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흄세 에세이 5
카렐 차페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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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들이 가장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글쓰기 분야이며,

사진이나 여행지 묘사라는 훌륭한 사이드킥이 있기 때문이다.

유행가 가사가 문학적 아름다움이 없어도 시적으로 들리고,

만화의 스토리가 치밀하지 않아도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문학가, 학자, 예술인 등의 지성인들은 한가롭게 여행이나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 예외가 간혹 있으니, 이 책 역시 그런 분명한 돌연변이 중 하나이다.

풍경, 건축, 사람들로부터 사상, 문화, 사색을 논할 수 있고,

그 구상과 추상의 두 극단의 사이에서 숨은 의미와 내포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잔디 위를 걷는 시민들에게서 신화 속 물의 요정과 초원을 걷는 중세 영주를 떠올리고,

현지인들이 딛고 서있는 땅의 다채로운 색감으로부터 나라의 탄생과 상상력의 발휘를 발견한다.

커다란 영국의 나무들에게서 오래된 것들이 생명력을 지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고색창연함이 존경의 대상이 되며,

그런 사상이 영국인들이 아름답고 위엄 있게 늙어갈 수 있게 하는 비결임을 찾아낸다.

그리고 점증되는 감상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챕터의 마지막 두 문단은 그야말로 압권, 그 자체이다.

영국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수많은 반의어로 자신이 여행한 곳을 설명하며,

그 나라가 이룩한 인류사적 업적과 사상사적 혁신을

고귀한 문화유산과 고유한 가치관의 운명적인 결정체로 승화시킨다.

아울러 저자의 명문장을 인용하여 마무리하고 싶다.

"자유의 이상을 숭상하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영국의 해안선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수많은 도버가 있습니다."

#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카렐차페크 #박아람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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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경제에 투자하라 - ‘우주항공방산(SA&D)’을 통한 우주경제 비즈니스 전략
양현상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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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방산이다.

이 책은 일상과는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이 부문에 대해

절대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경각심을 일깨운다.

가장 크게 인상을 남기는 것은 우리와 근접한 거리에서만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휴대폰만 들여다 보는 사이,

우주산업의 헤게모니는 민간으로 넘어갔고, 밤에 보이는 별들만큼 위성이 발사되었으며,

그 선점을 위해 기업들과 나라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또한 그 시장 규모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와 멀리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관심을 소홀히 하고, 무지한 상태로 남아 있어서는

그 대가가 가혹할 것이라는 결론에 독자들은 쉽게 이르게 된다.

아울러, 경제라는 개념이 우주와 방산과 아주 밀접하게 결합된다는 것을 설명한 것도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금전적 이익이 없어, 국가 차원에서나 진행하는 산업이 이제는 아니다.

가장 큰 범주로는 통신, 운송, 지구관측, 이 세 가지가 핵심이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데이터 활용, 일상적 기술과의 호환, 경제활동 영역의 확장, 우주 광물자원의 사용 등 그 무궁무진함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이런 가능성을 일찍 탐색하고 이미 그 진척도와 성과에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는 기업과 국가들의 준비성과 통찰도 체감할 수 있다.

끝으로 이런 중요한 이슈를 일깨워주는 책이 국내 필자에 의해 씌여진 것도 큰 의미를 지닌다.

나라의 규모, 자본조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역시 대비를 잘 하고 미래를 보는 시각이 뛰어난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상황에서 현재 부족한 부분과 미래를 위한 과제를 제시한 것도 독자들에게 숙제를 남긴다.

우주방산 산업은 더이상 모험과 희망의 산업이 아니라, 투자와 성장의 산업이 되었다.

#우주경제에 투자하라 #양현상 #두드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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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1.5도 이야기
강명구 외 지음 / 성안당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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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도만 낮아져도 열대야가 사라진다.

잠을 못 자는 상태에서 쾌적한 상태가 된다.

밤에 모든 창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창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온도란 이렇게 신비하고 정교하다.

그런데 그 온도를 가지고 인류는 위험한 만용을 부린다.

이 책은 그런 만용에 대한 경고이자 대안을 전달한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디지털이라는 최첨단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차용한다는 것이다.

판에 박힌 교조적 선언이나, 환경단체라는 또다른 이익집단의 발호를 주장하지 않는다.

인류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기술'을 통한 방법을 제시한다.

새로운 접근이며, 슬기로운 통찰이다.

