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날들
릭 브래그 지음, 황유원 옮김 / 아카넷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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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사람에게 경청자이기도 하고, 격려자이기도 하다. 
또한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중재자이기도 하고, 서로 대화하도록 만드는 촉매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든 개는 필연적으로 우리 곁에 온 것이 아니라, 우연히 우리에게 온다. 
다시 말해, 인간에게 선물 같은 존재, 그 자체이다. 

이 책은 그런 개에 관한 이야기이다. 

초반의 설정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왜 작가는 굳이, 많이 다치고 많은 기능이 망가진 개를 데려와 함께 사는가"
그러나 머지 않아, 차근히 개와 필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알 수 있다. 
그 역시, 암으로 인해 병들고, 망가져가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여기저기 다치고, 신체적으로 허물어져가는 개를 보며, 그는 자신을 본 것이다.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을 보기도 하고, 가련하고 나약한 자기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개는 인간으로 하여금, 연약함, 무지함, 운명 앞의 애처로움을 노출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렇듯, 한 가족의 집에서 완전히 다른 두 개체, 두 세계가 같이 산다. 
게다가 그 두 대상은 감정적으로 밀접하게 소통까지 한다. 
이것들이 필자가 허물어져가는 개와 함께 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 개는 앞서 나열한 역할에 더하여 철학적 영감까지 선사한다. 
필자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불완전한 개와 같이 살면서, 
인생이란 원래 확실한 이유가 없는 것이고, 무슨 일이 벌어졌든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깨닫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개가 그러하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느낀다. 

인생은 얼룩덜룩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얼룩덜룩해도아름다워 #락브래그 #황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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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서설 -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서 진리를 찾기 위한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재훈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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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에게 영화의 비하인드 씬과 트리비아는 큰 즐거움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존재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의 빅 팬인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런 존재다. 

그 인류사의 가장 빛나는 문장 중에 하나인 데카르트의 외침은 어떻게 나왔는지, 
그런 그의 사유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를 모두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자전적'으로 진행하는 내용은 형이상학적인 얘기지만, 독자들에게 현실감과 흥미를 일으킨다. 

무엇보다 이 책의 최고의 의의는 인공지능 시대에 있어 모두가 필요로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진행 중인 인공지능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회의가 활발하다. 
인간을 모방하여 만든 인공지능이 작동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인간 역시 알고리즘, 매커니즘의 총체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게다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분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간의 실존과 존재 의의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데카르트의 '나'에 대한 탐구는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의 고유성, 자율성, 완전성에 관한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의 빛이라고 찬사를 보낸 이성과 관련하여 그것의 기저에는 어떤 토대가 있고, 그 위에서 그것이 해낼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천착한다.   
또한 세계로부터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 분리는 무엇을 통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파고든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노력을 통해 인간의 완전성에 도달하려는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특히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언어를 가지고, 인간의 확실한 본질과 완전한 이성에 닿으려고 매진하는 그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또한 곳곳에 포진해 있는 명문장들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예컨대, 이 저작은 그가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사유의 결론을 내리는 방법을 서술한 것인데, 
이 활동을 그는 '이성을 인도하고 학문에서 진리를 찾는 방법'이라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지식을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고, 정신의 평범함을 (그것이 허락하는) 최고 정도까지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독자를 놀라게 하는 명문이 수두룩하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음성은 '나는 기만 당하지 않겠다'는 데카르트의 의지이자, 노력이다. 
독자는 거실에 앉아, 이 치열한 투쟁을 체험할 수 있다. 



#방법서설 #휴머니스트 #이재훈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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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달달북다 4
이희주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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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는 정의상 소수자일지 몰라도, 그 존재감은 더 이상 소수자가 아니다. 
새롭게 나오는 문학이나 영화, 담론이나 이슈에 있어 이만큼 가시적으로 자기 영역을 차지한 주제는 많지 않다. 
이제는 일반 연애소설보다 퀴어소설이 더 흔해 보일 정도다. 
이는 분명 그 안에 사람들이 느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한 예시 중 하나이다. 

관람이나 독서 후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것이 창착의 의의라고 볼 때, 이 소설은 분명 그 목적을 충족한다. 
그리고 그 생각할 거리는 대부분 의문의 형식을 띈다. .

