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의 경제학 - 보잉에서 구글·쿠팡까지 미국을 움직이는
진주화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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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로비라고 하면 아무래도 대한민국 사회에선 부정적인 어감이 강합니다. 정경유착이 바로 떠오르는 단어이며, 과거의 독재 정권들이 박동선 게이트 등 온갖 문제를 일으킨 바 있으며 린다김 사건 등도 연상되죠. 최근엔 통일교, 신천지 등 종교단체들까지 정권에 줄을 대고자 금품 공세를 폈을 정도니까요.

그렇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 '로비'로 지칭되는 활동은 이미 합법화된데다가 기업의 정당한 경영 행위로 간주되기 시작한지 오래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로비 활동을 양성화하는 방안이 마련 중에 있습니다. 왜 기업은 합법적이든 음성적이든 로비라는 것을 하고 있고 해야 하는걸까요..

기업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우선이었던 로비는 점차 다양한 색채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정부는 기업 내부 사정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할 때 기업이 정부에 사업 방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규제를 풀거나 지원 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도 상당히 바람직합니다. 그렇게 빅테크 기업이 성장했고,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을 끌어 올렸습니다.

그러나 로비엔 양면성이 존재합니다. 때론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미국의 상선법처럼 후발업체의 진출을 무조건 막다보니 더 이상 발전을 이루지 못한채 국가 안보 위기로까지 도태되는 경우 또한 허다하죠.

그러하기에 로비 활동에 대해 보다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며 긍정적 측면만을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쿠팡은 대한민국에서 큰 문제를 일으켰지만 미국 정부에 대한 로비를 통해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불행이지만 미국 기업을 천명한 쿠팡의 입장에선 당연한 활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로비 활동에 대해 우리가 아무런 준비나 대책이 없다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로비라는 개념에 대한 확장성을 확실히 넓혀준 책입니다. 부정적인 단어로 쓰이던 로비가 이제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할 필요가 있는 한국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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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 엄금 엄금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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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넨 미키토의 장편 소설 '열람 엄금'은 작가의 전작인 스와이프 엄금과 세계관을 같이 하며, 아예 후속작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전작이 호러에 촛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호러에 미스터리를 더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전작의 요괴였던 '도메키(백목귀)'가 주된 소재로 등장합니다. 끝없이 사람을 감시하여 결국 미치게 하고, 자살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존재죠. 그렇지만 여기에 더해 일제 시대 태평양 전쟁에 대비한 비밀 실험 및 그 연구가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떡밥을 던지면서 도메키라는 존재에 보다 현실성을 더합니다.


이번에는 도메키의 희생자이자 가해자가 되었던 '야에가시'란 남성에 대한 정신감정을 진행했던 의사 우에하라 가스미의 인터뷰 형식으로 소설이 전개됩니다. 전형적인 페이크 다큐먼터리, 즉 모큐먼터리 방식을 띄고 있고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슬쩍 허물어 버리는 작가 특유의 기법이기도 합니다.

마치 현실에서 실제 벌어진 일인양 인터뷰는 진행되며, 요괴 출몰 그 이면에 엄청난 배후가 존재한다는 음모론을 전면적으로 내세웁니다. 결말부의 대반전은 뭐 당연하게 터져나옵니다. 물론 반전이 나올 것은 예상했지만 내용 자체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에서 작가의 필력이 바로 느껴집니다.


열람 엄금...이란 제목은 이 소설 자체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독자들 또한 벌어진 사건의 공범이 되게끔 작가는 유도합니다.. 얄밉도록 잘 짜여진 설정이죠..

어쨌든 전작과 이 작품 초반에 던져 놓은 떡밥은 모두 회수되었습니다.. 그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었다는 것만큼은 일관된 듯 합니다. 치넨 미키토.... 앞으로의 작품 활동 또한 기대되는 작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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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스토킹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2
알렉스 안도릴 지음, 백주연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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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작가의 공동 필명인 알렉스 안도릴의 '죽은 자의 스토킹'.. 우리가 흔히 접하긴 어려운 스웨덴의 추리 소설입니다. 던져진 미스터리를 천재적 추리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풀어나가는 탐정이 나오는 전형적인 미스터리물이죠. 그 탐정의 정체는 놀랍게도 비행기 사고로 장애를 가진 젊은 여성인 '율리아 스타르크'입니다.

그녀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처럼 시리즈 물의 탐정으로 맹활약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소설로도 등장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론 처음으로 접하게 된 스타르크 시리즈 작품입니다.

