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면 뜰수록 나는 내가 되어 갔다 - 실을 엮듯 써 내려간 마음의 조각들
미쿠니 마리코 지음, 홍미화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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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많은 에세이가 있지만, 관심이 가는 것은 독특한 분야에 있는 이가 쓴 것들이다. 
그들만의 고유한 시각이 있고, 자연스럽게 첨가되는 전혀 모르던 분야의 이야기가 있으며, 진취적인 시도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예술과 비예술의 구분에 관계 없이, 그런 분야의 사람들은 독창적인 감각과 창조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저자는 뜨개작가로서 자신의 일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재미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재밌을까.  
저자는 전문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자극적인 소재가 있는 것도 아니며, 인기장르의 소설도 아니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다. 

독서하며 계속 생각한 결과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자신의 삶 속의 내밀하고 소중한 부분들을 솔직히 쓰고 있다. 
친구들에게 보낸 이메일들을 모은 것이 이 책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즉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나 꺼내놓을 수 있는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들인 것이다. 
아빠로부터도 이해 받지 못한 내성적인 성격을 얘기하고,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데도 자신에게는 큰 도전이었던 사연을 얘기한다. 
자신의 본능적 두려움을 얘기하고, 가장 좋아하는 물건과 사람을 얘기한다. 
비웃음을 살 만한 일상적인 경험을 얘기하고, 스스로가 기특해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이렇듯 누군가의 진솔한 감회는 상대로부터 불가항력적인 공감을 끌어낸다.  

둘째, 앞서 언급했듯이, 독특한 분야에 속한 사람들 특유의 쾌활한 에너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활력은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무료한 일상과 인생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 에피소드마다 유년시절 아이가 되었다가, 수줍어하는 소녀가 되었다가, 
고민 많은 대학생이 되었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일구는 사업가가 되기도 한다. 
모습은 다양하지만 일맥상통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개성을 사랑하고 자신의 안목을 가꿔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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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 모든 장소
채민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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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딸 아이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제목이다. 
모든 날을 함께 하고, 모든 장소에 함께 가고 싶은 아빠의 마음은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필자는 그런 이상적인 바람의 일부를 얼마 전 현실에서 맛보게 된다. 

이 책은 그가 딸 아이와 함께 그런 소망이 실현된 기간동안 느낀 점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유럽 대도시 기행과 정확히 정반대에 있는 이 책의 컨셉이 재미 있다. 
미국 소도시 기행, 누가 이런 에세이에 관심을 가질까. 
미국은 역사와 전통이 일천한 신생 국가이며, 낭만과는 거리가 먼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뒤에 오는 단어 하나가 반전을 이뤄낸다. 
"생활기"라는 말이 그것이다. 
그곳에서 생활한 기록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흔한 대도시가 아니라 소도시라면, 사람들의 궁금증은 태세를 전환한다. 
그리고 본문은 첫 챕터부터 그 기대를 충족한다. 
관광지, 유적지가 아닌 "집"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건축기자라는 필자의 배경이 반영되어, 소소하고, 일상적이고, 동시에 큼직하고, 의미 있는 여러 장소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아파트와 학교, 다이너와 슈퍼마켓, 놀이터와 놀이공원은 앞서 언급한 이 책의 컨셉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과 유일성이 발생한다. 
너무 넘쳐나다 못해, 이제는 손에 치이는 외국여행 및 건축 감상에 대한 이야기에 지친 독자들에게 신선한 환기와 즐거움을 준다. 

아울러 이 책의 중요한 또다른 한 축은 아빠와 딸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외국 단기체류라는 공동의 과제를 짊어진 상황에서 두 부녀가 만들어가는 추억과 새로운 시도들이 관심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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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와 추상 - 13세부터 익히는 두뇌 사용법
호소야 이사오 지음 / 주니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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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아이가 진정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될 수 있을까. 
그건 추상화를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즉 '구체적'이라는 것으로만 이루진 세계에서 '추상적'인 것도 존재하는 세계로 이행했을 때 비로소 그 아이가 진짜 사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지적 능력에서 있어, 중요한 단계 이행을 촉진해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추상이라는 말 그대로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가정의 거실에서 많은 소통과 학습지도가 이뤄지지만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장애를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추상적인 것들을 가르쳐야 할 때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설명해야 하니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아울러 말로만 설명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무언가, 예컨대 책, 그림 등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그런 고민들이 해결된다. 
체계적인 목차 및 구성이 정리되어 있고, 쉬운 문장 및 논리구조가 기술되어 있으며, 컬러로 된 만화 같은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다. 

