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바캉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3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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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기도 하면서 부럽지 않은 바캉스.

 

직장인들의 로망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눈치보며 정해진 날짜대로

휴가를 떠날 수 있지만

난 퇴사를 해서 얿매인 곳이 없으니

매일이 휴식이고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바캉스는 처음 들었다.

직장 상사가 손수 보내주는 바캉스라니?

 

 

부러웠던 건 직장

상사가 손수 보내주는 바캉스였고,

부럽지 않았던 건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내 모습이었을 일하는 모습 때문이다.

 

 

 

일하고 떠나는 바캉스가 더 짜릿하지만

쉬워 보니 그렇지도 않더란 말씀.

하하핫

 

 

따끈한 온천, 즐거운 공연,

알찬 쇼핑에 특별한 곳에서 꿀잠까지!

이런 풀 패키지는 듣도보도 못했다.

특히 붕어빵 버스라니!

먹어버릴지도 모를 너무 귀여운 버스다.

타요 버스 부럽지 않을 듯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온천'

온/냉 탕을 어묵과 냉면으로 비교한 그림.

너무 기발하고 공감이 됐다.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마지막 꿀잠자는 모습.

'오므라이스 침대' 라니?!

하하하

밥 위에 계란을 덮고 자는 기분이란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이상할 것 같기도 하다.

 

 

어째뜬 이런 신박한 바캉스라면

한번쯤 떠나보고 싶다!

 

 

일단 취직부터 해야 하는 걸까?

 

 

바캉스하면 바다만 생각했다.

눈부신 햇살에

하얀 모래 뱃사장

물 속에서 즐기는 것만 생각했는데

참 재미난 생각이다.

 

 

색다른 바캉스를 즐기는 데

이만한 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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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친구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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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환경이 아닌 지금은 흔하지 않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상처럼 보던 '풀' 이야기다.

제목에서 이미 무엇에 대해 얘기할지 알려주고 있다.

 

 

'친구'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뭘까?

 

 


 

처음에 읽었을 때는 그냥 '풀' 얘기구나 했다.

특별한 얘기는 아니니까 감동도 없었다.

그림책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걸까? 하는 마음에 한번 더 펼쳤다.

두 번째 읽다 보니, 내용은 알고 있어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그 옆에 짧게 짧게 적힌 코멘트와 함께.

 

 

그러자 처음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내용이 눈앞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단순히 '풀'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

풀을 사람이라고 의인화 시키면, '친구'라고 붙인 이유를 알게 된다.

 

 

나에게도 <민영이>, <일희> 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듯

풀에게도 다양한 이름이 있는 친구가 있다.

 

나도 다양한 이유들로 친구와 헤어질 수 있는데,

풀은 잔디를 깔끔하게 정리한다는 이유로 우리가 마음대로 자르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친구들과 이별하게 된다.

 

 

이렇듯 나 또는 주변 사람들과 매칭하며 읽다 보니, 마음이 아파왔다.

그저 우리 좋자고, 마음대로 풀을 자르는 건 아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풀'이 선택한 일은 아니기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우리도 생김새와 성격 등 나와 다른 다양한 친구를 사귀듯이

풀도 자기와 똑같은 풀부터 주변에 살고 있는

동물 등과도 어울려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마음에 맞는 친구만 있는 건 아니듯이

풀에게도 친구라곤 말하지만 친구가 아닌 사람이 있다.

 

 

풀과 꽃들, 다양한 동물 그림이 나올 땐 마냥 기분이 좋아졌는데

사람의 모습을 한 친구가 나타나니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게 됐다.

이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상이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똑같이, 똑같이...

 

 

같은 재료, 같은 모양이어야 예쁜 것이 있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함을 인정해야 하는데

풀 조차도 똑같이 만들려고 하는 우리들의 이기심이 보였다.

 

 

예쁜 수채화 그림인 풀 얘기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얘기를 듣게 되어 놀랍고 슬펐다.

 

그림책을 보면서도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래도 무겁지 않게, 예쁜 그림을 통해 전달해 주니

아이들에게 부담없이 전달해 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함께 읽은 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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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클래식 클라우드 9
조대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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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클라우드 #인생여행단 에 선정되어,

3개월간 신간을 받아 읽고 리뷰를 남기게 되었다.

#내인생의거장을만나는특별한여행_009

#아리스토텔레스 가 첫 번째 도서다.

 

 


 

 

 

 

 

#철학 도서에 관심은 있지만 어려울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더구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라니? #도서인증#내가고른명문장 , #도서총리뷰 까지 미션이 있지만, 혹시라도 중도에 포기할까 봐 걱정이 앞섰다.