스웨덴의 떠오르는 여배우 비앙카로부터 의뢰가 들어 옵니다. 이미 몇년 전에 죽은 전 약혼자가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의뢰였죠. 그러나 무엇 하나 예사롭게 넘기지 않는 율리아는 차근차근 사건을 둘러싼 진실에 접근해 갑니다. 그리고 스토킹 이면에 깔린 정말 놀라운 사건 들의 진실까지 밝혀내죠.

도입부부터 후반 반전에 이르기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서사가 상당히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주인공인 율리아 스타르크의 경우 인간적으로, 육체적으로 나약한 면이 많이 부각됨에도 사건 앞에서 오히려 냉철해지는 그녀의 모습이 상당히 흡인력 있게 묘사됩니다.

스웨덴 연극계의 이면,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이라도 불사하는 팜므 파탈의 치명적 매력(?) 또한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미스터리 장르와는 나름 거리가 있을듯한 스웨덴이란 나라에서 이렇게 정통 스타일에 가까운 추리 소설을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 또한 놀랍네요. 지리적, 시대적 배경만 제외하면 셜록 홈즈가 주인공인 소설을 읽을 때와 거의 같은 감흥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기억해둬야 할 작가, 그리고 주인공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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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어서 고맙다 - 제3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양창삼 지음, (사)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엮음,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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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65세가 넘어가면 '노인'이라 칭해지는 나이가 됩니다. 국민연금도 탈 수 있고 지하철도 무료 이용이 가능해지죠. 100세 시대를 맞은 지금 시점에선 조금 억울한 나이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왕성한 사회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젊은이 못지 않은 신체 활동을 자랑하는 분들도 많죠.

또한 삶을 살아온 만큼의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치매라는 복병만 잘 피하면요.


일본에 실버 센류가 있다면 한국엔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를 담은 짧은 시 공모전이 존재합니다. 벌써 3회째를 맞고 있고 많은 어르신 들의 응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수상작 들을 비롯 꽤나 정감 넘치고 유머스런 시들이 많이 소개 되었습니다.

윗트 있는 시들도 있지만 어떤 시들은 은근 심금을 울리기도 하고, 기성 시인 못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배우자를 먼저 보낸 이들도 있기에 사랑과 그리움이란 감정 또한 절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각 페이지마다 적절하게 그려진 삽화가 눈길을 끕니다. 수록된 시만큼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가 분명 있네요.

사실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읽으면서 계속 여운을,.... 노년의 삶이 오히려 가지게 되는 여유를 되새김 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앞으로 누구나 겪게 되는 노화의 과정이기고 저 또한 그 연령대로 계속 달려가고 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공모전이 되어 언젠간 저도 응모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 되길 진심으로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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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 -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수전 구바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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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수필집이라 할 수 있는 수잔 구바의 작품 '피날레'는 노년기에도 왕성하게 활동했던 9명의 여성 예술가를 통해 노화가 얼마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나이 든 여자 또한 충분히 매력 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는 책입니다.

피날레... 사전적으론 연극이나 교향곡의 마지막 장을 가리키는 용어죠. 인생에 비유하자면 대략 65세 이후의 노년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수잔 구바 또한 노년기, 즉 인생의 피날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여성이죠.

바베트의 만찬으로 유명한 이자크 디네센 및 두어 명을 제외하곤 개인적으로 이름조차 알지 못하던 여성 예술인 9명의 노년의 삶과 도전, 그리고 그녀들을 둘러싼 인물 서사 등이 상당히 자세히 소개됩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거의 죽음이 목전에 달하는 시기까지 예술에 대한 열정을 결코 놓지 않았고 걔중 상당수는 자신보다 젊은 남성들과 로맨스를 쌓았다는 점입니다.

즉, 노년에도 자신의 성적 매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녀들이 얼마나 당당하게 노년을 맞이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줍니다.

통상 남성에 비해 나이 든 여성들의 가치는 폄하되고 무시되는 경향이 굉장히 강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였습니다. 여성은 젊음이란 무기 없이는 무력한 존재인양 취급되기 일쑤였죠.

그러나 이 책은 나이 든 여성 또한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고 그 삶의 가치 또한 절대 남성이나 젊은이에게 뒤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공평한 일이겠지만 누구에게나 노화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젊은 날의 삶에 비해 그들이 겪는 노년을 비참하다 생각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노년에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였고, 젊은 날에 못지 않은 연애담까지 남긴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을 보며 그간 가져왔던 생각에 바로 수정을 가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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