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달달북다 4
이희주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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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는 정의상 소수자일지 몰라도, 그 존재감은 더 이상 소수자가 아니다. 
새롭게 나오는 문학이나 영화, 담론이나 이슈에 있어 이만큼 가시적으로 자기 영역을 차지한 주제는 많지 않다. 
이제는 일반 연애소설보다 퀴어소설이 더 흔해 보일 정도다. 
이는 분명 그 안에 사람들이 느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한 예시 중 하나이다. 

관람이나 독서 후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것이 창착의 의의라고 볼 때, 이 소설은 분명 그 목적을 충족한다. 
그리고 그 생각할 거리는 대부분 의문의 형식을 띈다. .

우선, 떠오르는 질문은 주인공이 만난 대상은 과연 수호천사가 맞는가이다. 
내용을 보면 오히려 주인공이 천사를 보살피고, 요구를 들어주고, 지켜주는 존재 같다. 
그렇다면 자신을 수호자로 여기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수호천사인 것인가. 
즉, 무기력과 두려움, 공허와 자포자기에 빠진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과 은혜를 베풀고, 실존의 의미를 자각하게 하는 존재로 여기게 해주는 고차원적인 고단수 수호천사.
그 수호천사는, 주객의 역전이 일어났지만, 그럼으로써 더욱, 피수호자 자신을 잘 인식하고, 두려움과 공포를 관조하며, 이해할 수 없었던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음 의문은 '누나'라고 지칭하는 대상이 주인공에게 갖는 의미이다. 
사실 주인공은 퀴어가 아니거나 그 여부를 알 수 없는 존재이다. 
작중 '누나'로 인해 그 주제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인데, 그녀/그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는 범위와 이해하는 폭이 성장한다. 
'퀴어'의 본질은 터부를 타파하고, 경계를 무너뜨리며,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누나'는 또 다른 의미의 수호천사이며, 사랑하는 대상이 된다. 
아울러, 수호천사와 누나의 경계 또한 모호해지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즉 사회에서 강요하는 일반적인 구분, 한계들을 횡단하는 것이다.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이희주 #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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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뛰는 이야기 - 더 나은 나를 꿈꾸게 하는
김이율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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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명사는 '지친다'라는 동사와 항상 같이 다닌다. 
일상은 반복되는 지루함이며, 새롭지 않아 가슴이 전혀 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지부진하고, 질리고, 지친다.

예상컨대, 그래서 필자는 이런 책을 내놓았다. 
최소 3분만 투자하면 무료한 일과시간에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통속적이다 못해 클리셰로 점철된 텔레비전 드라마, 미친듯이 만들어내지만 깊이가 없는 넷플릭스, 탕후루처럼 자극으로 뒤범벅된 유투브보다 낫다. 

이 책을 정의할 수 있는 문장은 현대판 고사모음집이자 우화집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의 일화와 사례를 보는 것이 좋다는 건 모두가 안다. 
그러나 공자, 맹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소년소녀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들은 오래돼도 너무 오래됐다. 
교훈과 영감, 자극과 아이디어를 얻기 전에 그 고색창연함에 숨이 막힌다. 

그 대신, 이 책에서는 워렌 버핏, 오프라 윈프리, 리오넬 메시, 김성근이 나온다. 
동시대인들이 얼마나 지혜가 있는지, 어떻게 성취를 이뤘는지, 왜 찬사를 받는지가 나온다. 
그 속에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미래의 고사가 있고, 재미있고 쉬우며 본질적인 상징들이 있다. 
아울러 평소라면 파편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을 모아놓아 더 기억에 남고 생각할 거리가 생긴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자기 관심 분야 외의 필드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성공하고 성취한 사람들의 남다른 사고방식, 고민과 노력, 용기와 끈기, 슬기로운 관계 형성을 보다보면 현재의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겸손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가슴뛰는이야기 #유노북스 #김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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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생성형 AI - 비즈니스의 눈과 인문의 마음으로 읽는 생성형 AI 핵심 지식
심영환 지음 / 제이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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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는 이과의 화려한 성과에 항상 소외되었지만, 결국 이과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스스로 문과를 찾아오도록 만들었다. 
인문학은 실용학문의 놀라운 성취에 항상 초라해졌지만, 결국 실용학문이 그 빈약한 내부를 들켰을 때 스스로 인문학을 찾아와 그 공허를 채우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문과와 인문학을 무시 못 하는 이유다. 
무시는커녕 엄마의 품처럼 세파에 자신의 한계를 느꼈을 때마다 우리를 다잡아 주는 존재였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시대, 그런 문과와 인문학의 저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먼저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필연적인 만남에 대해 제시한다.
동떨어지고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문학이 그런 직관과 달리 인공지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더욱 확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모습에 이르기 위해서는 문학, 역사, 어학, 철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과거에도 이미 이런 인문학적 도움과 영감을 받아 현재의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에 대한 여러 사례와 세부 내용을 안내한다. 
아울러 관련하여 읽을 만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 여러 저작들을 소개한 것도 관심을 끈다.  