시 첫 챕터부터 쉽지 않았다. 한 번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두 번, 세 번 읽었다. 그런데 다행히 어려운 부분을 넘어가니 술술 읽혔다. 작가도 잘 썼을 테지만, 편집을 잘 해 준 #편집자 들에게 감사했다.

부분 분야 도서들을 잘 읽는 편인데, 유독 인물이 많이 나오는 책이 힘들다. 그래서 소설을 잘 읽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읽다 보면, 앞에 나왔던 인물들을 잊어버리거나, 관계가 헷갈려 중도 포기를 하게 된다. 특히 해외 소설은 이름까지 어려워서 더더욱.

 

이번 책에서는 소설만큼 많은 인물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대립되는 인물 간 특징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메모장이 없어 책 빈 공간에 적어 비교하며 읽었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손을 이용하니 더 이해가 잘 되었다.

승이었던 플라톤과 달랐던 사상, 그의 활동을 지원해 줬던 인물들과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많다. 각각 인물의 철학과 의미를 쉽게 풀어준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읽고 있지만,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왠지 모르게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한쪽으로 치우쳐 쓰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애정이 더 깊다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글인데 마치 말로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히나 책을 읽는 내내, 읽고 난 후에도 그리스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사실 꼭 가보고 싶은 해외여행지에는 속해 있지 않았던 곳인데, 이 책을 통해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작가님이랑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것 같지만.

 

여행을 갈 땐 그 지역에 대해서나, 그 지역과 관련 인물에 대해 알고 가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여행의 의미와 질이 달라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둘 중에 굳이 고르라면 알고 떠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럼 이제부터 공감 가는 구절,

인상 깊었던 부분을 살펴볼까?

 

 

인물 비교 ; 데모스테네스 vs 아리스토텔레스

 

인물 비교 ; 플라톤 vs 아리스토텔레스

 

 

 

↑ 위 사진 내용을 보고서...

 

난 과연 '친구'라고 할만한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얼마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것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정도는

얼마나 갭이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다.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만 같은

정치가와 철학자.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한편으론

혼자 살 수밖에 없다.

죽을 때 나를 위해 울어 줄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인생 성공한 거라는데,

난 과연 어느 쪽일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의 생물학 창시자라고 한다. 철학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특히 난태생과 태생에 대한 부분은 흥미로웠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 중에도 태반이 있고 탯줄과 연결되어 있다니!

 

 

 

 

 

 

마치 본인에 대해 알기 위한 여행을 하고 있는 저자를 도와주기라도 하는 듯한 신기한

얘기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인연 같은 느낌.

 

 

 


 

 

 

아리스토텔레스 얘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많다.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릇 윗 사람이라면 어떠해야 하는지 등.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내용이 있다.

이래서 고전을 읽는구나, 철학을 읽어야 하는구나 하며 깨닫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제자 알렉산드로스(좌)

 

 

  157p

 

 158p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생각해 볼 만한 구절이다.

 

 164p

 

 

 

 

 

 

 

                      165p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깨달음을 준다. 상사 혹은 선배라고 하는 사람들은 어때야 하는지, 특히 소위 권력이라는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어때야 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특별한 기회로, 오랜만에 읽지 않던 철학을 읽으니 참 좋았다. 옛날 고전, 철학 얘기라서 우리와 동떨어져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틀렸음을 알았다. 역사도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대비할 수 있듯 철학도 마찬가지다.

한 인물을 통해 시대를 읽고, 그와 관련된 인물들을 읽으며 우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적어도 그 시대에 인물들과 같거나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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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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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백부터 하자면, 영화 <노트북>을 보지 않았다. 로맨스 영화를 거론할 때면 늘 입에 오르내리는 정도밖에 알지 못한다. 들어본 적이 있을 뿐인 영화 원작자의 ‘스릴러 소설’이라는 부분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리뷰를 쓰기 위해 영화 <노트북>을 검색해 보았다. 줄거리는 첫눈에 반하고, 아픈 기억으로 고비를 맞고 결국 다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얘기다. 신작 <나를 봐>도 별반 다르진 않다. 첫눈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 고비를 맞는 이유가 예상치 못한 스릴러적인 요소라는 것 외에는 유사하다. 그런데 총33장 중 절반인 16장을 읽기 전까지는 의아했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스릴러가 아닌데? 라고.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여러 우연적인 상황들로 인해 그들은 결국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니까. 하지만 16장 중반을 넘어가면서 조금씩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데 하는 지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도 영상으로 보는 것보단 극적이지 않지만, 머릿속으로 충분히 상상이 가능하게끔 서술되고 있다.

