 알지는 못하므로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매우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총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이라 기본적인 상식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니 모르고 있던게 훨씬 더 많고, 기본적인 것도 틀리게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다. 라이플은 일반적으로 소총의 통칭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원래는 총신 내부에 나선형으로 패인 홈을 뜻하는 용어였다. 이 홈은 강선이라고도 부르는데 소총 뿐만 아니라 권총이나 기관총과 대포에도 있어서 엄밀하게 말하면 소총을 라이플로 부르는 건 잘못이지만 미국에서는 통상적으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 아메리카 룰이 국룰이다.


총과 포의 구분, 소화기와 중화기, 기병총과 보병총, 기관총의 정의 등 의외로 답이 쉽게 유추되는 질문들도 있는데 우리가 직관적으로 머리속으로 떠올리는 답들은 실제로는 거의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총의 역사 편에서는 화약과 화기의 발명에서부터 화승총, 수석총, 뇌관의 발명, 리볼버, 연발총, 기관초와 서브 머신 건 등을 거쳐 오늘날의 소구경 고속탄에 이르기까지 총의 역사를 차례대로 살펴보니 총이 어떤 형태로 진화해 왔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권총과 서브 머신 건 파트도 재미있는데 서부 영화에서 흔히 보던 리볼버도 종류가 다양하고, 싱글 액션과 더블 액션의 구분에 따라 총이 나뉘며 각각의 장단점도 명확한 것을 알 수 있다. 7장 탄도 파트는 비교적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면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물론 오히려 그런 기술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한장을 넘지 않는다. 핵심만을 간략하고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알기 쉽고, 이해가 빠르다. 교양 수준으로 가볍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사실 총기나 탄도 같은 것에 대한 내용들은 나무위키만 봐도 엄청나게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오히려 너무 자세하고 전문적이라서 내용이 어렵고 복잡해지다보니 읽다보면 지치고 급흥미를 잃게 된다. 너무 설명이 디테일하고 길다보니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게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총의 과학]은 너무 깊히 들어가지 않고,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언급을 하며 큰 틀에서의 흐름을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개념 정리가 훨씬 더 잘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일러스트로 총의 매커니즘을 설명해주는데 그림이 통일되어 있어서 그런 점도 좋다. 인터넷에서는 실제 사진이나 설계도면 같은 것으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실제 사진은 가시성이 매우 떨어져서 이해하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재미있다. 일단 총이라는 소재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책의 구성도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해설한다고는 하지만 너무 물리학이나 탄도학 같은 기술쪽으로 치중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주제들을 많이 포진해 놓아서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현대의 총기보다 화승총이나 리볼버 같은 초기의 구식 총기 부분이 의외로 재미있다. 현대의 총기와는 형태와 매커니즘이 달라서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이라서 일본의 총기가 많이 소개되는데 한국의 총기에 대해 설명이 들어갔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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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의 과학 -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본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가노 요시노리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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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의 역사와 발전 과정 및 작동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아서 밀리터리 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총기에 대한 기초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입문용 교양서로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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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음식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8
서유구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외 옮김 / 자연경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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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조미료처럼 주가 되거나 많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한방울만으로도 다른 맛을 압도해 내는 식초의 존재감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사실 잘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식초는 매일 접하고 있고, 계속 먹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식초 음식이 존재하지만 생각만큼 그 수가 많지 않고, 식초가 음식에서 많이 활용되지도 않는다. 애초에 식초 자체가 메인이 되는 조미료도 아닐뿐더러 식초가 주가 되는 음식도 많지 않다. 