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금 이야기
레베카 조라크.마이클 W. 필립스 주니어 지음, 서소울(정세라)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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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로부터 금은 부의 척도이자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대표 주자였습니다. 금이 세계사를 바꿨다? 역사나 야구에 만약이란 없겠지만 금이란 존재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세계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란걸 이 책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금 자체가 지구에서 형성된 물질이 아니라 외계에서 날라든 여러 이물질 중 하나라는 서두부터 흥미롭더군요. 경도가 약해 인간이 다루기 쉬웠던 금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였습니다. 장신구로도 사용되고 예술품으로도 활용되었고 그 휘귀성으로 인해 상류 계급을 나타내는 표식으로도 이용되었습니다.

이 책이 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페이지의 상당량을 할애하여 금을 소재로 한 여러 예술품과 이와 연계된 그림, 판화 등 당시 사회상을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소개되었다는 것입니다. 문자 텍스트만 읽는 것에서 나오는 지루함이 1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한때 세계를 장악했던 유럽이 기독교를 믿었다는 것은 금 예술품에게는 비극이 되었죠. 정교하고 세밀하게 제작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전 세계 고대 문명의 수많은 예술품들이 이교도의 상징이란 이유로 모두 녹여져 금고에 쳐박히는 신세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스페인의 남미 정복처럼 금의 유무는 곧 침략의 중대한 사유가 되기도 했고, 이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수많의 희생 또한 따라야 했습니다.

그간 몰랐던 재미 있는 사례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었고, 서부개척사란 그럴싸하게 포장된 이름 하에 원주민에 대한 대량 학살이 이뤄졌던 미국의 비극적인 역사 또한 상세하게 다뤄졌습니다.

지금도 금에 목숨 거는 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따지고 보면 일개 광물에 불과한 금에 그러한 가치를 부여하고, 살인이나 전쟁까지 불사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통제할 수 없는 욕망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금을 재화 가치라기 보다는 인간의 삶을 다채롭게 할 예술품을 만드는 용도 정도로 보았던 남미 원주민들의 철학관이 오히려 더욱 뇌리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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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먹고 가시게 - 한국무속 앤솔러지
김아직 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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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직 등 4인의 작가의 연작 소설이 실린 '골고루 먹고 가시게'는 본격적인 한국 무속 엔솔러지라 볼 수 있습니다. 소위 '무당'이 전격적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며 한국에 존재하는 여러 귀신 들을 다룹니다. 도당굿, 소환굿, 대운굿, 재수원굿 등 온갖 굿들이 소설마다 주요 꼭지를 담당하죠.

한마디로 무속과 관련된 판타지 장르의 소설집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작가들 또한 장르 문학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들이구요.

사실 무속 신앙은 생각보다 훨씬 우리에게 가까이 존재합니다. 주변에 점 한번 안보러 간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도이며 무속인을 배격한다는 기독교 목사 들의 안수 기도 같은 것은 누가 뭐라해도 우리의 무속을 차용한 것이라 볼 수 있죠. 십년 감수했네... 조상님이 도왔다... 같은 표현에서도 무속의 정취를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4편의 소설 모두 굉장히 빠져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살인범을 찾는 악귀, 자살한 아들과 손녀의 아픔을 풀어주려는 무당, 인간의 목을 바치는 고사상부터 심지어 아카식 레코드까지 등장합니다.

생각보다 여기 나오는 초인간적 존재들, 즉 귀신들이 무섭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무섭고 잔혹한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들 그 자체이죠. 결국 무속 신앙이라는 것만 해도 인간들과의 관계에서 당하게 되는 억울한 일, 처참한 일 등을 인간 외의 초자연적인 것에게 해결을 부탁하는데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

너무 깊게 빠지면 분명 문제가 되는 것이 종교란 것이지만, 일종의 위안 정도를 얻는 것이라면 무속이든 뭐든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 실린 소설 들이 황당하기 보다는 뭔가 통쾌하고 유쾌하게 느껴졌던 이유이기도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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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벤 존슨
이찬란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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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존슨... 88 서울올림픽 100미터 달리기 경주의 영웅....... 이었다가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되면서 한순간에 나락에 떨어졌던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그의 입지전적 성장기와 당대 최고 육상선수였지만 거만함이 하늘을 찔렀던 칼 루이스를 여러 차례 꺾었던 전적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찬란 작가의 작품 '나의 벤 존슨'은 일종의 헌정 소설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벤 존슨이란 인물을 서사의 주요 모티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호달은 '호구'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이리저리 차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입니다. PC방의 몇달치 알바비를 떼인데다가 허름한 고시원에서도 쫓겨나고 한끼를 해결할 돈도 없어 할머니와 아버지 납골당에 놓인 누릉지 사탕을 도로 가져와 먹는 인물이죠.

