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을 향한 경주 - 남극으로 떠난 네 명의 위대한 탐험가 생각하는 돌 26
리베카 E. F. 버론 지음, 김충선 옮김 / 돌베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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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세기 전인 1911년...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밟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당대를 호령하던 대영제국의 군인이자 탐험가였던 스콧 대령, 신생 독립국 노르웨이의 가난한 모험가 아문센이 그 주자 들이었죠..

약 100여 년이 지난 2018년

이번엔 남극대륙을 일체의 지원 없이 오로지 개인의 힘만으로 종단하고자 하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역시나 인류 최초의 시도이죠..

역시나 영국의 군인이자 모험가인 러드와 미국의 철인3종경기 대표였던 오브레이디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남극 대륙은 그야말로 거대함 그 자체입니다. 미국을 겹쳐 보아도 그보다 훨씬 크죠..

100년 전에는 그야말로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공포의 땅이었고, 살아 돌아오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재에 와서 인명을 잃는 일은 드물어졌지만 그 거대하고 변수가 넘치는 동토의 땅을 일체의 지원 없이 혼자서 종단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콧과 아문센의 도전은 경주의 성격을 띄었습니다. 준비 단계부터 원정팀의 구성부터 스콧은 아문센을 이길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극점을 먼저 정복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아문센과 달리 스콧 원정대는 남극의 지질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하는 목적도 함께 겸했기에 소수 정예로 꾸려진 노르웨이 팀과 달리 영국팀은 대규모로 구성되었죠.

또한 썰매를 끄는 개를 이용한 아문센(중간에 썰매로 짐을 날라준 개들을 도살해 식량으로 활용)팀과 달리 스콧은 말을 이용했지만 개들의 기동력을 따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아문센보다 늦게 극점을 밟긴 했지만 스콧은 보급 기지를 불과 16키로미터 남겨두고 동료 3명과 함께 목숨을 잃고 맙니다. 그러나 그의 도전과 함께 이뤄낸 과학적 성과는 오늘 날에 와서 아문센보다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러드와 오브레이디의 도전은 경주라기 보다는 도전 그 자체에 촛점이 맞춰졌습니다. 오브레이디가 불과 이틀 먼저 종단에 성공했지만 두 모험가의 아름다운 경쟁은 인터넷 상에 실시간 공유되며, 전 세계를 열광에 빠지게 했죠.. 둘의 도전은 인류 모두의 성공으로 치부됩니다.


때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집필된 소설보다 현실이 더욱 재미있고 극적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4명의 탐험가의 여정을 그린 '세상 끝을 향한 경주'.... 논픽션이 주는 매력이 너무나 확실했던 책입니다.

현존 99.9%의 인류는 남극 대륙 자체에 발을 디뎌 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겠죠.. 그러하기에 이들의 무모하기까지만한 도전에 더욱 열광하는 것일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대리만족까지 느껴진게 저 혼자만은 아니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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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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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기 이후 세계 문명의 중심은 조금씩 서양으로 옮겨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리스-에게, 로마 등 찬란했던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삶의 질 자체는 오리엔트로 칭해지던 동양권이 더 나은 상태였죠..

그러나 발전하기 시작하던 서구 문명은 기독교라는 암초를 만나게 되면서 암흑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몇백 년간 문명의 정체가 이뤄진 것이죠.. 만일 자유롭게 사상하며, 문화 발전에 제약을 두지 않았던 그리스 아테네 시기가 계속 이어졌다면 우리의 현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훨씬 비약적 발전을 이뤄내지 않았을까요..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전제 하에서 시작됩니다.

작가는 레바논 출신으로 청년기 이후 프랑스로 이주해 살고 있기에 동서양 문명을 두루 경험한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핵 전쟁 위기를 앞둔 인류 앞에 '그들'이 등장합니다.. 현재 인류와는 다른 세계를 구축해서 살아온 고대 그리스 인들의 후예 들입니다. 그들의 문명은 인류보다 최소한 몇 세기는 앞선 차원이었죠...

핵전쟁을 무력화 시키고, 발달된 의학의 힘으로 불치병 환자 들을 고치는 등 그들의 등장은 화려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반응은 둘로 나뉘어집니다. 환영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그간 지구의 지배자 위치를 차지했던 현존 인류가 2등 시민, 피지배층으로 밀리는 것을 걱정하는 쪽입니다.. 특히나 미국 등 강대국 들은 그간 유지해온 세계 지배자의 위치를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 하기에 그들의 등장을 결코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들' 역시 의견이 나뉘어집니다.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는 핵 전쟁을 막아냈으니 그만 퇴장하자는 입장과, 조금 더 인류에게 도움을 주자는 의견, 아예 문명적 결합을 이뤄내자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입장이 펼쳐집니다..

과연 어떤 결말이 펼쳐질지는 소설을 직접 읽는 분들의 몫이 되겠죠..

