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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미술관 - 명화로 읽는 나의 인생
김지영 지음 / 지식여행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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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친구는 단 한 명이었다. 책. 언제 어디서나 함께였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든 나를 지탱해주었다.


7년 전쯤 불쑥 새롭게 나타난 친구가 있었다. 미술관. 어떤 그림이었는지, 어디를 갔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이후로 자주 발걸음하게 된 공간이다.


루틴처럼 찾아가는 공간이 두 곳이 있는데 도서관과 미술관이다. 언제 찾아가든 그곳에 있었고, 나를 온전히 반겨주고 힘들 땐 위로를 건네는 곳이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나에게 다정한 이야기를 전해주던 곳이었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주제는 무엇이며 작가는 누구인지,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려진 형태와 색감, 공간과의 조화 속에서 전해지는대로 느낄뿐.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했으니까.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주로 혼자 방문하다보니 그림을 본 이후 감상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 막연하게나마 떠오른 질문이나 궁금증이 생겼는데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휘발되어 버렸다.


그러다 발견한 이책 『어른의 미술관』은 이런 나에게 꼭 맞는 책이었다. 보통 그림을 해설해 주는 책과 달리 그림을 감상하고 떠오를 수 있는 질문을 나에게 던져주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목차였는데, '혼자 있는 시간', '다시 시작하는 사람'과 같이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두 작품을 해설해 준다는 점이다. 다른 책들처럼 순서대로 읽기 보다 주제명을 보고 그날 이끌리는 주제를 골라 그속에 담긴 그림을 감상하면 된다. 그림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을 해주고, 그림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Story>에서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Question에서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어 내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질문에 답까지 적고나면 한 작가와 나의 한 챕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림을 통한 나만의 책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여느 미술 관련 책을 읽었을 때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지식을 채우는 경험이었다면, 이책은 작가와의 대화를 한 듯한 경험을 주었다. 그림을 통해 가지는 질문을 떠올려보면서 생각의 깊이를 한층 넓혀주었다. 부제에 <명화로 읽는 나의 인생>이라는 말처럼 그림을 통해 나의 인생도 가볍게나마 돌이켜볼 수 있어 뜻깊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나를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림도 보고 숨은 이야기도 들으면서 나의 생각까지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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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부부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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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북으로 먼저 만나 읽어본 황보름 작가 신작 <윗집부부>.

상상력이 부족해 소설은 읽기 힘든 나조차 상상의 나래가 훌훌 펼쳐지는 문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름과 문장 속에서 나타나는 주인공이 매칭이 잘되었다. 내앞에서 연기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으켜질 정도로 그들 모습이 눈에 선했다.

달라보이는 두 커플은 자연스레 서로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될터였다. 경직-화정 커플은 우리 부모님 세대가, 가을-봄 커플은 우리세대 모습이 떠올랐다. 부모님 모습이 자꾸 겹쳐보여 마음이 애리다가 이해가 되기도 했다. 비슷한 또래인 가을-봄 커플 이야기는 내가 현재 겪고있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감정이입이 되었다.

책을 덮는 순간 따스함이 내게 쏟아졌다. 과거와 현재가 나에게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지금 힘든 시기는 곧 지나갈 것이고 미래는 찬란할 거라며 얘기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어디선가 환한 빛이 비추는 듯해 눈이 부셨다. 얼른 완성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그들 부부 이야기를 들려줄 작가님과의 북토크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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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마음 - 고요 속에서 온전한 나로 빛나는 시간
이치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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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줄 알았습니다. 월요병이니 번아웃이니 그런말을 할때도 '나는 괜찮은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했으니까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일할 때만해도 월요일이 가장 신났고, 일요일 저녁부터 빨리 출근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만큼 내일에 만족했고 즐기고 있었으며 행복했었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도 그 마음을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지 않아 깨지고 말았어요. 전공을 살려 일한 곳에서 예상보다 힘든 경험을 하게 되면서말이죠. 월요일은 전체휴무라 출근하지 않아서 월요병은 없었지만 대신 화요병이 생겨버렸죠. 월요일 오후부터 우울해지곤 했어요.


그로인해 40대 초반에 난생처음 심리상담을 받았어요. 이렇게 계속 일하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았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나에게도, 그 일로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에게도요. 정신과나 심리상담은 치명적인 상황에 있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 생각해서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살기 위한 일이고, 앞으로를 위한 선택이니까요. 5개월 가량 상담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얘기를 들으니 어찌나 기쁘던지요. 완치라고 할 순 없지만 내 스스로가 치유됐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그렇게 현실로 돌아와 다시 같은 업무 환경으로 복귀했고, 이따금씩 같은 상황으로 힘들어지니 그때 '명상'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실제로 명상을 하고 있다는 지인들의 얘기도 듣고 되었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혹하면서도 이또한 바로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심리상담을 처음 할때와 다르지 않아요. 명상은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나, 생활에 여유가 있어 같은 힘든 상황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군가 가볍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안내자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고요. 애정하는 책방인 최인아 책방에서 이치훈 작가의 프로그램이 있는걸 알았지만 참여해 보진 못했어요. 나같은 사람도 참여해도 되나 하는 의구심이었죠.

