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고백부터 하자면, 영화 <노트북>을 보지 않았다. 로맨스 영화를 거론할 때면 늘 입에 오르내리는 정도밖에 알지 못한다. 들어본 적이 있을 뿐인 영화 원작자의 ‘스릴러 소설’이라는 부분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리뷰를 쓰기 위해 영화 <노트북>을 검색해 보았다. 줄거리는 첫눈에 반하고, 아픈 기억으로 고비를 맞고 결국 다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얘기다. 신작 <나를 봐>도 별반 다르진 않다. 첫눈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 고비를 맞는 이유가 예상치 못한 스릴러적인 요소라는 것 외에는 유사하다. 그런데 총33장 중 절반인 16장을 읽기 전까지는 의아했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스릴러가 아닌데? 라고.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여러 우연적인 상황들로 인해 그들은 결국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니까. 하지만 16장 중반을 넘어가면서 조금씩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데 하는 지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도 영상으로 보는 것보단 극적이지 않지만, 머릿속으로 충분히 상상이 가능하게끔 서술되고 있다.

 


또 하나 고백하자면, 평소에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소설은 픽션, 허구이고 눈으로 직접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상상을 하며 읽어야 한다. 그런데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두뇌가 창의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작가가 잘 못 쓴 건지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전자가 더 크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소설 읽기를 꺼린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달랐다.

첫 문장부터 흡입력이 좋았다. 프롤로그에서 ‘복수’라는 단어를 보자 흥분되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 읽을수록 호기심을 자극했고, 책을 덮기가 싫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이따금씩 이후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읽을수록 나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다. ‘사랑’, ‘연애’ 관련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보지 않는 나였는데, 어느새 난 콜린과 마리아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스펀지처럼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두 사람이, 첫사랑이 떠오를 정도로 서로에게 향한 사랑을 느낄 때마다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했다. 심지어 다시 사랑을 하고 싶을만큼.

 


때론 의심이 갔다. 정말 콜린과 마리아 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곤 하지만, 살아온 환경도, 현재 상황도 다른 두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면서 두 사람과 같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한 순간 변하는, 살인이라는 참혹한 상황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사랑을 보자니 더욱 그랬다.

소설 속 문장들을 보며 좀더 깊이 들여다 보자.

 


나와 비슷한 부분 ; 연애 혹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금은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마리아처럼 나도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이 뭐냐고 물어오면, '키'라고 망설임 없이 말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지금도 이 부분에는 변함이 없긴 하지만. 그래서 그런건지 몰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짝이 있고, 점점 선택의 폭이 좁아져 감을 느낀다. 하지만 나만의 삶, 나의 만족이 가장 우선시 되는 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고1 때 부산에서 이사를 온 나도 가장 친하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은 가족을 제외하면 고등학교 동창 2명이다. 그외에도 연락해 볼 수 있는 사람은 있지만, 마리아와 같이 구지 연락을 하진 않는다. 어릴 땐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즐겼고, 행복했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만남을 갖고 돌아오면 나의 기운을 많이 뺏김을 절감하고부터는 꽤 줄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다.

부러움 ; 평범한 연애

 

 

 

연애를 하면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다. 상대방이 원하는 스타일을 예측해서 입어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나도 예전엔 그랬다. 만나기 몇 시간 전부터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고, 갈아입기를 수십 번. 그에 맞는 악세사리는 무엇을 할지,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까지 고민하게 만들었었다. 소설 속 인물에 감정이입도 해보고, 과거 내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부글부글... 읽고 또 읽으면서 배가 아팠다. 왜?

부러웠으니까... 한 단어, 한 문장 읽으면 읽을수록 나까지 흥분되었고, 너무 상상에 빠져들었다. 과몰입 주의.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스릴러'소설인 만큼 드디어 시작인건가 하는 부분이 있었다. 콜린의 불우했던 어린시절에 대한 부분이나, 마리아를 만나러 갈 때 친구 에번이 콜린에게 주의해야 할 점을 여러 번 말해준다던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콜린에 대한 마음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이라던지 등등. 결정적인 장면 그후에 나타나긴 하지만. 이런 장치들이 더욱 소설에 몰입하게 해주었다.

 

 

로맨스 소설과 스릴러를 동시에 느껴보고 싶거나,

나처럼 오래 전에 연애를 해본, 연애감정을 느껴보고 싶거나,

힘든 사랑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꼭 정답은 아니라도 읽는 사람들 각자에게 맞는 방향이나 감정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