특이한 소재에다가 SF적인 요소가 많았던 소설이었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보다 문명이 앞선 존재를 만날 가능성은 외계인이 실존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죠.. 그러나 스페인의 잉카 왕국 정복 사례나 서구의 아프리카인 노예화, 제국주의 등장을 보듯 문명의 격차는 대부분 폭력적인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이 소설처럼 평화적으로 앞선 문명이 우리에게 다가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결국은 소설 속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그러하기에 더욱 소설다운 재미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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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훌륭하다
하세 세이슈 지음, 윤성규 옮김 / 창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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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인 소울메이트를 읽고 사실 하세 세이슈라는 소설가에 푹 빠져 버린 상태였습니다. 동물 중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로 일컬어지는 개에 대해 정말 가슴 뭉클한 7개의 스토리를 남겨 놓았던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작가 스스로도 대단한 애견가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글로 남기는 것은 또다른 재능과 연결됩니다.. 이번 연작 소설집 '개는 훌륭하다'는 전작인 소울 메이트의 후속작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역시나 개에 대한 7가지 에피소드로 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전작에 비해 애틋하고 가슴 시린 이야기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첫 작품부터 콧등이 찡해지더군요.. 백혈병에 걸려 시한부 생명을 살아가는 소녀에게 입양 된 토이푸들 단테, 역시나 주인에게 버림 받은 아픈 과거를 가진 개였습니다. 둘은 정말 영혼의 반려자처럼 지내면서 소녀의 남은 삶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단테 역시 행복했겠지요.. 소녀를 먼저 보낸 단테는 역시나 그녀을 잃은 부모의 맘을 달래주면 1년을 더 보내다가 소녀와 똑같은 증세의 재생불능 빈혈 증세를 보이며 소녀의 기일에 세상을 떠납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무려 7편.... 하나하나 버릴 것 없는 에피소드 들로 존재합니다.

암에 걸린 애완견을 안락사 시키면서 가족 들이 느끼는 비애 또한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현재는 개를 키우고 있지 않지만 한때 애완견을 꾸준히 키우고 팻로스 증세까지 앓아봤던 저에게 무척 공감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개를 키우고 싶어집니다.. 반려견을 잃은 슬픔은 다른 반려견에게 더욱 큰 사랑을 주면서 극복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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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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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에 나온대로 정말 상당한 몰입감을 자랑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재미교포인 김주혜 작가에 의해 쓰여진 이 소설은 600여 페이지가 넘는 대하 소설에 가까운 책이었습니다. 페이지 수에 걸맞게 60여 년 가까운 한국의 근현대사를 담아낸 소설이고 등장인물 또한 꽤나 많습니다..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 간 재미교포가 어떻게 이리도 상세하게 한국의 근현대사를 그려냈을까 잠시 의아하기도 했지만 작가의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바로 이해가 되더군요...

이 작품엔 사냥꾼, 군인, 기생, 건달, 독립운동가, 친일자본가, 사회주의자 등 다양한 군상의 인물 들이 등장하고 모두 개성 있는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기생인 옥희, 깡패에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로 변신하는 정호, 가난한 인력거꾼에서 재벌로 변신하게 되는 한철 등 세 명의 인물의 삼각 관계가 서사의 큰 줄기를 이룹니다..

옥희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품은 정호, 옥희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야망을 위해 이용만 할 뿐 끝내 그를 저버린 한철, 한철을 사랑하지만 뒤늦게나마 정호의 순애보를 이해하게 된 옥희.....

이들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 재회가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사건 들과 맞물려 애틋하게 펼쳐집니다..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의 이야기이다 보니 정말 재미있게 집중해서 본 소설입니다. 일제의 탄압, 이후 등장한 독재 세력의 변하지 않는 탄압 속에서 애국지사 들이 어찌 사그라지게 되었는지 한없는 안타까움조차 느껴지더군요..

역사는 반복되고 지배층은 일제이든 군사 독재이건 자신에게 저항하는 세력을 철저하게 짓밟고야 맙니다.. 여기에서 우리 역사의 아픈 부분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작가는 이러한 부분을 장엄하면서도 섬세하게 잘 캐치해 집필한 듯 합니다..

재미도 있고 나름 공감도 컸던 소설이었기에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길게 남아 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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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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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세익스피어) 시리즈를 3권째 읽었습니다. 햄릿, 템페스트에 이어 세번 째는 역시나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였습니다..

미래와 사람에서 시카고플랜을 국내에도 실현시키기 위해 꾸준히 내오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죠.. 이미 다른 작가의 작품들까지 벌써 7권까지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표로 한 100권을 곧 채울 기세입니다..


위대한 고전 100권 중에 세익스피어 저작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될겁니다. 그만큼 세계 문학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작가가 바로 그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의 원작 그대로인 희곡 형태로 발간된 책을 읽었습니다. 이미 햄릿 등을 희곡 형태로 읽었던지라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어느날 마녀 들의 예언을 접한 맥베스.... 왕이 될 것이란 말에 사촌이면서 자신을 인정해 주었던 덩컨 왕을 아내와 공모해 덜컥 암살해 버리고, 스스로가 왕이 됩니다..

그렇게 주술사의 말에 홀랑 넘어가 권력을 차지하였지만 늘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고, 역시나 주술사 들이 던진 다른 예언이 현실화 되었을 때 그는 파멸의 길로 달려가고 맙니다.. 줄거리 자체야 익히들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의지가 없이 주술사의 말에 의존했던 사내의 비참한 결말... 뭔가 지금의 누군가와도 오버랩 되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역시나 대사 하나하나가 세익스피어 특유의 철학적이면서도 위트 있고, 눈과 귀에 쏙 박히는 문구 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말까지 이끌어가는 서사 역시 너무나도 완벽하고 몇 번이나 읽고 연극 등으로 보았던 이야기임에도 책을 읽는 재미가 확실합니다. 세익스피어를 정말 위대한 작가라고 부르길 어찌 주저할 수 있겠습니까...


벌써부터 다음에 발간될 시카고 플랜 작품을 읽을 기대에 부풀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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