본문을 따라가다 보면, 환경이라는 아날로그와 기술이라는 디지털이 이렇게 연결될 수 있구나하는 오묘함을 느낀다.

다음으로, 전문적이고 어려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이해를 돕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를 서술하고,

그 과정에서 디지털의 효용을 강조한다.

아울러 그런 디지털 기술이 생태계와 어떻게 호환되고 미래에 대한 약속이 될 수 있는지 전달한다.

그 외 환경문제 해결의 방법론, 표준의 필요성 등 관련 주요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끝으로 탄소배출권이라는 독특하고 직관적이지 않은 시장에 대해서도 다룬다.

무언가 플러스되는 재화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시장이 아니라,

배출을 마이너스하는 것을 거래하는 시장이어서, 탄소배출권 거래는 생소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낯선 개념을 안내하고 그 중요성을 전파한다.

각 나라의 현황과 적극적인 시도에 대한 소개도 흥미롭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1.5도 이야기 #성안당 #강명구 #김준우 #김형욱 #박나윤 #심상윤 #이승배 #조희래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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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CULPTURE 2 -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1 K-SCULPTURE 2
박천남 외 지음 / (사)K-SCULPTURE 조직위원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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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은 고급 글쓰기의 영역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미술평론은 상위 층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주제와 의미가 숨겨져 있는 심도가 가장 깊은 것이 미술 분야이고,

따라서 잘 쓴 미술평론은, 찾아내기 힘들고, 글로 표현하기는 더 힘든 의도와 개념을 전달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미술평론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가장 큰 강점은 현재 주목 받고 있는 동시대 조각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대라는 키워드로 모아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이번 저작을 통해 병렬된 구성으로 그 경향, 주제의식, 새로운 시도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최근 미술의 특징이 조각에도 두드러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조각이라는 분야에 특화했다는 점이다.

조각은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내외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다.

우선 변화 측면에서 회화 및 설치미술 등에 비해 그 실행 및 적용의 폭이 한정될 수밖에 없고,

부피가 크고, 설치에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어 작품의 전시 면에서도 소외되기 쉽다.

하지만 이 분야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조각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끝으로 알맞은 편집 및 구성이 가독성을 높인다.

미술평론을 읽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다른 분야와 달리 작품을 함께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간혹 작은 사진이나 도판이 함께 실리기도 하지만, 그 상세함이나 크기 등에 있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과감하게 두 페이지에 걸쳐 작품의 사진을 실기도 하고,

작가의 다른 연작이나 작품을 함께 보여주기도 한다.

아울러 작가의 프로필과 인터뷰, 평론가들의 좌담을 삽입한 것도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K-Sculpture II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1 #박천남 #임근혜 #이선영 #장원 #김종길 #안진국 #박남희 #서희정 #고동연 #고충환 #안소연 #김병수

#사단법인K-스컬프처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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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신현 옮김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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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으로 타인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본질적으로 사람이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과 다른 존재들과 부딪히며 스스로를 수정하고

불완전함을 깨달을 때마다 자신을 교정한다.

이런 끊임없이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이라는 존재는 항상 의구심의 대상이며,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을 지킨다'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이 있다.

버지지아 울프.

그리고 그런 그녀의 정수가 담긴 책이 나왔다.

감히 '정수'라고 표현한 것은 이것이 그녀의 편지 모음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작품과 달리,

이 편지들에는 그녀의 사색, 사상, 감정, 경험이 실려있다.

일상과 역사가 교차하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개인과 사회를 휩쓰는 이념과 광기에 대해서는 어떤 사상을 견지하는지,

동료들과의 교류, 가족들과의 희노애락을 겪으며 무슨 감정에 영향을 받았는지,

작품과 인생을 위해 무슨 경험을 하고자 했는지를

자신의 내밀한 글로써 서술한다.

작품을 통해 '사회 전체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데,

이 편지들은 '그녀의 개인적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독자는 그녀가 묘사하는 동조, 비판, 불화, 우정 등을 통해

영감을 주는 단어와 문장이란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읽을수록 그 해석이 더 큰 의미 체계를 이루며 확장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와 일상이 한 인간을 통해 만나고,

역사와 개인이 이야기를 통해 교차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버지니아울프 #박신현 #북다 #교보문고

#책과콩나무 #책과콩나무서평단 #책과콩나무리뷰단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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