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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림자의 환영 3 : 조각난 하늘 ㅣ 전사들 6부 그림자의 환영 3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9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대서사시를 제공할 수 있을까.
마치 삼국지연의, 반지의 제왕 등처럼.
등장인물들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고, 여정의 길이가 장대해지며, 그 안의 관계와 상황이 복잡다단한 이야기 말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좀 더 나이가 들기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도를 하고 있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전사들이라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규모가 남다른 서사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어른들이 보아도 너무 많아 보이는 등장인물의 수, 방대한 공간적 세계관,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설정들, 철저히 관리하는 시점 등등.
이 소설은 아이들에게 그 허구적이고 흥미로운 세계가 얼마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실의 이야기가 아닌, 상상의 산물이 이렇게까지 구축되고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준다.
단순한 구조로 시작하여, 잠깐의 기승전결을 단지 맛만 본 후, 성급히 종결되는 다른 이야기들과는 확연히 차별된다.
그 속에는 선악의 전통적인 대결도 있어 긴장감이 존재하고, 타자와의 조우 및 연대, 그리고 운명적 적대도 있어 다양한 관계를 접할 수 있다.
의지를 필요로 하는 상황으로 독자의 심정적 선택을 유도하기도 하고, 용기와 우정이라는 소년 소녀들의 필수 덕목을 내포하기도 한다.
모험을 통한 성장이라는 실패할 수 없는 주제를 지니기도 하고, 전환되며 전개되는 서사의 즐거움도 발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아이들의 관점을 고려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을 채택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야기의 규모가 크다고 하여,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과도한 설정이나 스토리를 강요하지 않는다.
숲 속과 인간 주변에 사는 작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플롯을 진행해간다.
마치 동화 속의 마을처럼 고양이들의 영역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개연성 있는 이야기 구도를 운영한다.
캐릭터들은 고양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활용하여 친근감 있도록 만들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