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뽀뽀하고 싶어?
아니타 레만 지음, 카샤 프라이자 그림, 서현주 옮김 / 다그림책(키다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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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 책을 쓰는 것은 어렵다. 
유머 코드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어리둥절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책은 그 쉽지 않은 일을 해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단 책을 보자마자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부분이 있다. 
다름 아니라, 양장본 책의 모서리를 둥그렇게 다듬은 것이다. 의외로 두꺼운 책의 뾰족한 모서리에 아이들이 많이 찔리는 것을 이미 알고 배려한 것이다. 
또한 시원스러운 판형도 아이들의 독서를 돕는다. 

다음으로 제목과 내용이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귀여운 아이들만 보면 뽀뽀하자고 달려드는 어른들의 양상을 잘 포착한 것도 위트가 넘치고, 
그것을 아이의 시점에서 서술하며, 다양한 캐릭터와 상황을 조화롭게 구성한 줄거리도 뛰어나다. 
특히 점점 빌드업 되다가 마지막에 사랑스러운 복수를 하는 반전이 아이와 부모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든다. 

다음으로 그림의 퀄리티와 글자 배치가 좋다. 
그림은 콜라주 형식이 가미된 현대화 풍으로 아이의 시각적 즐거움과 부모의 질적 요구를 모두 충족한다. 
그리고 줄거리를 끌고 가는 본문의 글자 양도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정도로 잘 조절했다.. 
내용에 따라 글자 크기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곳곳에 큰 활자로 주의를 끌게 배치한 것도 잘했다. 
아울러 아이들 책이라고 해서 허술하게 그린 것이 아니라, 배경 및 인물을 섬세하고 풍성하게 묘사한 것도 책의 품질을 높인다. 

주제가 재밌다 보니, 독서 후에는 아이와 해당 이야기에 관련한 다른 얘기도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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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일러스트 기반 미술교육 아노락(Anorak) : 평화 - ISSUE 15 영국식 일러스트 기반 미술교육 아노락(Anorak) 15
아노락 코리아 편집부 지음, 이희경 옮김 / 아노락코리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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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유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대상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추상적인 무형태의 대상을 설명하는 것은 난감함을 부른다. 
예컨대, 진리, 미학, 정의, 정직, 평화, 공존 등.
이렇기 때문에, 소소한 것들은 자세히 설명하고, 정작 더 중요한 것들은 소홀히 설명하게 되는 아이러니도 발생한다. 

이 책은 그런 어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이야기 책이다. 

우선, 아노락은 매거진 형태로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책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고, 이미 그 역량을 검증 받은 책이므로 신뢰가 가고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일정 정도의 퀄리티가 담보되는 상황에서 여러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행된다는 것은 부모들의 입장에서 아주 유용하다. 
좋은 책을 고르는 것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림 책의 경우는 제작이 손쉽다 보니, 그 질적인 측면에서 격차가 심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색상들과 예술적인 일러스트들이다. 
표지만 보아도, 이 책이 단순히 평균 전후의 평범한 책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의 손길이 뭍어나고, 어른들이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예컨대, 사물을 그대로 모방한 그림들이 아니고, 예술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그림들이 담겨 있다. 
따라서 책을 보는 아이들은 한 번 따라그려 보고 싶은 의욕이 발생한다. 

다음으로 내용적으로도 많은 장점이 있다. 
표피적으로 정보 및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본문을 보며 직접 현실에서 활동을 하고 토론까지 하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섹션별로 특징도 명확히 구분되면서 다양한 포맷을 제시한다. 
예컨대, 이야기 책처럼 서술한 부분, 만화처럼 구성한 부분, 색칠 공부 및 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부분 등.

독서 후에는 아이가 평화라는 이번 주제에 대해 깊이 사유한 것을 느낄 수 있다. 
평화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정의를 기반으로 공존하는 상태라는 것을 말이다. 