 


또 하나 고백하자면, 평소에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소설은 픽션, 허구이고 눈으로 직접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상상을 하며 읽어야 한다. 그런데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두뇌가 창의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작가가 잘 못 쓴 건지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전자가 더 크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소설 읽기를 꺼린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달랐다.

첫 문장부터 흡입력이 좋았다. 프롤로그에서 ‘복수’라는 단어를 보자 흥분되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 읽을수록 호기심을 자극했고, 책을 덮기가 싫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이따금씩 이후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읽을수록 나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다. ‘사랑’, ‘연애’ 관련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보지 않는 나였는데, 어느새 난 콜린과 마리아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스펀지처럼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두 사람이, 첫사랑이 떠오를 정도로 서로에게 향한 사랑을 느낄 때마다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했다. 심지어 다시 사랑을 하고 싶을만큼.

 


때론 의심이 갔다. 정말 콜린과 마리아 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곤 하지만, 살아온 환경도, 현재 상황도 다른 두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면서 두 사람과 같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한 순간 변하는, 살인이라는 참혹한 상황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사랑을 보자니 더욱 그랬다.

소설 속 문장들을 보며 좀더 깊이 들여다 보자.

 


나와 비슷한 부분 ; 연애 혹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금은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마리아처럼 나도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이 뭐냐고 물어오면, '키'라고 망설임 없이 말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지금도 이 부분에는 변함이 없긴 하지만. 그래서 그런건지 몰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짝이 있고, 점점 선택의 폭이 좁아져 감을 느낀다. 하지만 나만의 삶, 나의 만족이 가장 우선시 되는 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고1 때 부산에서 이사를 온 나도 가장 친하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은 가족을 제외하면 고등학교 동창 2명이다. 그외에도 연락해 볼 수 있는 사람은 있지만, 마리아와 같이 구지 연락을 하진 않는다. 어릴 땐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즐겼고, 행복했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만남을 갖고 돌아오면 나의 기운을 많이 뺏김을 절감하고부터는 꽤 줄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다.

부러움 ; 평범한 연애

 

 

 

연애를 하면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다. 상대방이 원하는 스타일을 예측해서 입어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나도 예전엔 그랬다. 만나기 몇 시간 전부터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고, 갈아입기를 수십 번. 그에 맞는 악세사리는 무엇을 할지,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까지 고민하게 만들었었다. 소설 속 인물에 감정이입도 해보고, 과거 내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부글부글... 읽고 또 읽으면서 배가 아팠다. 왜?

부러웠으니까... 한 단어, 한 문장 읽으면 읽을수록 나까지 흥분되었고, 너무 상상에 빠져들었다. 과몰입 주의.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스릴러'소설인 만큼 드디어 시작인건가 하는 부분이 있었다. 콜린의 불우했던 어린시절에 대한 부분이나, 마리아를 만나러 갈 때 친구 에번이 콜린에게 주의해야 할 점을 여러 번 말해준다던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콜린에 대한 마음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이라던지 등등. 결정적인 장면 그후에 나타나긴 하지만. 이런 장치들이 더욱 소설에 몰입하게 해주었다.

 

 

로맨스 소설과 스릴러를 동시에 느껴보고 싶거나,

나처럼 오래 전에 연애를 해본, 연애감정을 느껴보고 싶거나,

힘든 사랑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꼭 정답은 아니라도 읽는 사람들 각자에게 맞는 방향이나 감정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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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풍경 -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
유지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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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풍경’이라는 글자가 하얀 화선지 위에 놓여 있다. 깨끗한 느낌이 든다. 어릴 적 서예를 배울 때가 떠오르며 책에서 먹 냄새가 나는 듯하다. 활동성이 강하지 못한 조용한 성격이었던 나에게 한템포 더 다운 시켜주던 활동이 붓글씨였다. 명상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길지 않았던 어릴 적 경험을 돌이켜보다 보니, 건축도 공간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글자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이라는 부제에서 ‘세상’에 방점이 찍혔다. 글자를 통해 세상을 얘기한다?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우리들의 생각과 아이디어에서 발견되고 만들어지는 것이 글자니까 글자를 만드는 한 개인 또는 단체의 생각정도가 반영되는 활동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이야기가 담겨 있다니 흥미로웠다.

 

영화감독 박찬욱, 과학자 정재승, 글자체 디자이너 류양희 님까지 쓰신 추천사를 보니 알 듯 말 듯 하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알 수 있다. 왜 그들이 추천사에 그런 말들을 했는지.