그러다 이 책 <명상하는 마음>을 읽게 됐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죠. 명상은 일반적인 수련행위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내가 행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수해잉고 명상이라는 것을요. 난 이미 하고 있었고, 잘 해내고 있었더라고요. 다만 현재에 머물거나 꺠닫는 걸 잘 못하고 있더라고요. 현재에 집중해 보려고 해도 이런저런 생각들로 어지럽고 흩어졌거든요. 적극적인 수행까지는 아니더라고 지금 있는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도 알려주시고, 본인 경험담을 자세히 기꺼이 나눠주시니 감사했어요. 명상에 대한 편견이나 걸리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거든요.

혹시 저처럼 명상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거나 편견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내 생각과 달랐다는 부분을 알게 되고, 가볍게 다가가볼 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까요.

인상적이었던 문장 일부를 공유합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만의 삶으로 명상을, 즉 수행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
'나도 이미 명상 중이었구나'하는 고귀한 알아차림이 일어나는 것.

죽음을 명상한다는 것은 삶의 본질을 기억하는 것.
지금 여기에 살아있음을 만긱하는 태도.
우리가 소풍중임을 기억할 때, 삶은 오늘의 장면을 더 또렷하게 펼쳐보입니다.

자신만의 진실한 동기가 필요하다.
오직 진실하고 살아있는 동기만이 눈을 감고 마주하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나의 길을 비춰줄 수 있습니다.

내 안에 자신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가드해졌을 때,
그 마음이 자연스럽게 흘러넘쳐 타인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결국 미움을 녹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의 회복입니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 본래 내재된 마음, 오직 사랑하는 마음만이 미움을 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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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고전 독서 -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ㅣ 교양 고전 독서 1
노명우 지음 / 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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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전문가가 되고 싶어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 또한 새롭게 시작한 제2의 직업 '도서관 사서'로 전문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전문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막힘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

한편으론 맞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완벽하진 않다.

지식은 배울 수 있지만 배운 걸 알려주는 올바른 자세는 배운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올바른 자세는 교양에서 비롯된다.


전문가 바보가 바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전문지식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전문지식의 깊지만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교양의 습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자부심으로 위험해질 수 있을 때 교정해 줄 수 있는 게 교양이다.

​

교양은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하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독서'다.

특히 고전을 읽는 것이다.

한 세대 이상 앞서 살았던 분들의 경험을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책도 읽지 않는 요즘 고전을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책 <교양 고전 독서>는 나처럼 읽고 싶지만 두려움이 앞서 시작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가이드인 저자는 무려 서점 주인이자 사회학자인 노명우 작가. 이러다 잘 될지도 모르는 연신내 골목길의 독립 서점인 ‘니은 서점’을 열고 세상에 알려져야 마땅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마스터 북텐더이다. 그러다 내친김에, 세계적인 석학은 되지 못했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되고자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생각 학교’를 만들었다.

​

이 책에서 노명우 작가는 손님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푸근한 서점 주인의 말투로 소개하고 있다. 고전하면 떠오르는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시작으로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안내하고 있다. 같은 저자도 아니고, 시대나 지역이 같은 저작은 아니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다.

​

읽다 보면 생소한 용어도 많이 보인다. 평소 관련 분야에 관심이 없었거나, 수박 겉핥기 정도로 알고 있었다면 읽기 쉽지 않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 권의 책을 관통하는 배경지식부터 설명해 주고 있으니까. 앞에 읽었던 책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기 쉽다.

​

특히 호메로스 <일리아스>를 읽을 때, 마치 영화를 함께 보고 있는 듯했다. 살짝 스포를 하자면, <트로이>라는 영화 내용을 담고 있고,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그만큼 생생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심지어 책을 읽고 나니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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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팁이었다. 일반적인 독서도 그렇지만 특히 교양을 위한 고전을 읽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럴 때 유용한 팁을 알려주신다. 또한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짚어주신다. 돈, 친구 등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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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전 해설집이라고 부르고 싶다. 소개된 책을 읽고 보면 요약정리가 될 것 같고, 읽기 전 본다면 방향을 알려주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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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경지식을 통해 가는 길을 보았으니, 책으로 출발해 봐야겠다.



시민은 파이데이아를 알아야 합니다. 시민기 교양이 있어야 에피스테메의 용어로 요설을 늘어놓는 전문가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요.

에피스테메를 통해 세상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시민의 교양입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겐 뤼케이온에서 에피스테메를 전수하는 것 못지않게 시민의 교양 교육이 중요한 것이죠.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 P27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걸음이 느린 사죄의 여신에 기댈 문제가 아니라 걸음이 빠른 아테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미망에 휩싸이고 난 뒤 자기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서 미망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영웅적이지 않습니다. 미망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실천적 지혜가 필요합니다. 역시 교양이 필요한 이유는 교양이라는 실천적 지혜로 미망이 사죄의 여신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군요. - P79

책을 읽을 때 우리는 각종 어려움에 부딪히는데요, 그 어려움의 원인을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사유를 동반하며 책을 읽지 않아 그 책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독자가 작가와 함께 생각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 색채가 강한 책이 그렇죠.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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