우선, 떠오르는 질문은 주인공이 만난 대상은 과연 수호천사가 맞는가이다. 
내용을 보면 오히려 주인공이 천사를 보살피고, 요구를 들어주고, 지켜주는 존재 같다. 
그렇다면 자신을 수호자로 여기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수호천사인 것인가. 
즉, 무기력과 두려움, 공허와 자포자기에 빠진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과 은혜를 베풀고, 실존의 의미를 자각하게 하는 존재로 여기게 해주는 고차원적인 고단수 수호천사.
그 수호천사는, 주객의 역전이 일어났지만, 그럼으로써 더욱, 피수호자 자신을 잘 인식하고, 두려움과 공포를 관조하며, 이해할 수 없었던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음 의문은 '누나'라고 지칭하는 대상이 주인공에게 갖는 의미이다. 
사실 주인공은 퀴어가 아니거나 그 여부를 알 수 없는 존재이다. 
작중 '누나'로 인해 그 주제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인데, 그녀/그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는 범위와 이해하는 폭이 성장한다. 
'퀴어'의 본질은 터부를 타파하고, 경계를 무너뜨리며,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누나'는 또 다른 의미의 수호천사이며, 사랑하는 대상이 된다. 
아울러, 수호천사와 누나의 경계 또한 모호해지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즉 사회에서 강요하는 일반적인 구분, 한계들을 횡단하는 것이다.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이희주 #북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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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뛰는 이야기 - 더 나은 나를 꿈꾸게 하는
김이율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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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명사는 '지친다'라는 동사와 항상 같이 다닌다. 
일상은 반복되는 지루함이며, 새롭지 않아 가슴이 전혀 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지부진하고, 질리고, 지친다.

예상컨대, 그래서 필자는 이런 책을 내놓았다. 
최소 3분만 투자하면 무료한 일과시간에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통속적이다 못해 클리셰로 점철된 텔레비전 드라마, 미친듯이 만들어내지만 깊이가 없는 넷플릭스, 탕후루처럼 자극으로 뒤범벅된 유투브보다 낫다. 

이 책을 정의할 수 있는 문장은 현대판 고사모음집이자 우화집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의 일화와 사례를 보는 것이 좋다는 건 모두가 안다. 
그러나 공자, 맹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소년소녀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들은 오래돼도 너무 오래됐다. 
교훈과 영감, 자극과 아이디어를 얻기 전에 그 고색창연함에 숨이 막힌다. 

그 대신, 이 책에서는 워렌 버핏, 오프라 윈프리, 리오넬 메시, 김성근이 나온다. 
동시대인들이 얼마나 지혜가 있는지, 어떻게 성취를 이뤘는지, 왜 찬사를 받는지가 나온다. 
그 속에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미래의 고사가 있고, 재미있고 쉬우며 본질적인 상징들이 있다. 
아울러 평소라면 파편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을 모아놓아 더 기억에 남고 생각할 거리가 생긴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자기 관심 분야 외의 필드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성공하고 성취한 사람들의 남다른 사고방식, 고민과 노력, 용기와 끈기, 슬기로운 관계 형성을 보다보면 현재의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겸손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가슴뛰는이야기 #유노북스 #김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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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생성형 AI - 비즈니스의 눈과 인문의 마음으로 읽는 생성형 AI 핵심 지식
심영환 지음 / 제이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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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는 이과의 화려한 성과에 항상 소외되었지만, 결국 이과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스스로 문과를 찾아오도록 만들었다. 
인문학은 실용학문의 놀라운 성취에 항상 초라해졌지만, 결국 실용학문이 그 빈약한 내부를 들켰을 때 스스로 인문학을 찾아와 그 공허를 채우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문과와 인문학을 무시 못 하는 이유다. 
무시는커녕 엄마의 품처럼 세파에 자신의 한계를 느꼈을 때마다 우리를 다잡아 주는 존재였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시대, 그런 문과와 인문학의 저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먼저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필연적인 만남에 대해 제시한다.
동떨어지고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문학이 그런 직관과 달리 인공지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더욱 확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모습에 이르기 위해서는 문학, 역사, 어학, 철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과거에도 이미 이런 인문학적 도움과 영감을 받아 현재의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에 대한 여러 사례와 세부 내용을 안내한다. 
아울러 관련하여 읽을 만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 여러 저작들을 소개한 것도 관심을 끈다.  

다음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 
이는 한 마디로 '협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클라우드, 로봇,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고객경험, 디지털 전환에 대해 현재 어떻게 인공지능과 융합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그 정도가 얼마나 심화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에 사람들이 이토록 관심이 많은 것은 결국 미래의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 대비하며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 챕터들의 내용이 유용하다. 
특히 메타버스, 고객경험, 디지털 전환에 관한 부분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간과했던 내용도 있어 흥미롭다. 

 

#전혀다른생성형AI #제이펍 #심영환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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