다음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 
이는 한 마디로 '협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클라우드, 로봇,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고객경험, 디지털 전환에 대해 현재 어떻게 인공지능과 융합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그 정도가 얼마나 심화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에 사람들이 이토록 관심이 많은 것은 결국 미래의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 대비하며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 챕터들의 내용이 유용하다. 
특히 메타버스, 고객경험, 디지털 전환에 관한 부분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간과했던 내용도 있어 흥미롭다. 

 

#전혀다른생성형AI #제이펍 #심영환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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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가 낯선 나에게 - 삶의 모든 순간에서 나를 발견하는 심리학
사라 큐브릭 지음, 박선령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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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를 알게 되는 명언이다.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은 빛이 바래지 않는다. 
물론 그가 처음 한 말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화두이다. 

이 책은 이 명언의 현대판 장편 버전이고, 일종의 주석집이며, 동시대인들에게 던지는 생각할 거리이다. 

가장 어려운 질문은, 당신 자신에 대해 설명하시요,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자아는 무엇인가요 등등, 바로 '나'에 대한 본질을 묻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라는 존재는 그 사람의 일생만큼이 축적된 복합적이고, 다면적이며, 모순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렇게 제일 어려운 숙제를 독자들과 함께 풀어나가려는 시도이다. 

서두에서 시선을 끄는 것은 '자아는 무엇인가'에 대해 불타는 방의 비유를 통해 설명하는 부분이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아주 재미있고 동시에 정확한 상징들을 통해 명쾌하게 서술한다. 
그럼으로써 자아에 대한 물음과 사유의 중요성, 그 중요한 생각을 회피하고 외면하는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단번에 전달한다. 
지금까지 본 자아와 관련한 비유 중 최고 수준이다. 

그리고 이 책의 강점인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인생은 사회 속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공유하는 삶이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공유됨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상대에 대해서는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길을 잃은 듯한 느낌으로 살며, 삶을 견딘다라고 표현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언제나 질문하고 확인하려 한다. 
즉 현대인에게 삶은 공허함으로 상징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 공허함을 '자기상실'이라고 규정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나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이해는 '자신'만 있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 수행되어야 한다는 훌륭한 통찰을 제시한다. 
그 이유는 '나'는 주체이면서 타자에게는 대상이 되고, 관찰자이면서 피관찰자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토대 위에서 나를 찾아야 해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전제 위에서 '나'를 찾는 솔루션으로 제안하는 방법들이 3, 4부에 다뤄지는데, 
따뜻한 상담자의 마음이 있으면서, 명확한 로드맵을 보여주는 이성적인 특성이 공존한다. 
특히 경계 설정, 몸에 대한 고찰, 공간의 중요성을 서술한 내용은 신선하고 실용적이다. 



#아직도내가낯선나에게 #사라큐브릭 #박선형 #추수밭
#책과콩나무 #책과콩나무서평단 #책과콩나무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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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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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역에 가면, 우선 지역 서점을 찾는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 지역에 로컬 서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출장이라 할지라도 자투리 시간은 생기기 마련이고,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지역 책방이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번거로움을 사서 하는 이유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역 서점은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고 그 다른 접근을 접하는 재미가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휴식과 영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이고 거드름을 피우는 대형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디테일이 있으며 나중에 그 지역을 기억하는 추억과 단초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로컬 서점 수십 곳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도 아기자기함과 디테일의 나라인 일본의 서점이 그 대상이다. 
서점 광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다. 

가장 먼저, 책에 등장하는 서점들은 위에서 언급한 지역 서점의 장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 
게다가 친절히 사진들까지 삽입하여 간접 여행의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작고 색다른 서점, 기획으로 승부하는 전문 서점, 선진적인 돌파구를 보여주는 아이디어 서점 등 걸러서 볼 서점이 하나도 없다. 

다음으로 서점과 관련한 사항들을 두루두루 설명해준다는 강점이 있다. 
예쁘고 신기한 서점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점 창업과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책의 유통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는지, 중고서적과 신간서적은 어떻게 취급하는지 등.
독자들은 아예 서점 예비 사장으로 보고, 미주알 고주알 재미 있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전문적으로 알려준다. 

아울러 상세한 도감과 사람의 동선까지 그려넣은 그림은 독자들의 감탄을 이끌어낸다. 

독서 후에는 이런 의문이 생긴다. 
'재밌게는 봤다만, 저자는 도대체 이렇게 편집증적이고 포괄적으로 서점을 해부하고 분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답은 오래 걸리지 않아 나온다.
'나 외에도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또 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현익출판 #건축지식편집부
#문화충전200%
#문화충전200%서평단 #문화충전200%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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