그랬던 그가 벤 존슨의 이름이 적힌 도화지를 들고 있던 중년 남자와 얽히게 되며 이들의 악연 같은 인연이 시작됩니다. 빌런인 줄 알았던 그는 호달이 모르는 어떤 사연을 간직한 남자였고, 호달의 삶을 전환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되죠.

소위 말하는 흙수저, 빈민층의 삶을 은근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계층간 이동의 사다리가 거의 치워지고, 노력만으론 이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삶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고, 그래도 조금의 희망은 있음을 어필하죠.

읽다 보니 내용에 푹 빠지게 만듭니다. 권선징악이 뚜렷이 강조되거나 신파조의 소설이 아님에도 후반부 결말을 읽고 나선 '아하'...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저에게도 벤 존슨은 비록 실패했지만 한때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를 한국 선수 못지 않게 응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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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이선화 외 지음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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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3회째를 맞이한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신진 소설가를 꾸준히 발굴하고, 현재 한국 소설의 기류를 제대로 나타내 주는 응모전으로 자리잡고 있죠. 이번엔 단편 수상 작품집입니다. 모두 5편의 재미난 스토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SF, 판타지 물이 대부분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처럼 순수 문학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장르 문학 또한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팬층도 상당히 두터워진 듯 하고 저 또한 그 중 하나이죠.

경중을 따질 수 없을만치 5편 모두 참신하면서도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작품 들이었습니다.

식물인간이 된 동생을 추락하는 고래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택배 기사, 냉동된 쥐를 먹을 수 있어야만 인싸가 될 수 있는 현실, 아빠의 뇌가 문어에게 이식되었다는 설정, 외계 생물을 복원하고자 하는 휴머노이드, 디지털로 대체되는 호랑이를 보호하려는 사육사 등등... 일단 이야기들이 다루는 소재 자체도 흥미롭고 모든 작품의 결말 또한 깔끔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수많은 공모작들 중 고르고 골라 뽑힌 5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듯 합니다.


짧은 분량의 단편이라 하지만 재미 없는 단편은 재미진 장편 소설에 비해 읽는 속도가 오히려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집어들고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완독한 듯 합니다. 그만큼 눈길을 끄는 실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었다고 봐야겠네요.

항상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작품들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번엔 또 어떤 작품들이 저를 즐겁게 할지 남은 1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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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1 - 정치사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1
미할 비란 외 엮음, 루스 던넬 외 지음, 조원희 옮김 / 사계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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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에서 거대했던 몽골 제국의 자취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국의 역사도 거대했지만 이 책의 두께나 무게 또한 그에 못지 않게 거대합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전 3권으로 구성된 몽골 제국사 중 겨우 1권이라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그만큼 제대로 제국의 역사를 정리해 놓은 책임에 틀림 없습니다.

몽골 제국은 우리의 고려사를 비롯 많은 나라의 역사에 등장하는 국가이지만 주로 침략자, 정복자로서의 면모만이 주된 기록이었습니다. 당하는 나라 입장에선 어쩔 수 없고 당시 수없이 많은 나라들이 몽골에게 쥐어 터지는 신세였습니다.


그렇지만 150여년이란 어찌 보면 짧은 역사일지도 모르겠지만 몽골은 '원나라'라는 이름으로 중국 대륙을 지배했고 이외 3개의 칸국이 설립되어 중앙아시아, 러시아, 중동 지역까지도 포괄하던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이었습니다. 당연히 타국에 대한 정복의 역사는 제국의 역사의 큰 축을 차지합니다.

두꺼운 책이지만 1/5 가까이는 참조 문헌 목록이 차지합니다. 서로 다른 4개의 칸국이었지만 공통되는 역사도 많구요. 그러하기에 학술적 내용이 많은 책임에도 읽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무 술술 읽혀서 의외였다고나 할까요. 그만큼 재미난 내용도 많고 몰랐던 부분 또한 많았습니다. 잔인한 정복자로만 알려졌던 몽골 제국이 어떤 면에선 기존 지배층보다 굉장히 너그러운 통치자의 면모 또한 보였다는 것이 놀라운 부분이네요.

우리 역사와도 분명 교집합이 존재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양국간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기에 우리가 몽골 역사를 보다 자세히 파악하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일일 것입니다. 실제 몽골에 가보면 우리와 너무나 똑같은 외모에 놀라울 정도이며 한국인에게 굉장히 친숙하게 대해줌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고려국 출신 여인이 황후까지 해먹었던 나라이기도 합니다.

한바탕 싸우고 흠씬 두들겨 맞기도 했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가까웠던 나라였다는 증빙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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