#아노락 #평화 #아노락코리아 #이희경 #북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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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기차의 비밀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도서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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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유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심상치 않은 초록색 연기 속에 보라색의 기차가 있는 표지가 모험을 암시하는 상징을 담고 있다. 
기차 옆에는 그 연기만큼이나 풍성한 빨간 머리를 가진 소녀와 평범한 남자 아이가 상반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녀는 호기심에 가득 찬 미소를 짓고 있고, 소년은 놀라움에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이 책은 일상에 일어난 초록색 같은 이상한 사건을 대하는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아이들은 탐정들이다. 자신의 주위에 떨어진 작은 실마리들조차 놓치지 않고 파고들며, 그 뒤에 있는 엄청난 사건들을 추리한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나서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런 아이들을 마치 대표하는 듯한 소녀이다. 
갑자기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고 위험에 처한 것을 알게 된 후, 그녀는 무서워하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세상이 남겨놓은 단서들을 스스로 찾아내고, 모험에 필요한 도구들은 직접 만들어내며, 자신을 도와줄 친구들을 주도적으로 모집한다. 
그리고 자신의 슬기로움, 용감함, 다정함을 무기로 그 수상한 초록 연기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본능적으로 우리의 어린 독자들은 이 행보에 동행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상적인 조합이 많이 등장하지만, 특히 베이킹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개성적이다. 
빵이라는 대상은 미각뿐만 아니라 여러 감각을 매혹한다. 아이들에게는 가장 강렬하게 오감을 자극하는 존재인 것이다. 
필자는 이 점을 간파하고 이야기 속 곳곳에서 이를 매개로 독자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그리고 일상에 잠재한 판타지라는 주제를 가장 잘 상징하는 것이 어쩌면 빵일 수도 있겠다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정민미디어 #마틴스튜어트 #데이비드하벤 #윤영 #브리짓밴더퍼프유령기차의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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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 크루아상 레시피북 - 호주 최고 로컬 베이커리의 베이킹 노하우
케이트 리드 지음, 이혜주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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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유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음식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빵이고, 빵 중에서도 크루아상은 가장 그 기준에 부합한다. 
부풀어오른 비주얼에서부터 시선을 붙잡고, 한 입 베어무는 순간 그 식감이 미감을 자극한다.  

이 책은 그 크루아상 하나만으로 호주의 최고의 로컬 베이커리를 만든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시원시원한 판형이다. 
제일 큰 크기의 판형인데, 이렇게 과감하게 선택한 것에 찬사를 보낸다. 
그 덕분에 독자는 크루아상의 클로즈업으로 드러나는 디테일한 표면과 식재료의 윤기와 포근한 분위기와 먹음직스러운 속내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책에 실린 사진들은 전문가적 터치가 느껴지는 퀄리티 좋은 결과물들이어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공들여 연출한 배경 및 색감도 수준급이다. 
근접 및 원접 촬영을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조화롭게 활용한 것도 빼어나다. 
페이지마다 독자를 맞이하는 사진만 보고 있어도 풍성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다음으로 레시피와 함께 곁들여진 저자의 인생 이야기가 장점이다. 
대개의 레시피북은 정형적인 포맷에 따라 요리법만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고, 글이라고 하면 머리말과 맺음말 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챕터마다, 곳곳에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소박하게 서술한다. 
자신이 인생에서 어떤 경험과 공부를 했는지, 어떻게 룬이라는 베이커리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는지, 베이커리에 대한 자신의 철학은 무엇인지 등등. 
소탈하게 기술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그녀가 만드는 크루아상을 더욱 친근하게 만든다. 

아울러 상세한 레시피들이 독자의 실행을 촉진한다. 
베이킹은 사실 집에서 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도구, 재료, 식료품 기구 등이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진행하는 베어커리와 여러모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장애요인들을 최대한 줄이고, 아주 자세히 요리과정을 묘사한다. 
게다가 서두에서 밝혔듯이, 가정용 베이킹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여러 실험과 시행착오를 감수한 저자의 노력도 책의 퀄리티를 높인다.   


#룬크루아상레시피북 #현익출판 #북유럽 #케이트리드 #이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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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말 - 클라이언트와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디자인 언어화 4단계
고게차마루 지음, Workship MAGAZINE 엮음, 구수영 옮김 / 제이펍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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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공대생인데, 글을 잘 쓴다면, 어떨까.
단연 동료 집단에서 돋보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차별성 있는 공대생 같은 책이다. 이미지 등 시각 정보로 승부를 보는 디자이너가 왠만한 작가나 강연자보다도 글을 잘 쓰고, 말을 잘 하기 때문이다. 

최대 강점은 작가가 제시하는 주장 자체의 가치이다. 
그는 시종일관 강조한다. 디자인의 언어화가 중요하다고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만든 디자인이 상대방(클라이언트, 타겟고객 등)에게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디자이너와 상대방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이것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사회에서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한 일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측면이 간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생각한 방향이 옳다는 아집에 빠지기 마련이고, 상대방은 자신이 의도하는 바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고 답답해 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 극복하기 위한 여러 솔루션을 친철히 설명한다. 
게다가 디자이너답게 풍부하고 깔끔한 이미지들을 추가하고 있는 것은 독자들에게 보너스이다. 
디테일하고 소소한 요령에서부터 총론적이고 거시적인 조언까지 모두 아우른다. 
여러가지 현실에서 직면할 딜레마적인 상황을 예시로 들며 서술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최종본만 수십 개를 만들며, 비슷한 업무를 무한 반복하는 폐쇄적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디자이너의말 #제이펍 #고게차마루 #구수영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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