특히 구체와 추상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하여, 점증적으로 궁극적인 추상화 사고력으로 진행해가는 내용의 흐름이 자연스럽다. 
마치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가듯이, 아이들과 함께 읽어가며 설명해줄 수 있고, 아이들 혼자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혼자 읽더라도 쉽게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림이 추가되어 있는 것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많이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론적인 설명에만 치중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내용까지 다룬다는 장점이 있다. 
3~4장이 그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책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공부에 활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일상 의사소통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학습한 내용을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법까지 연습할 수 있어, 열심히 배운 지식이 장기 기억에 남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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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말하라 - 단숨에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숫자의 마법 26가지
사다이 요시노리 지음, 임해성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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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는 '참'인 명제들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만 하면 되는데, 그 실천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도 그 중 하나다. 
숫자의 중요성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것과 친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 책은 그런 실현되지 못하는 실천을 이뤄지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강점은 저자가 사람들의 고민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숫자와 왜 친하지 않은지, 왜 매일 야근하는데 일이 안 끝나는지, 왜 노력에 비해 평가를 못 받는지 등등.
그리고 그 고민들에 대해 명확한 솔루션들을 제시한다. 
저자 스스로가 직장인으로서 오래 사회생활을 했고, 특히 컨설팅 업계에 몸 담기도 하고, 외국계 기업의 경영자로서 일한 경험이 있어 
그 해결책들이 모두 현실적이고, 핵심을 짚고 있으며, 보편적인 적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아울러 경험적 지식이 많더라도 그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은 어려운데, 저자는 간단명료한 챕터들로 이해하기 쉽게 서술한다. 

다음으로 요점 정리식으로 각 소단원 끝에 인포그래픽스처럼 해당 내용을 요약한 것도 독서의 빠른 이해 및 기억을 돕는다. 
출판 왕국인 일본답게 아기자기한 도식을 활용한 것도 가독성을 높인다. 

독서 후에는 언제, 얼마나, 몇 퍼센트라는 마치 캐치프레이즈 같은 핵심 주장이 자연스럽게 뇌리에 남아, 
독자의 인생 성과를 높여줄 유용한 도구가 된다.



#숫자로말하라 #사다이요시노리 #임해성 #매일경제신문사 #문화충전200

<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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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와 경도 달달북다 9
함윤이 지음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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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사랑 이야기는 흔하지만 그만큼 함량미달의 얘기도 많다.
하지만 이는 용서 받을 수 있다. 
사랑이라는 것을 묘사하는 것은 그 얘기를 하고 싶은 만큼에 비례하여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랜만에 만난 사랑에 대한 함량초과의 이야기이다. 

가장 좋은 점은 십대의 사랑의 본질을 고민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그것을 제일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정수는 과연 무엇일까 등등을 
포착해내려고 한 작가의 노력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애쓴 흔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소설의 배경이다. 
그녀는 우주를 이야기의 시작으로 삼는다. 
분명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비현실적인 곳을 사랑의 배경으로 불러온다. 
그리고 그곳으로 갔다가 다시 소환된 십대 두 명을 그려낸다. 

중력이라는 제약이 없는 곳에서 불현듯 시작된 사랑은, 다시 중력이 있는 곳으로 떨어지자 그 정체가 부인 당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그 시작이 과연 필연적이었는지, 필요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아울러 그것이 우주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가능한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묻는다. 
그 사이 두 인물은 그 질문을 안고 행동해나간다. 
세상의 제약이라는 시간의 흔적이 쌓이기 시작하자, 멍과 상처라는 물리적 기억을 남기며 자신들의 사랑을 기록해나간다. 

본문 속 한 문장을 빌려 표현하자면, '벌어질 리 없다던 가능성의 세계' 속에서 자신들을 지탱해주는 애틋함을 지키려는 
위도와 경도가 인상적인 기억을 남긴다. 


#위도와경도 #북다 #함윤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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