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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치유할 수 없는 질병
슬라보예 지젝 지음, 노윤기 옮김 / 현암사 / 2025년 1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유'라고 답할 것이다.
자신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것, 자신만의 세상을 구현할 수 있는 것, 태생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유라는 보편적이다 못해, 신성하기까지 한 어느 개념에 대한 이야기이다.
철학이란 원래 개념을 정의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모든 학문은 결론적으로 철학적이 되며, 사람들 사이의 모든 논의는 필연적으로 철학적으로 귀결된다.
자유라는 주제로 쓴 철학서답게 이 책 역시, 궁극적으로는 그 개념을 규정하고, 풍부한 의제들을 통해 그 논의를 철학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자유란,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깊히 들어가면 마치 허구인 것처럼 어떤 정의도 명확히 내릴 수 없는 가치이다.
즉 막연할 만큼 그 스펙트럼이 무한하며,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어려운 개념이다.
독자로서, 그런 고차원의 주제를 전면적으로 다뤄준 것에 대해 저자에게 찬사를 보낸다.
본문의 가장 큰 강점은 동시대를 얘기하는 철학이라는 것이다.
자유라는 어찌 보면 고리타분한 주제를, 철학 교과서가 그러하듯, 과거의 철학자, 사상, 역사에 집착하여 설명하지 않는다.
그 대신, 최근 방영된 드라마, 영화, 사회현상, 저작물 등을 소재로 이야기한다.
심지어 5장에서는 메타버스와 암호화폐까지 논의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혁신적 시도를 한다.
이런 다방면의 접근을 통해 필자는 새로운 자유-구속의 관계, 지배-착취의 관계, 자본-노동의 관계 등을 통찰한다.
독서 후에는 자유에 대해 한 단계 높아진 안목이 생긴다.
예컨대 자유에 대한 성찰이 주는 선물은 자유라는 신성한 잣대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자유롭지 않는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완전무결한 자유란 존재할 수 없고, 끝없이 억압과 구속에 저항하는 것이 바로 자유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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