하지만 다른 다라에서는 식초가 음식에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중동, 프랑스, 태국, 터키, 중국 일본에서는 기본 소스 뿐 아니라 고기, 생선요리, 식초를 넣은 칵테일까지 식초를 여러 요리에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새콤한 느낌으로 식초로 신 맛을 가미하는 정도로만 사용할 뿐 노골적으로 신맛이 전면에 드러나는 세련된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식초를 장수식품, 피로 해소제, 디톡스 식품,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데 식초가 효과적이라는 말이 돌면서 파인애플, 딸기 식초 같은 것들이 반짝 주목을 받기도 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유로 또다시 반짝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식초는 건강식품으로서 반짝인기 밖에 끌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시큼한 맛 때문에 먹기가 쉽지 않은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식초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면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게 되었는데 면역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며 신맛이 부족한 한국인의 밥상에 신맛을 추가하면 그만큼 면역력이 증진될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식초가 조미료의 의미보다는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가 더 인정받고 있지만 원래 식초는 음식의 맛을 돋우고 오래 먹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양념이었다. 우리 선조들도 식초가 가진 여러 효능을 알고 치료나 예방 식품으로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요즘은 음식이 아니라 건강식품처럼 생각하다보니까 시큼하고 맛없는 약을 먹듯이 식초를 억지로 먹는 경향이 있다. 식초의 유행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먹기 힘든 식초를 약처럼 생각하고 먹다보니 건강에 좋다는 말이 나오면 먹기 시작했다가 먹는 것이 힘들어서 그만두고를 반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억지로 약 먹듯이 식초를 먹을 것이 아니라 예전 우리 조상들이 먹었듯 다양한 식초 음식으로 먹는다면 식초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초 음식이 다양하지 못하다보니 식초의 사용이 활발하지 않고, 그 결과 식초와 산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음식에 식초를 활용하는 조기 기술도 부족하다고 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식초를 활용하여 음식 맛의 균형을 잡고 풍미를 올리는 일에 서툰 것이다. 이 말은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오는 다섯가지 맛과 영양 중 한가지가 결핍되어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음식 이야기]는 전작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에서 복원한 우리 고유의 전통식초를 활용하여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선후기의 실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조선 최초의 요리 백과사전인 정조지의 조미료편에 해당하는 미료지류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초를 만드는 재료와 방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다양한 식초를 사용한 음식들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조지와 다른 고조리서에 소개된 우리 전통 음식 중에서 식초로 맛을 낸 음식을 복원하여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은 서유구의 정조지에 나오는 식초 음식, 2장은 정조지 이외의 여러 고조리서에 담겨있는 식초 음식을 3장에서는 따로 문헌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어머니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식초 음식이 소개되고 있다. 식초 음식이라고 하면 신김치나 동치미, 초절임 같은 것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데 책에 소개된 식초 음식은 의외로 생각보다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역시 나물 무침류가 가장 많았는데 무침류 뿐만 아니라 국류, 면류, 조림류, 찜류, 포까지 조리 방식도 다양했고 사용되는 재료로는 각종 채소 외에 생선과 닭고기도 식초와 궁합이 잘 맞는지 생선과 닭고기 메뉴가 많이 보였다.


사실 평소엔 식초 음식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뭘 식초 음식이라고 하는지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식초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많이 먹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주 먹으면서도 특별히 식초 음식이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냉면, 초고추장, 육회, 냉국, 초계국수 같은 것도 식초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식초 음식이 그리 생소하거나 멀게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식초의 새콤한 맛은 입맛이 떨어졌을 때 입맛을 돋구어주기 때문에 냉면이나 냉국 같은 여름에 먹는 음식에 많이 사용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굴국처럼 겨울 음식에도 식초가 쓰이고 있고 각종 나물 류는 봄에 먹을 수 있으므로 식초 음식은 사시사철 밥상에 올라온다고 하겠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비교적 간단하게 나와 있는데 대부분의 요리는 만들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간단한 레시피로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정이 조금 복잡한 요리도 오히려 설명이 간단/간략해서 차근차근 따라하면 큰 부담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조지와 고문서에 나와있는 메뉴들은 조금 낯설지만 3장에 나온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민간 레시피는 익숙한 메뉴도 있어서 우선은 조금은 익숙한 그 메뉴들부터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식초가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식초를 약처럼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식초 음식을 통해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부족할 수 있는 건강도 챙겨보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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