유지원은 과학자의 머리와 디자이너의 손과 시인의 마음을 가진 인문주의자다. ?박찬욱 영화감독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이제 당신은 양식이 다른 글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로 당신에게 말을 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정재승 과학자

 

늘 곁에 있어 익숙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글자들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 가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유쾌할 것이다. ?류양희 글자체 디자이너

추천사 중에서


역시 어떤 역사를 얘기하든 가장 먼저 유럽사가 나온다. 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고 있는 로마체가 적용되어 있는 글자부터 나온다. 낯설기만한 블랙레터체. 이 글자체 하나만 보더라도 라틴어 표기, 이탈리어 표기, 프랑스식, 독일어식 등 다양하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조금 다른 같은 글자체로 보이는 데 말이다. 이름도 낯선데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글자만 얘기하는지 알았는데, 글자와 함께 지역 생태성을 얘기하기도 한다.

 

글자도 각자 처한 저마다의 생태적 토양에서

배태되고 자라나는 생물 같아서, 로마자는 알프스

북쪽의 자연과 인문, 기술 환경 속에서 새로 적응한 외양을 갖추어 갔다.

31p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글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떻게 쓰고, 변화과정은 어떠했는지 정도를 알려주는지 알았다가 놀라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도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독일의 여러 글자체들에서 에스와 제트 혹은 에스와 에그가 에스체트로 어떻게 연결되고 관계맺으며 이어지는지 그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다.

 

 

부러웠던 부분도 있었는데,

저자가 스웨덴 욀란드섬의 바이킹 룬 문자를 찾기 위해, 룬 문자 비석들의 위치를 알아보고 있을 때 일이다. 저자가 독일에서 지내던 2007년만 해도 욀란드섬의 어디에 정확히 룬 문자 비석들이 위치해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욀란드 관광국에 도움을 청했는데 관련 자료들을 수소문한 스웨덴어 복사물과 욀란드 관광지도를 보내 주었다고 한다. 심지어 룬 문자 비석의 위치가 손수 표시되어서. 그저 찾을 수 없다고 넘겨도 됐을 텐데,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그 위치들을 찾아낸 데까지만 하나하나 손으로 체크해서 보내줬다니! 감동 그 자체다.

 

 

글자체 하나를 알기 위해 저자는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위 얘기만 보더라도, 한 글자만 알기 위해서도 꽤나 복잡하고 힘든 과정이 있다. 그런데 유럽, 아시아, 이슬람 등 다국적의 글자체를 모두 조사했다니, 읽을수록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글자들의 조합과 배열은 문자문화권마다 다른데, 공간을 인식하는 틀도 다르다. 대체로 수직과 수평 그리고 사각형 격자 구조를 갖는다고 하는데, 90도와 그 배수가 아닌 각도로 공간을 구획한다면, 글자 배열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까?라는 물음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결정학과 고체물리학으로 관심이 이어졌다고 하니, 글자 하나를 알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분야가 연결되어 있는 것인가. 글자 하나만 알아서는 절대 알 수 없음이다.


단연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장은 2장 ‘한글, 한국인의 눈과 마음에 담기는 풍경’이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 인가보다. 가상으로 세종대왕의 편지 형식을 수록해서 글자를 설명해 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혹시 명조체의 뿌리는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궁체라고 한다.

 

궁체는 궁녀들이 궁에서 쓴 글씨체인데, 한글 글씨체의 발달사는 조선 후기 이후 여인들이 주도해 왔다고 한다. 여성들이 뛰어난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없는 시대에 여성들이 주도했다니 멋진 일이다.

 

오늘날 디지털 폰트 궁서체로 복원되었고, 붓으로 쓴 한글 글씨의 이 양식은 지금 저자의 책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명조체 폰트의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오래 된 서체인지, 어떤 의미를 갖고 탄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서체 종류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알고 있거나 사용해 본 서체 중 가장 끌리는 건 흘림체다. 알 듯 모를 듯한 서체가 묘한 끌림이 있다. 서예를 배우던 어린 시절부터 남몰래 흠모했었다. 흘림체는 부드러운 생크림이 떠오르게 한다. 고딕체나 바탕체와 같이 정갈한 맛은 없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이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관련 챕터를 보니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흘림체에서는 손의 빠른 운동성이 글자의 형태에 그대로 실린다. 그래서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유연한 흐름과 고유한 리듬이 글자 구조와 세부에 영향을 미쳐서 흘림체만의 독특한 형태가 나타난다.

-179p

 

 


 

하나 하나 설명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한 글자체에 대한 개념과 역사, 문화, 과학 얘기까지 풍성하게 담겨져 있다. 읽다 보면 소설책 보다 더 흥미로워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흥미가 없던 사람들조차 글자를 써 보고 싶고, 알아 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며 필사를 자발적으로 유도하는 책은 실로 오랜만이다. 내용을 좀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사를 자주 하지만, 내용을 적으면서 글자체까지 살펴보게 한다. 좀더 다양한 글자체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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